세계 게임 개발자들과 기업, 미디어가 한 곳에 모이는 GDC2015에는 비즈니스 미팅과 새로운 기술소개를 위한 별도의 장소가 있다. 바로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일간 열리는 'GDC 엑스포'이다.

GDC엑스포에는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이며 밸브나 구글, 에픽게임스, 유니티, 하복 등 다양한 기업이 부스를 열고 자사의 타이틀이나 VR헤드셋, 물리엔진과 관련된 시연 등을 선보인다. 최초로 공개되는 데모나 기술 등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GDC엑스포가 시작되는 수요일에는 입장하려는 사람들도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 속에서 18부스 규모로 자리잡고 있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한국관'이다. 한국관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여는 부스로, 국내 게임 개발사는 물론이며 각종 기술 솔루션 기업들이 참여해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다.

6부스로 열었던 2014년도에 비해 무려 3배가 규모가 늘어난 한국관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이현엽 주임을 만났다. 올해 한국관에는 부스 규모 뿐만 아니라 참가 업체 수도 11개에서 22개로 2배 증가하면서 더욱 활기를 띄고 있었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기술전략팀의 이현엽 주임입니다. 저희 부서에서는 콘텐츠 산업의 기술 지원과 더불어 마케팅 지원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해외 기업과의 미팅 기회를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제공하고자 이번 GDC에 별도로 부스를 내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기술전략팀 이현엽 주임]


Q. 이번이 첫 GDC엑스포 참가는 아닌 걸로 아는데요. 올해 부스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작년에는 6부스에 총 11개 기업이 참가했습니다. 올해는 규모를 늘려서 18부스로 크게 열었고요. 참여한 기업은 총 22개로 2배 증가했죠.

최근 들어 해외 쪽에서 한국게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좋게 바라봐주고 있습니다. 부스를 내지 않은 국내 기업에 대해 일부러 묻고자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한국 게임사와의 컨택 포인트를 찾기 위해 저희한테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부스를 키워야겠따고 생각했고, 작년 부스 규모의 3배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이번에 GDC 엑스포 한국관에 참여한 기업은 어떠한 곳들인가요?

이번에 참가한 22개 기업 중 10곳이 게임 개발사이고, 12개의 업체가 그래픽이나 엔진, 서버 등의 게임 솔루션 기업입니다.

작년같은 경우에는 모바일 게임사가 가장 많았는데요. 올해는 모바일 게임사의 비중은 줄어들었어요. 대신 처음으로 '콰트로기어'라는 콘솔 업체가 참여했고요. 전반적으로 기술 관련 업체의 참여율이 높았습니다.

가령 음악 관련 기업으로는 도마(DOMA)와 이아이엠(EIM) 두 곳이 있는데요. 이아이엠의 경우 예전부터 넥슨이나 EA, 네오플, 스마일게이트 등 수 많은 국내 게임사와 일하고 있는 곳이고요. 도마 역시 텐센트와 작업을 진행하고 있죠. 두 곳 모두 상당한 실력을 가진 기업입니다.


Q. 한국관 부스에 참여한 기업들은 사전 신청을 통한 선발이었나요? 혹은 한콘진 측에서 초청을 한 것인가요?

사전에 GDC 한국관 참여 신청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참여율이 그다지 높지는 않았는데요. 총 34개 기업이 신청했고, 그 중 저희가 22곳을 선발했습니다. 1차적으로는 제작이나 개발지원을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지원했어요. 2차적으로는 국내 기업 중 니즈가 있는 곳을 선발했고요. 이번에는 총 34개 기업이 신청했고요.



Q. GDC 엑스포 내에 한국관이 별도 부스로 참여한 건 언제부터인가요?

예전에는 별도로 부스를 내지는 않았고요. 일부 사람들을 선발해 GDC에만 참여하도록 지원했습니다. 참가했던 분들은 한국에 돌아와서 보고서를 쓰고 발표를 하면서 정보를 교류하는 식으로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별도의 부스를 낸 건 2010년도부터입니다. 2013년에는 정부 예산 차원의 문제로 한 번 쉬었고요. 작년부터 부활해서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중국시장이 너무 무섭다는게 느껴집니다. 지금 당장 국내에서는 대기업이 잘 나가지만, 저희가 이 상태로 나갈 경우 국가적으로 밀릴 수도 있습니다. 그 때 되서 손을 쓰려고 해도 이미 늦고요.

개인적으로 아직은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상생을 통해 전체 파이를 키워나가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GDC에 부스를 내기란 사실상 힘들죠. 그래서 저희가 '한국관'을 통해 중소기업 분들의 GDC 참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중소 개발사들이 왜 GDC 엑스포에 참여해야 하나요?

GDC엑스포에 참여했던 중소기업 중 일부는 그 해 지스타에서 GDC 때 미팅했던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기도 합니다. 실제 이런 사례가 상당히 있고요.

현재 저희가 한국관으로 나가는 게임쇼가 총 4개인데요. GDC와 게임스컴, 차이나조이, 도쿄게임쇼입니다. 그래서 GDC에서 게임을 본 해외 투자자나 퍼블리셔가 게임스컴에서 또 마주치고, 차이나조이를 거치면서 지스타에서 최종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상당히 잇더라고요.

작년 지스타에서도 GDC때 한국관을 방문했던 분들이 상당히 많이 보였습니다. 지스타 뿐만 아니라 이츠게임(ITS GAME) 행사에 오기도 합니다. 물론 지스타에 비하면 빈도수는 적지만 계약을 원하는 해외기업에서 방문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곤 했습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GDC는 계약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장 그 자리에서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이후를 기약할 수 있죠. 첫 거래가 진행되는 포인트이기 때문에 중소개발사들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의미 있는 행사입니다.



Q. 작년에 비해 부스 규모를 3배로 늘렸다면 그만큼 예산도 상당히 들었을 법한데, 이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성과만 나온다면 당장 돈이 들어도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드는 비용보다는 이로 인한 기회비용이 더 높다고 보고 있고요.

중소개발사들에게 있어 일반적인 제작지원도 중요하지만 마케팅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면 소규모의 개발인력으로 회사를 꾸리다보니 중소개발사에는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이 그다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게임 분야를 잘 아는 통역인을 고용해 해외 바이어들과의 미팅을 주선하고 있습니다.그 과정에서 중소개발사 분들도 마케팅의 중요성이라던가 비즈니스 마인드에 대해서 배워갈 수 있고요. 여기 와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해 가시는 분도 있습니다.


Q. 올해 한국관을 준비하시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사실 이번 GDC엑스포에는 국내 대형 게임사와 같이 나오려고 했어요. 그래서 사전에 넥슨이나 엔씨, NHN엔터테인먼트 등에 부스 참가 요청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원했던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GDC 한국관 부스에 참여해 상생하면서 윈윈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형게임사들의 브랜드 파워가 강한데요. 중소게임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편승해 같이 커 나가자는 것이엇습니다.

처음에 저희 취지를 듣고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는데요. 준비시간이 다소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작년 게임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보니 나오기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곳도 있었고요. 북미에 지사가 있는 곳은 그 쪽을 통해 해결을 했고요.


Q. 내년에도 GDC 엑스포 부스 계획이 있으신지요?

물론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현재 중국 시장이 너무 커지고 있어요. 그래서 자칫하면 저희가 기술은 좋은데 기술 판매가 안되서 아웃소싱에 머무를 위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마켓에 대한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올해 추진하려고 했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을 실현했으면 합니다. 그것이 국가 경쟁력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요.

이번 부스 규모 그대로 2016년에도 참여할 것 같습니다. 어떤 개발자 분들은 식사를 못할 정도로 미팅이 꽉 차기도 했습니다. 내년에도 많은 중소개발사 분들이 GDC 엑스포에 참여해서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도모하셨으면 합니다.


■ GDC 엑스포 내 '한국관(Korea Pavillion)'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