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산 마테오에 위치한 슈퍼 이블 메가코프은 아직 조그만 회사였습니다. 한산한 거리에 위치해 찾기도 어렵지 않았죠. 하지만 규모와는 상관없이 이들의 마음속에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게임 자체를 사랑하고 즐기는, 말 그대로 유저 같은 개발자들이었죠.

EA, 블리자드, 라이엇 게임즈 같이 큰 회사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모인 슈퍼 이블 메가코프. 하나의 자그만 방에서 시작해 이제는 3개를 사용한다고 기뻐하는 그들은 소박하지만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방문을 계획한 순간부터 끝까지 친근함을 잃지 않았기에 인터뷰라기보다는 수다를 떠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슈퍼 이블 메가코프이 개발한 베인글로리가 한국 정식 서비스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인터뷰하는 도중 게임을 체험해보고 싶다는 말에 갑자기 직원들을 불러 같이 게임을 할 정도로 게임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무엇보다 유저들과 소통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친구'라고 말하는 슈퍼 이블 메가코프과 함께한 시간을 담아보았습니다.



Q. 반갑습니다. 한국 게이머들과의 만남은 아직 낯서실 텐데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할 수 있을까요?

: 슈퍼 이블 메가코프의 CEO, 보 데일리입니다. 이렇게 인벤과 인터뷰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크리스찬 : COO를 맡고 있는 크리스찬 세거스트레일입니다.

▲ CEO 보 데일리

▲ COO 크리스찬 세거스트레일


Q. 베인글로리는 3:3으로 진행되는 모바일 AOS입니다. 기존의 모바일 AOS 게임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크리스찬 :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반응 속도입니다. 많은 게임이 기술을 누르거나 움직이도록 지면을 누른 뒤, 실제로 그 행동을 하기까지 아주 조금의 지연 시간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드래그 형식의 커맨드도 존재하곤 하죠. 하지만 베인글로리는 모든 움직임이 즉시 이뤄집니다. 또한, 이는 타격감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타격감이 베인글로리의 최대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Q. 아무래도 터치패드를 이용한 조작에 힘들어하는 유저들도 있을 법한데, 마우스나 키보드를 연결해 즐길 수 있는 시스템도 생각 중인지 궁금합니다.

크리스찬 : 사실 인간에게 최고의 도구는 바로 '손'입니다. 또한, 우리는 손으로 모든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는 아까 언급한 타격감과도 관련이 있죠. 마우스나 키보드를 이용하는 방법보다 직접 손으로 스킬을 사용할 때 게이머 분들은 더욱 큰 타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아직 다른 장비를 연결하는 시스템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익숙해진다면, 손으로 하는 게 점점 더 편해질 것이고, 어느 순간부터는 더욱 편해지겠죠. 또, 손으로 한다면 동시에 여러 곳을 클릭하거나 여러 가지 행동을 할 때도 유리합니다.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패드는 모르겠지만, 화면이 작아서 스마트 폰으로 즐기는 데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크리스찬 : 많은 분이 우려를 표하는 부분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스마트 폰으로 하는 것보다 패드로 익숙해진 뒤, 스마트 폰으로 하는 게 훨씬 적응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기기에 따른 실력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실제로 과거 커스 게이밍의 선수로 있었던 저희 직원인 'Zekent'는 스마트 폰으로 우리 회사 모든 직원을 이기곤 하죠.


Q. 베인글로리의 최종 목표에 e스포츠의 한 종목을 차지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나요?

: 사실 이 부분은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팬들이 결정하는 부분이죠. 우리의 게임이 재밌다면, 팬들이 대회를 원할 것입니다. 만약 그리된다면, e스포츠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크리스찬 : 현재는 우리가 직접 주최하는 경기가 아닌, 유저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대회가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현재 베인글로리로 활동하는 팀이 50팀 이상이죠. e스포츠로써 가능성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관전 시스템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단계죠. 일단 e스포츠 종목으로 자리 잡기 위해 필수 요소인 관전 시스템을 완성한 뒤, 그 후를 생각할 계획입니다.


Q. 현재 모바일 게임들은 점점 더 가벼워지는 추세입니다. 자동 전투, 원버튼 컨트롤 등등 말이죠. 베인글로리의 게임성은 그 트렌드와 완전히 다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우리는 모바일로도 PC 게임만큼 섬세하게 컨트롤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다른 플랫폼에는 유저들이 '하드코어'하게 빠질 만한 게임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에는 아직 '코어 게임'이라고 부를만한 게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죠. 우리가 그 선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크리스찬 : 이제 '터치패드'를 이용하는 게임이 '첫 게임'인 세대들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가 과거에 친구들과 콘솔 게임, PC 온라인 게임을 했던 그 느낌을, 터치패드에서 느끼길 바라고 있습니다.



Q. 곧 한국에서 베인글로리를 정식 오픈합니다. 준비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 베인글로리는 현재 IOS에서만 구동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안드로이드를 이용하는 유저층이 굉장히 두터운 걸로 알고 있죠. 그래서 이번 한국 진출은 우리에게 상당히 큰 모험이자 도전이 될 것입니다.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크리스찬 : 안드로이드 버전도 개발 중입니다. 최대한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에서 즐길 베인글로리의 서버는 일본에 있지만, 반응 속도나 핑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게임을 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쾌적하며, 시간이 지나면 한국 서버를 따로 만들 계획입니다.


Q.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보다 '심플'하며 '직관적'인 트렌드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따로 준비한 대책이 있나요?

크리스찬 : 우리의 운영 방식은 커뮤니티 중심입니다. 항상 모든 커뮤니티를 체크하면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듣고, 그들이 인터넷을 통해 게임을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 때문에 게임을 구동한 후, 메인화면을 보면 유저들이 만든 영상이나 그들의 개인 방송 배너를 쉽게 찾아볼 수 있죠. 유저들에게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며, 친근한 회사라는 점을 알리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 이와 같은 '친 유저' 정책을 유지할 생각입니다.

: 유저들이 '게임이 재밌고, 회사도 친근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베인글로리가 단기간 인기몰이 게임이 아닌,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결국, 우리만 잘하면 기존의 유저들이 친구들과 함께 즐기면서 하나의 커뮤니티가 저절로 형성되지 않을까요?


▲ 인터뷰 중 갑자기 모두 게임을 하는 분위기로

Q. 슈퍼이블메가콥스가 생각하는 '베인글로리'의 최고 장점은 무엇입니까?

: '어디에서든 친구들과 팀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 분들이 익숙한 PC방처럼, 베인글로리는 어디에서든 스마트 폰이나 패드만 있으면 친구들과 같이 팀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한 게임에 20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그렇게 무겁지도 않고요. 유저가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 옹기종기 모여서 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Q.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 인비테이셔널 형식의 이벤트 대회를 열 생각은 없으신가요?

크리스찬 : 사실 아직 회사 주최 & 주관의 대회가 없습니다. 우리도 정말 그런 대회를 열고 싶고, 많은 팬이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관전 모드 개발이 최우선입니다. 관전 모드 없이 대회를 연다는 것은 섣부른 일이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필요한 준비가 다 갖춰질 때, 그다음 발걸음을 디딜 생각입니다.


Q. 마지막으로 '베인글로리'를 기다리는 한국 게이머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크리스찬 : 한국 게이머들은 전 세계에서 최고입니다. 우리는 전 세계 최고의 게이머들이 베인글로리를 한다는 생각만 해도 너무 기대됩니다. 저 역시 종종 한국 서버에서 게임을 할 계획이고요. 만약 만나게 되면 최대한 살살 해주길 부탁하고 싶네요(웃음).

: 한국의 많은 유저들이 이 게임을 즐기고, 많은 피드백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고의 게임 문화가 자리 잡은 한국이기에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피드백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커뮤니티에 열려있습니다. 유저들과 꾸준히 '소통'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한산한 샌 마테오 거리

▲ 어렵지 않게 슈퍼 이블 메가코프의 사무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 이들의 꿈이 시작된 사무실. 지금은 회의실로 사용되고 있답니다.




▲ 인벤팀을 반겨준 직원들. 사진기를 꺼내자 갑자기 일하는 척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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