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플 게임즈 본사에서 '아이언사이트'를 잠깐 즐겨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어떤 온라인 FPS와도 달랐다. 기본이 되는 토대부터 새롭게 생각한 것 같았다.

국내 온라인 밀리터리 FPS와도, '퀘이크'같은 하이퍼 FPS와도 달랐다. 차라리 그보다는 '타이탄폴'의 게임 템포와 닮았다. 회사 대표가 현역 프로그래머라는 것, 자체 엔진 개발, 그들의 게임 '아이언사이트'가 동 장르 온라인 FPS 게임들과 너무나도 다르다는 점에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 연상되기도 했다.

이미 고착화된 국내 FPS 게임과는 너무도 판이한 게임. 이건 일종의 모험에 가깝다. 퍼블리셔인 네오위즈 게임즈가 상당히 고민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아이언사이트'를 5판 정도 즐겨보고 알아낸 것은 다음과 같다.


= 전장이 크고 유기적이다. 파괴 개념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하여 전장 구조를 바꾼다. 그리고 한 전장이 섬멸전, 폭탄전, 점령전을 모두 지원한다. 애초에 그걸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다. 리스폰 지점은 랜덤이지만, 이로 인해 불만족스러운 상황은 없었다.

= 무기 파츠가 다양하다. 캐릭터 이동속도, 재장전 속도, 무기 스왑 속도 등 게임 내 영향을 주는 요소 대부분 스킬화 됐다. 병과는 따로 없지만, 워낙 설정이 다양해 체감 상 병과는 매우 다양한 편. 무기 파츠 중에 하나는 벽 너머 상대를 본다. 다른 FPS라면 사기 수준이지만, 다른 파츠도 그만큼 강력하다.

= '콜오브듀티'처럼 체력 자동회복 시스템을 채용했다. 이로써 보다 적극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 드론은 게임의 양념이 아닌, 메인 요리에 가깝다. 상대의 눈으로 레이저를 쏴 시야를 방해하는 것부터 설치형 터렛, 위성 레이더까지 종류가 매우 많다.

= 수류탄 종류가 다양하다. 공중에서 원격 조종하는 수류탄도 있다.





▲ 위플 게임즈 송길섭 대표


국내 게이머에게 위플 게임즈는 생소한 게임사인데, 우선 간단한 회사 소개부터 부탁한다.

- 위플 게임즈는 2010년에 설립했다. 나를 포함해 회사 내 FPS 팬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둠, 퀘이크, 카운터스트라이크 등 FPS라면 가리지 않고 즐겼다. 언젠가는 꼭 한 번 나만의 FPS를 만들어봐야지 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 처음 목표가 '지금 온라인 FPS보다 한 세대 이후의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었고, 이에 따라 자체 엔진 개발, 팀 빌딩도 함께 진행했다.


차세대 FPS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실제로 해 보니, 지금까지 등장했던 어떤 국산 FPS와도 다르다.

- 하하, 좋게 봐줘서 고맙다. 정말, 끝까지 그 마음을 지켜가고 싶다.


5년 동안 '아이언사이트' 하나만 개발한 건가.

- 그렇지. 말은 간단한데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처음 2~3년은 엔진과 개발 툴 만드는 데 썼고. 엔진이라기보단, '아이언사이트' 그 자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게임을 만드는 데 있어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기능을 만들었고, 또 그 과정에서 공부도 많이 했다. FPS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샷 감인데, 이걸 어떻게 부각할지, 그리고 총기와 레벨 디자인 등도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웠다.

기본기가 어느 정도 쌓이고 난 후에는 '아이언사이트'만의 독창성을 부여하기 위해 애썼다. 대표적인 게 '드론'이다. 게임 내 큰 영향을 미치는 드론과 스킬, 그리고 부가 요소들도 개발했다. 이게 참 말이 쉽지, 아무 배경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개발에 어려움이 참 많았다.




그 말대로 고난의 행군이었을 것 같다. 실제로 해 보니 '아이언사이트'는 밀리터리 FPS도 아니고 하이퍼 FPS도 아니다. 이런 게임플레이 방식은 국내 온라인 FPS 시장에서 극히 드물기도 하고, 그만큼 사례도 적으니까.

- 나는 하이퍼 FPS와 밀리터리 FPS 양쪽 다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게임을 개발할 때도 그 두 가지 요소의 절묘한 궁합을 많이 고민했던 것 같고. 나름대로 열심히 만들고는 있지만, 해결할 숙제는 여전히 많은 것 같다.

일단 하이퍼 FPS는 겉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초보와 고수의 실력 차이가 극명한 장르다. 점프나 순간 가속, 그리고 투명화 요소까지 섞이면 안 그래도 맞추기 어려운 장르가 더 어려워진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대부분의 하이퍼 FPS는 헤비 유저 전용 장르가 됐다.

오히려 우리는 단순함에서 매력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 단순한 게임플레이에도 그 안에는 극적인 매력이 숨어 있다. 밸런스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하는 중이다. 지금도 그렇고.


하지만 시장 상황이 그렇지 않나. 국내에서 온라인 밀리터리 FPS가 레드오션인 것은 사실이지만, 근미래, 혹은 SF 콘셉트 FPS는 성공 사례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의 첫 작품을 근미래로 잡은 것은 어찌 보면 대단한 모험으로 보이는데.

- '아이언사이트'는 2025년을 배경으로 한다. 지금 현대전 무기들을 보면 각종 드론이 개발되어 점차 실전에 투입되는 중이다. 영화만 봐도 AI나 드론의 활약을 심심찮게 볼 수 있지. 드론의 문제점, 그리고 감정이 없는 로봇의 무자비함 등이 이슈화되기도 한다. 그런 부분을 게임에 녹이고 싶었다.

사람, 첨단 무기, 드론과 같은 무인 병기들, 최종적으로는 감정이 없는 AI를 기반으로 하는 로봇까지 전쟁에 투입하는 게 최종 목적이었다. 2025년쯤 되면 그런 게 현실로 등장하리라 생각한다. 물론, '아이언사이트'는 게임이니까 일종의 재미 요소로써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게임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드론'을 꼽았는데, 구체적으로 전술에서 이를 활용한 예시를 들자면?

- 드론은 상, 중, 하 개념으로 나뉜다. 전투 중 조금씩 쌓이는 포인트를 이용해 이들을 소환하는 건데, 강력한 드론은 더 많은 포인트를 요구하는 식이다. 또, 드론은 크게 직접 공격형, 전술형으로 나누어져 있다. 직접 공격형 드론은 타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치형 터렛도 있고, 공중에서 일정 구역에 타격을 가하는 녀석도 있다.

지원형 드론은 직접적인 공격 능력은 없지만,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의 레이더에 미끼를 푸는 드론, 적의 눈에 레이저를 쏴 시야를 방해하는 드론, 오브젝트 뒤에 숨은 적을 감지하는 드론 등 종류가 상당히 많다. 유저들이 드론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매번 다른 전투 양상을 띠리라 예상한다.

건물 내 일자형 복도에 내가 레이저 드론을 설치해 적의 시야를 막고, 이에 당황한 적이 벽 뒤에 숨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동료가 감시형 드론을 가동해 적의 위치를 파악한 뒤 옆 길로 돌아가 타격을 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감시형 드론이 잡은 게 적군이 아니라 그들의 터렛이었다면? 또 전투는 다르게 흘러갈 테고.



드론만 특이한 게 아니었다. 무선 조종 수류탄, 이동하는 지뢰 등 신선한 요소가 많았다. 다만 이러한 요소들이 자칫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결과를 불러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했다. 어떤 게임보다도 튜토리얼 시스템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 얼마 전에 1차 FGT를 진행했는데, 그때도 튜토리얼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 이런 게임플레이가 익숙한 유저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유저가 다수라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뭐랄까, 남자가 군대 가면 우선 훈련소 들어가서 총 쏘는 법, 수류탄 던지는 법 배운 다음 전투에 투입된다. 하지만 그 땐 총도 쏠 줄 모르는데 전장에 욱여넣은 느낌을 받았다. 적응에 애를 먹은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다. 유저들의 실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 과정에 거부감이 끼면 안 되니까. 일단, 기본적인 튜토리얼 외에 PvE 모드를 적용하여 자연스럽게 게임을 배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처음 시작하면 PvE 통해 하나씩 배우고 난 후, 일정 레벨이 되면 전장에 나가 싸우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PvE를 만들더라도 게임이 워낙 다르다 보니 신경 써야 할 게 많아 보인다.

-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린 규모가 작은 개발사인 만큼, 욕심부린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유저들이 게임을 충분히 숙지할 수 있고, 게임의 재미가 전달되는 선 정도가 되지 않을까.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연출도 화려하게 넣고 싶기는 하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거라서.


전장도 신선한 부분 요소가 많더라. 특히, 이동 동선이라던가, 엄폐물 등의 배치를 유저의 권한으로 넘긴 부분이 인상 깊었다.

- 전장 상호작용은 전투의 흐름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가진다. 앞서 설명한 드론은 승패에 약간의 영향을 미치고, 배경을 움직이는 것은 그때그때 순간마다 변화를 주는 개념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상황을 100% 유리하게 가져올 수도 있고,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엘리베이터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버튼을 누르면 특정 소리를 내면서 엘리베이터가 올라간다. 플레이어가 직접 타고 올라가도 되지만, 그럴 경우 소리를 듣고 달려온 적에게 벌집이 될 가능성도 있다. 대신 엘리베이터 안에 터렛을 설치한 후 올려보낸다면 적에게 예상치 못한 타격을 줄 수 있겠지. 마찬가지로 케이블카에 드론, 폭탄 등을 잔뜩 실어 보낸다든가, 하나밖에 없는 다리를 위로 접은 후 배를 수로에 들임으로써 더 다양한 동선을 만들 수도 있다. '아이언사이트' 내 대부분의 전장은 이런 상호 작용 요소를 갖췄다.


전장들이 타 온라인 FPS와 비교해 넓은 느낌이다. 구성이 워낙 독특해 신선하기는 하나, 기존 온라인 FPS 유저들에게 친숙한 창고형 전장이 없기에 다소 적응을 필요할 것 같다.

- 작은 전장 개발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아이언사이트'의 특성을 고려해야 했다. 또, 한 전장을 만들더라도 유저들이 재미를 느끼는 장치를 최대한 많이 넣고 싶었는데, 그러다 보니 커진 면도 있다.



타 게임들의 '창고'만한 크기의 전장도 등장할 여지가 있나.

- 크기가 작다기보단, 동선이 심플한 전장을 제작할 것이다. 작은 전장 만들기가 의외로 굉장히 어렵다. 동선 하나하나가 게임에서 큰 영향을 끼치다 보니 그렇다. 또, '아이언사이트'는 공격형 드론, 수류탄 종류도 많아서 전장 크기가 일정 이하로 작아질 경우 자칫, '폭탄전'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은 지양하고 싶다.

'아이언사이트'는 기존 FPS보다 상하 개념이 강하게 개발됐다. 그리고 메인 이동노선 외 옆으로 가지치기 한 길이 매우 많다. 이런 요소 하나하나가 게임의 레벨 디자인과 연결되어 있다. 나는 플레이어가 '마우스를 얼마나 움직이느냐'에 따라 그 전장의 레벨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쉬운 전장이라는 거지, 타 게임의 창고형 전장만큼 작다는 뜻은 아니다.


고정 리스폰이 아닌, 지점 순환 리스폰 개념을 선택했다. 역시 드문 경우다.

- 고정 리스폰도 해봤는데, '아이언사이트'와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버렸다. 특히, 한 번 수세에 몰렸을 때 본진에 갇혀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만큼은 막고 싶었다.

순환 리스폰이라고 하면, 적에게 뒤통수 내보이는 채로 리스폰될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사람들이 묻곤 하는데, 우리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설명하자면, 게임이 자체적으로 시스템 분석을 통해 위험 지역이냐 아니냐를 판단한 후, 어디서 플레이어를 부활시킬지 정한다. 특히, '아이언사이트' 내 거의 모든 전장은, 하나에서 '섬멸전', '점령전', '폭파 미션' 등을 모두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작은 전장은 더더욱 어렵고.


모드에 따라 전장이 나뉘는 게 아닌, 전장을 정하고 어떻게 즐길지 선택한다는 건가?

- 그렇게 만들었다. 현재 온라인 FPS들을 보면 인기 전장, 인기 모드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하다. 이걸 최소화하고 싶었다. 특히, '아이언사이트'는 같은 전장이라도 모드에 따라 느껴지는 재미가 확실히 다르다. 물론, 개발하면서 특정 모드 전용 전장을 낼 생각은 있지만, 한 전장에서도 다양한 유저 경험을 주고 싶다는 기본적인 생각이 변하지는 않을 거다.


시장에 나와 있는 온라인 FPS를 보면, 섬멸전이나 폭탄전은 공통적으로 채용하고 있고, 각자 자신만의 모드를 한 개 이상 보유한 상태다. '아이언사이트'만의 모드가 있다면 무엇인가.

- 점령전이다. 타 온라인 FPS와 방식이 다르다. 팀 단위로 랜덤으로 리스폰되는 점령 지역에 달려가 얼마나 빨리 점령하느냐에 따라 점수가 쌓이는 구조다. 총 10회 리스폰되고 그 중 어디가 더 많이 먹느냐의 싸움이다. 또, 플레이어가 전투 중 사망하면, 그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부활할 수 없으므로 긴장감 있는 플레이가 이루어진다. '아이언사이트'가 갖는 전장의 특징을 잘 활용한 모드라고 본다.

또, PvE 및 AI, 드론을 활용한 별도의 모드도 개발 중이며, 기존 점령전에서 스케일을 확 키운 거대 점령전 모드도 계획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전장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 모든 전장에 애착이 있지만, 현재 개발된 것 중에서 한 가지만 꼽으라면... 해안가 항만을 배경으로 개발한 전장이다. 화물선이 항구에 들어오면 컨테이너 장치가 하역하는 과정이 전투 전반에 걸쳐 진행된다. 창고 형 전장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들이 쉬지 않고 배치를 바꿔나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우리가 최초로 전장의 환경 변화를 적용하면서 꽤 많은 고민과 개발, 테스트를 진행한 전장이라 정이 든 것 같다.


구현 계획 중인 드론, 그리고 전장의 숫자를 대략적으로나마 듣고 싶다.

- 10종 이상의 드론이 이미 개발된 상태이며, 서비스 시점까지 지속해서 추가할 계획이다. 전장은 서비스 시점을 기준으로 10여 개를 예상하고 있다. 물론, 이후에도 여러 의견을 반영하여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이다.


홈페이지를 보니 병과에 대한 정보는 없던데.

- 병과를 따로 두지는 않을 거다. 다만 어떤 무기를 드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체격이 변한다. 대형 무기를 들면 덩치가 커지고, 돌격 소총을 들면 좀 더 민첩한 체형이 되는 식이다. 그리고 달리기 및 무기 재장전 속도가 스킬화 되어 있고, 여기에 개성이 강한 드론까지 개입된다면, 굳이 병과가 아니더라도 플레이어마다 게임플레이 방식이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 본다.


이동 속도 및 탄약 재장전 속도 등이 스킬이라고 했는데, 여기에 레벨 개념이 들어가 있나. 만약, 레벨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면 형평성 문제가 생길 것 같다.

- 레벨에 따라 스킬을 추가로 획득하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긴 하다. 다만 한 스킬의 성능을 높이면 반대급부로 낮아지는 게 있을 거다. 예를 들어 연사 속도를 높이면, 반동이 강해지고, 정확도를 높이면 연사 속도가 느려진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게 되는 방향으로 밸런스를 잡아갈 계획이다.


'아이언사이트'를 플레이하면서 가장 신선했던 것 중 하나가 자동회복 시스템이었다. 이는 콘솔 FPS에서는 대중적이지만 온라인 FPS,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굉장히 보기 드문 시스템이다. 채택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통해 유저들로 하여금 어떤 플레이를 유도한 건지 들어보고 싶다.

- 체력은 FPS의 게임플레이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우리는 '아이언사이트'가 기존 온라인 FPS보다 더 적극적인 게임이 되길 원했고, 특히 1:1 전투 시 동등한 상황을 많이 연출하고 싶었다. 참고로 '아이언사이트'에서 드론을 호출하는 방식은 일종의 콤보 시스템인데, 체력을 유지하면서 전투를 거듭할수록 드론 획득 포인트에 영향을 주게 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모드에 따라 자동회복이 되지 않는 전통적인 방식의 모드 추가도 고려 중이다.


한 게임 플레이 인원은 총 몇 명까지 지원하나.

6:6, 8:8 모드가 있고, 최대 인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기능상으로는 12:12까지는 가능할 것 같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그 이상도 가능하지만, 정신이 없더라.



자체 엔진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다. '아이언'이라는 자체 엔진을 개발 중인데, 이미 잘 알려진 엔진들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 같다.

- 기존 상용화 엔진들이 보편화히면서 저작 도구나 툴이 굉장히 업그레이드됐다. 메인 엔진만으로도 다양한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겠지만, 우리는 '아이언사이트'에 최적화된 엔진이 필요했다. FPS에 최적화된 엔진.

상용 엔진을 이용해 '아이언사이트'를 만든다면, 아마 일부 기능을 덜어내고 또 덜어내는 작업이 필요했을 거다. 하지만 우리는 필요한 것만 추가하면 된다. 하나씩 시스템을 만드는 거니까. 물론, 언리얼, 크라이, 하복, 소스, 유니티 모두 훌륭한 엔진이다. 최고의 엔지니어가 만드는 거니까 당연하다.

그런데 너무 훌륭하다 보니 우리가 세부적인 요소를 덜어내기도 힘들뿐더러 그냥 운영하는 것도 버거웠다. 또, 언리얼이나 크라이 급 엔진은 잘 사용하려면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지만, 우리 회사는 그 정도 규모가 아니다.

회사를 운영하며 자체 엔진을 개발했고, 그때그때 필요한 시스템만 딱딱 넣은 이유가 그거다. 결과적으로는 훨씬 효율적으로 개발이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사내 엔진 개발팀이 따로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다. 문제 해결 및 업데이트도 편하고.

또, 회사 대표 자리에 있기는 하지만, 나 역시 한 명의 프로그래머다. 한국도 자체적인 연구개발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외산 엔진 써서 게임에 집중하는 게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몇몇 회사 정도는 자체적인 R&D를 통해 기술력을 쌓아야 한다고 본다. 우리도 이거 하면서 공부 엄청나게 했다. 그만큼 삽질도 많긴 했는데, 이게 개개인의 역량 향상에 많이 도움이 되더라.


자체 엔진을 사용한 게임들을 보면 최적화가 들쑥날쑥한 편이다. '아이언사이트'를 원활하게 즐기려면 어느 정도 PC가 필요한지 궁금하다.

- 지금도 개발 중이라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최소 사양은 지포스 8600GT정도 될 것 같다. 메인보드에 내장된 그래픽카드로도 몇몇 옵션을 끄면 50프레임 이상으로 구동된다. 음... 지포스 660, 660TI 정도면 쾌적하게 즐길 수 있을 거다. 개발팀도 최대한 가벼운 게임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얻게 되는 교훈 같은 게 있을 텐데,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 이야기해줄 수 있나.

- 이것저것 시도는 참 많이 했는데 문제점을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반적인 게임 개발사는 1주일, 혹은 한 달에 한 번 사내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우리는 과감하게 1일 1 테스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오늘 만든 개발 결과물은 다음날 오전에 바로 테스트하는 거다. 그렇게 프로세스를 정립시키니, 신속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더라. 사실, 이 역시 내부에 엔진 개발팀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FGT를 진행했는데 현장 반응이 어땠나.

- FGT 멤버들 중 현역 프로게이머가 많았다. 그 때문인지, FGT 끝날 때 개발팀이랑 한 판 하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개발팀이 처참하게 깨졌다(웃음).

현장 반응은 두 갈래였다.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고, 신선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타 온라인 FPS의 현역 프로게이머 분들은 기존 게임과 달라 어렵다고, 콘솔 FPS에 익숙한 유저들은 독특하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어렵다고 한 분들도 시간이 지나니 대부분 잘하시더라. 특히, 엎드리기 기능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개인적으로도 참 많은 것을 배웠고, 알짜 피드백도 듬뿍 받아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올해 서비스 일정에 대해 알려줄 수 있나.

- 올해 안으로 1차 CBT를 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우리가 더 빨리, 더 재미있게 개발하면 연내 네오위즈 측에서 해 줄 거라 믿고 있다(웃음). 우리도 스스로 부족한 점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하루라도 빨리 유저들과 같이 즐기는 날이 왔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언사이트'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 온라인 FPS, 변화의 시작.




■ 위플 게임즈 사내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