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이 옵니다. 딱 일주일 남았어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게임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GTA 시리즈의 신작, 'GTA5'가 PC로 4월 14일에 출시됩니다. 세 차례 출시 연기로 팬들의 애간장을 녹였던 녀석이 드디어 나온단 말이죠.

'Grand Theft Auto'. 게임의 역사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콜오브듀티', '헤일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니 그 이상의 흥행성을 보장하는 작품임과 동시에 게임의 폭력성을 논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이름이죠. 이만큼 자극적인 소재로 세계 최고 수준의 대중성을 확보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입니다.

저는 'GTA3'가 등장하면서 3D 오픈월드 액션 게임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즈키 유가 장인정신을 쏟아 부어 제작한 '쉔무'가 이 방면에서 선배이기는 하나, 게임의 완성도와 재미, 이를 기반으로 한 영향력을 놓고 보면 'GTA3'가 우위에 있다고 봅니다.

▲ 역사를 바꾼 'GTA3'


후속작도 모두 착실했습니다. 'GTA: 바이스시티'는 80년대 마이애미 분위기를 완벽하게 구현했고, 'GTA: 산 안드레아스'는 그때까지 출시되었던 GTA 시리즈 중 최고의 볼륨과 완성도를 자랑했지요. 게임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GTA4'가 출시될 때도 "GTA: 산 안드레아스에 비해 할 게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유저가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그게 'GTA4'가 부족한 작품이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전작들과는 다르게 현실적인 분위기를 담은 'GTA4'는 진지하면서도 깊이 있는 스토리, 현실의 뉴욕을 거의 100% 재현한 '리버티 시티' 등을 무기로 메타 크리틱 점수 기준 최상위권 게임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와... 'GTA5' 출시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전역 날짜 세는 말년 병장의 기분으로 'GTA5'에서 꼭 확인해야 할 요소를 지금부터 적어 보겠습니다.




1. 한계 없는 그래픽? PC가 정답입니다.

'GTA5'는 PS3와 XBOX360으로 2013년 9월 17일 발매되었습니다. 전세대 콘솔로는 거의 마지막 대작인 셈이죠. 이미 콘솔 개발 환경에 대한 개발팀의 노하우가 충분히 쌓였던 만큼, 해당 기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그래픽을 구현했습니다.

헌데 2014년 11월 18일, 현세대 기종으로 등장한 'GTA5'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한 거, 최저옵션 버전이에요."라고. 새롭게 추가된 1인칭 모드, 훨씬 또렷해진 화면 등 전세대 버전과 비교해 발전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고, 덕분에 거의 새 게임 하는 기분이었죠. 이후 락스타 게임즈가 프레임 드랍을 잡는다는 이유로 그래픽을 좀 하향시키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전세대 콘솔 버전과 비교해 뛰어난 그래픽인 것은 사실입니다.



이제 남은 플랫폼은 PC였어요. 그런데 여기서 락스타 게임즈가 무려 세 차례나 출시를 연기하며 게이머들의 인내심을 테스트했습니다. 완성도를 위해서라지만, 그것이 거듭된 출시 연기를 모두 용서하는 배경이 되진 못했죠. 하나 다행인 것은, 그렇게 출시 연기를 거듭한 PC 버전의 그래픽이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입니다.

'GTA5' PC 버전은 최대 4K 해상도까지 지원합니다. 최적화에서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한 대신, 옵션 설정이 자유로운 PC의 특징이 극대화된 거죠.

[▲'GTA5' PS3/PS4/PC 그래픽 비교 영상 (출처 - UHDGaming)]


뭐, 해상도 차이가 있으니 공정한 비교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사양만 뒷받침된다면 현세대 콘솔 이상의 그래픽을 구현한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아니, 애초에 각 플랫폼별 최고의 그래픽을 비교하였으니, 'PC 플랫폼에서는 이 정도의 그래픽이 나온다'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영상을 좀 자세히 보면, 우선 PC 버전의 뚜렷한 화질과 섬세한 표현이 눈에 띕니다. 또, 단순히 해상도만 업그레이드된 것이 아니라 구현된 오브젝트 숫자도 꽤 많아졌지요. 한계치가 없다 보니, 최고 사양 PC의 성능을 마음껏 끌어낸 결과물로 보입니다.

물론, 모든 유저들이 최고 사양의 PC로 무장한 것은 아닙니다. 위 영상의 그래픽이 자신의 컴퓨터에서도 구현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거죠. 다만, 락스타 게임즈가 PC 버전의 품질에 어느 정도 신경을 썼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콘솔로 'GTA5'를 즐긴 유저들이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질 계기가 되는 데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2. 발적화 전적 있는 락스타 게임즈... 이번에는?

일단 락스타 게임즈에서 밝힌 PC 버전의 최소 사양 및 권장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64비트가 아닌 운영체제에서는 구동할 수 없으며, 다이렉트X 10 버전을 필수로 요구합니다. 그 외 눈에 띄는 항목이 있다면, 65GB의 하드디스크 용량이 필요하다는 것 정도.

권장 사양을 볼까요? CPU는 인텔 i5 3470, 그래픽 카드는 GTX 660 정도를 요구하네요. 뭐, 이 정도면 요즘 출시되는 패키지 게임들과 비교해 그리 높은 사양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건 말 그대로 권장 사양일 뿐 게임을 풀 옵션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훨씬 높은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것, 여러분도 잘 아시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포스 GTX 970 정도는 돼야 최상의 퍼포먼스가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출시에 앞서 드는 걱정이 바로 '최적화' 문제입니다. 락스타 게임즈에겐 'GTA4'라는 선례가 있으니까요. PC로 나오면서 사양이 확 높아지는 것을 속칭 '발적화'라고 하는데, 'GTA4'는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수준이었습니다.

'GTA4' PC 버전은 권장 사양이 인텔 코어2 쿼드 2.4GHz에 지포스 8600gt였는데, 이 사양으로는 최저 옵션만 간신히 돌릴 수 있었습니다. 엔비디아에 최적화된 게임인데도 이랬죠. 문제는 'GTA4'가 오픈 월드라고는 하나, 당대 최고의 그래픽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유저들은 당연히 락스타 게임즈의 플랫폼 변환 실력에 의심을 품을 수 밖에 없었죠.

락스타 게임즈가 'GTA4' 이후 내놓은 오픈 월드 게임은 '레드 데드 리뎀션'이었는데, 이 게임은 PC로 안 나왔습니다. '맥스 페인3'가 뛰어난 그래픽에 나쁘지 않은 최적화를 보여 줬지만, 오픈 월드 게임이 아니라서 비교하기는 어렵고요. 뭐, 결과적으로 'GTA5'는 락스타 게임즈에게도 하나의 반론 기회인 셈입니다. 출시일 쭉쭉 미뤄온 만큼, 기대 이상의 최적화가 이루어졌기를 바라 봅니다.

▲ GTA4 PC 버전의 최적화는 악명이 높았습니다.


3. 규모? 그냥 눈으로 보시죠.

락스타 게임즈는 'GTA5' 출시 이전부터 '시리즈 최대 규모'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 왔습니다. 섬세함에선 말할 것도 없고, 일단 전체 맵 크기부터 전작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이죠.

실제 등장한 'GTA5'는 개발진의 멘트가 거짓말이 아님을 증명했습니다. 'GTA4'의 리버티 시티, 'GTA: 산 안드레아스'의 모든 지형, 그리고 '레드 데드 리뎀션'의 전체 맵을 합친 것보다도 큰 세계가 구현되었죠.

▲ 대략적으로 이 정도.


이중 'GTA: 산 안드레아스'와의 비교는 상기할 만합니다. 'GTA4'는 디테일이 장점이었지 맵 크기가 장점은 아니었기에 논외로 할게요. 반면 산 안드레아스는 게임 내에서 체감되는 크기도 상당했고, 디테일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산 안드레아스 이상의 디테일과 볼륨이 'GTA5'에서 구현되었다는 것은, 곧 'GTA4'에 실망한 유저들이 차기작에서 원하는 것과도 일치했지요.

외국의 '8-BIT BASTARD'라는 게이머는 'GTA5'의 맵 크기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측정했습니다. 방법은 단순해요. 게임 내 캐릭터로 맵 끝에서 대각선 끝까지 그냥 걷는 겁니다. 측정 결과, 실제 시간으로 약 2시간이 걸렸습니다. 'GTA: 산 안드레아스'가 1시간 35분, '레드 데드 리뎀션'이 1시간 25분'이 걸린 것으로 보아, 확실히 큰 건 맞아요.

물론, 게임 내 캐릭터의 걷는 속도가 각자 다르고, 지형적 요인으로 인해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한 점, 무엇보다도 맵 크기가 게임 내 볼륨과 100% 일치하는 것도 아니기에 정확한 측정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게임 내 이동 수단에 따라서 체감되는 것도 다르고요. '방대한 게임플레이에 대한 락스타의 자신감이 거짓말은 아니다'라는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4. 플레이 타임? 유저가 즐기는 방식에 따라 다릅니다.

시리즈 최고의 볼륨을 자랑하는 것은 맞습니다만, 그 말이 곧 'GTA5'의 메인 시나리오 길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서브 퀘스트나 즐길 거리를 제외한 캠페인 길이는 전작인 'GTA4'보다도 조금 적은 편이죠. 외국 GTA 팬 사이트인 'GTA포럼(Http://gtaforums.com)' 유저들이 플레이 타임에 대해 심심찮게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약 40~50시간 정도면 GTA5 내 콘텐츠 대부분을 즐길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인벤의 정재훈(Laffa) 기자('노잼과 꿀잼 사이'에 나오는 그 눈썹 두꺼운 친구 맞습니다.)는 방송 및 개인적인 취미로 오랜 시간 'GTA5'를 즐겼습니다. 제게 그러더군요. 순수하게 메인 시나리오만 즐긴다면 20시간 내로 엔딩을 볼 수 있다고.

여기까지만 설명해 드린다면 '생각보다 볼륨이 적은 것 같다.'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는데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GTA'는 절대 메인 시나리오만 즐기고 끝낼 게임이 아니니까요. 부가 미션, 그리고 다양한 즐길 거리가 모이고 모인 것이 GTA의 본 모습입니다. 또, 게임 내 상호 작용에 있어서만큼은 언제나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작품인 만큼, 플레이할 가치는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시리즈부터는 'GTA 온라인'까지 지원하니 파고들 여지도 많고요.



5. 같은 게임 다른 기분, 1인칭 모드.

이것은 특권입니다. PS4, XBOX ONE으로 출시하면서 새롭게 추가된 1인칭 모드는 'GTA5'의 세계를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줍니다. 락스타 게임즈는 1인칭 모드를 위해 새로운 무기 애니메이션만 3,000개 가까이 추가했어요. 그리고 PC는 그 품질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란 말이죠.

1인칭 모드가 추가되며 얻은 것도 많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탈것에서 오는 재미가 극대화되었다는 건데요. 'GTA5'는 기본적으로 탈것이 상당히 많은데 전작 대비 조작 인터페이스가 눈에 띄게 발달한 것이 특징입니다. 3인칭으로 즐길 때도 충분히 재미있었지만, 1인칭이 가져다주는 스릴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 GTA5 1인칭 다운힐 영상 (출처 - Mr.Project 7 유투브]


사륜 오토바이로 즐기는 다운힐, 글라이더에 몸을 싣고 도시를 내려보는 쾌감, 엑셀러레이터가 뚫어져라 밟고 내달리는 슈퍼카. 이 모든 탈것이 1인칭 모드로 즐길 때 새로운 맛을 제공합니다. 영상에서 보이듯 말이죠.

또한, 락스타 게임즈가 그토록 강조한 1인칭 슈팅도 놓칠 수 없습니다. 명성에 비해 GTA 시리즈의 총격전은 다소 심심한 편이었는데, 이것도 1인칭 모드를 대고 보니 쏘는 맛이 살더라고요. 물론, '배틀필드'나 '콜오브듀티'에 비할 수준은 아니지만, 장르가 총집결된 오픈 월드 게임에서 이 정도로 강렬한 슈팅 감각을 구현한 게임은 '파크라이' 시리즈 외엔 보기 어렵습니다. 한 마디로 1인칭 모드는 안그래도 성격 더러운 트레버를 더 나쁜 놈으로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겁니다.

거침없는 질주와 액션에 지친 유저에게도 1인칭 모드는 아늑한 휴식처가 되어줍니다. 고급 세단에 앉아 천천히 로스 산토스를 거니는 것도 제법 운치 있는 일이니까요. 몰입도 측면에서 이미 검증된 모드인 만큼, PC판 'GTA5'를 구매하고 최우선으로 즐겨야 할 시스템입니다.



6. 전작은 멀티 지원, 이번에는 온라인 지원!

'GTA5'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온라인' 모드입니다. 락스타 게임즈에서 아예 'GTA 온라인'이라고 명시할 정도로 신경 쓴 모드죠.

GTA 온라인은 'GTA5'를 구매할 시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게임은 디아블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시면 돼요. 세션을 만들면 최대 30명의 유저가 접속해 동시에 게임을 즐기는 거죠. (현세대 콘솔 및 PC 버전 기준)

온라인 모드에서는 마이클, 프랭클린, 트레버를 플레이할 수 없고, 자신이 직접 제작한 캐릭터를 조작합니다. 성별도 고를 수 있다는 점은, '게임에서 남자 캐릭터는 장식품'이라 생각하는 유저들에게 환영받을 요소로 보입니다.



단순히 타 유저들과 함께 도시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정도였다면 '온라인'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어려웠겠죠. 여기서 개발진이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게임 내 구석구석 살펴보면 바로 알 수 있지요. 플레이어는 미션을 진행할 때마다 RP를 보상으로 받고, 이를 토대로 캐릭터의 레벨이 오르게 됩니다. 또, 이는 게임에서 돈을 벌어들이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죠.

돈은 쓸 데가 많습니다. 집을 사고 차를 사고, 원활한 미션 클리어를 위해 무기도 사고, 먹고 마시는 데 쓰고, 주식 투자 하랴, 여자 만나랴 하여간 엄청 필요합니다. 벌어도 벌어도 부족하고, 쓰고 또 써도 더 쓰고 싶은 것이, 정말 섬뜩하리만큼 현실과 똑같습니다.



플레이어가 온갖 더러운 플레이를 일삼았다면 '트롤촌'으로 강제 연행됩니다. 트롤촌 사람들은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범죄를 업으로 삼은 자들이지요. 아, 물론 주먹다짐 정도는 눈 감아줄 정도로 범죄에 관대한 게임이 GTA지만, 여기서 말하는 범죄는 다릅니다. NPC가 보이는 족족 몽둥이찜질을 하거나, 다른 유저의 고급 자동차만 집중적으로 훔치는 등... 뭐, 어머니가 알면 싫어할 플레이만 고집했다면 트롤촌으로 가게 됩니다.

트롤촌은 GTA 온라인 내 별도의 장소로, 이곳 사람들은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악행을 밥 먹듯 저지르고 온 자들입니다. 이 바닥의 진정한 나쁜 놈이 누군지 알려주고 싶은 유저라면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지요?

다만, 로딩은 좀 문제입니다.GTA 온라인은 본편과 다르게 지나치리만큼 로딩이 많아 게임에 몰입하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었어요. 'GTA5'의 전체 평점을 깎는 원인으로도 작용했으니 그 존재감은 충분히 짐작 되시죠? PC판 GTA 온라인에서는 이 상황을 더 겪고 싶지 않아요.


7. 마지막은, '트레버'의 미친 존재감



'GTA5'는 세 명의 주인공을 동시에 플레이합니다. 오픈 월드 게임에서는 매우 드문 사례이기에 일종의 모험으로 비쳤는데요.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 않는 락스타 게임즈답게 꽤 매끄럽게 구현되었습니다.

플레이어가 조작할 수 있는 주인공은 '마이클 드 산타', '프랭클린 클린턴', '트레버 필립스' 총 3명입니다. 여기서 '트레버 필립스(이하 트레버)'는 돌 + i가 많은 GTA 세계관 내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캐릭터 성을 보여줍니다.

트레버가 게임 내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적으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냥 자기가 뭔 일을 저지르는지 인식 못 하는 캐릭터라고 보시면 돼요.



그런데 재미있는 게, 이런 사람이 자기 동료는 끔찍이 아낀다는 겁니다. 선악으로 구분 짓자면 명백한 악 성향 캐릭터이지만, 스스로 내 건 신념 하나만큼은 단순한 잣대로 평가할 수 없는 캐릭터란 거죠.

대놓고 튀는 인디 게임도 아니고, 블록버스터 게임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청소년의 정서함양에 발전을 주는 캐릭터는 당연히 아니에요. 'GTA5'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인 딱지가 붙어 있으니, 청소년 게이머라면 굳이 찾아보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트레버는 분명히 독특한 캐릭터지만,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는 아닙니다. 워낙 색이 강해 플레이하는 유저의 성향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가능성도 있어요. 망나니처럼 행동하는 트레버를 중재하는 것은 플레이어가 아닌 동료, 그러니까 마이클과 프랭클린입니다.

나머지 두 인물도 결코 정상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폭력성 인격 장애가 의심되는 트레버에 비한다면야 선 역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그리고 세 인물이 동시에 게임의 분위기를 이끌도록 한 것은 락스타 게임즈의 멋진 한 수죠. 아니, 반대로 생각하면 세 명이 주인공이었기에 이만큼 독특한 캐릭터가 나올 수 있었다고 봅니다.

트레버의 성격은 '광기'로 귀결됩니다. 그리고 이는 'GTA'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게임 내에서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죠. 'GTA'는 상식적인 플레이를 원하지 않는 게임이고, 플레이어는 여기에 맞춰 평소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움직입니다. 가장 'GTA'스러운 캐릭터. 또, 게임으로 인해 드러나는 플레이어의 본능을 누구보다 충실하게 수행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이렇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죠. '내가 아니라 트레버가 특이한거야.'

▲ 자, 이제 코 앞입니다.





7가지 사항을 들어가면서 GTA를 분해했지만, 사실 제가 쓴 건 이미 대부분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인벤 가족 분들이, 그리고 GTA5 팬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4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