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6일부터 5월 10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치러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팀 리그(이하 HTL)가 TNL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총 74경기, 경기 진행 시간만 21시간 5분 50초나 됐던 이번 HTL에서는 그동안 대회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가즈로의 등장과 승률 100% 달성 등,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경기 내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많은 명경기가 있었던 HTL인 만큼 영웅 밴픽률, 승률 등, 경기 분석을 위한 통계 조사를 하고 있었는데요, 조사 중 흥미로운 통계 몇 가지가 발견되어 따로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 2지원가 조합이 주류였던 HTL, 과연 치유량은 얼마나 될까?

HTL에서 출전팀들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은 영웅 구성은 2지원가 조합이었습니다. 그만큼 치유 기술을 통한 전투 지속력에 힘을 많이 실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HTL에서의 치유 기술은 어느 정도의 효용이 있었을까요?

우선 HTL에서 오갔던 피해량의 총합을 계산해봤습니다. 결과는 18,500,728이었는데요, 이는 20레벨 정예 타우렌 족장을 무려 3,303번이나 처치할 수 있는 피해량입니다. HTL에서 총 74경기가 치러졌음을 고려하면 경기당 약 25만의 피해가 오고갔다는 뜻이 되겠네요.

그렇다면 HTL에서 지원가들은 아군을 얼마나 치유해줬을까요? 결과는 예상보다 놀라웠습니다. 74경기 동안 양 팀이 기록한 치유량 총합은 무려 8,623,526이었던 것입니다. HTL에서의 전체 피해량 18,500,728의 46.6%를 치유한 셈이죠. 2지원가 조합이 계속해서 유행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피해의 반을 막아냈다?! 그렇다면 사망자 수는 얼마나 될까?

앞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HTL에서 영웅이 입은 피해의 반 가량은 치유 기술로 인해 회복이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경기 중에 사망한 영웅은 몇 명이나 될까요? 대개 양 팀 모두 2지원가 조합을 선택해 안정적인 교전을 추구했으므로 사망자가 많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HTL 모든 경기의 '죽음' 스코어를 합산해봤더니 1,259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74경기 동안 1,259명의 영웅이 사망했다라고 표현하면 쉽게 와닿지 않으실 텐데요, 그래서 HTL의 실제 경기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계산을 해봤습니다. 매 게임이 시작된 이후부터 한쪽 진영의 핵이 파괴될 때까지의 시간을 합산해봤더니 HTL 참가 선수들이 전장에 머물러 있던 시간은 총 1265분 50초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HTL에서 전투를 벌인 영웅들은 얼마나 자주 사망했던 걸까요? 경기 중 사망한 영웅수를 방금 알아본 HTL의 경기 시간 총합으로 나눠보면 되겠죠. 1265분 동안 1,259명이 사망했으므로, 분당 0.9952명, 대략적으로 분당 한 명씩 사망한 셈입니다.





■ 그렇다면 가장 자주 사망한 영웅은?

전체 피해의 반 가까이를 치유했음에도 분당 한 명씩 쓰러져 갔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만큼 교전이 끊이지 않는 치열한 경기가 많았다는 뜻일텐데요, 그렇다면 HTL에서 가장 많이 사망한 영웅은 누구일까요?

단순히 74경기 동안 가장 많이 사망한 영웅을 고르는 것은 의미가 없으므로, 영웅이 픽되었을 때 경기당 사망한 횟수 평균을 내보았습니다. 표본은 픽률 상위 영웅 14명(25회 이상 픽)으로 했으며, 조사 결과 HTL에서 경기당 사망 빈도가 가장 높은 영웅은 평균 1.96회 사망한 아서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차등으로는 0.01회 차이로 일리단이 선정됐습니다.

반대로 HTL에서 사망 빈도가 가장 낮았던 영웅은 태사다르였습니다. 경기당 사망 횟수 평균이 0.64회에 불과했는데요, 일시적으로 무적 및 투명 상태가 되는 '차원 이동'(E)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망 빈도가 낮은 순위 차등은 경기당 평균 1.14회 사망한 빛나래로, 태사다르와는 상당한 사망 빈도 차이를 보였습니다.





■ HTL 선수들의 공성 비중은?

전장에서 가지각색의 적들과 힘을 겨루는 것은 분명히 즐겁지만, 히어로즈의 승리 조건은 사실 적을 처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진영의 핵을 파괴하는 것이죠. 이 때문에 한때는 팀파이트의 비중을 낮추고 공성 위주로 게임을 풀어가는 독특한 영웅 조합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HTL에서도 마찬가지로 팀파이트보다는 상대 진영을 압박하는데 주안점을 둔 조합이 등장해 상당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HTL 8일차 3경기에서 PSE vortex가 FF sun을 상대로 펼친 가즈로, 해머 상사 조합이 좋은 예입니다. 해머 상사의 공성 모드와 가즈로의 포탑 설치로 빠른 공성 진행은 물론 팀파이트에서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죠. 그렇다면 HTL 참가 선수들의 공성전 비중은 얼마나 됐을까요? 총 74경기 동안 양 진영에 퍼부어진 공성 피해량을 합산해봤습니다.

결과는 무려 49,857,730이었습니다. 영웅에게 가한 피해의 269.5%에 달합니다. 경기마다 67만 가량의 공성 피해가 오고간 셈이죠. 실제로도 많은 경기에서 초중반 교전보다는 상대의 공격로를 집중적으로 압박하는 플레이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HTL 경기 내용에 대한 몇 가지 통계를 살펴봤습니다. 현재 등급전은 물론 빠른 대전에서도 2지원가를 기반으로 하는 영웅 조합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만큼, 치유량에 대한 통계 결과는 상당히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46.6%라는 치유율은 전투 중 약 반 가까이 되는 피해량을 무효화시켰음을 의미하는데요, 한때 '일리단 살리기' 조합이 저지 불가능할 정도의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 HTL에서 일리단은 경기당 평균 사망 1.95회를 기록하며 아서스에 이어 사망률 2순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강력한 지속형 딜러라는 인식이 있어서일까요? 반대로 태사다르의 사망 횟수가 경기 평균 0.64회에 불과하다는 점은 놀랍기까지 했습니다. 현재 hotslogs에서 승률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국내외 대회에서 두루 쓰이고 있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이번 시간에 준비한 HTL 이색 통계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는 더욱 독특하고 다양한 이색 통계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