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타2 역사에 가장 중대한 한 획을 그은 날이었다.

2013년 10월, 한국에 도타2가 정식으로 뿌리를 내릴 때만 해도 디 인터내셔널(The International, 이하 TI)이라는 대회는 남의 얘기였다. 꿈의 무대에 도전하기엔 한국의 도타2 실력이 너무나 일천했다. 어쩌면 영원히 오르지 못할 나무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8개월 후, 한국 팀은 TI5 본선 무대와 와일드카드에 동시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패자전 결승에서는 MVP 피닉스가 레이브를 2:0으로 꺾었다. 1세트에서 MVP 피닉스는 한 번도 쓴 적 없는 겨울 비룡을 꺼내 레이브를 흔들었다. MVP 피닉스는 한 템포 빠른 몰래 로샨으로 아이기스를 챙기고 뒤늦게 쫓아온 상대를 학살해 승기를 잡았다. 상대의 주요 영웅을 계속해서 끊어낸 MVP 피닉스는 병영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고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도 MVP 피닉스의 우세가 초반부터 이어졌다. 레이브는 이오-타이니를 꺼냈으나 조합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영웅들이 사망하기를 반복했다. MVP 피닉스는 평정심을 잃은 레이브를 경기 내내 뒤흔들며 병영을 무너뜨리고 GG를 받아냈다.


TI5 본선 직행 팀을 가리는 동남아 예선 마지막 일정인 최종 결승전. MVP 형제 팀끼리의 내전에서 승리한 쪽은 MVP 핫식스였다. MVP 핫식스는 밴픽 심리전, 레인전 단계에서부터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며 3:1로 승리했다.

1세트는 '제락스'의 현상금 사냥꾼의 독무대였다. 초반부터 MVP 피닉스의 짐꾼을 잡은 '제락스'는 온 맵을 뛰어다니며 상대를 쉴새없이 흔들었다. '힌' 이승곤의 디스럽터가 도망가는 상대를 끌어와 확인사살을 하면서 MVP 핫식스는 전 레인을 압도하고 14분 만에 승리했다.

2세트에서는 '포렙' 이상돈의 길쌈꾼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바텀 타워 공방전에서 이상돈은 길쌈꾼으로 사망하자마자 골드 부활을 쓰고 궁극기로 재합류하면서 킬을 쓸어담고 상대를 전멸시키는 데 일조했다. 'kpii'의 땜장이의 수비를 무시하는 '3힐 조합'의 지원을 등에 업은 길쌈꾼은 여유롭게 상대 타워와 병영을 무너뜨렸다. 이상돈의 길쌈꾼이 폭주를 기록하면서 2세트도 MVP 핫식스가 가져갔다.


이어진 3세트, MVP 피닉스는 '큐오' 김선엽의 고통의 여왕이 'MP' 표노아의 원소술사에 죽으며 크게 고생했으나, 미드에서 '선비' 이정재의 무빙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이정재의 거미여왕을 쫓아온 MVP 피닉스는 상대에게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히며 분위기를 잡았다. 'kpii'의 스벤이 아이기스까지 스틸하고 한타에서도 대승을 거두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MVP 피닉스는 스벤의 힘으로 상대를 누르고 한 세트 만회했다.

4세트에서 MVP 피닉스는 필살기 흑마법사를 꺼냈다. 초반 분위기는 MVP 피닉스에게 웃어줬으나, '제락스'의 그림자 악마가 서포터답지 않은 화력을 뽐내며 버티는 동안 표노아의 레슈락이 성장했다. MVP 핫식스는 미드 한타에서 표노아의 화력으로 상대에게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혔다. 역전의 기회를 잡은 MVP 핫식스는 표노아의 괴물같은 대미지로 흑마법사의 골렘마저 순식간에 없애버리면서 승리, 3:1로 동남아 예선 우승을 차지했다.

동남아 예선 우승 팀 MVP 핫식스는 TI5 본선 무대에 직행, 세계 최강의 팀들과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됐다. 준우승을 차지한 MVP 피닉스는 마찬가지로 시애틀에 진출해 각 지역 2위 팀이 경합을 벌이는 와일드카드전에 출전, 마지막 2장 남은 본선 티켓을 놓고 승부를 펼치게 됐다.

TI5 본선 무대는 오는 8월 3일, 미국 시애틀 키아레나에서 최종장에 돌입한다.


■ The International5 동남아 예선 플레이오프

패자전 결승
MVP 피닉스 2 VS 0 레이브
1세트 MVP 피닉스 승 VS 패 레이브
2세트 MVP 피닉스 승 VS 패 레이브

결승전
MVP 핫식스 3 VS 1 MVP 피닉스
1세트 MVP 핫식스 승 VS 패 MVP 피닉스
2세트 MVP 핫식스 승 VS 패 MVP 피닉스
3세트 MVP 핫식스 패 VS 승 MVP 피닉스
4세트 MVP 핫식스 승 VS 패 MVP 피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