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과 하드코어는 언뜻보면 공존하기 어려울 것 같은 단어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모바일 시장을 필두로 '미드코어' 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보다 캐주얼한 그래픽과 높은 접근성으로, 보통의 하드코어 게임 못지 않은 콘텐츠의 양과 깊이를 자랑하는 게임들이 속속 등장했죠. 이들은 어느새 모바일과 온라인 RPG 시장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단순히 겉보기에 이쁘고 귀여운 것도 좋지만, 그만큼 깊이가 있는 게임을 바라는 유저들의 바람이 많아진 걸까요. 이제 이 두가지 단어는 다른듯 뭔가 묘하게 통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요즘 게이머들의 취향에 맞는 요소들이란 것이죠. 그리고 이에 답하듯 겉보기엔 캐주얼 게임 같지만, 사실 속내는 여느 MMORPG보다 더 하드코어한 게임이 곧 정식 오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BH 게임즈에서 개발하고 웹젠이 서비스하는 '루나: 달빛도적단'이죠.

귀여운 외모에도 MMORPG는 캐주얼일 수 없다며 화끈한 게임을 장담한 BH 게임즈. 6월, '루나: 달빛도적단'의 정식 오픈을 앞두고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요. 과연 지난 CBT 이후 어떻게 바뀌었고, 어떤 게임이 되어 유저들에게 선보일지, BH 게임즈의 조홍섭 PD와 유문현 기획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 MMORPG의 기본에 충실, 그러나 보다 친근하게

BH 게임즈 조홍섭 총괄PD, 유문현 기획팀장

Q. 가장 먼저 이것을 물어봐야할 것 같다. 지난 1월 비공개 테스트 이후 무엇이 바뀌었나?

조홍섭 : 1차 CBT 당시 최고 레벨이 30이었다. 이번 정식 오픈에는 최고 레벨이 50으로 올라가고, 이에 맞춰 신규 필드가 2개, 신규 던전이 2개 추가됐다. 추가된 마지막 필드에서는 시나리오가 완결되는데, 그전까지 필드와 구성이 조금 다르다. 달빛 도적단의 두목을 잡는 필드로, 기존 40레벨 까지는 퀘스트를 따라가면서 레벨업을 하는 구조지만, 이 필드에서는 맵 전체를 클리어해 나가야하는 다른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 길드전이라 할 수 있는 가문이 도입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콘텐츠가 늘어난다.


Q. 캐주얼한 그래픽이지만 전투 부분이 매우 크게 강조됐고, PVP에도 자신이 있는 것 같다.

조홍섭 :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하는 이야기인데, MMORPG가 과연 캐주얼일 수 있을까 한다. 예전에는 온라인 게임을 캐주얼과 MMORPG를 별개로 나눴다. 하지만 요즘 말하는 캐주얼 MMORPG, 이건 모순이 아닐까. 기본적으로 MMORPG는 MMORPG일 수 밖에 없다. 굉장히 많은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고, 전투시스템 등이 받쳐주지 못하면 그건 단순한 커뮤니티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MMORPG의 문법에 충실하되, 단지 좀 더 접근성이 좋도록 귀엽고 취향에 맞는 그래픽을 도입했다.

물론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런 비주얼에 하드코어한 게임성, 이것이 유저들에게 거부감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CBT를 진행하면서 이런 걱정에 대한 확인을 할 수 있었고, 다행히도 그런 허들은 없는 것 같다. 각각 요소별로 취향을 확실히 잡는 포지셔닝이 가능했다.

그래서 1차 CBT 때에는 많은걸 공개하진 않았다. 중요한 부분인 전투, 아이템, 이런 핵심 시스템을 검증하는데 힘썼다. 이런 핵심 시스템은 쉽게 바꿀 수 없는 부분인데, 다행히도 평이 좋았고, 그부분에서는 OK라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기본 시스템에서 확장해 나가는 콘텐츠를 걱정할 때다.



Q. 무기 숙련도에 의한 프리클래스는 우리나라 유저들에게 처음 소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소 생소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채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유문현 : 클래스라는 제한이 사라지면, 각각의 스킬이 중요해진다. 스킬이 무기가 아닌 캐릭터에게 붙어있으면 각각의 무기에게 맞는 기술이 아니게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캐릭터가 아닌 각각의 무기에 따라 알맞는 스킬이 붙는, 이게 맞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스킬을 확장할 때도, 무기를 늘려가더라도 그 무기에 맞는 스킬을 붙이고, 혹은 매우 희귀한 무기가 생겨난다면 그 무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을 부여하는 식으로 차별화가 가능하다.

반면 무기에만 스킬이 붙으면, 무기 종류는 다양해서 전체적인 스킬의 양은 많은데, 개개 무기의 스킬은 적은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 때문에 기술책을 도입했다. 트레이닝 북을 사용하면 각각의 무기에 새로운 추가 스킬이 붙는다.

조홍섭 : 무기의 숙련도는 필수불가결하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단지 좀 더 그 무기에 맞는 플레이를 할 수 있는거다. 되려 프리클래스라고 이름 붙이기엔 애매하지 않나 한다. 무기 숙련도의 경우 엔드 콘텐츠에서는 필요하겠지만, 대다수의 경우는 필수적이지는 않다. 패널티가 아닌 어드밴티지로서 작용한다.


Q. 150종 이상, 굉장히 많은 코스튬이 준비되어있다고 들었다. 유저들이 많이 관심을 기율이는 부분인데 차후 지속적인 확장 계획과 어떻게 게임 속에 적용될지 궁금하다.

유문현 : 일반적인 코스튬의 경우 던전과 필드에서 나오는 천조각을 모아 연성을 한다. 연성을 하면 랜덤하게 상위 등급 코스튬이 나올 수도 있고, 더욱 상위로 갈수록 더 좋은 룩의 코스튬이 나오게 된다. 물론 처음부터 프리미엄 아이템으로 특별한 모습을 가진 코스튬도 있다. 합성 시스템도 있어서 이옷저옷 합치면 새로운 옷이 나오기도 한다.

조홍섭 : 전체 시스템에서 코스튬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고, 취향이 맞는 유저들을 위한 부가 콘텐츠의 역할이다. 혹 이런 것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 싫다 해도 불이익이 되는 부분은 없다. 능력치가 붙어있긴 하지만 매우 미미한 수준이고, 제작하는 노력에 대한 소소한 보상 같은 개념이다. 어디까지나 선택에 따라 즐기는 부분이다.




Q. 이 게임의 주 타겟층은 어떤 유저들인가?

조홍섭 : 일단 아저씨는 아니다(웃음). 저희가 생각해도 '루나: 달빛도적단'은 취향타는 게임이다. 20, 30대 중에서도 이런 취향이 맞는 유저들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보고 자라온 세대층이 타겟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온라인 게임을 플레이하는게 생활의 일부이고, 오랫동안 즐겨왔던 사람들 말이다.

예전에 즐기던 일본 RPG에서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또 귀여운 그래픽에 끌리는 유저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취향들이 하나라도 맞는 분들을 위한 게임이다.


Q. 정식 오픈 이후 언제부터 유료모델이 도입되나?

조홍섭 : 오픈과 동시에 정식으로 유료 서비스들도 도입될 예정이다.


Q. 과거 루나 온라인을 추억하는 유저들에게 '루나: 달빛도적단'이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조홍섭 : 사실, '루나: 달빛도적단'의 처음 시작은 비지니스 관점에서 비롯됐다. '루나 온라인'이 대만 등지에서 많이 인기를 끌었었고, 또 국내에도 루나라는 이름은 잘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그 이름을, 그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보자, 하는 의도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게임이다.

예전의 '루나 온라인'은 개발기간이 상당히 촉박했고, 라이브 서비스에서도 여러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루나: 달빛도적단'은 개발기간을 충분히 투자했고, 라이브 대비 및 다른 MMORPG와의 차별화에도 주안을 두었다. 보다 높은 완성도를 기대하셔도 된다.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유저의 선택, 강요하지 않는다

Q. 굉장히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는데, 플레이어가 모든 콘텐츠를 꼭 해야만 하는 구조의 게임들도 많다. '루나: 달빛도적단'은 어떤가?

유문현 : 우선 각각의 콘텐츠들의 보상은 기본적으로 동등하다.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지만 어느 하나가 돌출되지는 않고, PVP, PVE 모두 엔드 콘텐츠가 매우 하드한 편이다.

조홍섭 : 결국 엔드 콘텐츠는 아이템 파밍이다. 하지만 궁극적인 최종 아이템들은 단순한 직접 파밍보다는 제작을 통한 방식으로 갈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여러가지 파밍 루트와 거래가 합쳐져 각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엔드 콘텐츠에 참여할 수 있다.

유문현 : PVP에서 얻는 재료도 있고, 여기저기 다양한 콘텐츠에서 재료를 수급해야하는데, 이를 직접 발로 뛰며 모두 모을 수도 있고 거래소를 통해 그동안 벌어들인 골드로 해결을 볼 수도 있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Q. '루나' 라는 이름이 상당히 알려진 해외 지역도 많은데, 해외 서비스 계획은 아직 없는가?

조홍섭 : 당연한 말이지만 한국에 자리잡는게 우선이다. 물론 개발 단계부터 해외 서비스를 상정해왔으므로, 아시아권에 진출을 고려하고 있으나, 성급하게 진출하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웹젠이 자리잡고 있는 북미나 유럽 지역에서는 '프리프'가 성공적으로 서비스 중인데, 서비스 가능성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이미 정착한 웹젠의 플랫폼을 같이 쓰게되니 코스트가 추가로 크게 들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 '루나: 달빛 도적단'의 정식 서비스 이후 업데이트 방향에 대해 묻고 싶다.

조홍섭 : 우선 대전제는 이렇다. 게임 개발과 라이브 서비스는 다르다. 라이브 서비스는 결국 유저들과의 소통이다. 일방적으로 '우리가 개발을 이렇게 할테니 너희는 따라와라'는 방식은 온라인 게임에 맞지 않다. 게임을 만드는 것은 우리들이지만 시장에 '서비스' 되면 그때부터 게임은 유저들의 것이다. 때문에 유저들의 의견이 중요하다.

준비하고 된 것은 50레벨이 현재 에피소드의 완료이긴 하지만, 차츰차츰 레벨 제한이 풀릴 것이다. 단, 최고 레벨이 올라가도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레벨업이 필수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또 지속적으로 새로운 무기가 추가될 것이다. 결국 무기를 추가한다는건 새로운 전투 방식을 늘려나가는, 클래스가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밸런스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밸런싱은, 다른 건 몰라도 우선 '너프는 최대한 자제하자'고 다짐하고 있다.

'루나: 달빛도적단'은 강제하는 것이 없다. 이 게임은 게임 내에 하고 싶은게 있으면 하고, 하고 싶지 않으면 안해도, 다른 것을 해도 된다.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

조홍섭, 유문현 : 이건 예전에도 썼던 말인데, 일단 도발하는 것은 아니고. 우리는 김대일이나 김학규 같은 스타 개발자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었다는 것에 자신을 가지고 있다.

한국시장은 쏠림 현상이 강하다. 한 게임이 대세가 되고, 대세에 쏠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인기를 타는데, '루나: 달빛도적단'은 대세가 되기는 분명 부족한 게임이다. 하지만 이런 쏠림 현상을 떠나서 내가 재미있고, 내가 원하는걸 하고 싶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그러니 끌리는 것이 있다면 한번쯤 플레이 해보고 판단해주시길 바란다. 누구든 이 게임을 한다고 다른 사람에게 '그게임 왜하냐' 라는 말은 안듣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