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S와 AOS, 서로 완전히 다른 두 장르의 게임이 합쳐진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스페셜포스로 유명한 드래곤플라이는 두 장르를 접합하며 이 미지의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위트있게 생긴 캐릭터들은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그리고 한 가지 e스포츠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슈퍼스타파이터의 게임 내 중계 음성을 성승헌 캐스터와 온상민 해설이 맡게 됐다는 것이다. 입담 좋기로 유명한 두 사람이기 때문에 슈퍼스타파이터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을 것 같다.

인벤은 상암 드래곤플라이 타워에서 성승헌 캐스터와 온상민 해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 잠이 덜 깼을 법한 시간에도 두 사람의 표정은 마냥 밝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두 사람의 입담을 듣고 있자니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 모토는 '최대한 덜 가공되게', 지겨움 피하기 위해 노력해...


안녕하세요! 인벤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성승헌 : 안녕하세요, 캐스터 성승헌입니다.

온상민 : 안녕하세요, 저는 문어 해설 온상민입니다.


온상민 해설은 그동안 서든어택 리그가 중단돼서 얼굴을 보기 힘들었어요. 정말 오랜만인데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온상민 : 서든어택 리그가 이제 다시 재개했으니 그동안 한가했다가 다시 바빠지기 시작했죠. 다음 주부터는 중, 고등학생 대상으로 하는 서든어택 리그 해설에도 참가할 예정이고요.


슈퍼스타파이터에서 내부 중계음성을 맡으셨는데, 녹음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온상민 : 저는 그때그때 다른 느낌 주려고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동안 이런 컨셉이 시도가 되지 않았던 건 아니었어요. 최대한 '정돈되지 않은'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실제 중계를 하다보면 말이 앞뒤가 안맞는 경우도 많지만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동안 많이 가공되고 정갈했던 더빙과는 다르게 최대한 덜 가공된 느낌을 주려고 하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했죠.

성승헌 : 저는 플레이하는 사람이 '내 상황에 맞춰서 얘기를 해주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도록 더빙을 했어요. 플레이어들을 위한 중계를 한다는 마음으로, 개인적인 중계에 가까운 더빙을 했어요. 문장도 여러가지를 준비했기 떄문에 전달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성승헌 캐스터하면 드립으로 유명한데, 이번 녹음을 하시면서 즉석 애드립 같은 것도 들어갔나요?

성승헌 : 꽤 있어요. 그냥 장난처럼 한 말도 다 넣으신다고 반 협박을 하시더라고요. 들어가면 안 될 말이 분명히 있거든요. 빈도수를 낮춰달라고 계약서를 다시 써야되나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게임을 2천 번 해야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빈도로 나오게 해야 할 것 같아요.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만 들을 수 있게 해야 됩니다. 그거 나가면 제가 결혼을 하기 힘들어집니다, 이거(웃음).


피파 온라인에서 박문성, 배성재 해설위원이 게임내 중계음성으로 유명한데, 비슷한 역할을 맡았다는 데 대한 부담은 없었나요?

성승헌 : 장르가 다르기 때문에 저희가 후발 주자란 생각은 하지 않아요. 다만 기존에 없던 걸 해야하니까 다른 장르에서 녹음한 걸 많이 참고를 했죠. 그간 우리들이 중계를 해 왔으니 그런 걸 활용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을 했어요. 사운드가 반복되면서 지겨움을 피하기 위해 노력을 했죠.


■ 유저친화적인 '만만한 게임', e스포츠 판에 순수한 재미 가져다 주기를


이런 녹음은 처음 해보셨을텐데 소감이 어떤가요? 녹음을 선뜻 결정한 이유가 있는지?

온상민 : 이렇게 전반적으로 녹음하는 건 처음이죠.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건 해 봤지만요. 제가 재작년에 KBS 성우 아카데미를 6개월 다닌 적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발음이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어서 교정도 받을 겸 다녔죠. 제가 거길 수료했다는 얘기를 사업 팀장님이 듣고 제의를 하셨어요. 정식 성우도 아니라서 부담스러워했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었죠.

성승헌 : 게임 중계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꿈꾸는 부분 중 하나일 거예요. 게임 안에 우리의 목소리가 들어간다는 것. 그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기회를 얻는 사람은 많지 않거든요. 기회가 오기도 했고 장르적인 부분에서도 흥미를 느꼈어요.


녹음을 하면서 게임에 대해서도 보셨을텐데, 게임에 대한 평을 해 주실 수 있나요?

온상민 : 게임에서 제일 중요한 건 손맛이죠. 게임 내의 유닛들과 플레이어가 얼마나 동화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캐주얼한 그래픽에 비해 그런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성승헌 : 교전 하이라이트 등 인게임 영상을 몇 개 봤어요. 캐릭터 측면에서도 지금까지 보기 어려웠던 위트감을 주려고 노력한 거 같아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게임 만드시는 분들이라면 화려한 걸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많을텐데, 스스로 '만만한 게임'이라고 표현들을 하시더라고요. 특히 한타 영상에서 색감 조절, 타격감 등 세세한 부분까지 정말 많은 걸 신경 쓰셨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실제로 플레이하면 굉장히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인상적이거나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있나요? 그 캐릭터의 무슨 점이 마음에 들었는지?

온상민 : 오피스 레이디요. 아직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궁극기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 외 이유는... 남자라면 다 아시겠죠?(웃음)

성승헌 : AOS장르를 통해 보여주는 캐릭터가 있고 RTS 장르를 통해 보여주는 캐릭터가 있어요. 어떤 캐릭터가 어떻게 활용될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캐릭터도 몇 개 있고요. 그런데 아마 온상민 해설의 머릿속엔 '19금'도 넘어서 '25금' 캐릭터만 가득 차 있을 것 같네요(웃음).


만약 이 게임이 e스포츠화 됐을 때 해설 욕심도 많이 날 것 같은데요?

온상민 : 계약서 상에 명시되어있진 않지만 구두상으로 말씀을 해주시면 좋겠죠(웃음)? 녹음을 시작한지 정말 오래됐어요. 준비하면서 의견교환도 정말 많이 했기 떄문에 기존에 가볍게 홍보할 때와는 입장이 좀 달라요. 애착이 많이 가죠.

성승헌 : AOS는 LoL과 도타2를 다 중계해보고 RTS도 스타1, 스타2를 다 해봤는데 모든 게임이 다 느낌이 달라요. 그 게임 내에서 벌어지는 독특한 행동양식이 있는데 그걸 중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재 게임은 인큐베이터 속에 있는 상태고, 이후 이 게임이 살아움직일 때 그걸 중계하고 싶은 욕심은 있어요.


슈퍼스타파이터의 잠재적인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성승헌 : 처음에 이 게임에 대해서 누군가 설명해달라고 얘기하면 "섞여있는 위트를 즐겨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게임을 즐기는 분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중계를 했어요. 가끔 취향에 안맞는 부분이 있다거나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씀을 해주신다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준비도 되어있고요.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게임이니 많이 즐겨주시면 좋겠어요.

온상민 : 게임이 서비스가 되고 e스포츠화 됐을 때는 성승헌 캐스터 옆에서 해설을 하게 될텐데(웃음), 제가 오랫동안 이런 장르를 접했던 게 아니라서 깊이있는 해설을 하긴 힘들지도 몰라요. 감초 역할을 하면서 게임에 살을 입혀주고 싶어요. 흥을 돋궈준다는 거죠. 최근 e스포츠가 점점 진지한 면이 많이 나오고 있다보니 가끔씩 재미없는 경우가 나오기도 해요. 이 게임이 e스포츠판에 순수한 재미를 입혀줄 거라고 생각해요. 깊이가 없으면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가볍고 넓은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좋아할 만한 게임이죠.


마지막으로 인벤 독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려요!

성승헌 : 녹음을 하러 올 떄마다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스크립트를 만든 분들의 노력이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대본을 가져다주시거든요. 저희들의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여러분들께 전달이 됐으면 좋겠어요. 있는 그대로를 재밌게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게임의 본연은 즐기는 것이니까 슈퍼스타파이터와 함께 그런 즐거움을 찾으셨으면 좋겠네요.

온상민 : 여러분들께서 많이 도와주셔야 저희가 힘을 더 얻어요. 유저 여러분의 시선과 방향을 적극 수용할 테니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