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요즘은 몇 년만 지나도 알아보기 힘들만큼 바뀌는 것이 많은 세상이 되었다. 그만큼 오히려 긍정적인 방향으로 좋은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도, 한가지를 뚝심있게 10년 가까이 유지하는 것도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몇몇 온라인 게임들은 10년 가까이 원래의 전통과 새로움을 조화해나가며 기존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로 9년차를 맞는 온라인 게임, 'R2'의 대형 업데이트 'Re:Birth'가 그 다섯번째 패치를 앞두고 있다. 반년 주기로 'Re:Birth'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Part5'에서는 'R2'에서 처음 선보이는 펫 시스템, '서번트'를 비롯해 다양한 부분에서 새로운 요소의 추가와 또 기존 요소의 보완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또한 이 'Re:Birth' Part4 업데이트 이후 이루어진 서버 통합과 신규 서버 이리나의 추가까지, 지난 2015년 상반기 동안 웹젠 'R2' 개발팀은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만큼 상반기에 거둔 성과와 함께 'Part5' 패치 및 앞으로의 'Re:Birth' 업데이트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웹젠 본사에서 개발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웹젠 'R2' 개발팀 손대현 기획자




Q. 연초 'Part4' 업데이트 이후 반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간 서버 통합, 신규 서버 추가 등 다양한 일이 있었는데, 지난 상반기를 돌아본다면?

A. 업데이트를 하면서, 올해까지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데에 집중했다. 이전의 게임에서 변화를 많이 주고, 또 그 변화를 안정화 시킬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런 일환이 넵튠 서버를 비롯한 신규 서버들의 추가도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고, 또 이번 업데이트에 추가될 '서번트' 또한 그렇다.

현재 서버 통합 이후 반응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고, 커뮤니티 반응은 우려했던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내부적으로는 지금 적용된 신규 서버와 콘텐츠 등의 안정성을 최대한 다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서번트' 이야기가 나왔는데, 다른 게임에서는 이미 비슷한 것이 있었지만 'R2'에는 처음 도입하는 펫 시스템이다. 새롭게 도입하는 콘텐츠인 만큼 기존 콘텐츠와 융합이 중요할텐데.

A. 펫 시스템은 이미 여러 게임에서 도입된 바 있는 익숙한 시스템이다. 거기에 더해서 'R2'의 경우 유저층의 연령대도 고려해야 하고, 오랫동안 서비스해온 게임이다보니 여러가지 시스템이 적층되어서 어려워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때문에 다른 게임의 펫에 비해서 기능적으로는 다양하지만, 성장시키고 또 사용하는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식으로 발전시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다른 콘텐츠와 충돌이 최대한 없도록 하는 것이다. 밸런스 문제는 역시 초반에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도 지속적으로 고쳐나가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테스트 중인 스피드 서버를 모니터링하면서 계속 조율중에 있다.



Q. 이번 'Part5' 업데이트의 핵심 콘텐츠들로 서번트, 특성 강화, 신규 변신 등 다양한 것들을 내세웠는데, 이에 대해서 간략한 설명을 부탁한다.

A. 요즈음 1년에 2차례씩 대형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항상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비중을 나눈다.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와 기존 시스템의 유지보수 부분을 합쳐서 양쪽 다 놓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번 'Part5'에서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는 역시 서번트 시스템이 담당한다. 신규 변신과 특성 강화는 최대 레벨이 올라가고, 스킬을 강화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유지보수라고 보면 된다. 그만큼 서번트 시스템이 메인인 셈이다.


Q. 주요 요소 외에도 많은 부분을 새롭게 고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부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세세한 변경점들이 궁금하다.

A. 뭐니뭐니해도 역시 'R2'라는 게임의 핵심은 전투다. 특히 유저들이 직접 맞붙어 경쟁하는 PVP, 공성이 핵심인데, 일요일마다 벌어지는 공성 때마다 분위기가 서버마다 제각각이다. 싸움을 좋아하는 유저들이 많이 모여있는 서버에서는 정말 치열한 공방전이 이루어지고, 그만큼 스팟이 비워지는 빈도가 높다. 반대로 PVE 중심의 서버는 공성이 비교적 덜 치열하게 이루어져서 스팟이 잠잠한 편이다.

그래서 스팟에 변화를 주고자했다. 몬스터보다 진화된 AI를 가진 APC를 배치하여, 공성전에 중립세력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이들은 각자 각인된 스팟을 공격하는데, 이 몬스터를 사냥할 경우 나오는 보상도 일반 몬스터보다 좋은 편이고, 또 이 몬스터들의 패턴을 이용해 상대방을 공격하도록 두거나, 먼저 사냥해 빠르게 이득을 챙길 수도 있다. 새로운 변수가 추가되는 셈이다.



Q. 그렇다면 PVE 부분에서 수정되는 점은 무엇이 있는가?

A. 대표적으로 '만월의 유적'이 있다. 필드형 던전인데, 이용률이 낮은 편이라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퀘스트 동선을 개선해 NPC 위치 등을 조정해 동선 최적화를 이뤘다. 또, 'R2'가 지속적으로 물약을 소모하며 사냥을 해야하는 게임이다보니 약상도 추가했다. 전체적으로 만월의 유적 전체의 이용 동선이 나아졌다고 보면 된다.

또 일부 지역의 보상문제도 고쳤다. '원시해적의 동굴' 던전은 2개의 층으로 구성되어있고, 2층에는 특별 콘텐츠가 있다. 열쇠와 악세서리를 조합해 비밀의 방을 열게 되는데, 이 방의 난이도가 너무나 높았다. 그래서 많은 부담이 되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아이템들, 인기가 많은 핫한 아이템들을 비밀의 방이 아닌 기본 지역에 나오는 일반 몬스터들에게 추가했다. 그래서 방을 열지 못하고 그냥 사냥을 해도 상당한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바꾸었다.


Q. 그 외에 시스템적인 개선점도 있는가?

A. 물론이다. 아이템 거래 관련해서 사기가 종종 발생하는데, 보안을 계속 더하고 수정해도 계속해서 헛점을 뚫고 들어오더라. 그래서 거래 시스템 자체를 한 번 더 개선했다. 거래 아이템을 보다 확실하게 보이도록 하고, 거래자의 길드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서 특정 사칭 등을 방지했다. 물론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보완해나갈 예정이다.


Q. 지난 'Part4' 에서는 상위 레이드인 블랙드래곤과 메테오스가 추가되었었는데, 이런 하드 유저를 위한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사실 'R2'가 하나의 보스를 두고 싸우는 레이드가 중심인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임의 중심은 몬스터와의 결투이고, 'R2'에서 유저들이 사냥을 통해 만족감을 얻는 이유는 보스의 AI패턴을 공략해나가는 부분보다는 풍부한 보상을 지급해 그 성취감을, 만족감을 주는 쪽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현재의 4개의 레이드 보스로도 가짓수는 충분하다고 보고있다. 사실 메테오스도 아직 공략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그 필요성이 낮다고 생각한다.

▲ 최강 자리는 한동안 유지된다


Q. 앞서 올해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위해 힘써왔다고 밝혔는데, 기획자로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는지?

A. 아무래도 요즘 시장의 대세는 모바일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의 장점은 역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인데, 요즘은 거기에서 더 발전해서 단순한 반복보다는 지속적인 플레이를 하며 오랜 시간을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때문에 모바일과 온라인의 차이가 상당히 적어졌다. 이런 모바일 게임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또 스팀을 이용해 다양한 PC 게임을 해보기도 한다.

역시 타 게임이 가장 많이 영감을 주는 부분이 아닐까. 더불어서 각종 커뮤니티의 의견이나 새로운 반응들도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게임은 우리가 만들지만, 게임을 하는 문화는 유저가 만드는 것이기에 모니터링은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다.


Q. 지난달 추가된 이리나 서버의 현황은 어떤가?

A. 넵튠 서버 추가 이후 많은 고민을 했다. 당시 유저 호응도 많았고 현재 게임 전체의 중추적인 서버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넵튠 이후의 서버 통합과 신규 서버 계획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때문에 이리나 서버를 오픈할 때에는 보다 많은 준비를 거쳤고, 약간 시간도 더 걸렸다. 서버 통합과 함께 유저들의 반응을 보는 중이다. 현재까지는 긍정적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되고 있지 않나 한다. 앞으로 계속해서 고민해 나갈 것이다.


Q. 3월 서버 통합으로 어떤 효과를 보았는지 궁금하다.

A. 서버 통합은 기본적으로 안정화를 위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도 아레스, 메오 등 다양한 서버에 차별화를 두어 서버를 고르는 유저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 컸고, 또 그만큼의 효과도 보았다. 그런 면에서 이리나는 메오와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고, 이런 식으로 서버 간의 특색을 유지하려 한다. 서버 통합 초반에는 약간의 불균형이 있었으나, 차츰 안정화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Q. 앞으로 'Re:Birth', 혹은 'R2'의 업데이트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귀띔해줄 수 있는가?

A. 올해의 가장 큰 과제는 지금까지 해온 새로운 시도를 안정화 시키는 것이다. 내년에는 그렇게 안정화된 여러 새로운 요소들을 바탕으로 색다른 것들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아직까지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단계다.

Part5로 도입되는 클래스 특성 강화나 서번트를 추가적으로 더욱 발전시키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특성을 2차로 강화시키거나, 서번트 진화를 추가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 외에는 스킬도 현재와 다른 방향의 것들을 추가해 나가고, 밸런스 조정도 진행될 예정이다. 신규 서버와 서버 통합의 경우 필요에 따라 지속적으로 논의를 해나갈 수 있다.


Q. 올해 후반기의 각오와 유저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A. 유저 커뮤니티에서의 관심과 우려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모든 것을 반영할 수는 없어도 하나하나 다 확인하고 검토하고 있다. 'R2' 가 지금까지 서비스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유저들의 도움, 유저들이 소통해준 덕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계속해서 'R2'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있고, 그만큼 계속해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올해로 서비스 9년차를 맞는 연식있는 게임이다보니, 기획자로서는 하고 싶은게 상당히 많지만, 그 모든 걸 적용한다고 무조건 게임이 좋아지는게 아니다. 플레이하는 유저가 어떻게 수용할 수 있는지, 얼마나 만족할지를 고려하는게 먼저다. 때문에 이미 있는 것도 어떻게 활용할지 항상 고민한다. 이러한 부분에서는 저희보다 유저분들에게 더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이래왔으니까' 하는 생각보다는 이걸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방향으로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받아들이며 게임을 발전시켜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