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게임을 아는 사람이라면 '오투잼(O2Jam)'이란 게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펜타비전의 '디제이맥스(DJMAX)'와 함께 국산 리듬 게임을 양분하던 게임이었죠.

모바일로 플랫폼을 옮기고, 모바일에서 다시 한번 전성기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오투잼'이지만 리듬 게임이란 장르는 친숙한 한편, 게임의 특성상 일반적인 게이머에겐 여전히 낯설게 다가오는 장르입니다.

그런 그들을 위해 좀 더 쉽게, 모두가 즐겨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개발했다는 '탭탭 디스코 바이 오투잼(이하 탭탭 디스코)'.

'오투잼'과 같은 리듬 게임이지만 기존의 '오투잼'과는 다른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탭탭 디스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모모'의 정순권 대표이사를 만나 들어봤습니다.

▲ 모모의 정순권 대표이사


탭탭 디스코 -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리듬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Q. '오투잼'이라는 IP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탭탭 디스코'라는 새로운 게임명을 지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초기 프로젝트명은 오투잼 라이트였습니다. 게임성은 지금과 유사했다고 봅니다. 라이트한 오투잼을 만들자는 거였죠.

지금의 '탭탭 디스코'로 게임명이 바뀐 이유는 몇 개가 있는데요. 작년에 리듬 게임 개발과 관련해서 투자를 받는데, 많은 분들이 '리듬 게임이 이젠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가 없을 거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한 게임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게임은 출시 3개월 만에 5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었는데요.

그걸 보고 리듬 게임에 대한 자신감을 다시 찾았습니다. 아직 리듬 게임이 끝난 건 아니구나 하고요. 더군다나 우리는 더 뛰어난 엔진과 여태까지 개발한 많은 곡들이 있는데, 우리라고 못할 건 없었죠.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리듬 게임 매니아만 찾는 게임을 만들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고요.

솔직히 게임명을 이렇게 지은 이유는 단순한데, 많이 알려지기 위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워낙 리듬게임에서 탭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니까 탭탭을 넣고, 게임상에서 디스코 타임이 되면 디스코를 추니까 디스코를, 그러면서도 이건 오투잼의 후계란 의미에서 오투잼을 넣어서 지금의 게임명으로 정해졌습니다.


Q. 최근 리듬 게임은 두 종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화려하고 독특한 시스템을 넣거나 혹은 감성적이면서 간략하게 하는 경향이 있던데, '탭탭 디스코'는 둘 다 아니죠. 레트로 디자인을 채용한 이유가 있나요?

우선 '탭탭 디스코'는 글로벌한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게임의 분위기가 전 세계적으로도 통해야 했죠. 그런데 저희가 게임을 글로벌하게 만든다고 해서 과연 현지에서 받아들일 때 어떤가 하면 어설픈 흉내 내기밖에 안 됐습니다.

레트로 그래픽은 처음에 만들기 어려울지라도, 어디서나 통하는 디자인이죠. 더군다나 언급했듯이 쉽고, 캐쥬얼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게임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렸습니다.



Q. '탭탭 디스코'라는 제목도 그렇고 기존에 공개된 영상을 보니 8비트나, 레트로 느낌의 곡들이던데요. 다른 곡들도 다 그런가요?

그렇진 않습니다. 공개된 영상에서 보여준 곡들은 일종의 타이틀 곡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당연히 그 외에도 다양한 곡들이 준비돼 있습니다.

아무래도 음악은 취향 차이가 크고, 레트로 곡의 경우는 그중에서도 취향이 확연한 편이죠. 그래서 레트로 곡들도 여럿 준비하되, 지금까지 저희가 만들어온 다양한 곡들도 충분히 보여주려고 합니다.

곡들의 경우는, 게임의 배경으로 있는 테마 별로 다양한 곡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각 테마는 놀이공원, 클럽, 지옥 등의 테마가 있는데요. 각 테마별로 클럽이면 EDM을, 지옥이면 데스메탈을 넣는 등 테마에 어울리는 다양한 곡들을 제공해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Q. 일반적인 리듬 게임은 유저들이 곡을 고르고 그 곡을 클리어했을 때 느끼는 자기만족 경향이 큽니다. 반면 '탭탭 디스코'는 자동으로 선곡을 해주는 방식인데, 이렇게 한 이유가 있나요?

곡을 차례차례 클리어하는 그런 식의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은 현재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저희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대중가요들이 많은 곡이면 유저가 좋아하는 곡들을 선택하기 쉬운데요. 저희 게임의 곡들은 자체적으로 만든 거라 처음 듣는 유저는 어떤 곡인지, 난이도가 어떤지 모릅니다. 선택하는 거 자체가 어려운 거죠. 그래서 저희는 처음부터 선곡에 대한 장벽부터 없애자고 마음먹었고, 그 해법으로 곡이 랜덤으로 결정되게 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자신의 실력에 맞지 않는 곡이 선곡될 수 있잖습니까?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게임의 판정값에 따라서 난이도를 조절하게 했습니다. 판정값이 낮으면 다음에는 난이도가 낮은 곡을, 높으면 난이도가 더 높은 곡을 랜덤하게 골라주는 거죠.

간단하게 보자면 '곡은 우리가 골라줄 테니까, 넌 게임을 즐기기만 해.' 이런 느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기존 리듬 게임에서 보여준 '그들만의 리그'라는 느낌보다는 유저들이 부담 없이 즐기고, 게임머니를 모아서 테마를 사고, 서로 자랑하는 그런 캐쥬얼한 플레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게임머니를 모아서 테마를 사고 새로운 곡을 플레이 할 수 있다.


Q. 난이도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게임의 난이도는 몇 단계로 나뉘어 있나요?

기본적으로는 3개로 나뉘어 있고요. 곡에 따라서는 더욱 세분화할 여지도 있습니다. 좋은 곡인데도 불구하고 난이도가 높아서 못한다면 더 낮은 난이도를 제공해주는 거죠.

물론, 그렇다고 리듬 게임에서 느껴지는 성취감을 없애진 않았습니다. 난이도가 자동으로 선택된다고 했는데요. 무조건 쉬운 곡만 제안하진 않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강약중간약 이런 느낌으로 플레이 중에 기존의 곡보다 좀 더 어려운 곡이 나온다든가 해서 유저가 성취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Q. 난이도를 시스템이 정해준다는 건 캐쥬얼 유저에겐 메리트가 있지만 반대로 어려운 곡을 집중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코어 유저들에겐 불만일 수 있습니다. 그들을 위한 시스템은 만들어져 있나요?

우선 아무래도 난이도에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일단 지옥 테마가 고난이도긴 해도 노드가 3 키라서 난이도의 제한이 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어려운 곡을 하고 싶다면 기본적으로는 난이도가 높은 테마의 곡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 아직 추가되진 않았지만, 게임머니를 써서 원하는 고난이도의 곡을 플레이하는 방법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반감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게 높은 난이도를 집중적으로 원한다는 건 게임에 대해 높은 이해도와 자신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만큼, 대가로 게임머니를 내고 즐기라는 거죠.


Q. 기본적으로 게임상에서는 게임머니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 같은데요. 게임머니는 어떤 방식으로 버나요?

게임을 할 때마다 일정량의 금액을 벌 수 있고요. 테마를 꾸미면 그걸 구경하러 오는 NPC들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NPC가 늘어난 만큼 디스코 타임에서 돈을 던져주는 양이 늘어납니다. 테마를 꾸밀수록 더 많이 벌게 되는 거죠.

게임의 목적을 말하자면 완벽하게 고난이도의 곡들을 연주하기보다는 즐겁게 돈을 모아서, 테마를 꾸미고 다른 유저에게 자랑하고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구경하던 NPC가 돈을 던져주는 디스코 타임


Q. 게임의 라인이 3개라서 좀 쉬운 느낌이던데요. 이후에 라인을 추가할 계획은 없나요?

현재까진 라인을 추가할 생각이 없습니다. 물론, 라인을 늘리는 게 어렵진 않습니다. 하지만 라인을 늘리기보다는 고난이도의 리듬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의 경우, 저희가 곧 런칭할 '오투잼2'를 플레이하길 권하고 싶습니다.


Q. 그렇다는 건 '탭탭 디스코'와 '오투잼2'의 목표 유저층은 전혀 다르단 말씀이신가요?

예,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탭탭 디스코'는 리듬 게임이라서 즐긴다기보다는 스트레스받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란 측면이 강합니다. 캐쥬얼 게임인데 장르가 리듬 게임인 것뿐이죠. 반대로 '오투잼2'는 기존의 난이도가 있는 리듬 게임을 즐기고 싶어하는 유저들을 위한 게임입니다.

보통 리듬 게임이 대중성과 매니아층 둘 다를 잡으려고 하다가 매니아는 매니아대로 만족스럽지 않고, 일반 유저는 여전히 어렵고 해도 둘 다를 놓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아예 분리해서 개발하고 있습니다. 만약, '탭탭 디스코'를 하다가 더 난이도가 높은 리듬 게임을 하고 싶다면 '오투잼2'를 즐기면 되니까요.


Q. 2개의 리듬 게임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으신 듯한데요. 개발에 어려움은 없나요?

우선 게임의 콘텐츠인 음원을 공용으로 쓰고 있고, 게임의 툴과 엔진 역시 공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사실 '탭탭 디스코'의 경우 개발에 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는데요.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도 있고, 이전부터 리듬 게임 개발사로서 쌓아온 노하우가 있던 만큼, 2개의 프로젝트를 동시 운영하는 데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Q. 언제쯤 출시될지 궁금한데요. 언제 나오나요?

우선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CBT를 하고 있어서, 자체적으로는 출시했다고도 할 수 있고요. 국내 서비스의 경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우선은 다음 달 초에 대규모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현재 싱가포르는 유료 서비스인데, 이 업데이트를 통해 무료 서비스로 바꾼 후에 사용자 지표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그 후에는 동남아시아 쪽을 먼저 공략한 후에 더 보완해서 글로벌 및 국내 서비스를 할 계획입니다. 계획상으로는 10월 말쯤에 공식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오투잼 노래들이 상당수 들어간 거로 알고 있는데, '탭탭 디스코'만의 오리지널 곡들도 있나요?

물론 있습니다. 비율적으로 보자면 공개되지 않은 신곡이 30% 정도 되고, 현재는 약 50곡 정도가 있는데 정식 서비스 시에는 100곡 정도는 준비할 계획입니다. 또한, 레트로풍인 게임 분위기에 맞춰서 80~90년대의 인기 있던 곡들을 리메이크 하는 방안 역시 준비 중에 있습니다.

기존의 개발한 곡이 약 1000곡 정도가 있고, 그중에서 대중적인 취향의 곡은 600~700곡 정도 됩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매달 3~4곡을 만드므로 절대 부족할 일은 없을 겁니다.



Q. 그렇다면 곡들은 회사 내부에서 자체 제작되는 건가요?

회사 내부팀에서 만들기도 하고요. 외주를 줘서 만들기도 합니다. 근데 외주를 준 곡들의 경우 그대로 사용하진 않고요. 그걸 또 우리 게임에 맞게 다시 만듭니다.


Q. 게임에 대전 모드는 없는 건가요?

아쉽게도 없습니다. '오투잼2'에는 대전 모드가 있는데요. 이걸 '탭탭 디스코'에 넣을지 어떨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Q. '탭탭 디스코'는 테마 역시 매우 중요한 시스템인데요. 테마는 본인만 볼 수 있는 건가요? 아무래도 국내 유저 성향상 자랑하고 싶어 할 듯한데 말이죠.

타인의 테마를 보거나 혹은 SNS를 통해서 자신의 테마를 자랑하는 공유 기능은 지금도 계속 강화할 생각입니다. 또 자신이 꾸민 테마를 친구나 연인에게 선물할 수도 있고요.

또, 단순히 자랑하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 너무 시시하죠. 지금 공개할 순 없지만, SNS를 통해서 테마를 공유한 유저가 그에 걸맞은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 역시 준비 중에 있습니다.


Q. 아까 테마를 게임머니로 살 수 있다고 했는데요. 그 외에 게임머니와 캐시의 사용처가 궁금합니다.

게임머니 외에도 캐시로는 테마와 게임 하트를 살 수 있습니다. 또한, 아직 추가되진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랜덤하게 제공하는 곡이 아니라, 특정 테마의 신곡이나 최신 인기곡만 추려서 하고 싶다고 할 때, 이런 기능 역시 캐시를 이용해서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Q. 리듬 게임의 과금 정책은 아무래도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탭탭 디스코'의 경우는 어떤가요?

저희는 따로 곡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는 게, 이를테면 소녀시대 테마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이벤트 테마의 경우는 소녀시대의 곡을 기본으로 해서, 이 경우에는 캐시를 통해 구매해야 합니다. 이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저희가 자체적으로 만든 곡의 경우는 게임머니 만으로도 충분히 테마를 구입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 테마를 더욱 멋지게 꾸며서 많은 게임머니를 모을 수 있다.


Q. 동남아 쪽에서 선행 출시를 했는데요. 최근 모바일 게임은 역시 중국이 가장 큰 시장이죠.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일단 중국 시장의 경우는 페이스북과 카카오톡과 같은 SNS 콘텐츠가 별로 없습니다. 웨이신이 가장 유명할 텐데요. 웨이신의 경우 텐센트가 철저하게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SNS입니다.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중국 시장은 글로벌 시장에 포함된다기보다는 중국 자체가 또 다른 글로벌 시장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Q. 개발부터 SNS에 중점을 두고 개발한 건가요?

아무래도 저희 같은 중소개발사는 쓸 수 있는 마케팅 비용에 한계가 있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니 역시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SNS을 통해 게임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레 게임에 대해 광고를 하게 되는 거니까요.


Q. 오랫동안 리듬 게임 개발의 외길을 걸어왔는데, 대표님에게 있어서 '탭탭 디스코'는 어떤 게임인가요.

'탭탭 디스코'는 다른 게임들과는 다르게 개발진이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저 역시도 그 아이디어가 괜찮다는 마음에 승인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게임입니다.

기존의 오투잼은 아무래도 제가 만들고 싶어 한 리듬 게임을 개발진에게 요구하고, 개발진이 결과를 보여준 게임이었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탭탭 디스코'는 개발진이 앞장서서 개발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만큼, 개발 과정에서 개발진이 가진 의지가 더 강할 겁니다.

물론, '오투잼2'와 '탭탭 디스코' 둘 다 모두 소중한 프로젝트지만 저 스스로 사업적인 의미로 만드는 게임은 '오투잼2'가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개발자들이 만들고 싶어하는 게임을 직접 서포트하고 싶은 만큼, '탭탭 디스코'는 유저들에게도 꼭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