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토)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WGL-APAC 시즌1 결승전에서 아시아 서버의 중국 팀 EL GAMING(이하 EL)이 한국의 KONGDOO(이하 콩두)를 상대로 7:1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승리했다.

EL과 콩두는 지난 시즌을 비롯해 아시아 무대에서 여러번 만나왔던 숙적 관계다. 그 결과는 항상 콩두(당시 ARETE)의 승리, 하지만 EL은 세계 무대인 WGL 그랜드 파이널에서 저력을 발휘해 세계 2위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EL과의 경기에서 전승을 자랑했던 콩두였지만, 이번 결승전에서는 너무도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EL은 콩두와의 전투 경험이 많은 만큼, 철저한 대응 전략을 준비한듯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스텝에서 코앞에 숨어있는 AMX 12t을 찾아내지 못한채 경기를 지배당했던 것을 비롯해 끊임없이 EL의 전략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콩두는 힘멜스도르프에서 펼쳐진 일곱 번째 경기에서 EL에게 한 세트를 따내는데 성공했지만, 결국 판세를 뒤집지 못하고 패배하고 말았다.




첫 번째 경기가 펼쳐진 스텝, 수비 진영의 콩두는 경 T-54를 다섯 대, T32를 한 대, MT-25를 가져가는 가벼운 조합을 택했다. 반면 EL은 경 T-54를 다섯 대, T32를 한 대, 자주포 SU-8을 한 대 가져가며 콩두의 T32와 동쪽 언덕의 저격수를 공략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콩두는 먼저 북동쪽에 방어진을 펼치고 MT-25를 이용해 남동쪽으로 기동하는 EL의 위치를 파악, 전열을 가다듬었다. 동쪽 계곡에 양 팀이 늘어선 대치 상황, 콩두의 T32가 자주포의 포격을 계속 회피하자 EL이 먼저 교전을 걸었다. 동쪽 언덕 위에 배치된 콩두의 경 T-54 한 대가 먼저 파괴된 뒤 본격적인 교전이 시작되었다. 마지막까지 남은 것은 콩두의 T32와 SU-8, 그리고 콩두의 경 T-54 하나였다. 경기 시간이 1분 30여초 남은 상황, EL은 전차 두 대로 점령을 시작했고 콩두의 경 T-54 하나가 점령 초기화를 노렸지만 결국 첫 번째 경기를 점령패로 시작하고 말았다.


두 번째 경기에서도 콩두는 앞 경기와 동일한 경 T-54 위주의 기동력 조합을 선택했다. EL 또한 SU-8을 한 대 기용한 동일 조합을 선택한 가운데, 이번에도 동쪽 계곡을 낀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EL의 자주포는 꾸준하게 동쪽 언덕 위로 블라인드샷을 견제하면서 포위망을 좁혀왔다. 콩두의 T32가 능선을 끼고 2번 라인을 효과적으로 수비하고 있었지만 계곡을 따라 우회해 진입한 EL의 경 T-54에 의해 콩두의 주 병력이 괴멸당하는 전개가 이어졌다. 남은것은 EL의 경 T-54 세 대와 콩두의 MT-25 한 대. 콩두는 결국 3점령을 막지 못하고 두 번째 세트까지 빼앗기는 결과를 맞았다.


공수 전환이 이루어진 세 번째 경기, 콩두는 경 T-54 네 대와 RU 251을 두 대, MT-25를 한 대 조합했다. EL은 이에 맞서 경 T-54를 네 대, T32를 한 대, AMX 13 90과 AMX 12t을 한 대 선택했다. 북동쪽 깊숙히 전차를 배치한 EL을 상대로 콩두는 1, 2번 라인을 타고 북쪽 철로와 1번 점령지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수풀에 은폐한 12t의 시야 확보와 후방의 견고한 방어진을 한들지 못하고 후퇴하기에 이른다.

결국 동쪽 계곡을 따라 북진한 콩두는 전면전을 노렸지만, 콩두의 움직임을 빠르게 눈치챈 EL이 발빠르게 콩두를 다시 에워싸는 전개를 펼쳤다. 이미 적잖은 피해를 입은 상태였던 콩두는 날카로운 EL의 공격에 기가 꺾이고 말았다. EL은 세 번째 세트까지 콩두를 완전히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3:0 스코어를 기록, 차근차근 승리를 향해 나아갔다.


네 번째 세트, 콩두는 다시 경 T-54 네 대와 Ru 251을 두 대, MT-25를 한 대 골랐다. EL은 이에 맞서 앞선 경기와 동일하게 경 T-54 네 대, T32와 AMX 13 90, AMX 12t 한 대를 선택했다. EL은 AMX 12t을 북쪽 전장 끝 수풀에 AMX 12t 하나를 박아넣은 상태에서 콩두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끝까지 발각되지 않는 EL의 AMX 12t에 의해 기동력을 기반으로 북쪽 철로 너머의 고지를 장악하려는 콩두의 전략은 완전히 무력화 되었다. 상대의 카운터 전략에 완전히 놀아난 콩두는 4:0 스코어를 맞으며 점차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다섯 번째 경기는 힘멜스도르프에서 펼쳐졌다. 방어 진영의 콩두가 IS-3 세 대와 T32 한 대, AMX 50 100 두 대와 T37을 하나 선택했고, 공격 진영의 EL은 IS-3 네 대와 AMX 50 100 두 대와 AMX 12t 한 대를 선택했다. 8번 라인으로 중전차들을 밀어넣어 2번 점령지에서 3점령을 시도한 EL을 상대로 콩두는 AMX 50 100을 우회시키며 IS-3으로 시간을 벌었다. 모든 전차가 전부 점령지 내로 들어간 EL은 아군의 시체를 이용해 농성을 벌이면서 계속 점령 게이지를 올려 나갔다. 양동을 펼쳤지만 이를 완벽하게 무효화 한 EL은 다섯 번째 세트를 연달아 잡아내면서 기세를 몰아나갔다.


여섯 번째 세트, 방어 진영의 콩두는 IS-3 세 대와 T32 한 대, AMX 50 100 두 대, T37을 한 대 골랐고, EL은 IS-3 네 대와 AMX 50 100 두 대, AMX 12t 한 대를 한 대 선택했다. 경기 시작 직후 EL은 8번 라인으로 네 대의 IS-3를 밀어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콩두는 T37을 이용해 벽 뒤에서 이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성공, 상대의 움직임을 저지했다. 중앙 광장으로 난입한 EL의 중전차에 의해 콩두의 IS-3가 둘러싸인채 사선을 확보하지 못하고 각개격파 당했다. 중전차 수에서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결국 콩두는 6:0 스코어로 일곱 번째 경기를 맞게 되었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었던 일곱 번째 세트, 공격 진영의 콩두는 IS-3 세 대와 AMX 50 100 세 대, AMX 12t을 한 대 선택했고 방어 진영의 EL은 IS-3를 네 대, AMX 50 100을 두 대 선택하고 T37로 나머지를 채웠다. IS-3 한 대를 서쪽 철로의 점령지 아래까지 배치한 EL을 발견하자 콩두는 주 병력을 돌려 IS-3를 견제했다. 이 틈을 노려 8번 진입로를 내려온 EL의 주 병력을 상대로 언덕 위의 AMX 50 100을 합류시켜 포위하는데 성공한 콩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위기의 순간에서 반격의 실마리를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힘멜스도르프에서의 마지막 전투인 여덟 번째 경기에서 콩두는 앞 경기와 동일하게 IS-3 세 대와 AMX 50 100 세 대를 선택, AMX 12t 한 대를 가져갔다. EL은 IS-3 네 대와 AMX 50 100 두 대, T37 한 대를 선택했다. EL은 3번 라인을 따라 IS-3 네 대를 내려보내며 8번 라인 앞에서 대기중이던 콩두의 중전차와 교전을 펼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콩두는 언덕 위의 AMX 50 100 지원을 못 받는 교전을 피하고자 IS-3를 모두 언덕 위로 올려보냈다.

EL은 콩두의 움직임을 읽은듯 언덕에 방어 방어 병력을 배치, 아군의 합류를 기다리며 버텼다. 압도적인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전선을 돌파하지 못한 콩두는 누적된 피해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EL의 포위망에 무너지고 말았다.

EL은 콩두와의 역대 전적상 첫 번째 승리를 7:1 압승으로 장식하면서 WGL-APAC 시즌1 챔피언으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