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많은 분이 실망했던 부분 중 하나가 "호라드림의 함(호라드릭 큐브)"가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아이템 추가 보관 공간이자 다양한 아이템 합성의 수단이던 호라드림의 함은 룬 워드, 갬블과 함께 디아블로2의 아이템 콘텐츠와 관련된 큰 축을 차지했습니다. 인벤토리에서 휙휙 옮길 때 마다 들리는 경쾌한 효과음도 그렇지만, "국옵"이 붙길 기대하며 아이템 합성을 돌릴 때의 기분은 웬만한 게임의 강화(인챈트) 못지않은 재미를 주기도 했죠.

그리고 디아블로3의 2.3 업데이트에서 호라드림의 함보다 강력한 기능을 가진 "카나이의 함"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지난 일요일에 시즌3가 종료되었고, 다음 주부터 새로 시작되는 시즌4에 맞춰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2.3 업데이트는 개편된 세트 아이템과 밸런스, 그리고 카나이의 함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과연 이번 2.3 업데이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발팀은 어떠한 생각과 계획이 있었을까요? 인벤에서는 디아블로3의 수석 디자이너 케빈 마틴즈와 디자이너 존 양과의 인터뷰를 통해 2.3 업데이트와 관련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케빈 마틴즈 디아블로3 수석 디자이너(좌), 존 양 디아블로3 디자이너



■ 2.3 업데이트 핵심은 카나이의 함! 새로운 모험 위한 바탕이 될 것


Q. 이번 2.3 업데이트의 핵심이라면 카나이의 함일 것입니다. 카나이의 함은 세체론의 폐허라는 신규 지역에서 야만용사의 영혼이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지역을 추가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디아블로2의 확장팩인 "파괴의 군주" 오프닝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바알이 불타는 지옥의 군대를 이끌고 진격한 야만용사들의 도시가 바로 세체론입니다. 디아블로2에서 우리가 가장 좋아한 스토리와 연관된 곳이었기에 세체론의 폐허는 항상 추가하고 싶었죠.



▲ 디아블로2 : 파괴의 군주 오프닝 시네마틱


그리고 이 곳에서 카나이의 함을 지키는 야만용사 장로 "카나이"는 디아블로3의 아티스트이자 이제는 운명을 달리한 동료 "케빈 카나이 그리피스"를 기리고자 붙인 이름입니다. 그는 야만용사를 가장 즐겼기 때문에, 그의 캐릭터를 본뜬 야만용사 수호자의 영혼이 이 함을 지키고 있습니다.



▲ 카나이의 함 미리보기


Q. 카나이의 함이 가진 기능을 살펴보면 전설 아이템의 옵션을 추출해 사용하거나 아이템을 합성, 특수 지역으로 가는 차원문을 여는 등, 호라드림의 함과 비교해 강화된 느낌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능의 추가나 알려지지 않은 기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카나이의 함과 관련해 현재까지 공개된 기능은 모두 플레이어분들이 원한 내용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저희는 플레이어들의 피드백을 항상 확인하고 있으며, 이러한 요구사항을 반영해 새로운 기능을 지속해서 추가해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 지속적인 커뮤니티 모니터링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는 기능으로 추가될 것이고, 숨겨진 기능은 여러분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직접 찾아보는 것이 하나의 재미가 될 것입니다.

☞ 관련 기사 : 전설 아이템도 만들 수 있다? 카나이의 함, 획득에서 조합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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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기능이 제공되는 2.3 핵심 콘텐츠 "카나이의 함"


Q. 카나이의 함 추가로 제작 시스템도 많은 변경점이 있었습니다. 아이템 제작에 들어가는 재료의 수량은 줄었는데, 특수한 전용 재료가 필요한 방식으로 바뀌었죠. 기존에 있던 특수 재료가 제작 간소화를 위해 없어졌던 걸 생각하면 이번 변경점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저희가 전설 아이템의 특수 재료를 없앴던 것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즐기지 못하고, 단순히 재료를 얻기 위해 특정 몬스터를 반복 사냥하는 것에만 집착하는 상황이 나와서였습니다. 재료를 얻기 위한 반복 파밍은 플레이어들에게 지루함을 주었기 때문이죠.

또, 기존의 현상금 사냥이 어느 막에서 어느 임무를 하느냐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차이를 보이다 보니 쉽게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지역만 반복하면서 지루해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상금 사냥이 보다 재미를 줄 수 있도록 하면서, 각 플레이어가 다양한 막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특정 막을 클리어하면 얻을 수 있는 특수 재료를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카나이의 함이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했고요.



Q. 고행 난이도가 기존에는 6단계까지였는데, 이번 2.3 업데이트에서 10단계까지 확장됩니다. 이러한 변경을 왜 하게 되었고, 상위 단계에서는 어떤 메리트가 있을까요?

기존에 많은 플레이어가 고행 6단계가 "너무 쉽다"라는 평을 했기에, 이번에 10단계까지 고행 난이도가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상위 고행 단계에서 플레이어들이 아주 큰 메리트를 가지진 않지만, 더욱 많은 도전과 다양한 아이템의 획득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저희는 디아블로3를 즐기는 플레이어들이 적당한 도전의식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자신의 캐릭터가 죽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살아남는 정도가 가장 재미있는 난이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고행 10단계는 대균열 45단계 정도의 난이도로 설정했습니다.

이 정도의 난이도는 상위 레벨의 플레이어에게는 큰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고, 더 좋은 보상을 얻기 위해 도전하는 플레이어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위 단계에서 계속 죽는다면 좀 더 낮은 단계를 선택해 보상을 획득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생각하네요.


▲ 현상금 사냥을 하다가 졸면... 당신은, 죽을 수도, 있습니다.


Q. 호라드림의 함과 유사한 카나이의 함이 추가되면서 디아블로2의 필드 PvP나 다수 파티도 추가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계획은 없는 것인지?

디자인팀과 항상 의논하는 부분이지만, PvP를 추가하거나 시스템을 변경할 계획은 현재로써는 없습니다. 다만 카나이의 함으로 전설 옵션 3개를 더 얻을 수 있는 만큼, PvP는 없더라도 색다른 형태의 플레이가 가능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다양한 직업 연구는 환영, 원패턴 국민트리는 No!


▲ 2.3에서는 직업별 장비에도 변경점이 많다.


Q. 플레이어들에게 중요한 사항이라면 역시 직업 밸런스겠죠. 이번 2.3 업데이트의 밸런스 조정에서 중점을 둔 사항이 있는지?

저희는 항상 직업간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매 패치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번 패치를 통해 새로운 아이템도 다수 추가했고, "불멸왕의 부름" 같은 기존 세트 아이템의 수치를 상승시키는 등 조정 작업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각 직업의 전용 아이템이나 세트 아이템의 능력, 수치를 변경하면서 각각의 직업이 적절한 밸런스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2.3 PTR에서 부두술사 세트가 개편된 편입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솔로잉이 다른 직업에 비해 약하다는 평도 있는데요?

저희는 항상 모든 직업을 주시하고 있고,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합니다. 테스트 서버에서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플레이어들이 우려하는 것과 같이 패치 공개 테스트 서버에서 부두술사가 특별히 약하다는 점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부두 술사의 밸런스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며 만약 패치가 적용되고 난 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이 부분을 좀 더 보완할 계획입니다.


▲ 파티에서 메즈 전담이던 부두술사. 어느 정도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까?


Q. 보통 대균열 파티 플레이를 하다보면 4명 중 하나는 탱킹이나 서포트를 전담해야 안정적인 공략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의 숫자가 제한되는 점도 있고 해서 이런 양상이 나오는 편인데, 직접적인 전투보다 보조 성향으로 기술을 구성해 파티 플레이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플레이어들이 다양한 빌드를 연구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한 직업의 빌드가 특정 형태로 고정되는 것은 저희가 원하는 플레이 방향이 아닙니다.

저희는 플레이어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여, 그들이 다양한 조합의 파티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카나이의 함에는 3가지 추가 능력치 슬롯이 있는데, 이를 활용해 플레이어들이 다양하고 새로운 빌드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추종자의 역할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평이 있습니다. 추종자의 기능을 보다 강화할 계획은 없나요?

현재로써는 딱히 추종자를 변경할 계획이 없네요.

추종자는 솔로 플레이를 할 때 플레이어에게 약간의 도움을 주는 역할입니다. 하지만 추종자가 너무 강력해져서 플레이어의 사냥을 대신해주는 상황이 된다면 안 되겠죠. 그건 플레이어의 역할이니까요.

강력한 동료가 필요한 것이라면 다른 플레이어와 파티 플레이를 하는 것이 맞고, 추종자들은 이러한 파티 플레이를 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 추종자를 이용한 자동 사냥 플레이를 원하진 않는다고...



■ 2.3 업데이트로 인벤토리 압박 줄어들까? 편의성 개선도 계속


Q. 확장팩 이후 보관함 부족을 호소하는 플레이어들이 많습니다. 유료 상품으로라도 용량을 늘렸으면 한다는 의견이나 재료 아이템을 핏빛 파편처럼 화폐화 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저희는 단순히 보관함의 용량을 늘리는 것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플레이어들이 많은 제작 재료로 인벤토리를 차지하지 않도록 제작에 필요한 재료의 수량이나 재료의 단계를 줄여보았습니다. 되도록 플레이어들이 하나의 단계의 재료만 가지고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카나이의 함을 통해 전설 능력을 추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정 옵션을 얻기 위해 불필요하게 많은 장비를 보관함에 넣어둘 필요가 없어진 것이죠. 플레이어는 세 개의 슬롯 중 필요한 옵션이 있다면 현재 장비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쓰면서 옵션만 불러오면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보관함을 늘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희가 사용하는 캐릭터도 보관함이 가득 차 있으니까요.(웃음)


▲ 재료 체계 개편과 카나이의 함으로 어느 정도의 개선을 보여줄 예정


Q. 분해용 재료 아이템을 일일이 줍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금화처럼 이러한 재료용 아이템을 자동 루팅할 수 있게 기능을 제공할 계획은 없나요?

이미 2.2 업데이트에 "아이템 흡입" 기능을 추가해 재료 아이템을 줍는 문제를 개선한 바 있습니다. 제작 재료를 하나 습득하면 근처에 있는 제작 재료도 함께 획득할 수 있는 형태로 말이죠.

하지만 플레이어들이 그저 돌아다니는 것으로 모든 아이템을 자동 획득하는 형태는 원하지 않습니다. 만약 아이템의 자동 루팅이 적용되면, 게임을 하면서 멈추는 시간 없이 단순히 몬스터를 죽이기 위해 바쁘게 돌아다닐 뿐이니까요.

어차피 대균열에서는 중간에 아이템이 떨어지지 않으니 이러한 자동 루팅 기능이 없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저희는 일반적인 사냥에서 플레이어들이 중간중간 아이템을 줍기 위해 잠깐씩 멈추는 것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현재의 시스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Q. 시즌 보상이나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형상 변환 같은 경우 기존 시즌에 나온 것을 재탕했다는 평입니다.

다음 시즌의 시즌 여정을 해보시면 보상에 충분히 만족하실 것입니다. 시즌 여전에서는 새로운 애완동물과 깃발, 초상화 등의 보상을 제공하고, 다양한 종류의 심미적 보상이 플레이어들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플레이어들이 시즌을 무조건 플레이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즌에 참여한 플레이어들이 만족할만한 보상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카나이의 함 등 새로운 콘텐츠가 추가되는 만큼, 지금까지의 시즌보다 다음 시즌에서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시즌 여정을 통해 애완동물 등의 보상을 제공한다.


Q. 게임 내에서 스코보스 제도에 대한 복선이 자주 등장하는 편입니다. 혹시 세체론의 폐허처럼 스코보스 제도도 차기 업데이트에서 등장할 가능성이 있나요?

새로운 지역에 대한 계획은 아직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우선은 플레이어 여러분들이 세체론의 폐허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네요.


Q. 마지막으로 디아블로3를 즐기는 한국 플레이어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많은 한국 플레이어들이 시즌 순위표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네요. 이번 달에 패치가 적용되는데, 여러분들이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성역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