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라는 뜻을 지닌 단어다. 경쟁을 필수 요소로 하는 스포츠에서 주로 사용되는 표현이기도 하다. 같은 연고지를 기반으로 한 팀 간의 대결에 붙는 '더비'라는 표현이 단적인 예다.

e스포츠에도 라이벌 매치가 항상 존재해왔다. 스타크래프트1 시절부터 지금까지 언급되는 임요환과 홍진호의 '임진록'과 이영호와 이제동의 '리쌍록'이 유명했다. 프로리그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팀 대 팀 간의 대결에서도 라이벌 매치라는 표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SKT와 kt의 '이통사 라이벌 매치'가 있었다.


■ '이통사 라이벌 매치' 그 역사의 시작

같은 이동통신사라는 공통점을 가진 SKT와 kt가 e스포츠에 발을 디디면서 본격적인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SKT와 kt도 서로를 의식하며 라이벌 구도에 불을 지폈다. 스타크래프트2 kt 롤스터의 강도경 감독은 지난 인터뷰에서 "일종의 '한일전' 같은 분위기다. 실제로 SKT T1을 상대로 이기면 승리 수당도 두 배"라고 밝히기도 했다.

팀 창단 이후 꾸준히 라이벌이라고 불리던 SKT T1과 kt 롤스터였지만, 진정한 라이벌 매치의 시작은 2006년 열린 프로리그 2005 최종 결승전이었다. 임요환과 최연성, 박용욱, 홍진호, 강민, 조용호 등 쟁쟁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모였던 두 팀 간의 대결에서 SKT T1이 세트 스코어 4:2로 승리를 차지했다. SKT T1은 라이벌인 kt 롤스터를 누르고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kt 롤스터가 이를 지켜만 볼 리 없었다. 4년의 세월 동안 꿈 참던 kt 롤스터는 2010년과 2011년 열린 프로리그 결승에서 SKT T1을 연거푸 제압하며 라이벌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비록 1년 뒤에 열린 결승에서는 승리를 내줬지만, 2014년 결승에 세트 스코어 4:2로 승리하며 상대 전적 우위를 점하는 데 성공했다.


■ SKT T1 vs kt 롤스터,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도 이어지다

라이벌 구도를 이어가던 SKT T1과 kt 롤스터는 리그 오브 레전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kt 롤스터였다. 2012년 10월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단을 창단했다. 약 두 달 뒤에 SKT T1 역시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단을 구성했다. 이로써, 스타크래프트1에서 스타크래프트2로 이어진 두 이통사의 라이벌 구도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도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라이벌치고 서로를 만날 일이 없었던 양 팀. 운명의 첫 대결은 지난 2013년 4월 24일 열린 올림푸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A조 경기였다. SKT T1 2팀과 kt 롤스터 A팀이 만났고, 결과는 SKT T1의 2:0 완승이었다.

시작이 좋아서였을까. SKT T1의 두 형제팀은 kt 롤스터의 형제팀을 상대로 총 15승 9패를 기록하며 상대 전적 우위를 점했다. 특히, SKT T1 K와 kt 불리츠의 결승은 아직 팬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을 만큼 강력한 충격을 남겼다.

모든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단이 하나의 팀으로 통합되고 새롭게 문을 연 롤챔스. 여러 가지 제도와 규정 등이 바뀌었지만 '이통사 라이벌 매치'는 계속 이어졌다. 그 결과는 SKT T1에게 웃어주고 있다. 2015 롤챔스 스프링 시즌부터 섬머 시즌까지 SKT T1은 kt 롤스터를 상대로 9승 3패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라이벌 구도는 이런 상대 전적 등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SKT T1과 kt 롤스터의 대결은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내곤 했다. 그렇기에 '이통사 라이벌 매치'라는 멋진 타이틀이 걸린 것 아닐까.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결승전 경기 일정

SKT T1 vs kt 롤스터(8월 29일(토) 오후 5시)
5판 3선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