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이 처음으로 주최하는 '인벤 게임 컨퍼런스 2015(이하 IGC 2015)'가 2일, 경기도 판교의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최됐습니다. 그 기념비적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인디 게임 기획'으로 마프게임즈 김동준 대표의 강연이 준비되었는데요. 마프게임즈의 모바일 인디 게임 '중년 기사 김봉식' 개발 당시 상황과 함께, 어떻게 하면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인디 게임'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 직접 들어봤습니다.

▲ 마프게임즈 김동준 대표



"정말 많은 인디게임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실제로 매출을 올리는 회사는 몇 안 됩니다. '인디 게임 전성시대'라고 하지만,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인디 게임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는 것이 현실이죠"

김동준 대표는 강연에 앞서, 현재 국내 인디게임 시장의 현실에 대해 밝혔습니다. 실제로 모바일 앱 마켓을 검색해보면 매출 순위 200위 내에 존재하는 인디게임은 3개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죠.

하지만 그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는 게임들이 있었습니다. '길 건너 친구들', '배드랜드', '모뉴멘트 밸리'와 같은 게임들이 이에 속하죠. 김동준 대표는 이와 같은 게임들이 '게임을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렸거나, 전에 없었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합니다.

▲ 예술의 경지에 이르는 게임들을 개발하기 위해선 이러한 마음 가짐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도 해봤죠.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잘 안되더라고요. 계속되는 실패의 원인을 생각해보니, 시장에의 접근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에게는 낭만이나 예술이 아닌 '처절함', '생존', '투쟁'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했던 거죠."

그는 계속되는 실패 이후 마음가짐을 달리하고, 게임이 성공하지 못하면 밥을 굶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게임을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나온 그의 게임들은 나름의 성과를 이뤄냈죠. 그의 인디 게임에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했던 것은 처절한, '극한'의 상황에 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중년 기사 김봉식'을 개발할 당시 저는 자신에게 꼭 지켜야 할 4가지 미션을 부여했어요. 첫째는 독특한 컨셉, 새로운 게임방식, 재미라는 '인디 게임 성공요소 3가지'를 꼭 갖출 것, 두 번째는 무조건 한 달 이내에 만들 것, 세 번째는 다운로드 10만 건 달성, 마지막은 '매출 1억 원 달성'이었죠."

▲ 김동준 대표가 '중년기사 김봉식'을 만들 때 다짐한 4가지 목표

"가장 먼저 게임의 컨셉을 기획할 때 문제였던 것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스토어에 새롭게 올라오는 게임들을 닥치는 대로 플레이했죠. 신선한 게임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요."

"이외에도 차별성을 주기 위해 다른 '클리커' 게임에서 선택하지 않은 '횡 스크롤' 방식을 채용하고, 우리만의 색깔을 넣기 위해 재미있는 대사를 중얼거리는 주인공까지 추가해, 그저 멍하니 기다릴 뿐만 아닌 '보는' 재미까지 제공했습니다. "


그는 다른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빌려, 자신만의 색을 입혔다고 말합니다. 이미 시장에 공개되어 많은 유저들의 검증을 받은 게임들의 강점만을 빌리면서도, 차별화를 잊지 않았죠.

하지만 그의 노력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인디게임 성공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독특한 컨셉과 독특한 제목'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임 개발은 계속 진행 중이었지만, 마땅한 컨셉이 떠오르지 않았던 그는 고민 끝에 커뮤니티 사이트의 힘을 빌리기로 했고, 네티즌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뜨거웠습니다. 게임의 타이틀인 '중년 기사 김봉식'도 이러한 네티즌들의 도움으로 정해지게 되었죠.

▲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 여러가지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 '커뮤니티 사이트'의 활용도 이 중 하나.

처음 설정했던 '인디 게임의 성공 요소 3가지 추가'를 달성한 그의 다음 작업은 '한 달 안에 완성하기'였습니다. 이때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게임에 '없어도 무방하지만, 있었으면 좋겠다.'정도의 여러 가지 기능들을 포기했다고 말합니다.

"UI 형태의 통일, 연출의 최소화, 디자인 분담, '필수 불가결한 것이 아니라면 모두 빼자'는 마음가짐은 모두 '한 달 안에 완성하기'라는 초반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타격 시 몬스터가 반응하는 애니메이션을 넣는 등, 연출을 살리기 위한 여러 가지 추가 작업이 필요했지만, 그는 '한 달 완성'의 목표를 위해 '몬스터가 동면 중이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다'라는 설정을 갑자기 끼워 넣으면서까지 불필요한 과정을 최소화시켰습니다.

▲ 성공을 위해서 때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결국, 저희는 한 달 만에 게임 출시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습니다. 더 많은 다운로드를 발생시키기 위한 마켓 평점, 리뷰 관리가 필요했죠."

"출시 초반 한 달간은 정말 하나의 의견에도 빠짐없이 답글을 달았어요. 복사 붙여넣기 없이 전부 다요. 정말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한 명의 팬이 100명의 일반인보다 소중하다'는 말을 기억하며 고객 응대에서는 항상 불평 없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결제 문제로 격분한 고객에 대해 사과와 환불은 물론, 작은 선물까지 같이 전했더니 더 큰 고객이 되었다는 과거 사연을 덧붙여 소개했죠.

이외에도 그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유저 단체 채팅방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유저와 소통하고 있고, 이러한 행동은 전부 이후 개발할 차기작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정성은 통하기 마련입니다. 그가 사용한 다양한 소통 방식들.

"최종 목표인 매출액 달성을 위해서는 꾸준한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5개월간 95회의 업데이트가 진행됐고, 앞으로도 계속 추가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년 기사 김봉식'의 '목표 매출액 1억 원' 달성을 성공하게 한 그들만의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초반 보석 밸런스 오류로 자칫 추가적인 수익이 발생하지 못할 수 있었던 위기도 있었지만, 이때 그들은 기존의 방식을 수정하기보다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 추가함으로써 유저들의 참여를 더 이끌었죠.

"결국 우리는 애초에 기획한 모든 미션을 달성했고,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인디게임'으로 살아남는 것에 성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