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장에서 해외로 진출한다고 하면 대부분이 중국, 일본 혹은 동남아 지역을 말한다. 혹은 북미이거나. 한국 온라인 게임과 더불어 모바일 게임들이 활발히 수출되고 있지만, 의외로 '개척하기 어렵다'라고 인식되는 곳이 있다. 바로 유럽 시장이다.

한국에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게임 개발 부문에 있어 풍부한 유산과 창조적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은 게임 산업의 발생지이다. '리틀 빅 플래닛'을 개발한 미디어 몰큘과 '울펜슈타인'을 만든 스플래시 대미지, 그리고 '캔디 크러시 사가'의 킹 등이 모두 영국 게임사이다.

영국은 세계에서 6번째로 큰 게임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 게임시장은 영국 GDP에 10억 파운드(약 1조 7천억 원)의 기여를 하고 있으며, 12,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250개 이상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와 수 많은 소규모 게임 개발팀을 보유하는 등 유럽에서 가장 큰 게임 개발 커뮤니티를 확보하고 있다.

비즈니스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영국은 R&D(연구개발)에 세금 공제, 2013년부터 시행된 게임 개발 분야의 새로운 게임 세금 공제와 같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에만 40 억 파운드(약 7조원)의 예산이 게임 부문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주한 영국대사관의 영국 무역투자청(UK Trade&Investment) 투자팀은 영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거나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는 외국 기업들을 지원한다. 법률과 비자 관련 자문, 업계의 전문가와의 연결은 물론이며 맞춤형 시장 조사 데이트도 무료로 제공한다.

작년에 이어 영국 게임사들이 올해 지스타 B2B관을 통해 '영국공동관'으로 참여했다. 그곳에서 UKie(UK Interective Entertainment)의 CEO인 '조 트위스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2012년부터 영국의 게임 및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한 비영리 무역협회인 UKie의 CEO로서 활동해 오고 있다.

▲ UKie '조 트위스트' 대표



Q.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영국 게임협회, UKie의 대표인 '조 트위스트'입니다. 예전에는 영국 채널4(Channel4)의 교육 담당 위임 에디터로 재직하면서 '배틀프론트2'와 같이 브라우저에서 무료로 즐기는 게임이나 iOS게임, 각종 소셜 미디어 프로젝트를 위임해 진행한 바 있습니다,

또한, BBC엔터테인먼트&스위치의 멀티플랫폼 위원, BBC 뉴스의 기술 분야 리포터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2012년부터 CEO를 역임해오고 있으며, 영국 게임사들의 해외 진출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Q.한국에서는 아직 영국 게임 산업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많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에만 40억 파운드가 디지털 게임에 소비되며, 세계에서 6번째로 큰 게임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영국 게임 시장에 대해 자랑 해주세요.

영국에만 2천개의 게임사가 있으며, 전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국 게임사의 약 75%가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어요. 하지만 콘솔 게임과 PC게임은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만큼, 탄탄한 실력을 가진 곳도 많습니다.

콘솔과 PC 게임에서 시작된 영국 게임시장은 현재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이며, 유럽시장과 동시에 아시아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Q.영국 게임시장이 규모가 상당한데요. 그렇다면 영국에서 '게임스컴'과 같은 행사가 열릴 법도 한데요?

런던은 영국의 게이트웨이이자 금융의 허브이기도 합니다. 많은 게임사들이 런던에 많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런던 게임 페스티벌'이 존재했습니다. 지금은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런던 시장이 이와 관련해 많은 힘을 쓰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게임 시장에 협조하고 있다고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Q.영국 게임사하면 대표적으로 '킹(King)', '미디어 몰큘' 등이 떠오르는데요. 그 외에 영국 게임사로 어떤 곳들이 있을까요?

요즘은 특히 모바일 게임사가 많은데요. 스페이스APE라던가 US TWO, 스플래시 대미지 등이 있습니다. 전세계로 진출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사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방식은 클러스터를 만들어서 큰 기업 뿐만이 아니라 작은 기업들이 서로 도와주고 서포트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Q. 한국의 경우 온라인 게임 중심의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비중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도 동일한가요?

유니티 엔진이 어느 플랫폼에나 쉽게 호환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런 게임 산업에 대해 상당히 많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조건만 맞는다면 25% 세금을 돌려주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세금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으로 2011년에서 2013년도 사이에 특히 모바일 게임사가 급증했는데요. 약 22% 가량 성장했습니다. 모바일 게임이 기존 게임 플랫폼보다는 진입 자역이 낮기 때문에 접근성이 용이한 것도 있고요. 영국에는 콘솔이나 PC 게임을 만들던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토대로 퀄리티 높은 게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게임 장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현재 영국 전체 게이머의 52%가 여성이에요. 과반수가 여성인데요. 모바일 게임이 급성장하면서 '캔디크러시 사가'나 '모뉴먼트 밸리' 등의 게임이 다수 출시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에 지스타에 참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한국 게임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스타에는 올해로 두 번째 방문인데요. 영국 문화부 장관이랑 같이 한영 창조산업의 기조강연자로 왔었습니다. 서울과 부산에서 영국 정부가 어떻게 게임 산업을 지원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아시아 시장의 게이트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창의성과 한국의 퍼블리싱이 만나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Q. 작년에 지스타를 방문했을 당시 성과는 어떠했나요?

작년에 지스타를 방문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좋은 딜이 있었고 많은 한국 게임 관계자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18개 기업이 참여했었는데 성과가 상당히 좋았죠. 그래서 몇몇 기업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방문했습니다. 작년에 시작했던 파트너사와의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온 기업도 있고요.


Q.한국 게임 시장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 나요? 시장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과 더불어 성장 가능성 등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한국 게임 역사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영국에서는 태블릿을 통해서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합니다. 한국에서 어떤 식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전체적인 게임 산업 역사가 어떻게 되는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하면 흔히들 생각하는 것이 '셜록 홈즈'나 '제임스 본드'인데요. 이러한 것들이 현재 영국의 브랜드가 되었어요. 이 부분을 게임으로 만들어서 아시아에 진출할 경우,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궁금하기도 하고요.


Q. 요즘은 게임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시작하는데요. 일반적으로 가장 쉽게 생각하는 시장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입니다. 그 다음으로 북미를 생각하죠. 유럽에 진출은 하고 싶지만 어떻게 컨택해야 할 지를 몰라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 사람들에게 영국 게임시장에의 진출 방법에 대해 간단히 조언해 주세요.

영국은 유럽의 게이트웨이입니다. 금융산업의 중심이기도 하고요. UKie와 같은 게임 협회들이 해외에서 오는 기업도 받아서 다양한 곳과 연결시켜 주고 있습니다.

영국 무역투자청에서도 게임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들을 연결시켜주고 있습니다. 정부가 게임 산업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기에 쉽게 진출할 수 있습니다. 영국으로 들어오세요. 유럽 시장으로의 게이트웨이가 열릴 것입니다.

한국 기업의 경우 영국 대사관 쪽으로 연락하시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Q. 영국의 경우, 무역투자청 투자팀에서 영국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외국 기업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한국 게임 개발사가 영국 게임 시장으로 진출할 경우 어떤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영국에서는 특히 세금 감면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어떤 곳보다도 좋은 혜택을 선사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즈니스를 정착하는데도 영국이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영국에는 PR부터 마케팅 등 각 분야별로 다양한 기업이 자리하고 있어, 네트워크가 거대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국 내 뿐만이 아니라 유럽 시장이 연결되기 때문에, 투자자를 찾는 데도 도움을 손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 전공이나 디자인 전공 등과 관련해 영국 내에는 좋은 대학교가 많은데요. 이런 인재들을 연결해서 소개시켜줄 수도 있죠. 다른 무엇보다도 런던은 이미 국제 시장이라는 점이 강점입니다. 그래서 내부나 외부 모든 방면에서 접근성이 좋습니다.



Q. 한국에는 셧다운제와 같이 게임 산업을 규제하는 제도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게임을 마약과 동등하게 취급하면서 중독물질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영국 정부의 게임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요? 나아가 조 트위스트 대표님이 생각하는 '게임'이란 무엇인가요?

영국 정부는 게임을 중요한 산업 중 하나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활성화 시켜줄 산업으로 말이죠. 게임은 오락 뿐만이 아니라 교육이나 훈련 등 다양한 방면에도 사용되고 있어요. 문화적으로도 게임은 필름이나 TV, 음악처럼 굉장히 중요합니다.

UKie는 업계 관계자 외에도 장관이나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교육을 해서 게임 산업에 대해 잘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죠. 그들이 정책을 결정할 때 신중하게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말이에요.

저희는 나아가 'Ask about games.com'이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자녀가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지, 얼마동안 하는지 등의 정보를 알 수 있는 곳이죠. 자율 규제적인 측면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불필요한 장벽은 원하지 않습니다. 게임 산업을 독려하려고 하죠. 게임사에 자율성을 주돼, 책임감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성장도 이루도록 말이죠.

게임은 근본적으로 '교육'이자 '사람들의 삶을 바꿀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오락적인 요소도 있지만 교육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죠. 지금까지의 TV나 영화에서 존재했던 테크놀로지에 새로운 창조성이 더해진 것이 '게임'이라고 봐요.


Q. 마지막으로 영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꿈꾸는 한국 개발사들 및 영국 게임사 취업을 희망하는 예비 개발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영국에는 게임잼(Gamejam)이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그들 스스로 게임을 기획하고 제작하며, 결과물을 퍼블리싱해서 많은 이들에게 선보입니다. 이러한 모임을 통해 네트워크도 넓혀갈 수 있고요. 온라인을 활용해서 소셜 미디어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가는 것도 좋습니다.

학생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어요. 남들과 다른 걸 만드는 걸 두려워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