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행된 업데이트에서 로마의 고유 직업인 검투사가 크게 상향됐습니다. '검투사의 방어'로 증가하는 방어력이 200에서 500으로 오르고 '돌진 베기'의 사정거리가 20m로 증가하는 등, 전체적인 성능이 많이 증가했는데요, 여러 수치가 증가하긴 했지만 직접 체험해보기 전까지는 뭐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잘 알 수 없죠.

그래서 2월 7일, 검투사가 열리는 고전시대에 맞춰 판게아 2주 세션의 로마를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다른 문명에 비해 고유 직업이 별로 좋지 않았던 로마, 이번 상향으로 다른 문명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고유 직업을 받게 되었을까요?




■ 초반 강국 아즈텍! 그에 반격하는 로마의 운명은?

2월 6일에 열린 판게아 2주 01세션의 로마는 초반부터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우선, 설날 연휴라서 인구가 별로 없었고 초반 강국인 아즈텍이 옆에서 활발하게 견제를 들어왔기 때문이죠.

어떻게든 중앙 지역까지 확장을 해보려 했으나 첫날 공방전에서 아즈텍이 거세게 밀고 들어오는 바람에 본토를 방어하기도 급급했습니다.

아래에서는 이집트와 중국이 열심히 싸우고 있는 것 같았지만 눈앞에 닥친 아즈텍을 상대하느라 다른 문명이 돌아가는 상황을 신경 쓸 수가 없었죠. 도시가 파괴되는 걸 막기 위해 산맥 위쪽에 설치한 감시탑과 병원을 지켜내는 것도 힘에 겨웠습니다.


▲ 거침없이 치고 들어오는 아즈텍, 곰전사는 역시 무섭습니다.




■ 공방전 시작! 상향된 검투사의 전투 능력은?

2월 7일 공방전이 시작하기에 앞서 로마는 본토의 도시를 탈환하기 위해 병력을 모읍니다. 각 길드에서 인원을 최대한 끌어모아 산맥 위에 집결했는데 인원이 조금 부족해 보이긴 하네요. 그래도 어쩔 수 없죠! 공방전이 시작하는 오후 8시, 산맥 위에서 대기하고 있던 로마인들은 자국의 도시를 탈환하기 위해 아즈텍의 빌로코니움으로 밀고 내려갑니다.

저 앞에 성문이 보이고 근처의 감시탑을 공격하기 시작하자 아즈텍인들도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공성전이 열리기 전에 산맥 위에서 대기하고 있던 걸 아즈텍에게 들켰던지라 아즈텍도 준비를 철저히 한 것 같습니다.

첫 전투는 아즈텍의 도시에서 시작했지만, 인구수에서 차이가 났던 탓인지 점점 진영이 밀리면서 전투는 산 위에서 벌어지게 됩니다. 도시를 끼고 싸우는 '공성전'이 아니라 그냥 '싸움'이 되어 버렸죠. 이렇게 헛되게 시간을 보내다가는 도시 재건이 물 건너가게 될 것 같아 소수 인원으로 별동대를 꾸려 다른 방향에서 도시를 공격해보기도 했지만, 수성이 상향돼서 한층 강력해진 NPC의 벽에 부딪혀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가고 맙니다.



▲ 인원수에서 밀리면서 전투는 산 위에서 벌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첫 번째 공방전에서는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습니다. 야심 차게 준비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둘 이상의 길드가 모였는데도 도시 하나 빼앗지 못하고 공방전이 끝나버려서 다들 아쉬워하는 찰나에, 첫 번째 공방전이 끝난 직후 검투사가 열립니다.

검투사가 개방되면서 침체할뻔한 문명의 분위기는 한층 달아오릅니다. 다른 문명에 비해서 고유 직업의 힘이 약해서 약간 손해 보는(?) 느낌으로 공방전을 치러야 했던 로마였기에 그 기대감은 한층 더 높았습니다.

기자도 곰전사/주술사에서 검투사/궁수로 직업을 바꾸고 장비도 새로 맞춰서 다음 공방전을 준비했습니다. 제작 장인들은 길드 채팅으로 로마의 고유 무기 '거장의 잿빛 죽음'을 만들면서 아이템은 미리 보내 줄 테니, 제작 재료는 오늘 중으로만 보내달라는 등 공방전의 승리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마다치 않았습니다.

그렇게 1시간이 흐르고 다시 시작한 공방전, 전원 검투사로 무장한 소수의 로마인은 마치 영화 '300'에서 스파르타! 를 외치는 정예 전사들이 된 것 같았습니다. 자국의 도시를 지키는 것이 아닌, 빼앗긴 도시를 되찾는 것이긴 했지만요. 아무튼, 드디어 아즈텍의 곰전사와 한판 붙을만하게 됐다고 생각하며 패기 있게 도시로 돌격했습니다.

로마의 검투사와 아즈텍 곰전사와의 대결, 아즈텍의 녹색 불곰을 상대하던 검투사들은 곧이어 최적화된 사냥 방법을 익힙니다. 그것은 바로 7-2-3-1-1, 즉 "절명의 일격(7) - 돌개 베기(2) - 최후의 일격(3) - 회전 베기(1) - 돌진 베기(1)" 콤보로 검투사의 반격 태세와 일반 태세를 넘나들며 기술을 한꺼번에 쏟아 부어 적을 그로기, 넘어진 상태로 만들면서 폭딜을 퍼붓는 것입니다.



▲ 검투사는 7-2-3-1-1을 기억하세요!


하지만 이 기술 콤보는 몰려드는 적을 효과적으로 상대하지는 못했습니다. 어디까지나 '단일 대상'을 공격하는 기술들이었으니까요. 이집트의 미늘창병이나 화염방사병, 혹은 중국의 척탄병같이 여러 명의 적을 상대하는데 특화된 직업이라기보다는, 중국의 무투가나 아즈텍의 곰전사처럼 소수 교전에 특화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층 강화된 고유 직업으로 무장하긴 했지만 인원수는 여전히 부족했던 로마는 다시금 밀리기 시작합니다. 이전 공방전과 마찬가지로 도시가 아닌, 산 위에서 서로 밀고 밀리며 대치전을 벌이게 되죠.

이번 공방전까지 도시를 복구하지 못하면 다음 날 공방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다시 전열을 재정비하고 해안가의 '시르세이'에 기습을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로마 바로 아래의 '아르피눔'까지 빼앗겨버리고 말았죠.


▲ 옆 도시 아르피눔까지 빼앗겨 버리고 맙니다.


고유 직업이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인원수의 차이는 극복할 수 없는 걸까요? 다수의 아즈텍에 맞서서 최대한 분발해보긴 했지만 결국 도시 하나를 더 내준 채로 공방전이 종료되고 맙니다.

그래도 설날 연휴를 맞이해서인지 끝날 때는 새해 복 많이 받고 명절길 조심하라면서 훈훈하게 끝날 수 있었습니다. 다들 로마를 위해서 너무나 고생했고 열심히 싸웠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모든 공방전이 종료되고 이대로 게임을 종료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웠던 로마는 아즈텍에 자그마한 복수를 합니다. 비록 도시를 점령하진 못했지만, 도시 사이의 그리드를 모두 로마의 땅으로 만들어놓습니다.


▲ 도시를 점령하는 건 자유지만,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건 아니란다.


판게아 2주 01세션은 이제 시작입니다. 비록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던 로마지만, 아즈텍의 초반 기세가 수그러들면 재건의 기회를 가질 수 있죠. 2주간 진행되는 판게아에서 로마도 다른 문명과 어깨를 나란히 할 강국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