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3일, 워게이밍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은 호주 전차 AC1의 복원 완료를 기념하며, 호주 케언즈에 위치한 '호주 기갑 포병 박물관'에서 이를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워게이밍과 호주 기갑 포병 박물관이 함께한 이번 'AC1 센티넬 프로젝트'는 2차대전 당시 호주가 처음 생산한 중형 전차 AC1에게 고향의 새 보금자리를 선사함과 동시에, 세상에 단 세 대밖에 존재하지 않는 전차를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사립 박물관에 전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행사를 통해 워게이밍은 "전차 수집가 '자크 리틀필드(Jaque Littlefield)'로부터 AC1을 구입하는 것부터, 텍사스에서 호주까지 전차를 운반하는 것, 그리고 호주의 검역 절차 등 여러 우여곡절 끝에 약 2년 만에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 3인의 관계자를 만나 센티넬 프로젝트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알렉스 봅코 - "2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 정말 기억에 남을 것"

▲ 알렉스 봅코(Alex Bobko) 글로벌 마케팅 프로젝트 총괄

알렉스 봅코(Alex Bobko)는 워게이밍 글로벌 마케팅 팀의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주로 이번 센티넬 프로젝트 같은 글로벌 이벤트를 기획하고, 또 실제로 이루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팀은 워게이밍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 부서들과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

먼저, 센티넬처럼 세상에 몇 대 남아있지 않은 전차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였다. 그렇게 프로젝트에 대해 회의를 하던 중 '이왕 전시를 한다면 이 전차의 고향을 찾아주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 세계 어디에서 전시를 하든 이 탱크의 고향을 찾는 것만큼 의미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2년 만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게 되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센티넬 탱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독일이나 러시아의 탱크는 아주 유명한 편이지만, 호주가 탱크를 만들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호주도 전차를 생산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기도 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했는데, 어떤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듣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호주 국경에 센티넬이 도착했을 때, 다른 나라로부터 씨앗이나 곡물 등이 호주 내로 들어올 수 없도록 검역 절차를 밟아야 했다. 호주가 자국의 생태계에 대해 상당한 신경을 쓰는 나라인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우리는 센티넬의 부품을 하나하나 분해한 뒤 씨앗 한 알 나오지 않을 때까지 세척을 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그 밖에도 우여곡절은 많았는데, 텍사스주에 있는 '자크 리틀필드'의 소장품은 주로 산꼭대기에 전시되어 있어서 그걸 가지고 내려오는 것도 험난한 작업이었다. 또, 엔진이 고장 난 상태여서 항상 리프트를 이용해 운반해야 했던 문제들도 있었다.


▲ '센티넬의 여정'은 추후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공개될 예정


센티넬의 고향을 찾아줄 생각으로 탱크를 구입했나, 아니면 탱크를 먼저 구입하고 나서 고향을 찾아줘야겠다고 생각했나.

일단 2014년에 탱크를 먼저 구입했고, 그다음 어디에 전시를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일까 생각을 많이 했다. 센티넬을 구입했던 결정 자체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희귀한 탱크를 선보이려는 목적이었기 때문에, ‘어디’에 전시할지는 그 이후에 생각을 했던 것이다.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는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다가 ‘이 탱크의 고향인 호주에서 전시를 하면 어때?’ 라는 생각이 떠오른 거다. 호주가 2차대전에 처음 생산을 시도했던 첫 탱크이니, 호주만큼 전시하기 적당한 장소가 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T-34 같은 전차는 러시아 어느 동네를 가도 볼 수 있을 만큼 흔하지만, 그에 비하면 센티넬은 정말 희귀한 탱크다. 그래서 탱크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고향에 전시가 된다면 더욱 의미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약 2년에 걸친 프로젝트의 끝에 여기, 케언즈 기갑 포병 박물관에서 일반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호주 커뮤니티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들었다. 어떤 방면에서 도움이 되었나?

월드 오브 탱크 호주 커뮤니티는 아시아 지역 2~3위를 다툴 정도의 규모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소통이 열정적이기도 하고, 우리가 이런 이벤트를 기획할 때도 많은 피드백을 보내주는 편이다.

사실, 케언즈에 기갑 포병 박물관이 존재한다는 것도 호주 플레이어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이다. 워게이밍에서 전차의 고증을 맡고 있는 니콜라스가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 호주 게이머로부터 메시지를 받았고, 여러 연락이 계속된 결과 이곳에 센티넬을 전시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호주 플레이어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다.


글로벌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플레이어들과 소통을 자주 하는 편인가?

이벤트에 관한 많은 아이디어를 플레이어들로부터 받는 편이다. 지난번에 진행했던 로드쇼 같은 이벤트도 플레이어들로부터 받은 아이디어로 기획되었다. 게임을 즐기고 있는 플레이어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말이나 아이디어에 많은 귀를 기울이려고 한다.

이벤트 기획과는 별개로, 이번에 진행된 9.14 업데이트 또한 커뮤니티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많이 적용했다. 새로운 사운드와 물리효과 등, 많은 게이머들이 바라던 요소에 대한 대대적인 패치가 진행되었다.


센티넬은 예전에도 판매했던 것 같은데, 다시 판매가 시작되면 항시적으로 판매되는 건가?

이전에도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 등을 통해 며칠간 센티넬을 선보인 적이 있었지만,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을 기념하면서 다시 판매를 시작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

인 게임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센티넬 탱크와 골드, 그리고 호주 위장 등 다양한 아이템이 포함되어 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신다면 좋겠다. 다만, 항시적으로 판매되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 한동안은 판매되지 않을까.


앞으로도 이런 프로젝트가 기획된 것이 있다면 살짝 알려달라.

당장 계획된 프로젝트는 없다. 하지만 전 세계 큼직한 군사 박물관들과 꾸준한 연락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



니콜라스 모란 - "실제로 보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것"

▲ 니콜라스 모란 워게이밍 군사 전문가

니콜란스 모란(Nicholas Moran)은 워게이밍 아메리카에서 전차와 전쟁사와 관련한 고증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미군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으며, 'The Chieftain'이라는 닉네임으로 전차 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또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꾸준히 전차 관련 비디오도 업로드하고 있다.


'치프틴' 이라는 닉네임으로도 유명하다고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내가 태어나서 처음 몰아 본 탱크가 영국의 ‘치프틴’ 전차였다. 둘째로,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너무 멋지지 않나. 10살이 되고 나서부터 누군가 전차를 한번 그려 보라고 하면 치프틴만 계속 그렸던 기억이 있다. 마지막으로, 아일랜드 계통으로서 치프틴은 켈트 신화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치프틴'은 내 인생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전차의 고증과 관련된 어떤 일을 주로 하는지 궁금하다.

주로 전차와 역사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고, 기록을 보관하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개발자들이 탱크를 좀 더 사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기도 하고, 'The Chieftain's Hatch'라는 웹페이지를 통해 밀리터리 칼럼과 비디오를 게재하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월드 오브 탱크' 내의 고증에 대해서는, 물론 현실에서는 HP나 조준선 같은 게 없어서 게임과 상당 부분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게임 속 기본적인 전략이나 탱크를 모는 방법 등은 현실에서도 그대로 적용이 가능한 것이 몇몇 있다. 가령, 현실에서도 지형을 이용해 탱크를 잘 안 보이도록 움직여야 하는 것 말이다. 그리고, 웬만하면 게임에서 하면 안 되는 행동들은 실제로 탱크를 몰 때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 그가 운영하고 있는 'The Chieftain's Hatch', 한글은 지원하지 않는다


군사 전문가로서, 오늘의 주인공 '센티넬'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우선, 1940년에 호주는 자체적으로 탱크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계기는 이전까지 호주가 전차를 공급받던 영국이 북아프리카와 프랑스 전투 등지에서 많은 양의 탱크가 필요했기에 더 이상 호주에게 전차를 공급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후 호주는 영국 대신 미국을 통해 전차를 들여오고자 했지만, 당시 미국은 한창 M3를 개발 중인 상태였기 때문에 결국 호주는 자체 생산을 결심하게 된다.

문제는, 호주가 그전까지 탱크를 단 한 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데 있었다. 결과적으로 탱크를 생산해 본 경험이 있는 일반적인 국가에 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센티넬을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 1942년 7월에 첫 센티넬이 세상에 나왔는데, 그 당시에도 이미 구식 전차가 되어버린 것이다. 장갑은 괜찮았지만, 기동성이 전혀 괜찮지 못 했다.

때문에 센티넬은 총 65대가 생산되었지만 훈련이나 영화 촬영에만 사용되었을 뿐, 실전에 배치된 적은 없었다. 게다가 미국이 M3를 한 달에 100여 대씩 생산해내기 시작하면서 호주에도 M3 전차가 공급되기 시작했고, 결국 센티넬은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 수밖에 없었다. 그 많은 수고와 노력을 들였지만, 결국 미국의 더 좋은 전차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 미국의 M3가 호주에 배치되면서 AC1은 잊히게 되었다


센티넬이 당시에 한 번도 실전에 배치되지 못했다고?

그렇다. 아까도 말했듯이 장갑은 괜찮은 편이었지만, 조작하기 편리한 탱크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영국에서 한 번 탑승할 기회가 있었는데, 내부가 잘 디자인된 탱크는 결코 아니었다.

실전에서 전투를 치렀다면 글쎄, 당시 일본군 전차와는 비등하게 싸웠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전에서 전차가 싸움을 벌일 땐 물류나 보급 문제 등 게이머들이 흔히 생각하는 장갑이나 화력 이외에도 참고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런 제반 사정을 모두 고려해 본다면 센티넬이 실전에 배치가 되지 않은 것은 오히려 다행일 정도다.


그렇다면, 게임에 등장하는 센티넬은 동급 전차에 비해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나?

앞서 말한 센티넬의 실전에 관한 얘기는 모두 제반 상황을 고려했을 때의 얘기다. 보급이나 물류, 상대방 전차의 위치나 보급로 같은 부분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게임 속에서라면 센티넬도 충분히 탱크 하나의 몫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같은 티어의 마틸다와 비교를 해보자면, 더 빠르고 날렵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만한 탱크다. 하지만 속도가 빠른 대신 마틸다보다 화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떨어지는 화력을 기동성으로 보충하는 탱크라고 보면 된다.

모든 탱크가 다 비슷하겠지만, 센티넬은 동급 티어 탱크를 상대할 때 적당한 성능을 보여준다. 하지만 티어6 같은 높은 등급의 탱크를 만나게 된다면 아마 힘든 전투가 될 것이다. 실제 센티넬이 그랬듯이, 1942년에 생산된 탱크는 그 후에 생산된 미국이나 독일의 전차보다 훨씬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동급 중형전차 마틸다 및 그랜트와의 화력 및 기동성 비교 (출처: Tanks.gg)


센티넬의 ‘독특한' 부위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대체 왜 저런(?) 모양이 달려있는가?

...그 질문이 왜 안 나오나 했다. 탱크를 이야기할 때는 주로 엔진, 장갑, 그리고 포 이렇게 세 가지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 우선, 센티넬에는 총 세 개의 V8 캐딜락 엔진이 들어간다. 때문에 보다시피 뒤쪽이 상대적으로 좀 길다. 그리고 2.5인치 두께의 장갑, 센티넬은 차체를 단일 주조 방식으로 만든 최초의 탱크였다. 이전에도 주조식 장갑은 존재했지만 여러 부분을 따로 주조해 볼트로 고정하는 형태였지, 일체형으로 주조한 적은 없었다. 다시 말하자면, 장갑은 당시 최고라고는 못해도 괜찮은 수준은 되었다.

마지막으로 포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하는데, 센티넬에는 2파운드 주포와 함께 두 대의 기관총이 탑재되어 있다. 하나는 보다시피 주포 옆에 달려있고, 다른 하나가 그 ‘독특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여타 기관총과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 기관총이 비커스 303인치 기관총이었기 때문인데, 수랭식 기관총의 특성상 과열을 막기 위해 총열에 냉수통(water jacket)이 둘러져 있다. 이 부분을 피격당할 경우 기관총을 못 쓰게 되기 때문에 그 위에 장갑을 덧댄 형태가 지금의 ‘독특한’ 디자인을 완성했다고 보면 된다.

▲ 이 독특한(?) 형상의 정체는 수랭식 기관총이었다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디자인이 크게 와 닿지 않았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독특한 것 같다

그 점이 정말로 중요하다. 인터넷으로 사진을 보는 것과 직접 무언가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정말 느낌부터가 다르다. 사진으로 어떤 감상을 못 느낀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사 하나하나까지도 실제로 보면 그 깊이가 다름을 알 수가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혹은 인터넷 검색을 할 때 필요한 정보는 아닐지라도, 실제로 그 탱크의 디테일을 보게 되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또는 어떤 방식으로 분해와 조립이 가능한지 더욱 자세히 알 수 있게 된다. 개인적으로도 항상 이런 박물관에 방문할 때마다 무엇인가를 새로 배우는 기분이다.


이번 센티넬의 복원 과정에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고 들었다.

우리가 이번에 복원하게 된 센티넬은 일반인의 손에 들어간 뒤에 한참을 트랙터로 일하던 과거가 있다. 트랙터 역할에 불필요한 포탑 부분과 바이저가 제거된 채로 말 그대로 트랙터로 쓰였던 것이다. 그러던 와중 1970년도에 탱크 수집이 산업화되면서 멜버른의 존 벨필드(John Belfield)가 그 탱크를 구매해서 다시 탱크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다른 곳에서 우연히도 센티넬의 포탑을 찾아 결합시켰다.

그리고 이곳에 와서 그 포탑의 진짜 주인이 누군지 알게 됐다. 포탑의 일련번호와 일치하는 차체가 이곳에 있었는데, 바로 이 센티넬 뒤에 보이는 AC4의 모형이 이 포탑의 진짜 주인이었던 것이다. AC4는 말하자면, 한 번도 대량 생산된 적이 없는 탱크다. 여기 있는 AC4는 여러 전문가들이 탱크가 실제로 대량 생산되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제작한 모형이라고 보면 된다.

▲ AC1의 차체를 기반으로 제작된 AC4의 모형

▲ 이 차체가 포탑 부분의 원래 주인이었다


그렇다면, 센티넬 말고 다른 AC들도 아직 세상에 남아있나?

AC(Australian Cruiser)는 개량을 거듭해 AC1 부터 AC4까지 존재했는데, 그중 AC1만을 '센티넬'이라고 지칭하며 현재 센티넬은 아까도 말했지만 단 세 대만 존재한다. 그리고 센티넬이 아닌 나머지 AC들이 또 세 대 남아있어 총 6대의 AC가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지금 우리 뒤에 세상에 남아있는 AC 중 1/3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월드 오브 탱크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1990년대 이후로 한국에 가본 적이 없는데, 조만간 어떤 기회가 생겨서 들러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흑표' 전차를 한번 타보는 것도 내 소원인데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혹시 전차나 전쟁사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물어봐 주길 바란다.



제이슨 벨그레이브 - "센티넬은 호주의 탱크 역사를 보여 주는 상징"

▲제이슨 벨그레이브(Jason Belgrave) 어시스턴트 매니저

제이슨 벨그레이브(Jason Belgrave)는 2014년 개장한 '호주 기갑 포병 박물관'의 어시스턴트 매니저로, 박물관에 새로운 장비가 입고될 경우 누가 사용했고, 어디에 전시된 적이 있으며, 또한 별다른 특별한 마킹이 있는지 검사하는 일을 주로 맡고 있다.


호주 기갑 포병 박물관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호주 기갑 포병 박물관은 지난 2014년 9월 6일 개장했으며, 이곳 박물관장인 '롭 로우덴(Rob Lowden)'이 장비를 수집하고 있다. 롭이 장비들을 수집하기 시작한 지 햇수로는 5년째가 되었는데, 현재 전시되어 있는 115종의 장비 중 약 113개가 모두 그의 것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앞서 말했듯 남반구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사립 전차 박물관이다.


호주가 2차대전 당시 처음 생산한 탱크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기분이 남다를 것 같은데...

정말 기분이 좋다. 우선, 센티넬은 말 그대로 호주 전차의 역사를 설명해주는 상징이다. 이제 세상에 얼마 남지 않은 탱크이기도 하고... 덧붙이자면 이곳 박물관에는 호주 전차 이외에도 대공포나 장갑차, 자주포 등 호주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장비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다. 호주도 이런 장비들을 만드는 데 썩 나쁘지 않았다고 알아줬으면 좋겠다.

▲ 텍사스의 모래바람을 맞아왔던 센티넬은

▲ 이렇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센티넬이 이곳에 도착해서 복원을 마칠 때까지,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언제인가?

역시 모든 복원 작업이 끝나고 전시될 준비를 마쳤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센티넬이 이곳 호주에 오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기도 했지만,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 센티넬의 모습은 텍사스의 모래바람을 맞으며 세월을 보낸 흔적이 역력했다. 이후 이곳의 정비소에서 며칠에 걸쳐 묵은 때를 벗겨내고 새롭게 복원하고, 원래는 없었던 위장까지 도색을 마쳤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부터 궁금했는데, 이곳의 장비들은 모두 작동이 가능한 상태인가?

전부는 아니고 약 60% 정도의 장비는 지금도 작동이 가능하다. 매일 오전에 뒷마당에서 관람객이 장갑차를 타볼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아직 이에 대해 쓴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고 있는 것 같다. 참고로, 이번에 들어온 센티넬의 경우는 엔진과 기어 박스, 배선만 조금 더 신경 쓴다면 충분히 작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평균 관람객은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하다.

평균 관람객은 매 시즌마다 다르다. 케언즈 자체가 휴양지이기 때문인 것도 있고, 2~3월은 많은 관광객이 찾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주말이나 방학 시즌이 되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편이다.


아래층에 사격장이 있던데, 2차대전 때 무기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나?

물론이다. 2차대전 때 사용된 볼트 액션 라이플을 직접 발사해볼 수도 있고, 사냥용 라이플도 준비되어 있다. 사격장은 총기 개인 소지가 불법인 나라의 관광객들이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사격장에 가는 길에 2차대전에 실제로 쓰인 개인화기들도 전시되어 있다.


▲ 물론 가져오진 않았습니다

기념품점에서 다 쓴 탄피를 판매하고 있더라. 혹시 한국에 가져갈 수도 있을까?

나라마다 법이 다르기 때문에 장담은 못 하겠다. 하지만 판매대에 적혀있는 대로 다 쓴 탄피는 장식물로 쓰이기도 하지만 다시 실탄으로 만들 수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사실, 이주 전부터 탄피를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가격이 저렴해서 상당히 인기가 많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기갑 포병 박물관은 지금도 계속 성장 중이다. 앞으로 2년 동안 총 25종의 전차가 더 들어올 예정이고, 영국과 독일의 희귀한 탱크들 또한 전시될 예정이니, 케언즈에 왔을 때 박물관을 방문하신다면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박물관 바로 앞에서 정차하는 대중교통 또한 있으니 부담 없이 들러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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