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최고 순위 11위. 흔히 모바일 게임에서 성공했다는 게임들의 매출 순위가 10위권 안이라고 했을 때 한 끗 차이인, 너무나도 아쉬운 순위를 기록한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한빛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세계정복'에 대한 얘기인데요.

작년 9월 출시된 '세계정복'은 SRPG 장르로는 드물게도 초반에 큰 인기를 끌었으나 콘텐츠 부족 등의 이유로 빠르게 순위권에서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뒷심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SRPG도 순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었습니다.

이에 한빛소프트 측은 '세계정복2'를 공개하며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전작의 빈약했던 콘텐츠를 확대하는 동시에 턴제 전투 방식, 이른바 택틱스 시스템을 더욱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액션 RPG가 범람하는 이때, 다시 한 번 SRPG로 출사표를 던진 '세계정복2'. 이번에는 과연 부족했던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 '세계정복2'만의 강점은 무엇일지 한빛소프트를 찾아가 선동균 PM과 장동일 PD를 만나 게임에 대한 여러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 선동균 PM(좌)과 장동일 PD(우)


■ 세계정복2 - "유저 피드백을 반영, 더욱 내실을 다지겠다."

Q. '세계정복2'에 대해 얘기하기에 앞서 전작을 얘기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초반에 흥행가도를 달리나 싶다가 이후 순위권에서 빠르게 멀어졌습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장동일 PD : 개발팀의 시선에서 보자면 게임의 콘셉트는 신선했는데 콘텐츠 및 업데이트 같은 뒷심이 부족했던 게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운영 쪽으로는 유저들이 원하던 성장 욕구를 만족 못시켰고 과금 모델 자체가 너무 뽑기 위주여서 유저들이 타 유저와의 격차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쉬웠습니다. 이번 '세계정복2'는 그런 기존에 단점으로 불거졌던 부분들을 대거 개선했습니다.

선동균 PM : 전작은 SRPG를 표방하면서 서비스를 했었습니다. 당시에는 SRPG가 적어서 신선함은 충분히 어필했는데 콘텐츠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매번 같은 콘텐츠만 즐기다 보니 금방 질려했고, 그때 업데이트를 하면서 프로모션을 활발히 했으면 더 인기를 끌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런 아쉬운 부분은 '세계대전2'를 제작하면서 많이 반영했습니다.

▲ 빈약한 콘텐츠가 순위권 진입에 발목을 잡았던 '세계정복'


Q. 단점을 개선했다는 건 뽑기 위주의 과금 모델은 지양한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장동일 PD : 아예 배제했다고 할 순 없지만, 유저들이 스트레스를 받을만한 부분은 최소화하려고 했습니다. 전작에서는 다소 번거롭게 얻어야 했던 영웅들은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게 했고, 영웅 강화의 경우에도 실패가 없어서 강화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했습니다.


Q. 여러모로 전작에 대한 유저들의 피드백을 많이 반영한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세계정복2'가 내세울 장점이 뭔지 궁금한데요.

장동일 PD : '세계정복'이 가진 색이라고 할 수 있는 땅따먹기라는 요소는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거기에다가 싱글플레이를 하면서 느끼는 성장에 대한 단점을 보강했고요. 끝으로는 전작에서부터 유저들이 원했던 실시간 동기화 PvP를 구현했습니다. 이 3가지 콘텐츠가 원활하게 유지된다면 유저들에게 충분히 즐거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지루하다는 단점을 개선했다


Q. 후속작도 나온 만큼 전작이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가요?

선동균 PM : 아직 1편을 즐기는 유저분들도 꽤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이 골수 유저고요. 아무래도 신규 유저 유입이 적다곤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에 서비스 종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강제로 종료해버리면 기존 유저들은 큰 배신감을 느낄 테니까요. 다만, '세계정복2'를 조만간 정식 출시하는 만큼, 기존 골수 유저들을 초대한 형식의 프로모션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자연스레 전작의 유저들이 대거 '세계정복2'로 유입된다면 그때에는 서비스 종료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Q. 유저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했는데 골수 유저를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은 반대로 신규 유저들이 박탈감을 느낄 수 있지 않나요?

선동균 PM : 아이템을 제공한다고 해도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측면에서, 이른바 외형 아이템 등이 될 예정입니다.



■ 단점은 개선, 강점은 강화 - "택틱스 장르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

Q. 후속작이라고 하지만 장르를 바꿀 생각은 없었나요? 여전히 택틱스 장르는 비주류에 가까운데 말이죠.

선동균 PM : 처음 개발할 당시에는 사업적 입장에서도 대세는 역시 액션 RPG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도 유저들이 원하는 장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본다면 오히려 '세계정복2'는 액션 RPG가 아닌 게 오히려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온갖 액션 RPG 게임들이 나오고 있고, 그중에서도 이른바 정상급의 퀄리티가 아닌 이상 성공하긴 힘듭니다. 그 속에서 액션 RPG와는 차별화된 택틱스 장르가 오히려 더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많은 유저들이 이런 택틱스 장르에 향수를 느끼기도 하고요. 그런 유저들의 향수를 모바일 기기에서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동일 PD : 개발팀 입장에서는 택틱스 장르가 비주류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장르가 고착화된 모바일 시장에서 유저들에게 새로움을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생각하니 그게 바로 택틱스 장르였습니다. 그런 생각이 전작을 개발한 계기가 된 듯합니다.

그리고 비주류라곤 했지만, 사실 택틱스 장르가 전 모바일에 접목하기에 좋은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의 조작 문제도 택틱스 장르에선 큰 어려움이 없으니까요.



Q. 여러 애로사항이 있었을 텐데 실시간 동기화식 PvP를 구현한 이유는 뭔가요?

장동일 PD : 어떤 때 게임이 재밌냐고 묻는다면 역시 사람과 함께 할 때 제일 재밌다고 말할 겁니다. 특히 대전에서는 말할 것도 없죠. 유저들도 전작에서부터 계속 원했던 만큼, '세계정복2'에서는 꼭 넣고자 했었습니다.

선동균 PM : 제가 보기엔 모바일 게임에서 택틱스 장르가 가장 실시간 동기화식 PvP에 최적화된 장르가 아닌가 싶습니다. 액션 RPG의 경우는 가상 패드로 조작할 때 실수를 하곤 하죠. 하지만 택틱스 장르는 그런 조작의 실수가 적습니다.

아, 그리고 무선 네트워크가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많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도 해보고, 지하에서도 하는 등 다양한 테스트를 한 만큼 유저에게 만족스러운 네트워크 환경을 제공할 것입니다.


Q. PvP 외에도 다른 부분에서 실시간 동기화 시스템이 들어가는 부분은 없나요?

장동일 PD :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한 번의 다수의 인원이 길드전과 레이드를 한다고 할 때, 그것도 택틱스 장르에서는 긴 시간이 걸릴 겁니다. 만족감을 느끼면 좋겠지만 반대라면 매우 지루하고 긴 시간이죠. 저희는 유저들이 그런 경험을 하길 원치는 않았습니다. 현재로는 유저 PvP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여담이지만 결투장, 정복 모드, 모험 모드 등의 모드를 만들어 유저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는데요. 여기서 각각 다른 장비들을 획득할 수 있으니 골고루 즐기시길 바랍니다.

▲ 이제는 다른 유저와 실시간으로 PvP를 펼칠 수 있다


Q. 자동 전투가 이제는 필수라곤 하지만 택틱스 장르와는 다소 안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자동 전투를 넣은 이유가 있나요?

장동일 PD : 내부적으로 자동 전투를 넣을지 말지 논의가 오갔었습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유저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면 된다는 거였습니다. 자동 전투는 분명 편하긴 하지만 그리 똑똑하진 않습니다. 느리더라도 편하게 하고자 한다면 자동 전투를, 스스로가 빠르게 전투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수동 전투를 하면 됩니다.


Q. 원화들 역시 새롭게 바꿨습니다. 작풍이 바뀌었던데, 이유가 있나요?

장동일 PD : 전작의 경우 캐릭터 모델링이 병과를 바탕으로 고정돼 있었습니다. 일러스트로만 영웅들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는데, '세계정복2'는 모델링은 물론이고 원화들도 새롭게 함으로써 전작과의 차별성을 두고자 했습니다. 등장하는 모든 영웅의 원화와 모델링은 전부 새로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원화는 물론이고 모델링까지 전부 새로 만들었다


Q. '세계정복2'하면 다양한 영웅들이 등장하는 게 특징입니다. 현재 구현된 영웅과 앞으로 추가될 영웅은 얼마나 있나요?

장동일 PD : 총 100종 이상의 영웅들이 등장할 계획이고요. 현재 만들어진 영웅은 한 40~50종 정도 됩니다. 오픈 당시로는 30종 정도가 나올 겁니다. 수집 요소가 중요하긴 하지만 너무 많으면 많은 데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보니 차례대로 수를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Q. 스타트를 어떻게 하냐도 중요하지만, 뒷심도 못지않게 중요하죠. 향후 업데이트될 콘텐츠들은 뭐가 있나요?

장동일 PD : 당연한 얘기가 되겠지만, 커뮤니티 기능으로 길드 시스템이 업데이트될 겁니다. 그리고 이후 길드를 중심으로 한 레이드나 길드전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 외로는 도전의 탑이나 요일 던전들 역시 속속들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 대규모 마케팅 NO! - "역사 속 영웅들이 홍보 모델"

Q. 액션 RPG 장르는 사방이 라이벌인데, '세계정복2'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게임은 어떤 게 있을까요?

선동균 PM : 비슷한 장르로 '슈퍼 판타지 워'가 있는데요. 아마 출시 시기가 겹쳤다면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서 라이벌로 꼽기 애매한 거 같습니다. 굳이 라이벌을 꼽기보다는 택틱스 장르에서 1위를 하는 게 목표입니다.


Q. 여전히 마케팅 전쟁이라고 할 정도죠. '세계정복2'는 어떤 마케팅을 펼칠 건가요?

선동균 PM : 역사 속 영웅이라는 최고의 홍보 모델이 있는 만큼, 특정 홍보 모델을 기용한 마케팅은 펼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게임이 초반에 유저 이탈율이 많은 만큼 5 스테이지까지 플레이한 유저에게 이말년 이모티콘을 주고, 작가님이 PPL을 하는 등의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마케팅보다는 유저 친화적인 마케팅을 펼치고자 하고 있습니다.

▲ 이순신(좌), 사나다 유키무라(우) 같은 역사 속 영웅이 곧 홍보모델이다


Q. 구글 매출 순위 목표는 몇 위인가요?

선동균 PM : 전작은 11위에서 주저앉았던 만큼 10위권 안에 도달하는 걸 목표로 하고자 합니다.


Q. 해외 시장도 신경을 써야 할 거 같은데 준비 중인 계획은 있나요?

선동균 PM : 일단 중국이나 일본 쪽에서도 관심을 보여주고 있어서 기쁘긴 한데 아직은 해외 서비스를 생각할 단계는 아닌 거 같습니다. 전작에서도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졌던 만큼, 우선 국내 서비스가 궤도에 오르면 이후 해외 서비스 등에 대해서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끝으로 '세계정복2'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장동일 PD : 전작에서 유저분들이 실망했던 부분과 여러 단점을 1년여의 시간 동안 반성하며 보완했습니다. 유저분들이 즐겨주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길 원하며, 앞으로도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는 게임이 되겠습니다.

선동균 PM : '형만한 아우가 있다.'란 걸 보여주기 위해 길고 긴 성장통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테스트도 열심히 했고, 유저분들의 피드백도 적극적으로 반영했던 만큼 충분히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을 겁니다. 꼭 즐겨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