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기사 : [뉴스] 위기의 스베누, 오씨에너지로부터 500억 원대 투자 유치 밝혀

경영 악화와 대표 사기 혐의로 위기에 몰린 신발 브랜드 스베누가 ㈜오씨에너지에서 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스베누 관계자는 "㈜오씨에너지는 정유 회사에서 주유소 등에 액체 연료를 공급하는 1차 벤더 회사다"라고 밝혔다.

스베누에 투자하기로 밝힌 ㈜오씨에너지는 2006년에 설립된 액체 연료 및 관련제품 도매업을 하는 회사다. 그리고 2012년 5월에는 사업목적에 금융 관련업을 추가하였으며, 2016년 3월에는 다시 신발과 시계 제조, 도소매 등을 추가하였다.



㈜오씨에너지의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전통적인 유류사업으로 보도자료에 나온 바와 같이 정유회사에서 주유소 등에 액체 연료를 공급하는 유류 사업 부문이다. 또 하나는 금융업으로, 주유소의 카드 매출 채권을 담보로 주유소에 자금을 빌려주거나 혹은 주유소에서 액체 연료를 구매할 때 자금을 빌려주는 캐피탈 사업 부문이다.

㈜오씨에너지 캐피탈 사업 부문의 주유소의 신용카드 매출 담보부 서비스의 이율은 일 0.08~0.09%, 연간으로 28.8%에 달하는 것으로 홈페이지에는 기재되어 있다. 이는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의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오씨에너지의 2014년 매출은 1,551억 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19억 1,2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21억 7,114만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12월 31일 현재, 총자산은 74억 5,200만 원이며 부채는 59억 4,500만 원, 자본총계는 15억 7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에 비해 자산이나 자기자본의 규모가 상당히 낮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2014년 12월 31일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300만 원, 단기예금 및 단기금융상품이 1억 원 남짓인 것을 보았을 때 스베누에 투자하는 500억 원의 자금이 어디에서 마련되었는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기업 채용 정보 사이트 잡코리아에 2015년 9월 3일 업데이트된 ㈜오씨에너지 정보에서는 사원 수가 1명으로 기록되어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이와는 달리 한국기업데이터에는 2014년 12월 31일 현재 직원이 6명으로 나타나 있다. 매출 규모 및 사업 분야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직원 숫자다. 재무제표상 2014년의 급여 총액이 2억 8,300만 원인 것으로 추정할 때 직원 수는 10명 이하인 것이 확실해 보인다.

스베누 측의 설명에 따르면, '스베누 코리아' 법인을 설립해 오씨에너지의 송현숙 부회장을 스베누 코리아 대표직으로 선임했으며, '스베누 코리아'는 국내 판매와 유통을 담당하게 된다.



'스베누 코리아'의 지분 구성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으며, '스베누 코리아'의 송현숙 대표는 2013년 11월부터 2016년 3월 7일까지 ㈜오씨에너지의 등기 이사를 지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즉, '스베누 코리아'의 설립 2주 전 ㈜오씨에너지의 등기 이사를 사임하고 '스베누 코리아'의 설립과 동시에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이다. 신설된 '스베누 코리아'의 자본금은 9억 원인 것으로 기업정보에는 드러나 있으며, 경영진으로는 송현숙 대표 외 엄 모씨 등 총 2인만 등기되어 있다.

또한 ㈜오씨에너지가 스베누에 500억 원을 투자함으로써, 스베누에 대한 지분이나 스베누 상품의 판권, 브랜드에 대한 권리 등 취득하는 권리가 무엇인지, 해당 권리에 대한 가격을 어떻게 책정했는지는 아직까지 언급된 바가 없다.

몇몇 유명무실한 기업의 자금과 스베누 사태로 인해 e스포츠 업계는 커다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과거에 비해 스베누와 e스포츠 업계의 연관성이 조금 멀어졌다지만, 납득이 안되는 새로운 투자자로 인해 또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