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모두의 마블'이 태국에서 국민 게임으로 불리며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라인을 통해 ‘LINE Let’s Get Rich’라는 영문명으로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출시 13일 만에 구글과 애플 양대마켓을 석권하는 기록을 거뒀다. 또한, 태국 최대 게임쇼에서 2년 연속으로 모바일 베스트 게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떻게 태국 시장에서 현지 게임을 제치고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사람들의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라인 플러스(LINE Plus)의 황선필 글로벌 기술 책임자는 NDC16에서 'LINE의 글로벌 게임 서비스 환경 따라가기 - 모두의 마블은 어떻게 태국의 국민 게임이 되었나?'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1시간 동안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열악한 인프라, 한정된 정보, 어려운 커뮤니케이션 아래에서 해당 국가의 국민 게임을 만들어낸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공유하고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서 LINE 게임 플랫폼은 어떻게 발전해왔나를 이야기했다.

▲ 라인플러스(LINE Plus)의 황선필 글로벌 기술 책임자



■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와 지역별 서비스

글로벌 원빌드는 특정한 국가가 서비스 주체가 되어 전체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며, 지역별 서비스는 국가별로 사무실이 있고 각 오피스에서 서비스를 담당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국가별 멤버들이 게임 콘텐츠 방향성, 이벤트 등을 각각 책임지고 있다.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에서는 집중된 리소스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단일 빌드의 퀄리티가 비교적 높다. 개발이나 QA, 장애 관리 등 모든 측면에서 운영 리소스가 적게 든다. 그래서 DB 리소스 등의 스케일 아웃에 유리하다.

하지만 '네트워크 레이턴시' 문제가 발생했다. 특정 국가에 서버를 두고 전체 국가에서 서비스를 진행하다 보니, 특정 장르는 서비스가 불가능했다. 서비스 가능한 게임도 레이턴시에 영향을 받았다. 모든 종류의 기기에 노출되기에 특정 디바이스를 타겟팅하여 제작 및 QA 하는 것이 어려웠다. 지역별 디테일한 운영이 힘들다는 부분도 단점이었다.


지역별 서비스의 경우 모든 영역에서 지역별로 추가 리소스가 필요하다. 그래서 스케일 아웃이 불리하다는 단점이 있다. AWS 등을 사용해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각 지역별로 서버를 위치할 수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 레이턴시 문제는 원빌드 서비스와 비교하면 해결하기 쉽다. 해당 국가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 확인이나 디버깅이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문제 발생의 유형도 전체적으로 비슷하며 유저들로부터 들어오는 신고 패턴도 비슷하다. 특정 장소에 정보가 쉽게 몰리기 때문에 정보 입수에 좋다.

또한, 특정 국가의 문제가 전체 서비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종교나 문화로부터 자유롭다. 천재지변 등의 영향도 글로벌 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지역별로 디테일한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다.

글로벌 서비스 환경과 한국의 서비스 환경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는 "'글로벌'이라는 말보다는 '한국과 다른 환경'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표현하자면 '한국의 상황과 다른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서비스하는 게 맞는가'로 수렴된다고 덧붙여 말했다.



■ 태국 서비스 사례-'한국과의 차이점은?'

'모두의 마블'은 약 3년 전부터 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15년 여름, 태국에서 클라이언트의 크래쉬율이 갑자기 높아지고, 유저 안정화율이 갑자기 낮아졌다. 안정화된 게임에서 이유 없이 크래쉬율이 높아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라인에서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 간략하게 결론을 말하자면 'TRUE(태국 통신회사)의 역습'이었다. 스마트폰 디바이스의 전반적인 스펙은 상향되고 있고, 아이폰을 포함한 국내 디바이스는 2~3년마다 CPU 파워가 두 배 정도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태국은 이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펙의 역주행의 원인에는 '저렴한 가격'이 있었다. 태국 통신회사 TRUE에서 모바일 디바이스를 판매하는데, 한 달 정도 현지에서 사용 가능한 데이터와 심 카드를 포함한 디바이스의 가격이 500밧이다. 당시 환율로 약 16,000원이다. 스마트폰 케이스보다도 싼 가격이다. 기기 성능은 전체적으로 갤럭시S2보다 낮은 스펙 수준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2014년도만 해도 저가 디바이스와 점유율이 높은 중간급 디바이스의 성능 차이는 2~30% 수준이었다. 한국에서 유행하던 2D 런닝류의 게임을 그대로 동남아에서 서비스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한국 게임의 사양은 점점 높아져만 갔다. 3D RPG가 유행하면서 디바이스 요구사항 자체가 높아졌다. 실시간성이 중요시되면서 네트워크 응답성도 중요해졌다.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을 태국에서 그대로 서비스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는 2011년과 2015년의 디바이스 차이를 비교하여 설명했다. 2011년 당시 한국과 태국의 디바이스 스펙은 2년 정도의 차이가 있었으며, 게임 플레이 가능 여부는 1년 정도의 시간차가 있었다. 그러나 2015년에는 한국과 태국의 디바이스 스펙은 4년 정도이며, 게임 플레이 시차는 3년으로 간격이 벌어졌다.


고려해야 할 점은 기기 스펙만은 아니다. 국가별 특성에 맞춰 과금 정책을 적용해야 한다. 16,000원짜리 디바이스를 사는 사람들에게 99.99달러 과금을 원하는 것은 넌센스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특정 메이저 디바이스만 테스트 해도 문제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저사양 디바이스의 경우에도 스펙이 비교적 높으면 고사양 디바이스의 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남아는 파편화가 심하다. 자체에서 개발한 API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으며, 구글에서 지원되지 않는 것도 있다.

또한 심(Sim) 카드도 한국과는 다르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심 카드의 정보가 곧 개인 정보이지만,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렇지 않다. 저렴한 가격의 디바이스와 통신사 프로모션의 시너지로 디바이스 및 심카드 교체가 매우 빈번하다. 그래서 태국에서 심카드 기반의 이벤트는 주의해야 한다.

언어의 문제도 있다. 앱들이 기본적으로 동남아시아 언어 구조를 배려해서 인터페이스를 만들지 않는다. 같은 단어라도 길이가 현저하게 다르기 때문에 인터페이스가 깨지는 문제가 빈번하다.


이 때문에 디바이스 설정을 영어로 해서 사용하는 태국 유저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대부분의 개발사에서 영어를 대응하기 때문에, 많은 수의 게이머들이 디바이스 설정을 영어로 두고 사용하는 것. 태국에서는 코어 게이머 중 약 30%의 유저가 영어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태국에서 시판되는 장치 중 기본 세팅이 영어로 세팅된 기기도 있다.

그렇다면 기술적으로 국가는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글로벌 시대에 국가를 정의하는 게 의미가 없어요. 현재 사용하는 심 카드가 어떤 네트워크망에 붙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MCC/MNC 코드'를 토대로 결정할 수는 있어요. 'ISO3166 코드'를 붙여서 서비스하는 한국 게임들이 많은데요. 이 코드는 듀얼심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복잡합니다"


국가를 결정할 때는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어야 한다. 국가를 결정하는 목적에 따라서 국가 결정 요스는 매번 달라진다. 인프라 통계용, 과금 통계용, 이벤트용, 게임 내 콘텐츠용 등 용도에 따라 잣대가 각각 다르다. 따라서 각 담당자의 인식을 맞출 필요가 있다.

심 카드에서 국가 정보를 취득하는데, 실패 시에는 디바이스 언어 설정을 기반으로 국가가 결정된다. 하지만 듀얼 심 카드 디바이스에서는 국가 정보 취득이 어렵다. 그래서 디바이스 설정이 영어로 되어 있는 경우 미국 또는 영국 국적으로 보고가 된다. 그래서 태국서 이용된 '모두의 마블'이 미국에서 이용된 것으로 집계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 국가별 이슈 대응방안

국가별로 발생하는 이슈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그는 '클라이언트 덤프 수집 시스템'을 이야기했다. 구글과 애플에서도 기본적인 덤프 수집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라인은 자체 덤프 수집시스템을 사용하고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필수 처리 항목으로 두고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며, 대규모 업데이트 시에는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이어 '서비스 모니터링 시스템'이 소개됐다. 클라이언트와 서버 사이의 인프라 상황을 분석하고 주요 서비스 대상 국가와 인프라 사이의 인프라 품질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현실적으로 중소 규모 업체에서 구축이 쉽지 않으며, 특징 서버의 패킷 덤프 등을 이용한 샘플링 방식으로 일부 대응이 가능하다.



스토어 리뷰에 대한 형태소 분석 시스템도 논의되었다. 애플이나 구글 스토어의 코멘트를 수집, 코멘트를 형태소 단위로 분리하고 통계적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중소업체에서 특히 유용합니다. 애플과 안드로이드 스토어에 올라오는 코멘트를 형태소 단위로 분리해서 통계적으로 표시하는 기능입니다. 빨간색은 부정적, 녹색은 긍정적 피드백을 뜻합니다. 하루 이틀이면 이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신규 버전 업데이트 시 유저 반응을 가장 빠르게 수집할 수 있습니다"


큰 회사라면 모든 걸 다 구현해내기 쉽지 않다. 그래서 실제로 제작하는데 들어가는 공수와 효과를 분석해서 준비할 필요가 있다. 마켓이 제공하는 '클라이언트 덤프'는 특히 적은 리소스로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모니터링툴이다. 형태소 분석 시스템은 성공을 위해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국가별로 언어와 더불어 사고방식이 다르다. 해외 관계자들과 함께 일할 때는 요구하는 바에 대해 정확히 기술하고 원하는 답안의 포맷을 정확하게 제시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제가 이 강연에서 꼭 하고 싶었던 말은 이 부분입니다. 큰 주제를 던져주고 상품을 만들어오는 능력은 한국 사람만 가지고 있어요. 외국 사람들과 일할 때는 이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지시해야 합니다. 이 부분을 명심하셔야 외국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