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웃스탠딩 최준호 기자

작년 NDC에서는 SNS활용법에 대해 발표했다. 그리고 올해, NDC16에서는 게임사가 어떠한 대중 콘텐츠를 만들어가야 하며, 뉴미디어 기업과 게임사가 협업할 수 있는 영역이 어떻게 되는 지 등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발표자는 아웃스탠딩 공동창업자인 최준호 기자. 그는 2009년 경인일보 경제부 기자로 입사했으며,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뉴스토마토 IT부 기자로 활동했다. 현재는 아웃스탠딩에서 IT와 스타트업, 게임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

'게임인이 알아야 할 '뉴미디어' 트렌드'라는 주제로 강단에 선 그는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그는 뉴미디어의 중요성에 대해 가볍게 화두를 던졌다.

"본래 올해 강연주제로 뜨거운 이슈인 MCN을 다룰까 고민도 했어요. 그런데 강연자 리스트를 보니까 대도서관 님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소 다른 방향으로 강연을 준비했는데요.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이런 사람들이 NDC에 초청되었는가에 대해서 말이죠. 뉴미디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뉴미디어란 무엇일까?


이 그래프는 미디어의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와 관련해 덴마크 학자인 '토마스 백달'은 2020년이 되면 기존 미디어가 다 없어질 거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드 미디어가 계속해서 죽어가고 있다.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이 줄어들 거라는 예언에 일부 사람들은 "운전자들이 차를 타고 가면서 라디오를 듣기 때문에 죽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실제 라디오의 이용률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자동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라디오가 아닌 스마트폰을 통한 음악 스트리밍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디어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그는 '나우디스(NowThis)'를 꼽았다. 나우디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각종 SNS로 갈 수 있는 아이콘이 배치되어 있다. 그것이 사이트의 전부이다. 심지어 홈페이지 대문 문구로 '이제는 단어도 올드하게 들린다(EVEN THE WORD SOUNDS OLD)'가 걸려있다.


웹기반 뉴미디어 선두 주자로는 총 6개 기업을 선정했다. 월간 방문자가 1억 5천만 명에 달하는 '허핑턴포스트'와 월간 방문자 2억 명을 기록하고 있는 '버즈피드', 북미 최대의 게임방송국 '트위치', 그 외에 '메이크어스'와 '콩두컴퍼니'가 차례로 소개되었다.

여기까지는 미디어 기업의 이야기이다. 유저 데이터를 파악하고 반응하는 건 미디어 업체들보다 온라인 게임업체가 100수는 위일 것이라고 그는 이야기했다.

"사실 유저 데이터를 파악하고 반응하는 건 미디어 업체보다 온라인 게임업체가 100수는 더 위일 것입니다. 마케팅은 '공감의 과학'이라고도 하는데요. 과학은 데이터의 영역이고 게임사 분들이 더 잘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마음의 영역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 뉴미디어의 핵심은 팬덤과 신뢰의 형성


그는 2년 전 회사를 떠나 아웃스탠딩을 준비할 때 '플랫폼 활용을 잘하고 좋은 기사만 쓰면 성공할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 기자로 있을 땐 경쟁자가 타매체 기자였지만, 나와보니 경쟁자는 기자가 아니었다.
기업이 매체를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인터뷰를 해서 SNS를 통해 기사를 송고하는 시대가 되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에서도 윤송이 엔씨웨스트 CEO의 인터뷰를 자체적으로 진행해 공식 블로그에 공개했다. 이제 그에게 경쟁자는 기자가 아닌 말을 하는 사람들, 더 크게 말해서 대중을 상대로 장사하는 사람들 모두가 된 것이다.

매스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대중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야 하는 시기다. 지난해 서황욱 구글코리아 유튜브 파트너십 총괄은 "매우 재미있는 콘텐츠는 광고자와 소비자 관계가 아니라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과 팬의 관계가 되고 있다"라는 말을 했다.


뉴욕 시립대 저널리즘 경영대학원 제프 자비스 부교수는 "독자들을 더 이상 똑같은 대중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독자들을 각각의 '개인(individual)'으로 이해하고, 그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미디어는 '모두 여기에 와서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보세요'라고 해왔다. 그것보다 더 나은 모델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말을 거는 것이다. 그게 페이스북이든 트위터든 어디든 말이다." 라고 언급했다.

문영미 교수의 책 '디퍼런트'에는 이런 말이 있다.

[산업 카테고리가 성숙한다고 다양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차별화의 허구성이 드러나고 있다. 여기서 마케터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 말의 의미는 앞으로 기업은 추상적인 차원의 소비자 군중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실제의 소비자들과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숙하면서 여러 개의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스타일의 타이틀이 대부분이다. 게임 내적인 측면의 차별화도 중요하겠지만, 외적인 차별화도 신경써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는 게임업계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요즘 호텔을 가봐도 시스템이 거의 동일하다. 생수는 기본으로 지급하되 미니바 속 음료와 다과는 유료로 판매한다. 서비스업이 고도화될 수록 비슷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런 현실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차별성을 두거나 다른 조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현 시점에서 생존을 위해 신경써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최준호 기자는 "Fan & 信'이라고 답했다. 연예인 팬덤 문화가 모든 크리에이티브에게 다 내려오고 있으며, 셰프에게도 팬이 생기는 현재 기자나 미디어에도 팬은 충분히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 기반에는 믿음이 깔려 있어야 한다.

'뉴미디어 콘텐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카드 뉴스와 퀴즈 형식 등을 떠올린다. 읽기 쉽고 눈에 띄며, 재미있고 특이한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수단'이다. 정보를 전달하고 신뢰도를 쌓기 위해 '수단'으로 쓰는 것이지 본질은 아니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변화로 인해 미디어 입장에서는 잃어버린 독자를 찾았다"고 말했다. 종이 매체 시절에는 누가 내 글을 보는지 알 수 있었다. 게임잡지를 사는 사람, 구독자가 대상이었다. 하지만 점차 기사나 콘텐츠가 온라인화 되면서, 내 콘텐츠에 대해 평가를 하는 사람이 어느 국적인지, 나이대가 어떻게 되는지 전혀 알 수 없게 되었다.

SNS에서 콘텐츠가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어떤 사람이 '좋아요'를 눌렀는지, 어떤 사람이 댓글을 달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잃어버렸던 독자를 다시 찾은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중요한 건 '수단'이 아니라 '본질'임을 명심해야 한다. 동영상 콘텐츠가 뜬다고 무작정 동영상을 만들어봤자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없다.



■ 게임 산업과 뉴미디어의 접점


기업이 미디어를 활용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신규고객유지 타겟 마케팅과 기존 고객유지 타겟 마케팅 그리고 브랜드&산업 이미지 마케팅이다.

기존 고객의 신뢰는 어디서 얻어야 할까? 무턱대고 듣지도 않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게임업계 이야기를 들어주는 곳에 가서 말을 해야 한다. 그 곳은 멀리 있지 않다. 유저들이 만든 여러 '팬카페'이다.

특정 게임의 카페에 가입하는 사람 대다수가 그 게임을 하는 유저이다. 여기서 그들과 대화하고 소소한 재미를 나누면서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 소중한 공간을 왜 대행사한테 맡기는지 모르겠어요. '클래시 오브 클랜' 레딧을 보면 PR 담당자만 댓글을 달지 않아요. 질문에 따라 그래픽 디자이너가 직접 달기도 하고 프로그래머가 코멘트를 남기도 해요.



"국내 게임사들은 중간에 다리를 두지 않으면 리스크가 있을 것 같아서 직접 언급을 피하는 것 같습니다. 고맙다는 말부터 시작해서 말문을 틔워야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어요. 어느 정도까지 말해도 되는지 스스로 느끼면서 배워갈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실용주의자이자 전문가이자 냉소주의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게임의 팬이기도 하다. 악플보다 무서운 것이 무플이다. 소비자들도 진심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과 악플러를 구분하며, 이에 대응하는 게임사의 진심도 안다. 그렇기 때문에 무서워하지 말고 뛰어드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신규 고객을 유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게임인도 '셀럽'이 되고 바이럴 콘텐츠의 진원지가 되어야 한다. 신규 유저 확보에 있어 TV는 여전히 놓칠 수 없는 플랫폼이다. 그래서 2015년 3분기까지 TV 광고에 약 2,000억 원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신규 고객이 되었든간에 기존 고객이 되었든간에 '소통'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게임은 놀려고 만듭니다. 요즘 시대에는 혼자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아니에요. 온라인에서는 카페가 될 수도 있고 SNS가 될 수도 있는데요. 같이 소통하고 놀아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더 좋은 마케팅 방법도 생길거에요"




■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가?

뉴미디어 시대에 지향해야 할 콘텐츠는 어떤 모습일까? 크게 정보형, 유머형, 공감형, 꿀팁형 등 총 4가지로 분류된다.


정보형 콘텐츠와 관련해 그는 "요즘은 미디어보다 더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독자도 많기 때문에 퀄리티도 신경써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유머형 콘텐츠는 초기 접근이 쉽고 게임 IP와의 궁합도 좋다. 다만 유저와 같은 눈높이에서 쓰는 것이 중요하다.

"거신전기 게임사가 직접 유저들과 소통하겠다고 글을 썼어요. 대표가 직접 작성한 건데요. 조금 과한 감이 있어요. 카페에 글을 올리는데 멋있게 양피지 처리도 했고, 다소 딱딱한 형태로 글을 썼어요. 카페 유저와 같은 눈높이에서 편하게 글을 썼다면 유저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꿀팁형 콘텐츠에 대해서는 의문보다는 결론을 내세우는 형태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봄에 꽃 사진을 찍어서 '날씨가 좋죠?'라고 하기 보다는 '봄날씨에 어울리는 소주 안주는?' 이라고 올리는 걸 사람들이 원한다는 것이다.


최준호 기자는 자신의 경험상 가장 좋았던 콘텐츠 형식으로 '공감형'을 선정했다. 한 게임사 대표에게 '언제 가장 행복하냐'고 질문했는데, 카페에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바라보고 있을 때라고 답했다고 한다.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스스로 즐기고 있다는 식의 '공감형 콘텐츠'로 어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하며 그는 강연을 마쳤다.

"게임과는 다소 벗어난 이야기인데요. 예전에 월트 디즈니가 스스로 방송 앞에 선 적이 있어요. 70년도 당시에 가장 유명한 뉴미디어는 TV였죠. 사람들과 잘 소통할 수 있는 수단으로 TV를 활용했고, 이를 통해 팬덤이 형성되었어요. 이후 디즈니랜드가 개장했고 그 인기는 폭발적이었죠. 이제 월트 디즈니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위치에 머무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