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은 놀이 문화로서 여가선용의 장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PC방을 통해 게임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고, PC방을 통해 게임 이용문화가 급속히 전파되기도 했다.

컴퓨터 부품과 완제품 가격이 낮아지고, 인터넷망이 집집마다 설치된 요즘. 굳이 PC방에서 게임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PC방은 극장이나 노래방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장소로서, 또 게이머들끼리 얼굴을 맞대고 게임을 할 수 있는 만남의 장소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PC방 서비스라 불리는 각 게임사의 게임 내 혜택은 게이머들이 PC방을 찾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웹젠의 장수 MMORPG 'R2' 역시 PC방 혜택을 주고 있으며, 오는 26일부터 PC방을 활성화하기 위해 혜택을 강화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국내사업2실 허정휘 선임(좌), 국내사업실 PC 사업팀 전민수 사원(우)


PC방에서 'R2'를 플레이할 경우 어떤 혜택을 누릴 수 있나?

전민수: 우선 PC방에서는 경험치 혜택이 있다. 접속 누적시간에 걸쳐 늘어나는 방식이다. 또한, PC방 전용 상점이 구현되어 있어 버프나 변신 혜택을 받을 수 있다.

PC방에서는 HP 회복력 버프, 공격력, 방어력 버프가 기본으로 제공되며 상자 조각을 통해 다양한 아이템을 제공한다. 현재 구현된 전용 변신은 차차 늘려나갈 계획도 가지고 있다. 상자 조각에서 얻을 수 있는 베이스메테리얼 카드는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또 행운의 메테리얼은 장착하면 드랍률이 상승하기도 한다.

오는 26일부터 내달 6일까지 PC방에서 플레이하면 50시간, 100시간 등 플레이 누적 시간에 따라 경험치 증폭의 룬, R2 이벤트 캐시 2만 원, 행운의 단지, 주화 주머니 등을 제공하며 추첨을 통해 6만 원 상당의 R2 쿠폰과 이벤트 캐시 5만 원도 제공한다.


'R2'와 같은 장수 MMORPG에게 있어 PC방은 어떤 의미인가?

전민수: PC방은 창구다. 'R2'를 즐기는 사용자들은 연령대가 조금 높은 편인데, 이분들은 온라인 소통보다는 오프라인 소통이 익숙하신 분들이다. PC방에서 같은 사용자들끼리 소통하면서 정보도 교환하곤 한다. 창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년간 PC방을 찾아가 사용자들의 의견을 듣는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같은 PC방에서 'R2'를 하고 있었지만, 알지 못했던 사용자들끼리 친해진 경우도 있고, 옆 PC방에서 서로 전쟁을 벌이다가도 전쟁이 끝나면 모여서 술 한잔하는 경우도 봤다. PC방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고 있다.


허정휘: 'R2'에는 오리지널 서버와 넵튠, 아레스 같은 시간제한 서버가 있다. PC방에서 플레이할 경우 시간 제한 서버에서 15시간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조금 피시방 친화적이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 얼마나 오랜 기간 운영된 게임인지 쉽게 알 수 있는 사진.
기자 시연회 당시의 NHN게임스 김병관 대표이사와 김대일 PD


PC방 업주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전민수: 사장님들이 이런 말을 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젊은 친구들이 하고 가지만, 'R2'는 나이가 있는 분들이 하고 가신다. 그래서 'R2' 하시는 분들이 단골이 많다.". PC방 업주 입장에서는 'R2'가 효자 게임이다. 단골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좀 있는 층은 PC방을 한군데 정해놓으면 그곳만 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도 PC방 쪽에 많은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떤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나?

전민수: PC방 케어, 업주 케어 차원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한다. 랜파티도 지금까지 4번 진행했다. 또한, 파티존을 운영해 R2 사용자가 많은 PC방에는 간식을 제공하거나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업주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랜파티할 때 제공한 케이터링


여러 캠페인을 진행해도 결국 사용자들이 없으면 소용이 없는데, PC방으로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가.

전민수: 이번 PC방 혜택 강화 이벤트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오는 26일부터 'R2' PC방을 활성화하기 위해 혜택을 강화하고 PC방 업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가맹 업주들을 대상으로 5월 26일부터 6월 23일까지 'R2' PC방 사용량 10위를 선정해 최대 50만 원의 경비를 지원하고 상품권과 R2 프리미엄 쿠폰 10장을 지급한다. 사용자들을 위해서 장시간 게임할 때 배고프니까 치킨과 피자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동시에 진행한다.


허정휘: 시간제 특화 서버인 아레스 서버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신규/복귀 사용자 사전 이벤트도 PC방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 예정이다. 26일 이후 '30시간 이벤트 정량'을 3회까지 무료로 구매해 최대 90시간을 획득할 수 있으며 이벤트 기간 동안 받은 '이벤트 정량 상품' 중 총 45시간 이상을 소진하거나 아레스 정량 상품을 구매한 사용자에게는 추가 혜택을 줄 계획이다.

▲ 전국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를 듣는 '한 팀장이 간다'


작년 한 해 전국 PC방을 찾아가는 '한 팀장이 간다' 캠페인을 진행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전민수: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느낀 공통점이 있다. PC방에서 'R2'를 즐기는 사람들은 정말 오랜 시간 'R2'를 즐겨온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오픈 베타부터 즐긴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10년 가까이 사랑을 받고 있다 보니 게임 내에서 만나서 결혼하고, 결혼해서 PC방을 운영하는 부부도 있었다. 'R2'의 인연이 오프라인까지 확대된 것이 매우 인상 깊었다.


허정휘: 인터넷에서 강하게 항의하는 사용자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굉장히 젠틀하다. 게임에 호의가 있다 보니 감정을 강하게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온라인만 보면 안 좋은 반응이 보이곤 하는데 실제로 오프라인으로 만나면 긍정적으로 표현해 주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용자 성향이 다르냐고 생각한 적이 있다.


전민수: 30대 중반의 덩치 좋은 사용자가 웃통을 벗고 "담당자 나와!!!"라고 소리를 지른 적 있었다. 탈의한 상의엔 문신이 가득했다. 여자 GM들은 당황했고 우리도 많이 당황했었다. 그런데 막상 행사가 진행되니 같이 이벤트도 열심히 참여하고 웃으면서 1등 상품을 받아가기도 했다.


허정휘: 제주도 PC방에 갔을 때다. PC방에 우리가 등장했더니 어떤 사용자가 길드원들에게 "여기 운영팀장 왔다. 궁금한 거 질문받는다."라고 해서 길드원들이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 적이 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모두 답해 줬다. 'R2' 운영 파트가 경력이 오래되고 게임을 많이 하다 보니 사용자만큼이나 성혈 관계 등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바로바로 답을 해주고 있다.

▲ R2 가맹 PC방은 서울에만 1632 곳이다.


PC방 캠페인으로 기대되는 효과가 있다면?

전민수: 내부적으로 목표가 있기는 한데, 다 차치하고라도 가장 바라는 것은 'R2' 사용자들이 PC방에 많이 늘어나는 거다. PC방은 극장 같은 역할도 수행한다고 생각한다. 한때 2만 4천 개 까지 존재했던 PC방이 현재는 만 개 정도로 줄었는데 모니터 숫자는 더 늘어났다. PC방 캠페인을 통한 홍보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PC방은 보통 게임을 하러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모니터로 보이는 광고 효과가 크다.


허정휘: 나도 PC방가서 옆에 화면이 얼 뜻 보이면 무슨 게임인가 보게된다. 그러다 재미있어 보이면 무슨 게임이냐고 묻는다. 'R2' 10년간 하드코어 MMORPG로 위상이 있는데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아 PC방 부스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PC방이 홍보 효과가 크다.


일이아닌 개인적으로 PC방에 갔을 때 'R2'를 플레이하는 사용자를 본 적이 있나

허정휘: 가끔 본다. 연령층이 낮은 PC방에서는 잘 안 보이는 게 사실이나 연령층이 조금 높은 사람들이 있는 PC방에서는 몇 번 복적이 있다. 뿌듯했다. 사용자들이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는 걸 보면 조금 더 재미있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든다.


'한 팀장이 간다' 같은 이벤트를 또 진행할 생각이 있는가?

전민수: 시즌 1이 마무리에 들어간 이후 시즌 2는 기획 단계에 있다.

허정휘: 아직 구체화를 하지 않아 정확히 말을 할 수 없지만,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전민수: 생활의 달인이라는 TV 프로그램처럼 'R2'의 달인, 엘프 달인, 나이트 달인이 모여서 토너먼트 대회를 여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 한 팀장이 간다는 이런 식으로 고객의견을 청취했다.


웹젠에서는 'R2'뿐만 아니라 PC방 퍼블리셔 사업도 하고 있다.

전민수: PC방 서비스를 진행하고 싶지만, 조직이 없는 게임사가 많다. 그러한 회사에 도움을 주고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 PC방 사업 주도 게임사가 없어지다 보니 사용자 혜택이 줄어들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흩어져 있는 게임을 모아 한 단계 높은 PC방 혜택을 마련해 사용자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주고자 시작하게 됐다.

현재 자사 게임 4개를 포함 총 27개의 게임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작도 서비스하고 있으며 좀 더 많은 사용자에게 접근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 만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사업으로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유저 케어, 업주 케어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

▲웹젠 가맹 PC방을 통해 제공되는 게임들


PC방에서 즐기는 'R2'. 어떤 게임으로 사용자들이 받아들였으면 좋겠는가?

허정휘: 'R2'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신규 사용자도 모객하고 있고, 굵직굵직한 업데이트도 준비되어 있다. 다양한 이벤트도 예정하고 있으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R2'를 즐기는 사용자 중 40~50대가 많다. 40~50대가 집에서 게임을 하기에는 눈치도 보이고 PC방에서 하자니 요즘 PC방에는 젊은 친구들만 있으니까 외로움을 경험하는 것 같다. 우리 게임이 아니더라도 PC방이 시끌벅적한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예전 '리니지'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시절처럼 PC방에 모여서 같이 사냥도 하고 전쟁도 하고 레이드도 하면서 함께 환호하던 추억이 있다. 'R2'의 주 콘텐츠가 공성, 즉 길드 기반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PC방 붐을 일으켜보고 싶다. 뭉쳐 사냥도 하고 PK도 하고. 게임 이후에는 같이 술 한잔 하면서 게임 이야기도 나누고. 그런 아름다운 추억을 다시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