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불의의 사고로 섬에 표류하게된 주인공과 일행들. 섬을 탐험하고, 조사하면서 생존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었죠. 거기에 히로인들과의 이벤트와 서비스(?)는 덤. 국내에서도 발매되어 꽤 많은 인기를 누렸던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차후 판권이 넘어가면서 장르가 살짝 바뀌고 국내에 발매도 중지됐지만요.

하지만 이런 표류형 생존 게임은 여러가지 한계에 부딪혀서 명맥이 거의 사라져갔고, 지금에 와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형태이기도 하죠. 생존 게임은 여전히 많이 출시되고 있지만, 유독 '표류형' 게임은 없었으니까요.

오늘 소개할 게임은 아기자기하면서 귀여운 느낌의 표류형 생존 게임, '표류소년 130'입니다. '표류소년 130'은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개발팀은 '골드파우치'는 늦어도 올 해 안에 출시할 계획으로 꾸준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벤에서는 골드파우치의 서진용 디렉터를 만나 '표류소년 130'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골드파우치'의 서진용 디렉터


Part 0 - 잠깐! 먼저 표류소년 130의 소개를 보고 갑시다.




■ '표류소년130'은 어떤 게임?

게임의 배경은 바다 한 가운데, 사람이 살지않는 '무인도' 입니다.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은 [어떤 사건]을 통해서 의도치않게 이곳에세 당장 살아가야할 운명에 놓이게 됩니다.


주인공 '핀'은 17세 고등학생 입니다.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의 핀은 주변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놀기보다는 혼자 떨어져 책을 읽거나 인터넷으로 잡다한 정보들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떤 사건]으로 무인도에 남게된 핀은 스스로도 깨닫지 못했던 신중한 모습으로 특유의 통찰력을 발휘하여 어려운 상황들을 헤쳐나가게 됩니다.

- 주요 등장인물

유리
- 유리는 주인공의 소꿉친구로 어린시절 단짝이었던 사이입니다. 중학교를 거치면서 점점 말이 없어지고 어두운 이미지를 갖게된 [핀]과는 달리 유리는 항상 상냥한 모습으로 모두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소녀로 자라났습니다. 유리는 핀을 아직도 소중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지만 핀은 유리가 자신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합니다.

레나
- 학교의 3학년 선배입니다. 섬에 도착하기 전까지 유리와 몇번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레나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학교에서도 주요 특수활동부의 부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신입생인 핀과 유리에 비해서 현실적인 계획들을 세우고 실행에 옮깁니다.

- 핀과 동갑내기 다른반 학생.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성격. 조용하지만 주관이 뚜렷한 면모를 보입니다. 위기상황에서도 쉽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정식적 지주역할을 합니다. 때로는 침착함을 넘어서 지나치게 냉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의외로 귀여운 것들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 듯.

????
- 섬에 이전부터 거주한것처럼 보이는 수상한 남자 입니다. 학교에서도 한번도 만난 기억이 없는 수수께끼의 인물.

■ 게임의 특징

- 채집하라!

  • 섬을 탐험하다 발견하는 오브젝트들은 [핀]의 도구와 행동에 따라 특별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 [도끼]로 나무를 베어 [통나무]를 얻거나 [채집칼]을 사용하여 [열매]들을 따 낼 수도 있습니다.
  • [낚시대]가 있다면 물가에서 [물고기]도 얻을 수 있죠!
  • 게임의 핵심인 수많은 아이템들은 요리재료가 되기도 하고 유용한 도구의 부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만들어라!

  • 적당한 소재들을 모았다면 동료들과 함께 어떤 요리, 도구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소꿉친구 [유리]는 요리에 자신이 있는 눈치입니다. 다른 동료들도 각각 장점을 살려 생존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 이름모를 수상한 남자도 도움이 될지 모르니 일단은 친해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통통한벌레]+[개구리기름]=[벌레볶음]

    - 요리/목공/대장/재봉 크게 네가지의 분류로 아이템을 조합할 수 있습니다.
    - 어떤 아이템을 만들 것이고 어떤 스타일의 생존을 선택할지는 유저의 몫입니다.


    - 꾸며라!

  • 어떤 아이템은 [핀]의 외형을 꾸밀 수 있습니다. 능력치와 외형을 고려해 나만의 [핀]을 만들어보세요.

  • 삭막한 무인도 생활에 우울해진다면 멋진 가구나 장식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간신히 비만 막아주던 판자집이 훌륭한 가구들로 가득채워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꽤나 재밌는 부분이 될 것입니다. 어쩌면 이곳에서 계속 살고싶어질지도 모르겠네요!

    ■ 주요 시스템

    ▲ 시간의 흐름에 유의하세요!
    화면 상단의 시계에서 현재 시간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루는 낮과 밤으로 나뉩니다.


    ▲ 낮의 행동
    낮 시간동안 유저는 필드를 자유롭게 탐색하며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재료를 얻거나 섬의 더 깊은 곳까지 이동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다만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유저는 반드시 거점으로 귀환해야만 합니다. 또는 시간이 다 되기전에 집으로 귀환하여 현재 행동을 스킵할 수도 있습니다.

    ▲ 밤의 행동
    밤 동안에는 필드에 몬스터가 생성됩니다. 또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 유저의 체력이나, 허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밤 동안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낮 시간동안에 모은 재료들로 동료들과 다음날을 위한 제작에 몰두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유저의 행동에 따른 멀티 엔딩
    높은 자유도로 주어지는 유저의 다양한 행동은 [탐험일지]를 무작위로 채워나가게 될 것입니다. 탐험일지 결과에 따라 게임은 다양한 분기점을 거쳐 [멀티엔딩]에 도달하게 됩니다. 하나의 게임이지만 유저의 플레이 성향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줄 것입니다.

    ▲그밖에 재미있는 요소들
    프로젝트 최초공개 시점에 보여드릴 수 없는 부분들 역시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사건]의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며 나아가 유저는 섬을 탈출 할 계획도 도모하게 될 것입니다. 섬에 서식하는 정체불명의 생물들을 사냥하여 소재를 얻거나. 때로는 허기를 채우기 위해 끔찍한 음식을 먹어야할지도 모릅니다. 유저의 신중하지 못한 선택은 때로는 큰 대가를 요구할지도 모릅니다.

    ※ 출처 : 골드파우치 블로그
    ※ 블로그에서 더 다양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Part 1 - 프로젝트(ProjectSUM), '표류소년 130'



    Q. 먼저 '표류소년 130'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부탁합니다.

    =먼저 게임의 줄거리를 말씀드릴게요. '표류소년 130'은 수학여행을 가다가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게임입니다. 주인공들은 전부 고등학생입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의 모티브는 고전 게임에서 따왔어요. 예전에는 이런 무인도 생존게임들이 제법 있었거든요. 대표적으로 '무인도 이야기'라던가…그런데 이런 게임들은 지금 와서는 거의 명맥이 끊겼거든요.

    애초에 수익 구조를 잡기가 되게 애매한 게임들이었죠. 모바일로도 잘 어울리지 않고, 게임 플레이가 진행되면서 반복되는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무인도라서 그렇게 만들기도 애매하죠. 그리고 재화도 애매하잖아요? 아무튼 그래서 무인도 생존 게임은 명맥이 좀 끊긴지 됐어요. 하지만 제 기억에는 재미있게 했고, 지금 우리가 확보한 게임 제작 기술도 이 정도는 가능하겠다고 생각하고 생존 게임으로 정하게 됐어요.


    Q. 그런데 등장인물의 대부분이 고등학생인거죠…?

    =아, 딱히 큰 이유는 없었어요. 그냥 제가 좋아하고 자신 있는 부분이라서요. 만화로 치면 소년 만화 같은 장르랄까요?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소년이 주인공이고 동료들도 다 비슷한 나이대고요. 그런 약간 어설픈 10대들이 펼치는 이야기요.

    그리고 '표류소년 130'도 '이야기'가 핵심이거든요. 이야기를 전개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에도 고등학생 연령대의 인물들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어려도 안되고, 어른이 너무 철없이 행동하는 것도 이상하니까요. 그렇게 고등학생들끼리 일어나는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게임에 가장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Q. 주인공 주변 인물들이 전부 여성인데…의도하신 건가요?

    =아, 모두가 여성 캐릭터인 건 아니고요…남성 캐릭터랑 3차원? 그런 캐릭터가 있긴 해요. 여자 동료가 주류인 건 시스템적인 부분도 있지만, 약간 고전 게임을 답습한 부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무인도 이야기도 그랬고…아, 물론 수위는 더 낮습니다. 아무튼 그런 것(?) 까지는 바라지 않고요, 약간 10대 소년이 가지고 있는 로망이랄까...?

    여성 캐릭터들과 함께 있으면서 연애 감정이 싹트는데 상황은 어렵고. 힘겨울 때같이 역경을 헤쳐나가야 되는데 인물들과의 따로 에피소드가 전개되는 방식이랄까요? 페르소나 시리즈와 비슷한 형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게 어떻게 보면 고전 게임들의 메타라고 할 수 있는데, 저도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그리고 '표류소년 130'에 잘 어울리는 폼이기도 하고요. 여자 동료들의 개성도 뚜렷하게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자신감이 없고 좀 찌질한 이미지라고 할 수 있는데, 여성 캐릭터들과 지내면서 결과적으로는 많이 어른스러워지게 됩니다.

    역경 속에서 소년이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그 안에 저희가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도 담겨있을 거고요.


    Q. 각 캐릭터들마다 멀티 엔딩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엔딩을 보게 되나요?

    =등장인물이 총 다섯 명인데, 각 인물별로 해피엔딩과 배드 엔딩이 있어요. 각 캐릭터들마다 분기점과 엔딩 달성 조건이 있어요. '탐험일지'를 조금씩 채우다 보면 캐릭터의 엔딩에 필요한 조건을 달성하게 되죠.

    일단 엔딩은 모든 엔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유리의 조건도 만족될 수 있고, 민의 조건도 만족될 수도 있으니까요. 마지막에는 유저가 보고 싶은 엔딩을 선택하게 해놓은 거죠. 대신, 조건을 불만족시킨 상태에서 엔딩을 보면 배드 엔딩이 될 겁니다. 그걸 게임에서 알려주진 않을 거예요.

    엔딩 조건도 확실하게 전부 다 보여주는 게 아니고, 약간 두루뭉술하게 보여줄 예정입니다. 저희는 그걸 공략의 일부이자 유저가 찾는 재미라고 보고 있어요. 기존의 프로젝트도 그랬고요. 저희가 만들어 온 게임이 그렇게 친절한 게임은 아니거든요. 전작인 '까칠한 네티'의 경우는 핵심이라고 할만한 재미 요소를 튜토리얼에서 빼 버리기도 했었어요.

    '까칠한 네티'는 일정 콤보 이상을 달성하면, 계속 HP가 줄어들지 않는 모드가 있어요. 이 모드를 유지하는 게 플레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걸 게임 내에서 안내해주지 않았어요. 약간 아집스러운 부분이기도 한데, 저희는 게임에서 진짜 재미있는 부분은 유저가 직접 깨달아가면서 플레이하는 게 좋다고 봐요.

    요즘 대부분의 게임들은 정말 친절하죠. 튜토리얼부터 완벽하게 게임에 적응하도록 알려주고, 좋은 장비도 주곤 하니까요. 그런 부분은 저희가 추구하는 프로젝트의 방향과는 많이 달라요. 이번 프로젝트도 좀 고민을 하고 있는 편이에요. 세심하면서 단계적으로 유저들이 게임을 깨달을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조합법 레시피 같은 경우도 다 알려주는 것보다는, 마인크래프트처럼 조합을 했을 때 뭐가 나올지 몰라서 유저들이 직접 찾아보는 여지를 주고 싶거든요. 나름의 공략법이랄까…언제 무엇을 하면 캐릭터의 엔딩 조건이 된다 하는 걸 유저들이 알아내서 공유하는 건 상관하지는 않겠지만, 게임에서 직접적으로 제공할 생각은 없어요.


    Q. 하나의 엔딩을 보려면 플레이 타임이 어느 정도가 될까요?

    =음, 마음먹고 엔딩 자체를 보려고 하시면 얼마 걸리지는 않을 거예요. 휴식만 계속하면서 집에 틀어박혀있어도 엔딩은 볼 수 있으니까…휴식이 일종의 '스킵'의 역할을 하거든요. 그거만 해도 날짜가 잘 흘러가요. 게임 시간으로 130일이 지나면 엔딩을 보실 수 있는데,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서 하루가 흘러가는 게 좀 다르거든요. 그래서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조금 어렵네요. 그래도 진 엔딩을 보고 싶으시다면 나름 적당한(?) 시간이 흐를 것 같긴 합니다.



    소년 소녀들의 집을 둘러봅시다. 그런데...'혼자만의 시간'...?

    Q. 게임 영상이 공개가 됐었는데, 캐릭터의 이동이 좀 느리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네, 저희도 그 의견을 많이 받고 있어요. 애초에 게임에 대한 피드백이 많지는 않은데 대부분 그 의견을 주시더라고요. 저희도 유심히 보고 있어요. 그게 에러는 아니거든요. 저희는 '표류소년 130'이 친절하고 빠르게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길 바라요.

    물론 기본 이동속도를 높이거나 게임 내 아이템이나 분기를 통해 이동속도가 빨라지게 하는 기회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 당장 에러는 아니니까, 수정 작업이 되고 있지는 않아요. 좀 더 추이를 지켜보려고요. 물론 수정을 한다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부분이에요.


    Q. 게임 내에 조합식은 어떻게 작용하나요? 그리고 준비된 조합식의 수도 궁금합니다.

    =지금도 조합식은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애초에 조합식을 정해둔 게 아니고, 계속 늘어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놨거든요. 업데이트가 되면서 점점 더 편리한 아이템이나 진보한 아이템이 등장할 수도 있겠죠. 처음에는 대략 백여 가지로 시작합니다. 기본적인 재료 아이템만 그 정도 되고요, 거기서 서로 조합하는 형태라 무궁무진하게 종류 수가 늘어날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는 1단계 아이템이 있고, 1단계 아이템과 두 개를 조합해 2단계를 얻고 하는 방식이에요. 그리고 만들어진 아이템과 다른 아이템을 조합하면 또 새로운 아이템이 나오고요. 1단계와 3단계 아이템을 조합할 수도 있고, 2단계와 1단계를 합칠 수도 있어요. 이런 공식으로 모든 아이템 변수가 끊임없이 확장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게임을 출시한 이후에도 꾸준히 업데이트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소각'과 '탐험일지'. 소각은 재미있는 이펙트도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Q. '표류소년 130'의 핵심 콘텐츠를 꼽자면?

    =기본적으로는 세 가지라고 보고 있습니다. 일단은 채집하는 아이템도 뭐가 될지 모르는 조합 방식, 그리고 스토리의 분기가 요즘 모바일 게임답지 않게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아, 대화에서도 연출이 많이 있어서 최대한 대화도 재미있게 꾸려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멀티 엔딩 구조. 이게 '표류소년 130'의 가장 큰 핵심 재미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대화 연출 외에도 CG라던가 이벤트 씬에서 일러스트를 감상할 수 있나요?

    =아 네, 일러스트가 저희들의 최고 강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디게임이지만 아주 강력한 아트워크를 만들어낸다고 할까요? 전작인 '까칠한 네티'는 스토리가 비중이 큰 작품이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러스트가 엄청 많이 들어갔거든요. 웬만한 게임사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일 거라고 봅니다.

    '표류소년 130'에도 그만큼을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워주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일러스트 파트 작업은 다른 파트에 비해 작업이 좀 적은 편이에요. 그만큼 오래 합을 맞춰온 사이이기도 하고요.

    아마 작업 방식이 다른 회사와는 달라서 그럴지도 모르죠. 회사에서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잖아요? '일'이니까. 일러스트레이터 본인도 별로 애착 가지 않는 일러스트를 그릴 때는 작업 속도가 더디죠. 저희는 하기 싫으면 일단 하지 말자는 주의에요. 하기 좋을 때까지 이해를 하던가, 아니면 왜 하기 싫은지 이야기를 해봅니다.

    그리고 저희는 '시안'을 만들지 않아요. 보통은 일러스트나, 아이콘을 제작할 때 몇 개 만들어보고 거기서 회의를 통해 정하곤 하잖아요? 저희는 그냥 차라리 시안을 만들 거면 그 시간만큼 투자해서 최종 폼을 만들어자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모든 작업물이 한 번에 나오는 편이에요. 버리는 리소스도 없고요. 이런 형태의 작업 방식이 영향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실질적으로 효과가 좀 있는 편이고요.


    캐릭터간의 대화는 이렇게 이뤄집니다.

    Q. 음성 더빙이 들어가면 훨씬 더 멋진 연출이 될 것 같은데, 음성 더빙에 대한 계획이 있나요?

    =사실 제일 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더빙이 게임의 폼에도 잘 맞고, 인물별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저희가 할 수 없는 일'이라서요. 저희는 투자를 받지도 않았고 따로 홍보를 할 수 있는 자본도 둘 수 없는 입장이라 현실적으로 더빙은 어렵습니다.

    정말 좋아해 주시는 유저분들이 후원을 받아서 해보라고 의견을 주세요. 저희는 아직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는데, 많이들 그렇게 하시니까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거였죠.

    현재로서 저희는 자체 개발을 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없습니다. 후원이 딱히 필요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후원'을 굉장히 무겁게 생각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슈도 있잖아요? 후원을 받고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요. 저희도 개발 자체에 후원이 필요하지는 않은데, 후원을 받고 나서 책임을 못지는 상황이 되는 건 정말로 싫어요.

    애초에 자본적인 부분이 싫어서 인디 게임을 시작했는데, 딱히 당장 개발 과정에는 후원을 받는 것도 의문이 들어요. 만약에 이번 시리즈가 잘 돼서, 두 번째 편을 내놓을 때면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주제에요. 유저분들도 많이 원하실 수 있고, 저희도 게이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몸과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Part 2 - 골드 파우치, 그리고 출시에 대해서…



    Q. '골드파우치'는 어떻게 결성되었나요?

    =저희 팀은 2년 정도 됐습니다. 멤버들은 각자 다른 회사에 있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회사 프로젝트가 접히거나 방향이 바뀌어 나오게 된 사람들이에요.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공통점이 있으니까 잘 맞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끼리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자 해서 모이게 됐어요.

    작은 것부터 하기로 했었죠. 상업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들은 생각하지 않고,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자고요.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고 궁금하기도 했었고요. 첫 프로젝트는 '고고 히어로즈'인데, 두 명이서 두 달만에 만든 게임이에요.

    그런데 만들고 나니까 생각보다 우리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았고,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고민이 됐죠. 지금 다시 취업을 해서 만들어봐야 회사의 게임이지 '내 게임'이 아니거든요. 살면서 이렇게 내 게임을 만들어볼 시간은 지금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전 팀에서 같이 일했던 아티스트 분도같이 작업을 하게 됐고, 두 번째 프로젝트인 '까칠한 네티'를 만들었고, 지금은 세 번째 프로젝트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Q. '골드파우치'가 만들고 싶은 게임,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처음에 게임을 제작하려고 했을 때, 다섯 개의 목표를 정했어요. 저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는데, 그걸 당장 바로 만들 순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두 달짜리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모든 걸 다 맞춰봤다곤 할 수 없어요. 아무리 서로 알던 사이였다고 할지라도 얼마만큼 팀워크가 맞는지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죠.

    그리고 각자 다루던 스케일의 게임이 있는데, 우리가 원하는 스케일로 만들려면 얼마나 걸릴지 모릅니다. 그래서 2년 정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전까지는 목표를 두지 않고, 단계별로 실력을 키워나가면서 우리의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두 번째 게임은 첫 번째 게임보다 조금 더 목표를 높게 잡았죠. 각 프로젝트마다 만들어보고 시험해보는 부분이 달라요. 그래서 다섯 개의 목표를 잡았던 겁니다.

    우리가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과정을 다섯 계단으로 본 겁니다. 장기적으로 보고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어요. 현재 제작 중인 '표류소년 130'이 세 번째 프로젝트에요. 실제로 각 단계를 밟아 나갈 때마다, 실력이 많이 향상되고 발전한다고 느껴요. 아트도 그렇고, 게임 내외적으로도 많이 발전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도 아직 유저분들이 보시기에는 저희 게임이 성에 차는 퀄리티는 아닐 거예요. 물론 그렇다고 저희가 각 프로젝트를 대충 만드는 건 아닙니다. 하나하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표류소년 130'이 네 번째 프로젝트가 될 예정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세 번째 게임을 스킵 했거든요. 두 번째 게임인 '까칠한 네티'에서 꽤 많은 걸 얻을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세 번째 게임은 건너뛰게 됐죠. 그래서 이번 '표류소년 130'은 '까칠한 네티'와는 좀 갭이 많이 큽니다. 오히려 마지막 계단으로 둔 다섯 번째 게임과 비슷한 스케일이 될 것 같고, 실제로도 그 정도 위치에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게임이 '영화'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영화도 보면 '메시지'가 있잖아요? 그 메시지는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고요. 그걸 직설적으로 하지 않고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거든요. 주인공이 있고, 주인공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조연들과 사건도 있고요.

    영화를 봤을 때 감독의 한마디나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영화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그게 게임과 유사성이 있다고 봐요. 고전 게임부터 해서 유명 디렉터의 작품이나 제가 좋아하는 개발사들, 그리고 좋아하는 게임들의 명장면이나 명대사는 전부 다 작품의 분위기와 세계관에서 나오거든요. 지금은 게임도 많이 변화해서 이런 의견은 "그건 아니지!"라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 같기도 해요.

    힘들여 만든 서사는 쉽게 스킵당하기도 합니다. 그게 아쉽기도 하다고...

    전 그게 아쉬웠어요. 제가 독립하기 전에 만들던 타이틀도 그런 부분에 좀 심혈을 기울였었거든요. 근데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에는 그걸 전부 빼야 하고 친구 추가 넣고 결국 한계가 있더라고요. 상업 게임에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이자 아쉬운 부분이에요.

    그렇지 않은 게임들, 메시지를 담은 게임들도 분명히 수요는 있는데 시장에서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어요. 그게 오히려 전 역으로 블루오션이 되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또 아무도 하지 않을 테니 우리가 하자는 식이죠. 좀 돌려서 이야기를 했지만, 그게 저희의 방향성이에요. 메시지가 있는 게임을 만들자고요. 그리고 고전 게임을 워낙에 좋아해서…그 느낌도 좀 담아보려고요.

    수익성을 배제할 순 없겠지만, 그것을 목적으로 시작하는 프로젝트가 아닌 게임. 명장면이나 명대사가 기억에 남을만한 게임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금도 조금씩 만들고 있어요. 대형 콘솔, PC 패키지를 만드는 개발사처럼 큰 스케일은 아닐지라도 저희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고 싶어요.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메시지가 있는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로 살아남을 수 있으면 저희의 목표는 충분히 달성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메시지와 엔딩이 있는 게임을 모바일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지금 국내 모바일 시장에는 그런 게임이 큰 인기가 있지는 않거든요.


    Q. '표류소년 130'은 언제쯤 출시될 예정인가요?

    =음, 빠르게 내려고 한다면 얼마 안 걸릴 수도 있어요. 시스템 구축은 거의 끝난 상태라서, 콘텐츠를 채워 넣기만 하면 되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좀 욕심을 내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이번 게임이 세 번째 기는 한데 원래 네 번째로 기획된 게임이거든요.

    원래 첫 번째부터 세 번째 게임까지는 완성도면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게임들을 내보는 거였어요. 미니게임에 살을 붙이는 형태죠. 하지만 네 번째와 다섯 번째 게임은 그동안의 게임들과는 다릅니다. 전체적인 그림을 먼저 러프 스케치하고 세부 묘사를 해 나가는 형태라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표류소년 130'은 완성도를 많이 올리려고 하고 있어요. 오탈자도 없어야 하고, 출시 이후 업데이트할 콘텐츠도 마련하면서 글로벌 서비스 등등…이미 초안이 끝난 대사의 경우도, 캐릭터의 성격이 더 확실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다듬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계속 딜레마에 빠지는 과정이기도 하고요. 저희도 올해가 가기 전에 출시하려고 생각하고 있지만, 저희가 만족할만한 완성도를 추구할 생각입니다.

    저희는 퍼블리셔나 투자를 받지 않아 외부 제약이 없어요. 다시 말해 쫓기고 있지 않아요. 전 이게 개발자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약이 없으니까, 그만큼 게임을 더 다듬어서 '게이머의 입장으로 하고 싶은 게임'이 될 때까지 노력해보고 싶습니다.

    저희 게임을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출시가 확정되지 않아서 게임을 런칭하기 전에 보여드릴 수 있는 걸 많이 고심하고 있습니다. 게임 내부의 콘텐츠가 미리 보여지는 한이 있더라도,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면 질문에 최대한 답변을 해드리려고요. 게이머의 입장에서 게임에 대한 소식은 정말 재미있고 기대되는 이슈니까요. 출시까지 마냥 기다리는 건 답답하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트위터나 게시글 어디든지 메시지를 주시면 답변을 해드리려고 합니다.


    Q. '표류소년 130'은 F2P의 모델 도입이 어려워 보이는 형태인데, 혹시 유료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으신가요?

    =그렇습니다. 유료 게임으로 출시할 생각이고, 인앱 결제도 있긴 할텐데…둘 다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할 생각입니다. 인앱결제도 100원 단위 정도의 재화랄까…그 정도의 재화를 부담 없이 원할 때 쓸 수 있도록 하려고요. 솔직히 아직 수익 구조에 대한 방향성은 확실히 정하지 못했어요. 다섯 번째 이후의 게임부터는 좀 더 고민을 해볼 생각이에요. 일단 '표류소년 130'은 유료 게임이고, 그것만으로도 정말 아무 걱정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표류소년 130'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전하는 한 마디를 부탁합니다.

    저희가 아무리 방향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게임을 제작해도, 결국 아는 사람이 없어서 메시지를 전달해도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긴 해요. 그래도 게임을 만드는 건 정말 즐겁고요, 기왕이면 한 분이라도 더 많은 유저분들께 저희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그래서 유저분들의 질문에 열심히 답변을 해드리려고요. 게이머의 입장으로 공감할 수 있는 환경이 저희의 메리트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만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저희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고요. 제 트위터(@toondiary)나 티저사이트를 통해서 열심히 답변을 드릴 예정이니, 편하게 연락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출시한 이후에도 피드백을 많이 듣고 싶어요. 앞으로도 '표류소년 130'과 '골드파우치'에 많은 관심, 성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