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희망의 불빛이었던 로저스가 팔꿈치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즌 중 방출되고 말았다. 작년 후반기 외국인 대체 선수로 들어와 데뷔전 완봉승에 이어 연달아 완투를 거듭하며 한화의 구세주로 떠올랐으나, 부상의 마수를 비켜가지 못한 것이다. 이로써 한화는 마에스트리에 이어 투수 용병 2명이 모두 교체될 위기에 처했다.

한편 현재 7위에 자리잡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역시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즌초부터 시원찮은 외국인 용병때문에 고생하다 전 구단 중 처음으로 교체 카드를 썼으나, 대체 용병마저 부상으로 엔트리에 빠져있고 구자욱과 차우찬 등 공수의 핵이었던 선수들은 여전히 부상으로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있다.

이들 외에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팀 대부분이 부상과 씨름하고 있다. 기아는 주축 선발 투수로 점찍어둔 윤석민이 아직까지 재활 치료중이며, 부상을 극복하고 올라온 곽정철, 김진우 또한 마찬가지다.

kt는 최근에야 많이 복귀했으나 5월까지만 해도 1선발인 요한 피노, FA 영입 타자인 유한준 등도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한데다, 피노가 복귀하자 마리몬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렇듯 한화의 로저스가 부상으로 낙마한데 이어 각 팀별 부상 선수들의 상태와 이들이 복귀 시 어떤 활약을 펼칠지가 향후 가을 야구를 가르는 지표가 될 것이다.


▲ 한화의 구세주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치명타를 안기고 떠나게 된 로저스




■ 부상자 복귀하더라도 가을 야구는 장담할 수 없다? 삼성 라이온즈

부상자 복귀 전력만 기대하자면 삼성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돌풍을 일으켰던 구자욱이 복귀가 절실하다.

시즌 초반 소년가장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맹활약 했고, 44경기에 나서 0.375의 타율에 OPS 1.045를 기록하며 삼성의 한줄기 빛이 되었다. 부상을 당한 이후로 삼성이 연전연패에 빠진 모습을 보면 구자욱의 활약이 어떠했는지 쉽게 느낄 정도다.

다만 부상 복귀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류중일 감독의 발언으로는 올스타전 이전에는 힘들다고 밝혔고, 실질적으로는 7월 후반 정도로 예상된다.

투수쪽에서는 차우찬이 최근 복귀를 했다. 복귀 후, 3경기를 치뤘는데 아직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타자와 달리 투수가 복귀전에서 맹활약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므로 아직까지는 제 컨디션을 찾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희망적인 국내 선수와 달리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없다. 벨레스터는 이미 퇴출되었고, 웹스터는 그나마 제 역할을 해줬으나 기복이 심하다. 발디리스는 여전히 WAR 수치가 마이너스며, 대체 용병인 레온은 제 역할을 하기도 전에 부상으로 떨어졌다. 세 선수 모두 부상 전 경기력을 봐도 복귀 후에 큰 전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외에도 선수단 전체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하며, 잇따라 콜업되는 2군 선수들도 큰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옛 말을 무색케하고 있는 삼성이다.


▲ 시즌 초, 투타의 핵심이 빠진 자리는 컸다




■ 로저스까지 잃은 한화, 부상자들의 복귀에 여전히 목마르다

한화는 시즌 초부터 유독 부상자들이 많은 팀이다. 시즌초부터 윤규진, 안영명, 심수창, 이태양, 로저스 등 주축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며 선발 로테이션조차 만들기 힘겨웠고, 타자 역시 작년 빼어난 활약을 해줬던 김경언과 최진행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선발진은 부상병들이 회복되며 차차 본래 구상한 라인업대로 복귀하고 있었으나, 로저스는 끝끝내 재기하지 못한채 방출됐고, 이태양이 이제 막 복귀했으나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퓨처스 리그에서 안영명과 배영수가 첫 실전경기를 가지며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고, 김경언도 올스타 전후로 부상에서 복귀할 전망이다.

아쉬운 것은 팀의 주전 유격수로서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던 하주석이 가래톳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최진행 역시 어깨 부상으로 아직까지 복귀가 불투명하다. 이로 인해 투수들이 복귀하더라도 팀 외야의 한 자리가 비어있는 등 팀 전력 상황이 그리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지배적이다.


▲ 부상자 복귀가 여전히 절실한 한화


▲ 다만 이들이 복귀하더라도 반전을 만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한순간에 사라진 시즌 초반의 불붙은 타선 - 전원 복귀를 기다리는 kt wiz

kt 위즈의 올 시즌은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지난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팀의 부족한 부분을 비교적 잘 메웠고, FA 시장에서 유한준을 영입하며 중심 타선의 화력을 보태는 등 여러모로 전력 강화 요인이 많았다. 실제 시즌 초에는 그 어느 팀도 kt를 상대로 쉽게 이기지 못했고, 팀 순위 역시 안정적으로 중위권에 안착했다.

다만 5월이 되자 중심 타선의 이진영, 김상현, 유한준이 잇따라 부상으로 이탈했고, 작년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박경수까지 엔트리에서 빠졌다. 시즌초부터 클린업이 통째로 실종된 셈이다.

투수쪽도 부상으로 만만찮게 전력이 이탈했다. 초반 에이스로 각광 받던 마리몬이 현재 부상으로 빠져 있고, 피노도 오랜 기간 부상으로 빠져있었다.

다행히 올스타전이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타자진쪽의 부상 선수들은 모두 복귀했고, 투수쪽은 마리몬이 이탈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시즌 전 계획했던 구상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토종 선발진에서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지며,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전력이 여전히 강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부상자들의 복귀로 최근 연패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 시즌 초 클린업이 통째로 사라져 하위권을 멤돌 수 밖에 없었다!




■ 부상병동뿐만 아니라 군 전역자까지 기다린다! - 기아 타이거즈

기아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엔트리 변화가 가장 심한 팀이다. 2군에 있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1군을 오고가는 등 핵심 선수들 외에 신인 선수까지 폭넓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전통의 부상병동답게 부상자 또한 많은 편이었는데, 우선 수술로 인해 오랜 재활을 거쳤던 곽정철 한기주, 그리고 김진우와 윤석민이 있다. 부상은 현재진행형으로 한승혁과 심동섭도 빠져 불펜은 과부하 상태에 빠졌다.

곽정철과 한기주는 시즌 초 복귀하여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나 다시 컨디션 난조와 부상이 겹쳐 이탈했고, 윤석민 역시 초반에 3경기에 등판하고 이후로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 중 현재 1군 엔트리에 다시 복귀한 선수는 한승혁과 심동섭, 곽정철이 유일하다.

하지만 한기주는 컨디션이 회복되면 언제든지 1군에 다시 복귀할 수 있고, 김진우 역시 수술 후 오랜 재활을 거쳐 최근 2군 경기에 등판하며 최종 점검을 거치고 있다. 그럼에도 윤석민은 복귀를 언제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나마 타자쪽에서는 부상 없이 대부분 구상한 라인업을 가동하며, 팀 타율도 작년에 비해 크게 오른 모양새다.

이외에도 원정 도박으로 논란을 빚었던 임창용의 징계가 곧 풀릴 예정이며, 빠르면 7월 1일을 기점으로 복귀전을 치를 수 있다. 여기에 시즌 초 라인업만으로 최강 소리를 들었던 선발진마저 원상 복구된다면 후반기 돌풍을 일으킬 것이 기대된다.


▲ 기아 팬이라면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두 선수





■ 한 명이 돌아오면 한 명은 나간다? 부상 보존의 법칙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부상으로 전력이 휘청거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중요한 시기마다 한 명씩 빠져나가며, 안정적인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 스프링캠프때부터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하는 홍성민이 이탈했고, 베테랑인 정대현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몸상태 덕에 낙마했다. 젊은 선발 마운드 재건의 선봉장이던 고원준 역시 첫 경기만에 담 증세로 이탈했고 결국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떠났다.

토종 선발의 터줏대감인 송승준은 14시즌부터 떨어진 구위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으며, 시즌 초부터 빠르게 부상자 명단에 등록된 채 여전히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 롯데의 최고의 선택이라 평가받은 FA 듀오 윤길현과 손승락 역시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윤길현은 5월 29일 어깨 통증으로 이탈했고, 윤길현이 복귀하자마자 손승락이 발목 염좌 증세로 이탈했다.

타자진 역시 순탄하지 못했는데, 주전 유격수였던 오승택이 골절 부상으로 이번 시즌 복귀를 장담할 수 없고, 대체자가 없다고 할 수 있는 황재균 역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바 있다. 주전 외야수이자 팀의 클러치 히터인 아두치 역시 초반부터 감기 몸살 증세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최근 부상으로 다시 전력에서 빠졌다.

주전 다수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대참사는 없었으나 누군가 복귀하면 누군가는 반드시 나가는 부상 도미노가 시즌초부터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현재 6위에서 중위권을 지키고 있는 롯데로서는 현재 성적도 나름 잘 하고 있다는 평가지만, 이후 부상자들이 모두 제 컨디션으로 복귀한다면 좀 더 상위권을 노릴 수 있을 전망이다.


▲ 롯데 팬의 희망이 되던 FA 듀오지만 현재는 부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