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달의 기간 동안 총상금 1000만원을 놓고 진행된 제닉스배 오버워치 파워 리그 프리 시즌이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이번 제닉스배 오버워치 파워 리그에는 한국 최고의 팀을 가리기 위해 국내 최정상급 팀들이 총출동했는데요, 팀원 대부분이 월드컵 국가 대표 후보로 올랐던 '루나틱하이'부터 인벤에서 결성된 파티로 대회 직전 로지텍배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스타덤에 오른 'Team BP', 한국에서 진행된 첫 블리자드 공식 대회였던 오버워치 페스티벌 쇼매치에서 우승을 차지한 'LW RED'까지 최정상급 팀들이 막강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본선 무대를 밟았습니다.

한국 최정상급 팀들이 참가한 만큼, 유저들의 관심도 이들의 경기에 집중되었습니다. 어떤 팀이 어떤 화려한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기대하는 유저들도 있었지만, '실제 프로급 선수들은 어떤 영웅을 선택하고, 어떤 전장에서 어떤 플레이를 펼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보는 유저들도 많았습니다.

오늘은 이런 유저분들을 위해서 이번 파워 리그에서 등장했던 영웅들을 통계치로 종합하여 유저분들에게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다만 영웅을 상시적으로 바꿀 수 있는 오버워치의 특성상 이번 통계는 각 팀이 해당 전장에서 갖고 있는 기본적인 전략/전술 컨셉을 살펴보기 위해 '첫 지역 점령/호위 시점'에서 각 팀이 골랐던 영웅이 집계되었으며, 단일 세트로 5전 3선승이 진행된 쟁탈전 전장의 경우, 중복되지 않은 3개 맵에서 첫 점령 시점에서의 영웅 선택이 기준이 되었습니다.



■ 최고의 선택은 루시우! 단 1번 등장한 솔저:76과 한조, 정크랫

▲ 파워리그 전체 영웅 픽률 티어 통계


이번 파워 리그에서 최고의 영웅은 단연 '루시우'라 할 수 있습니다. 루시우는 본선 8강부터 진행된 전체 35번의 세트 중 공-수 양 팀에서 총 157번 등장, 파워 리그 내내 단 한 세트도 나오지 않은 게임이 없는 최고의 영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는 루시우 특유의 다재다능함이 빛나는 통계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선 점령'이 중요한 쟁탈전에서는 절대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며, '소리의 파동'으로 아군의 다른 지원가를 지키는 것은 물론, 낙사까지 유도할 수 있기에 각 팀에서는 반드시 루시우 전담 선수가 필요했습니다.

같은 지원 영웅인 시메트라와 아나의 활용도가 여전히 저조한 편이고 메르시나 젠야타가 패치마다 큰 부침을 겪는 것과는 달리, 루시우는 오버워치 출시 이후 단 한 번도 예외 없이 최정상급 지원가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웅별 전적 통계가 집계되는 오버랭크(Overank.net)의 각종 지표에서도 항상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기에, 특별한 패치가 없는 한 루시우의 강세는 계속해서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루시우의 뒤를 아주 근소한 차이로 '젠야타'가 쫓았습니다.

같은 지원가 영웅인 젠야타는 역시 35번의 세트 중 총 153번 등장하며 루시우와 함께 '거의 모든 게임에서 등장한' 영웅이 되었습니다. 이런 젠야타의 통계는 경쟁전 시즌1 이전까지 거의 모든 대회에서 '루시우+메르시'가 주된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젠야타가 프로들의 선택을 받은 주된 이유로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으나, 상대 자리야의 '중력자탄' 이후 이어지는 공격 영웅들의 포화를 '초월'로 받아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부조화콜' 이후 대상 집중 점사로 상대방과의 숫자 균형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특히 부조화 대상을 불러주고 팀원들이 대상을 집중 점사하는 전술은 각 팀의 공격에서 기본이자 핵심 역량으로 평가되며 팀의 연습량과 협동심 수준을 측정하는 척도로 작용했습니다.


▲ 중력자탄-죽음의 꽃에 맞서는 젠야타의 초월!


루시우-젠야타가 부동의 2지원가 자리를 꿰찬 데 이어, 3위에는 돌격 전담 영웅인 '자리야'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자리야는 전체 35세트 중 총 130번 등장, 돌격 전담 영웅 중에서 가장 선호되는 영웅으로 등극했습니다. 자리야는 젠야타처럼 일종의 '딜링 증폭 기술'을 갖고 있는 영웅으로, 젠야타와 함께 순간적으로 포지션을 파괴하고 상대 주요 공격 영웅이나 돌격 영웅까지 녹이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방벽 씌우기'를 통해 아군 영웅이 상대 진영을 헤집거나 위기의 순간에 아군 영웅을 구하는 역할도 담당하며, 특히 이니시에이팅 기술로 활용되는 '중력자탄'의 존재감은 자리야를 프로급 경기에서 필수적인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공격 영웅 중 1위를 차지한 영웅은 '겐지'(107회 등장) 입니다.

전체 선택 횟수 4위, 공격 전담 영웅 중 1위를 차지한 겐지는 벽을 기어오르고 2중 점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체 영웅 중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상당한 이동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궁극기인 '용검' 타이밍에는 폭발적인 딜링을 퍼부을 수 있다는 점에서 팀 파이트와 게릴라전 양쪽에 필수적인 영웅으로 꼽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승을 차지한 LW RED 팀의 'NANOHANA' 선수나 국가 대표로 뽑인 'ArHaN' 선수 등이 다루는 최정상급 겐지는 팀콜 없이는 거의 잡을 수 없는 존재라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 최정상급 팀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영웅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5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았던 영웅으로는 '윈스턴'(104회 등장)이 선정되었습니다.

윈스턴의 압도적인 진영 붕괴 능력은 특히 쟁탈전이나 공격 전장에서 빛났습니다. 돌격 영웅 중 1순위로 꼽힌 자리야의 '방벽 씌우기'를 받은 윈스턴이 상대 지원가를 끊으러 가는 모습이나, 점령 지역에서 상대 점령 시간을 늦추고 추가 시간을 벌기 위해 날뛰는 윈스턴의 모습은 파워 리그를 본 유저라면 한 번쯤 기억나는 모습일 것입니다.

특히 파워 리그 결승에서 만난 'aWesomeGuy' 선수와 'Miro' 선수는 한국 최고의 윈스턴 플레이를 보여주며 진짜 '돌격'하는 영웅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 결승에서 등장한 Miro 선수의 국가대표급 윈스턴!


이후 6위와 7위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맥크리'(77회)와 '리퍼'(71회)가 차지했습니다.

특히 맥크리는 겐지가 하향된 9월 2일 이후로 각 팀의 확고부동한 최고 딜러의 자리를 차지했으며, 맥크리 담당 선수의 당일 에임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나뉠 정도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리퍼는 상대방의 돌격 영웅부터 녹이는 막강한 근접형 딜러인 동시에, '죽음의 꽃'으로 겐지와 함께 가장 강력한 한타 기여도를 자랑하는 영웅입니다. 특히 전장에 따라서는 상대 배후로 침투하여 지원가를 따내는 등 암살자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어 각 팀에서는 보통 '겐지-트레이서-맥크리-리퍼' 4가지 공격 영웅이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등장, 게임을 풀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공식 통계 결과 파워 리그 최고의 영웅 조합은 '루시우-젠야타'의 지원가 라인과 '자리야-윈스턴'의 돌격 라인, '겐지-맥크리'의 딜러 라인이 선정되었습니다!


▲ NANOHANA의 상황을 정리하는 죽음의 꽃!


이렇게 각 팀의 중심이 되는 픽들이 있는 반면, 거의 조명되지 못한 픽도 있습니다. 특히 오버워치의 기본 공격 영웅으로 평가받는 '솔저:76'과 스타일리쉬한 저격수인 '한조', 막강한 화력을 지닌 수비수 '정크랫'은 첫 픽으로는 단 한 번씩만 등장하며 체면을 구겼습니다.

솔저:76의 경우 궁극기 자체가 다른 영웅에 비해 차단될 수 있는 상황이 많으며, 기본적으로 에임 자체가 일정 수준 이상까지 올라온 프로급에서는 에임이 쉬운 영웅보다 에임의 난도가 높지만 기본적인 딜량이 높거나(맥크리처럼), 자리야의 중력자탄 이후 한 번에 폭발적인 딜링을 뿜어낼 수 있는 영웅(겐지, 리퍼, 트레이서)이 적합하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한조의 경우 여전히 '특정 상황에서 쓸만하다'라고 언급하는 프로들이 있지만, 스스로의 경기에서는 거의 봉인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실질적인 평가는 다름을 보여주었습니다. 정크랫의 경우 자체적인 성능도 문제가 있지만, 프로급 경기에서 정크랫의 카운터라 할 수 있는 자리야의 인기가 높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또 특정 상황에서만 쓰일 수 있는 영웅인 토르비욘(2회 등장)이나 시메트라(2회 등장), 바스티온(3회 등장)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 최고의 딜러였던 '파르시' 조합의 파라(4회 등장)는 이번 시즌 달라진 위상을 절감해야 했습니다. 다만, 신규 전장인 아이헨발데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전장에 따라 활용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 첫 픽으로는 1번만 등장한 굴욕의 3영웅


마지막으로 영웅과 관련된 통계는 아니지만, 또 하나 살펴볼 만한 통계가 바로 프로들의 전장 선택입니다.

이번 파워 리그 본선에 오른 팀들은 자신의 팀에 전장 선택권이 있을 경우 '점령 후 호위'(10회 선택) 전장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와 근소한 차이로 '쟁탈형'(9회 선택) 전장이 높은 인기를 보여주었으며, 이외에 '화물호위'(5회 선택)과 '점령형'(2회 선택) 전장이 뒤를 이었습니다.

점령형 전장은 각 팀의 금지 카드로 자주 선택되었으며, 각 팀과의 인터뷰에서도 '밸런스에 문제가 많다'라는 의견이 많아 전장 선택에서 다소 기피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점령형 전장 중에서도 '아누비스 신전'은 단 한 번도 선택되지 않으며 프로들이 가장 싫어하는 전장에 꼽히게 되었습니다.


▲ 최악의 전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아누비스 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