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1주 차 경기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롤드컵은 아직 전승을 거둔 팀이 한 팀도 없는 각축전이다. 그만큼 1주 차 경기는 혼전이 많았다.
치열했던 경기 때문인지, 덜 풀린 긴장 탓이었는지 실수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유독 몇몇 선수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맵리딩, 포지션, 스킬 활용 등 문제를 연달아 발생시켰다. 이쯤 되면 실수라고 하기보다는 경기력이 나빴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래서 뽑아봤다. 포지션별로 나눠본 1주 차 워스트 선수.... 흔히 아저씨들이 축구를 볼 때 하는 '내가 해도 저것보단 잘하겠다 쯧쯧' 5명을 선정했다. 워스트로 뽑힌 선수들이 2주 차 경기부터는 팬들의 아쉬운 탄성이나 비웃음보다는 환호성을 끌어내길 바란다.
■ 탑 : G2 '익스펙트' 기대한 '제이스가 이상해..'
G2의 지독한 부진의 수렁에 '익스펙트' 기대한이 크게 한몫했다. 특히, 첫 경기에서 사용한 제이스는 정말 아쉬웠다. 초반, '트릭'의 날카로운 갱킹으로 '익스펙트'는 1킬을 획득했었다. 하지만 '익스펙트'는 제이스의 장점인 강한 라인전 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봇에서 발생한 싸움에서 오히려 상대 뽀삐가 먼저 순간이동을 활용하여 큰 이득을 취해갔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 후가 더 문제였다. 제이스가 뽀삐를 따라 뒤늦게 합류한 상황에서, 마나를 관리하지 못한 채 온 것은 물론 상대를 방생하는 큰 실수를 범했다. 패배를 부른 결정적인 실수였다.
마나 관리, 스킬 활용, 딜 계산 등 '익스펙트'는 경기 내내 비슷한 문제을 보이며 딜러로 3킬을 먹고도 아무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족한 챔피언 이해도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2, 3경기도 마찬가지로 아쉬웠다. 2경기, 나르를 플레이하여 '트릭'의 많은 도움을 받아 성장했지만,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3경기는 조금 더 문제였는데 아쉬운 판단으로 상대에게 두 번이나 공짜로 킬을 헌납하며 경기의 맥을 뚝뚝 끊었다.
■ 정글 : SPY '트래쉬' '궁은 적에게 접근하기 위한 것'
말이 필요 없다. '트래쉬'는 일단 영상부터 보자.
왜 영상부터 봐야하는지 바로 이해가 갈 것이다. 궁을 반대로 쓰는 우스꽝스러운 실수를 저질렀다. '트래쉬'는 롤드컵에 진출한 프로다.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실수였다. 만약에 저기서 그레이브즈가 살아 돌아갔으면 게임이 터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후 경기 양상을 보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SPY가 미드 '센쿡스'를 중심으로 저력을 보이며 꽤 따라잡았지만, 실수의 여파가 커서 경기를 역전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다음 경기에서는 올라프로 경기 초, 중반 주도권을 가져오려 했다. 하지만 경기 내내 상대 리 신에게 크게 혼쭐만 났다. 'mlxg'의 리 신은 SPY의 정글을 제집 드나들 듯하며 '트래쉬'를 농락했다. 아군 라이너들이 라인전에서 진 탓도 있었지만, 그에 비해서도 너무 크게 밀렸다. 리 신에게 하이라이트 영상 제조기가 된 올라프였다. 그래도 위안으로 삼자면, 3번째 경기에서는 렉사이를 사용해서 꽤 좋은 모습을 보였다.
■ 미드 : G2 '퍽즈' '우리 미드 뭐함?'
G2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은 '퍽즈'의 안일한 플레이다. 유럽 최상위 미드라이너 중 한 명으로 손꼽혔던 '퍽즈'였으니, 실수를 종종 했어도 캐리력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 영광만 남은 듯하다. 근거 없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팀에 막심한 손해를 끼쳤다. 롤드컵에서 '퍽즈'는 단 한 경기도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첫 경기, 현재 가장 좋은 미드 챔피언으로 평가받는 신드라를 플레이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무리한 판단으로 2:2싸움에서 크게 패하며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문제는 두 번째 경기에서부터 크게 발생했다. '퍽즈'는 상대가 말자하, 녹턴 조합이라 6렙 이후에 계속 위험을 인지해야만 했다. 하지만 빈틈투성이였다. 말자하에게 거리를 쉽게 내어주면서 여러 차례 킬을 헌납했다. 경기의 핵심인 미드라이너가 한 번만 허무하게 죽어도 치명적인데, 여러 번이니 이길 경기도 못 이겼다.
세 번째 경기도 똑같은 실수를 범했다. 상황은 아군 정글러가 봇으로 갱킹을 갔고, 미드에 시야가 완벽하지 않았다. 분명히 조심해야만 했다. 하지만 '퍽즈'에게 조심이란 없었고 보란 듯이 갱킹을 허용했다. 당연한 팀플레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팀의 사기는 뚝 떨어졌고 경기는 패배했다.
■ 원딜 : TSM '더블리프트' '그만 좀 짤려요...'
'더블리프트'의 오래된 치명적 단점은 판단력이었다. 자주 맵 리딩을 하지 않고 잘리거나, 무리한 포지션으로 어이없는 죽임을 당했다. 그러나 이번 북미 섬머 시즌에서 완전히 환골탈태했었다. 리그에서 가장 적게 죽은 원딜이 '더블리프트'였다. 그런데 딱 섬머 시즌까지였고 롤드컵부터는 귀신같이 자신의 옛날 모습을 되찾았다.
RNG와의 첫 경기에서, '더블리프트'는 무리한 앞 포지션을 잡아 상대 '마타' 조세형에게 쉽게 이니시에이팅 각을 내줬다. 몇 차례나 점멸을 쓰지도 못하고 비명횡사하며 경기를 내줘야 했다. 팬들의 쓴소리는 당연했다.
집중한 덕분인지 두 번째 삼성과의 경기는 그래도 괜찮았다. 하지만 세 번째 경기에서 다시 또 문제를 드러내며 팀을 위기에 빠트렸다. 원딜이 무리하게 라인을 밀면서 시야가 없는 곳까지 튀어나갔다. 대가는 참혹했다. 상대 말자하는 '더블리프트'를 두 번이나 회색화면으로 안내했다. 어쩌면 공허충과 함께 공허의 세계로 갔을지도....
■ 서포터 : SPY '미킥스' '철부지 서포터'
LoL에서 서포터는 엄마라고 불린다. 그런데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같은 서포터도 있기 마련이다. '미킥스'가 딱 그런 서포터다. '미킥스'는 서포터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불안하다.
첫 경기 탐 켄치는 나쁘지 않았지만, 그 이후 경기부터 문제점을 보였다. 두 번째 경기인 RNG와의 대결에서 라인전부터 큰 실수를 범했다. 안일한 딜교환으로 두 번이나 '우지'에게 킬을 내줬다. 그리고 라인전이 끝난 후에 의문사하기도 했다. 다양한 상황에서 팀에게 불안감을 줬다.
나미가 좋지 않은 모습의 절정이었다. 한타에서 돌격대장 역할을 하더니 너무 뻔한 Q스킬 활용으로 상대에게 좋은 먹잇감이 됐다.이후에도 두 차례나 큰 실수를 저질렀다. 미드 지역에서 혼자 떡하니 앞으로 나가더니 카시오페아에 덜미를 잡혀 점멸도 써보지 못하고 전사했다.
그리고 경기 막바지에도 마찬가지였다. 포지션 문제로 스카너에게 질질 끌려가 한타 대패에 원흉이 됐다. 이번에도 점멸은 쓰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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