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엽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 콘텐츠랩팀 팀장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이종엽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컨텐츠랩 팀장은 LG 애드 브랜드전략 연구소 선임 연구원부터 블리자드 코리아 슈퍼바이저로 마케팅 경력을 쌓아왔으며, 지금은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소셜마케팅 팀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종엽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콘텐츠랩 팀장은 7일 진행된 IGC 두 째날 행사에서 '게이머 커뮤니티를 이해하고 품는 것만으로도 마케팅은 완성된다'라는 주제로 연단에 섰다. 강연은 변화하는 마케팅 시장에 대한 개괄과 게이머 커뮤니티의 형성 과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게이머 커뮤니티를 어떻게 품고 마케팅에 활용할 것인가를 살펴보는 순으로 진행되었다.


■ 강연주제: 게이머 커뮤니티를 이해하고 품는 것만으로도 마케팅은 완성된다!

⊙ 변화하는 시대, 마케팅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이종엽 팀장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한 장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요즘 게이머들과 게임 커뮤니티와 게임 회사 사이의 괴리감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는 괴리감을 느낀다. 게이머로서도 속상하고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도 속상한 일이다.”라고 말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강연의 목적은 “왜 이렇게 됐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정답은 아니지만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 말했다.

“게임업계나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했고, VR이나 AR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과 결합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다.” 이종엽 팀장은 이렇게 말하며 게임 산업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 차트를 소개했다. 중앙에 있는 것이 게임 그 자체로, 게임 콘텐츠와 게이머 사이에 있는 것이 최근 대두가 되고 있는 플랫폼이다. 차트의 왼쪽은 게임을 어떻게 판매할 것이냐, 오른쪽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이냐에 대한 내용이다. 지금까지는 게임을 파는 쪽에만 집중되어있었다. 사실 어쩔 수 없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굉장히 중요함에도 자칫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다. 왜냐면, 실제로 게임을 하는 것은 게이머이기 때문이다.



사회과학적으로 보면 어떤 특정한 형상들이 그 사회의 가치나 움직임, 흐름을 변화시키곤 한다. 고 말하며 그 예로 거울을 들었다. 거울이 나오기 전까지 세상의 중심은 ‘앞’을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울이 발명된 이후 본인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면서 세상의 중심이 내가 되는 것이다. 과거 유명한 예술가나 철학가들이 거울이라는 소재로 많은 작품을 남긴 것을 보면 상징적인 것이 있다.

마케팅이나 모든 활동들은 그 사회상을 반영한다. 고객이나 게이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사는 시대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케팅이나 모든 활동들은 그 사회상을 반영한다. 거기부터 시작해야된다. 고객이나 게이머.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사는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봐야한다. 미디어생태학자인 마셜 맥루한은 “개인은 소통에 사용하는 미디어에 따라 성격이 변화한다.”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사회의 큰 흐름에 따라 마케팅의 방식도 진화하고 변화해야 한다.



마케팅의 정의는 점점 복잡해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기업 가치나 제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하는 기업과 고객 사이에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마케팅의 정의가 복잡해지는 요소는 사회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마케팅을 통해 관심 없는 부분을 관심 있게 만들고, 설득을 하고 소통을 하는 것이 마케팅이고 세일즈로 가는 길이다. 기술이라기보다는 소통과 공유를 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 접근하면 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고 게이머 커뮤니티가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마케팅의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시장분석을 통해 타겟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그들을 움직일 수 있는 행동요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50년대는 생산을 하는 것 자체가 마케팅이었다. 어떻게 만들 것이냐, 얼마나 빨리, 그리고 많이 만들 것이냐가 중요했다. 60년대에는 공장이 많아져 제품의 질을 올리기 시작했다. 제품의 질 역시 비슷해지자 나온 것이 판매방식의 변화이다. 여기부터가 진짜 마케팅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에는 다단계, 방문판매가 등장해 행동으로 사람의 심리를 움직일 수 있는 방식들이다. 또한, 이 시기에 제품과 판매라는 것들이 나오면서 관계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를 Relationship Marketing이라 하고 고객과 나의 관계, 고객 기업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 시기이다.

70년대부터는 그것도 통하지 않았고, “이 사람이 무엇이 필요한가” 즉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이후 80년대에는 비즈니스 마케팅이 등장한다. 다른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브랜딩’이 대두되었다.

90년대에는 Societal Marketing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모든 것을 포함한 마케팅이다. 최근에는 복합적 마케팅이라 한다. 고려해야 할 것이 많고, 신경 쓸 것도 많다.



그리고 굉장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인터넷이 나오면서 마케팅의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과거에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면, 이제는 고객들의 변화를 따라가기 바쁘게 되었다. 그래서 나온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다. 소셜 마케팅과 커뮤니티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이 그것이다. 이런 식으로 개념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방식이 달라짐에도 아직 체험단을 모집해 개인 블로그나 SNS에 글을 올려달라 말하는 방식 등 과거의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은 결국 광고 스팟을 구매해 광고를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커뮤니티 마케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커뮤니티’라는 개념을 먼저 알아두어야 한다. 브랜드 커뮤니티의 사전적 의미는 지역적 한계에 얽매여있지 않은 하나의 브랜드를 동경하는 공통된 특징으로 이어져있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이다. 이들에게는 공통된 의식의 존재하고 정기적인 제의적 의례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에게 공통된 도덕적 책임의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커뮤니티의 기반이 지역을 기반으로 나왔다면,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 아니면 게임에서 나오는 것이다.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와 로열티이다. 가치는 기업과 고객 사이에서 계속되는 신뢰의 순환, 로열티는 고객이 기대하는 것을 계속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같은 내용 같지만 다르다. 말하자면 커뮤니티에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것을 계속 하면서 실망을 주지 않는 것이다.




⊙ 게이머 커뮤니티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게임 커뮤니티에서 가장 재미있는 점이 있다. 브랜드에서 중요한 것은 관여도이다. 관여도란 나와 얼마나 밀접하고 신경을 쓰는 지이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물을 한 병 살 때는 어떤 브랜드를 사는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지만, 집이나 차는 꼼꼼하게 따져보게 된다. 이런 관여도라는 개념이 게임에서는 이상해진다. 게임은 싸다. 최근 모바일에서 개념이 달라지긴 했지만,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에서 가격을 선정한다. 하지만 관여도는 굉장히 높다. 소액을 결제한 유저라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게이머커뮤니티는 굉장히 특이한 관여도를 가지고 있다.

앞서 말했듯 커뮤니티는 같은 규범과 가치, 정체성을 공유하는 집단이다. 게이머 커뮤니티는 이게 굉장히 끈끈하다. 서로 다른 게임을 하는 사람들끼리 싸우기도 한다.

그렇다면 게이머 커뮤니티는 어떻게 발생했는가를 알아봐야 한다. 커뮤니티의 역사는 결국 게임 산업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게임 산업과 게임 커뮤니티를 분리하면 안 된다. 요즘 들어 그게 분리가 되는 추세이다. 게임을 산업으로만 접근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온라인이 아니라 오락실이나 도스 운영체제에서 게임이 가능했다. 당시에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커뮤니티가 형성되었다. 그 이후 PC가 보편화되면서 게임이 대중화되었다. PC통신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부터는 지역 기반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텍스트 기반 커뮤니티가 잡지나 온라인상으로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소통도 많아지고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게임 커뮤니티의 성격을 가지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후 통신기술이 발달되고 온라인게임이 대중화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타크래프트’이다. 친구들이 PC방에 모여 게임을 했고, PC방 토너먼트들이 벌어지며 지역기반 커뮤니티가 활성화됐고, 대형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커뮤니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를 지나며 커뮤니티라는 형태가 완성되었다.

지금은 게임이 단순한 산업이 아니다. 예전부터 우리 세대는 게임을 해오던 세대이고 게임에 익숙하다. 그에 대해 시간을 투자할 수 있고 돈을 쓸 수 있다. 이와 함께 개발사에서도 게이머 커뮤니티의 생산이나 활동을 서포트하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게이머 커뮤니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대인 Z세대(Generation Z)에 대한 개념 역시 알고 있어야 한다. 이들은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구매력도 가지고 있다. Z세대를 이해해야 그 이전 세대까지 알 수 있다.



이들은 신기술에 적응할 필요가 없다. 이 다음 세대는 더욱 심할 것이고. 새로운 기술들에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본인들 스스로 교육을 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자신이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 스스로 찾아볼 수 있고, 스스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게임도 마찬가지이다. 모르는 게임이 있으면 스스로 커뮤니티에서 찾아서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이들이 진정한 첫 글로벌 세대라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Z세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긍정적인 현상을 다룬 연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내용들을 종합해 오늘날의 고객을 정의하면 결국 ‘집단성’으로 요약된다. 정보의 습득 및 가공을 하는 것도 집단적으로 움직이고, 행동도 집단적으로 한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함께 있지만, 이는 마케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심각하게 고민해야하는 부분이다.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게이머 커뮤니티를 사로잡는 법은, 경험을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가장 중요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단순히 우리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회사와 우리 브랜드와 공감대를 형성해서 오랜 시간 같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중요한 단어가 두 개 있다. Consistency & Comport의 두 가지 일을 꼭 해야 한다. 앞서 보았던 브랜드의 가치와 로얄티, 즉 신뢰의 순환과 기대를 계속해서 제공해주는 것을 게임에도 적용할 수 있다. 기업과 게이머 사이에서 계속되는 신뢰와 순환, 그리고 게이머가 원하는 것들을 계속해서 해주는 것이다. 이 단순한 것들을 못 하고 있다.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부분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 게이머를 위한 마케팅, ‘진실성’이 가장 중요

결론적으로 게이머를 위한 마케팅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전통적인 마케팅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소셜 커뮤니티 등. 제대로 해야해. 컨텐츠 마케팅은 과계의 마케팅이다. 커뮤니티 유저의 니즈를 파악, 충족해줌으로써 로열티를 확보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제공해주는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리소스를 투자해 파악을 하고 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관계를 형성하는 대화를 통해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꾸준히 해야 한다. 과거 소셜 마케팅이 나왔을 때는 평가 지표가 좋아요 등 페이지 뷰를 기준으로 평가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화의 흐름을 장악할 필요가 없다. 그 흐름 안에 녹아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브랜드와 관련된 대화를 시작하거나, 아니면 그 대화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시작하면 된다.

우리의 자발적 홍보대사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굉장히 어렵다. 이것을 위해서 앞의 두 가지를 계속 해야 한다. 커뮤니티의 기본 요소인 공동체의식을 만든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가 제품을 파는 것은 사실이지만, 마인드는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아주 힘들지만 시작점이 중요하다. 제품을 직접적으로 판매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 사이의 신뢰를 만들어가는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가족을 만들자.

자발적 마케터를 양산하자.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것 자체가 사실은 자발적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커뮤니티 마케팅의 한계는 결국 계속 무언가를 해줘야한다는 것이기에 그 다음에 나온 것이 콘텐츠 마케팅이다. 지금은 컨텐츠를 만들어서 던져주면 유저들이 그것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태계를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지표나 광고비용을 얼마나 쓴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영향력이 있고 누구와 이야기해야 하는지 메시지를 솔직하게 전달해야 한다. 결국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커뮤니티나 컨텐츠 마케팅은 비용이 적게 들고, 커뮤니티가 끈끈하고 진실성과 적합도가 높고, 그리고 커뮤니티가 혁신성을 유지할 때 가장 매력적이다. 그러니 제품 구성 단계에서부터 마케팅을 시작하라. 커뮤니티가 형성된 이후 이것을 하려고 하면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적어도 우리 커뮤니티의 우리 팬들에게는 정보를 공유해줘도 된다. 마케팅과 개발을 별도로 생각하지 마라. 시작부터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게임이라는 것은 결국 게임과 게이머가 가장 중요하다. 과거에는 판매가 중요했다고 하면, 지금은 커뮤니케이션, 게이머 관련된 콘텐츠나 커뮤니티에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가 왔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성 있고 솔직하게 다가가야 한다. 적어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시작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국 우리 모두 게이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