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띵소프트 이득규 디렉터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소프트맥스에서 템페스트의 디자이너, 테일즈위버의 디렉터를 시작으로 창세기전4를 거쳐 현재 삼국지조조전 Online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로컬라이징. 흔히 말하는 현지화를 의미합니다. 어떤 한 외국게임이 현지화 돼서 출시된다고 할 때, 유저 입장에서는 번역만 해결하면 게임이 출시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빨리 게임이 출시되길 기다리지만, 생각보다 게임이 출시되는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왜 출시되는 기간이 길어질까요? 외국 게임이 현지화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과정이 필요합니다. 법률, 문화 등의 요소를 고려하면서 콘텐츠를 다듬고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야만 합니다.

8일 진행된 IGC 셋 째날 행사에서 띵소프트 이득규 디렉터는 '삼국지조조전 Online에서 현지화 작업을 하면서 발생한 이슈'를 주제로 연단에 섰습니다. 이득규 디렉터가 공개한 현지화를 할 때 중요한 것들.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합시다.


■ 강연주제: 삼국지조조전 Online L10N 개발 Case Study

⊙ 지역화 / 현지화

이 강연은 삼국지조조전 Online을 한국과 일본에 지역화 및 현지화 작업을 하면서 발생한 이슈들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원래 이 게임은 원빌드 다국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작업을 해오고 있었는데, 국가별로 런칭을 하기로 해서 변경이 된 상태입니다.

지역화 및 현지화란 게임을 언어 및 문화권이 다른 여러 환경에 대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입니다. 언어 번역을 비롯한 플랫폼, 법령 등의 여러 가지 작업을 하게 됩니다.

기본 언어 쪽을 살펴보면 현지화 작업 중에 글꼴 교체, 레이아웃 수정은 개발 초기부터 진행해두는 것이 후반에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법률 정책이라던지, 문화적 차이, 음성이나 동영상까지 현지화가 필요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현지화는 개발 완료 후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조조전은 의도하지 않게 개발과 다국어 번역이 동시에 진행됐습니다. 일단 코에이 쪽에 컨펌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게임개발이 한번 개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변경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삼국지조조전 Online은 아군은 빨간색, 적은 파란색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빨간색과 파란색에 대한 인식이 국가마다 다른데, 원작의 방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게임 내에서 빨간색은 '아군', '긍정', '선택'의 의미를 담고 있고, 파란색은 '적군', '부정', '취소', '감소'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발 막바지에서 삼국지 13 출시가 확정되었는데, 코에이에서 삼국지 13과의 컬러 매칭 문제가 있어서 논의가 있었는데요. 코에이에서는 삼국지 9를 기점으로 조조/위의 키 컬러로 파란색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삼국지조조전 Online도 삼국지 13과 매칭을 위해 조조 키 컬러 변경 요청이 들어왔지만, 색을 변경하기엔 너무 많은 것들이 적색 기반으로 개발되어 있었고 원작과의 괴리감 발생 때문에 논의를 거쳐 빨간색으로 계통으로 가되 서브로 파란색을 선택했습니다.

그 외에도 중화권에서는 옷깃의 방향으로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구분하고 있어서 이미지에 대한 좌우 반전 금지도 필요하고, 한국과 일본의 삼국지 인물에 대한 해석과 팬덤의 이미지 차이가 커서 일본은 다수의 대사를 일본 스태프에 의해 신규 작성했습니다.

법률, 심의, 계약, 정책도 나라마다 다르므로 현지화할 때, 주의하셔야 하는데요. 특히 일본 같은 경우 기획부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 정보와 관련해서 암호화 알고리즘 사용에 대한 기술적인 제한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독일이 제일 복잡하고, 일본이 세밀한 부분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다만, 중국 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제약이 덜한 부분이 있습니다.



⊙ 텍스트 작성 규칙

텍스트를 작성할 때는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합니다. 될 수 있으면 짧게 작성해야 하며, 시대상의 반영은 물론 문화적 리스크도 최소화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황건적이 아니라 황건, 황건병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문화 혁명 이후에 황건의 난을 최초로 민중이 일으킨 권리 투쟁의 결과로 정의했기 때문에 단어 선택에 주의해야 합니다.

일본어 텍스트는 정사보다 연의를 우선해 내용 수정 및 번역을 진행했고, 한국과 중국은 정사 우선으로 가고 있습니다. 번역할 때 가장 문제 되는 게 텍스트 길이 제한인데요. 데이터 크기 문제보다는 UI 디자인상, 길어지게 되면 UI 수정이 필요해집니다.

현지화를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삼국지에 대한 국가별 팬덤 성향과 캐릭터 해석 차이 부분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조홍 캐릭터의 경우, 국내에서는 '황금 투구 전설', '좌절감'으로 알려진 부분이 있지만, 이러한 문화는 일본은 물론 KOEI 담당자도 이해를 못 하고 있었습니다.

번역과정에서 전체적인 언어 난이도가 상승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캐릭터 성격을 표현하기도 어려워졌고, 어투나 개성이 감소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 번역+기반 시스템 구축

삼국지조조전 Online의 현지화 시스템

■ 텍스트 현지화 시스템

해당 시스템은 번역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을 자동화했습니다. 추출 후, 중복 데이터를 분류하고 삭제하고, 번역이 필요한 부분들만 번역 업체에 받아서 게임에 적용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리소스 현지화 시스템

리소스 같은 경우 패치를 만들 때, 여러 번 빌드할 필요없이 한번 빌드하면 한국, 중국, 일본 데이터가 한번에 생성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 리소스 언락 시스템

국가별로 리소스 공개 여부를 설정해서, 국가와 언어 설정에 따라 게임 내 콘텐츠 노출 여부를 제어해 미번역 콘텐츠나 특정 국가 전용 콘텐츠가 배포되지 않도록 제어하고 있습니다.




⊙ 언어별 폰트의 이해와 준비

삼국지 조조전 Online은 벡터 폰트를 사용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비트맵 폰트보다는 세련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벡터 폰트는 TTF, OTF 두 가지가 있습니다. 두 폰트는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요. TTF의 경우 저용량에서 사용하기 좋지만, 정밀도가 떨어지고, OTF는 정밀도가 높지만, 용량이 크기 때문에 어떤 폰트를 사용할지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한국 유료 폰트의 이용료는 저렴한 편이고, 일본 유료 폰트도 조건에 따라서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중국 유료 폰트는 1년에 몇천만 원씩 폰트 비용이 소모될 만큼 비쌉니다. 유료 폰트를 사용할 때 해당 부분도 고려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폰트를 선정할 때는 필요한 글자를 모두 지원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보통 디자인이 특이한 한글 폰트나 용량이 작은 폰트는 지원 글자 수가 적은 경향이 있습니다.


용량 문제 및 최적화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조조전의 경우, 초기 폰트 용량이 한글은 12MB, 일본은 24.2MB인데요. 폰트 서브셋 작업을 한 결과 한글은 819KB, 일본은 3.96MB까지 줄일 수 있었습니다.


⊙ 한국어 로컬라이징

삼국지조조전 Online의 경우, 한국어 기준 버전이라 다른 언어를 한국어로 번역은 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이 때문에 성우 더빙, 법률 규정 대응, 관습 문화 반영(한국 팬덤 반영)에 집중했습니다.


한국어 버전을 만들면서 이슈가 됐던 부분이 한자는 다른데 한글로 표현하면 같은 '장량' 같은 장수. 동명이인/지명 표기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장량/ 장양으로 분리해서 대응했습니다.


사투리 사용 및 용어 문제도 있습니다. 수백 명의 장수가 말하는 대사에 개성을 부여하기 위해 한국 버전에서는 특정 장수에게 방언을 적용했습니다. 전라도와 경상도 사투리를 각각 50% 비율로 나눠서 적용했는데요.


하지만 QA에서 ‘이놈의(노무) 자슥아!’라는 문장에서 일베 용어를 연상시킬 수 있다고 사투리 빼달라고 요청이 와서 여러 부서와 함께 사투리를 넣을지 말지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이미 적용한 사투리는 그대로 유지하되,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장은 간소화를 진행했습니다.


자잘한 것 중에 법령 문제도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푸시랑 확률형 아이템 규제 부분이 있습니다. 조조전은 게임 내에서 구매 시, 확률 정보를 제공하고 콘텐츠별 확률 및 결과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푸시 같은 경우, 법령을 위반할 시 벌금 3천만 원을 내실 수도 있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정보통신법상 푸시를 광고로 보고 있습니다. 푸시 앞에 (광고)를 안붙이면 소송을 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푸시를 함부로 쓰면 안 됩니다. 또한, 밤 9시에 보내는 심야 푸시도 동의를 따로 받은 상태에서만 발송할 수 있습니다.


또한, 푸시 메시지의 내용도 법령에 따라 요구 사항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푸시에는 수신 거부 안내가 들어가야하고요. 법률을 위반할 시 배상 책임이 회사가 아닌 소속 직원으로 본다는 점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보통은 회사에서 커버를 해주겠지만요.

⊙ 일본 로컬라이징

사실 삼국지조조전 Online의 경우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동시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일본 현지화 프로세스가 너무 복잡한 관계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한국만 런칭하게 됐습니다.


일본 현지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일본어에서 단어나 글자의 읽는 법을 주위에 작게 써 놓은 것을 뜻하는 '요미가나' 구현 및 가독성 대응 부분이었는데요. 유니티에서 요미가나를 구현하는 솔루션이 정말 어렵습니다. 관련해서 나와 있는 빌드가 1개밖에 없는데, 그것도 저희 쪽엔 해당이 안 돼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본은 특정상거래법. 자금결제법에서 민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저가 캐시를 구매했을 때 4만 원을 충전 후, 2만 원을 구매하고 2만 원이 남았다면, 이 중, 1만 원을 일본 정부가 가져가고 매년 3월 말 일과 9월 말일에 미사용 포인트 잔액의 절반을 일본 정부에 공탁/정산해야 합니다.


다만, 이것은 포인트가 6개월 이내 소멸하면 공탁 대상에서 제외해야 하는데요. 이러면 유저가 캐시를 구매하지 않겠죠? 이것과 관련한 프로세스가 복잡한 편인데 저희는 넥슨 재팬이 미사용분 현금 구매 포인트를 일본 정부에 공탁하는 대리 계약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종료를 위해 환불을 해줄 때도 환불신청을 2개월 이상 해야 하고, 금융청에 보고하고 2개월 전에 서비스 종료 공지를 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일본에서는 미성년자의 결제가 불가능합니다, 처음 결제할 때 친권자의 동의를 받게 하는 법률이 존재합니다. 또한, 유저가 잘못된 결제를 하지 않도록 결제를 할 때마다 매번 20세 미만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20세 미만의 경우 친권자 동의를 받아야합니다.

그 외에도 경품 표시법, 전자상거래 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 다양한 법령에 대한 대응을 해야합니다. 얼마전 한국 게임회사에서 일본 법령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아 신고를 당한 한 예도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중문, 영어 로컬라이징

현재 중문 폰트 금액이 너무 비싸서 대체재를 찾는 중입니다. 번역 순서는 간체/번체/영문 중 간체 번역을 우선하고 있으며, 발음은 일본어보다는 중국어 발음으로. 또, 사극 스타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영문 번역은 언어 수위 제한에 주의해야 합니다. 게임이 12세 이용가이기 때문에 번역한 언어가 18세 이용가에서 쓰일만한 언어가 들어가 있다면 다 제외해야 합니다.


대만 현지화는 연령등급에 대한 이슈가 있습니다. 정해진 위치 크기로 연령 등급이 공개되어야 합니다. 특히 18세 이용등급은 다른 연령대보다 더 큰 크기로 공개해야 하고요.


⊙ 마무리

결론을 짓자면 언어의 번역 외에도 법률, 문화, 국가별 특화 대응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하면서 현지화를 진행해야만 합니다. 강연 들어주셔서 감사하며, 더욱 자세한 내용은 추후 슬라이드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