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코반 스튜디오 제임스 정(James Chung) 대표

VR 콘텐츠의 미래는 과연 장밋빛으로 점철되어 있을까? 대기업을 포함하여 많은 기업이 VR을 차세대 동력으로 삼고자 하나 아직 제대로 된 보급조차 요원하다. 이런 상황에서 VR 콘텐츠 기업은 무슨 고민을 하고 있을까?

'월드 워 툰즈'로 잘 알려진 '로코반 스튜디오(Roqovan Studio)'의 제임스 정(한국명 정진욱) 대표는 KGC2016에서 현재 VR시장과 미래를 전망했다.

▲ 빌게이츠는 이런 말을 남겼다. '콘텐츠가 왕이다'


- 이들은 왜 사명을 바꿨나?

'로코반 스튜디오'의 원래 이름은 '월드 워 툰즈'로 게이머들에게 알려진 '리로드 스튜디오'였다. '콜 오브 듀티'를 개발한 '인피니티 워드'의 인력과 디즈니 출신 아티스트가 모여 설립한 회사다. 이들은 VR의 미래를 보고 2014년 7월부터 VR 콘텐츠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사실 정 대표는 VR 쪽에 큰 관심이 없었다. 오큘러스의 DK1을 해보고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 그 후 DK2를 해보고 생각이 바뀌게 된다. "아 이 회사는 방향을 알고 진화해 나가는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리로드 스튜디오'가 게임 쪽으로만 고민하는 회사가 아니었음에도 경력 중 '콜 오브 듀티'가 주목받으며 게임회사로 대중에 알려졌다. 그래서 이들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VR을 개발하고 IP를 활용해 비즈니스 하는 것이 목표다.

▲ 게임회사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싶었다.


- 왜 메이저 개발 업체에서는 VR에 배팅하지 않는가?

VR 콘텐츠에 관심을 가질 무렵 소니, 삼성, HTC, 밸브, 구글, 애플 등이 차세대 동력으로 VR을 선택할 움직임을 보였고 현재도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VR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사업을 위주로 생각하기보다는 '실험'에 입장에서 시도하고 있다. 이들조차 절대 몰방하지 않는데 메이저 업체가 그러기에는 너무 큰 위험이 존재한다.

'인피니티 워드'에는 300~400명으로 이뤄진 팀이 3개가 존재한다. 팀당 3년에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구조다. 게임을 다 만들면 '액티비전'에서 5억 달러를 개발비와 마케팅 명목으로 팀에 전달한다. '인피니티 워드'의 게임은 편당 1조에서 2조 정도를 벌어들이는데 매년 이 정도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큰 규모를 운영하는 회사에 아직 출시도 되지 않고 보편화도 되지 않은 플랫폼에 몰방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 북미 유통망은 붕괴된 상태

북미의 게임 유통체계는 완전히 붕괴한 상태다. PS1 때만 해도 25만 장을 팔면 대성공인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지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당시에는 게임을 만들어서 유통사에 돌리기만 하면 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현재 큰 유통사들은 서드파티의 게임을 유통하지 않으려 한다. 그렇기에 매년 내놓을 수 있는 게임은 한정되어 버린다. 또한, 배틀넷, 스팀 등의 독립 플랫폼이 매우 세분되어 있어서 이전의 방식으로는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 없다.

아울러 모바일 시장이 크게 성장을 했다. 북미 마켓은 모바일과 F2P를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서야 겨우 마지못해 수용하고 시작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 PSVR 출시 당시 같이 등장한 '월드 워 툰즈'


- VR 초기 시장의 상태

모든 플랫폼은 초기에 플랫폼을 이끌어가는 콘텐츠가 있었다. 그러나 가상현실에는 매우 이례적으로 이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VR 하드웨어만큼 지난 20년간 새로운 경험을 개발자에게나 사용자에게 전달한 하드웨어는 없었다. 닌텐도의 'Wii'가 그나마 그런 역할을 하려 했지만, 코어 유저들에게는 어필하지 못했다.

현재 게임으로 제대로 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곳은 몇 없다. 그중 소니가 선두주자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모두 경험한 회사로서 현재 VR 비즈니스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 비즈니스가 돌아가는 스토어에 미래를 배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울러 콘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당연히 PC에서도 원활히 돌아갈 수 있어, 향후 시장을 봤을 때 제일 많은 유저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내러티브에 치중하는 모바일에 비해 PC와 콘솔은 코어 게임 유저에게 어필하기 더 좋다.

- 독특한 소니의 VR 프로세스

기존 콘솔 타이틀 경우 소니 측에 타이틀을 넘기면 버그를 고치는 과정이 4주에서 8주 정도 있었다. 그런데 VR은 조금 다르다. VR의 경우 기존 과정 앞에 소니가 독단적으로 어떤 요소를 넣을지 결정하는 과정이 존재한다. 그래서 버그를 고치고 게임을 좀 더 좋게 만드는 과정이 조금 줄었다.

또한, '로코반 스튜디오' 같은 경우 미국에 있기 때문에 US 지사의 서드파티와만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VR은 일본에서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혼란이 생긴다. 그리고 서버 퍼미션 관련해서는 유럽지사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소니의 스토어는 엔터테인먼트 그룹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한마디로 엄청나게 헷갈린다.

그래도 소니만큼 콘텐츠의 중요성을 알고 하드웨어 정책을 내보내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 VR 콘텐츠이 미래는 과연 꽃길일까.

실리콘 밸리에서도 콘텐츠 사업에는 투자를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 왜냐하면,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미래를 봐야 하며 변수가 많기에 위험하다. 계획을 아무리 잘 세워도 성공 여부는 예측할 수 없다.

2014년, 분석전문가들은 앞다투어 AR/VR 사업 전망을 예상했다. 대부분 과도하게 부풀려진 전망이었다. 대게 AR 기업에 투자하거나 초기회사를 차려놓은 상태에서 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이었다. 과연 이 데이터를 믿을 수 있을까? 현재 중국은 물론이고 북미에서도 VR 펀딩이 굉장히 많이 줄어든 상태다.

사업, 투자, 개발 모든 이들이 VR이 차세대 플랫폼이라는 것은 알지만, 제대로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다. 그냥 막연히 마켓이 형성되겠지라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VR의 판타지가 깨질 때 업계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콘텐츠는 결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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