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로스코프', 정확히 어떤 기능이죠?"
질문: HMD 스펙 설명에 늘 등장하는 '자이로스코프'가 뭔가요?




▣ 용어 설명

'자이로스코프'라는 단어는 HMD 구매를 고려해본 이들이라면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단어입니다. 보통 HMD의 사양 소개란에 쓰여 있는데, 센서 중 하나라고는 짐작할 수 있으나 정확히 어떤 센서인지는 알기 힘듭니다. 아무래도 게이머 계층이 쉽사리 접하는 용어는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고 먹는 음식보단 알고 먹는 음식이 맛있듯, 어떤 기능인지 정확히 알고 즐기면 더 제대로 체감할 수 있겠죠. '자이로스코프'는 기계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센서입니다. 동작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회전'을 이용해 방향을 측정하는 장치죠.

▲ 일반적인 자이로스코프의 모습. 크기가 꽤 큽니다.

팽이를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맹렬히 돌아가는 팽이는 쉽사리 넘어지지 않습니다. 이때, 팽이는 늘 같은 방향을 축으로 삼아 회전하는데, 일반적으로 중력과 같은 방향이 축이 됩니다. 쉽게 말해 지표면과 수직을 이루고 돌게 되지요. 이 효과를 '자이로 이펙트'라고 부릅니다.

사전적 의미로 '자이로 이펙트'는 물체가 고속으로 회전하면서 높은 운동에너지를 보유할 때 회전의 축 방향이 유지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회전이 유지된다면 회전축 자체는 변화가 없게 되고, 자이로스코프는 이를 기준으로 전체 물체의 회전축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이로스코프는 단순히 팽이가 아니므로 회전축이 하나 이상이 될 수도 있고, 90도 이상의 회전이 가해져도 측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HMD나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자이로스코프는 이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앞서 말한 전통적인 자이로스코프와는 그 작동 방식이 확연히 다릅니다. 앞서 말한 자이로스코프는 기계 내부에서 회전을 시켜야 하므로 크기가 상당히 큽니다. 휴대용으로 쓰긴 힘든 수준이죠. 하지만 초소형 자이로스코프인 'MEMS'의 경우 크기가 일반 반도체 칩 수준에 불과합니다.

▲ 'MEMS'의 확대 모습

'MEMS'는 일반 자이로스코프와 다르게 '진자 운동'과 비슷한 메커니즘을 보입니다. 줄에 매달려 있는 추를 생각하면 됩니다.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면 이 추의 질량이 움직이게 되고, 고정된 접지점과의 간격이 벌어지면 이를 전기적 신호로 읽어내는 구조이죠. 사실 '자이로 이펙트'하고는 하등 관련이 없는 현상이지만, 자이로스코프와 동일한 목적의 측정 장치이기 때문에 호칭은 '자이로스코프'로 통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이로스코프 덕에 VR HMD는 플레이어의 시점 변화를 즉각적으로 잡아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좌 우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위아래, 심지어 시선의 축을 꼬아서 보는 것(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인다거나)도 잡아낼 수 있지요. VR이 궁극적으로 '몰입도'의 극을 추구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꼭 필요한 기술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실제 모습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 3줄 요약
  • '자이로스코프'는 회전축이 유지되는 '자이로이펙트'를 이용해 회전 각을 재는 센서 장치다.
  • 하지만 크기 때문에 HMD에는 반도체 크기의 자이로스코프인 'MEMS'가 사용된다.
  • 자이로스코프는 VR의 '몰입도'를 올려주는 중요한 장치로, 빠질 수 없다.

    ▲ 슈팅 게임에서 제대로 한 몫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