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7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9층에서는 예비 창업인을 대상으로 캐럿게임즈의 김미선 대표가 창업 노하우를 전격 전수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제는 누구나 창업을 한다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창업을 할 수 있는 걸까? 아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준비해야 하는 걸까? 많은 예비 창업인이 떠안고 있는 의문이다. 그리고 이제껏 이 의문을 속 시원히 해결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성공한 사람의 창업기를 들어도 대부분 구름 위의 얘기일 뿐. 그런 그들을 위해 김미선 대표가 나섰다.

과연 김미선 대표가 밝히는 창업의 노하우란 무엇일까? 그리고 그녀가 말하는 "사업은 디버깅"이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는 뭐였을지 세미나 현장에 찾아가 그녀의 강연을 들어봤다.


사업은 디버깅이다

▲ 캐럿게임즈 김미선 공동대표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김미선 대표는 우선 자신이 왜 이번 세미나를 개최했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자신도 창업을 하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기에 예비 창업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주고 싶다고 이번 강연의 취지를 설명했다.

"저도 이제까지 개발만 해도 창업을 할 당시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도 몰랐다. 그래서 유명 세미나도 다 다녀봤다. 그랬는데 실질적인 얘기를 해주시는 분들이 단 한 분도 없었다. 결국 사업을 하고, 살아남아야 하기에 남들이 가르쳐주지 않는 부분은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공부하고 창업을 한 결과 캐럿게임즈는 지금까지 사업을 영위하며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공개해 여러분들의 고민이 해결됐으면 좋겠다."

김미선 대표는 우선 자신이 왜 사업을 디버깅이라고 했는지 그 이유를 밝혔다. 개발에서 디버깅은 약 10%를 차지한다. 그 어떤 천재적인 개발자도 반드시 겪는 과정. 이 과정은 화려하지도 않고 재밌지도 않다. 하지만 꼭 필요하다. 해결하지 못하면 큰일 나니까.

사업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사업의 첫 시작은 자본금을 구해야 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대표로서 창업하면 자본금이 있어야 하는데, 자본금을 구해도 누구도 이해해주지 않는다. 당연한 거니까. 하지만 자본금 없이 창업을 하면 어떻게될까? 당연히 직원에게 임금을 줄 수 없고 회사는 유지될 수 없다.

▲ 화려하진 않지만 꼭 필요한 것, 그게 바로 디버깅이다

자, 이제 사업을 왜 디버깅이라고 하는 줄은 알았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사업에는 뭐가 필요할까. 우선은 바로 목표였다. 그렇다면 어떤 목표를 제시해야 할까? 멋진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보다는 현실적인 게 필요했다. 김미선 대표는 창업의 이유, 목표로 바로 돈을 얘기했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다소 천박해 보이는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의 목표를 생각하면 이는 당연하다. 당연히 기업은 돈을 버는 게 목표이고, 그녀는 그 방법으로 게임을 선택한 것일 뿐이었다. "우리는 게임을 개발해서 돈을 벌기 위해 창업을 했다" 김미선 대표가 말한 창업의 이유였다.

김미선 대표의 이런 목표에 대해 난감해 한 주변인들도 많았다. 열에 아홉은 그렇게 노골적으로 말하면 안 된다고 충고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반문했다. 허상을 제시해선 안 된다. 더욱 확실하고 명확한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이다.


사업, 어떻게 시작하나? A to Z


자, 목표는 정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우선 첫 번째로는 자본금이 필요하다. 돈이 많다면 자신의 돈을 자본금으로 하면 된다. 그렇지 않다면? 투자를 받으면 된다. 하지만 투자를 받는 건 쉽지 않다. 그렇기에 자본금을 구하는 부분에서 많은 사람이 포기하곤 한다. 이 경우 안타깝지만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대출을 받는거다. 만약, 대출을 받을 수 없다면? 외주나 다른 일을 통해 돈을 모으는 수밖에 없다. 개인이 아닌 법인 사업을 하는 이상 자본금은 필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바로 사업에 아이템을 생각해야 한다. 게임이라면 장르나 콘텐츠, 시스템 등이다. 하지만 콘텐츠만 좋다고 잘 되진 않는다고 김미선 대표는 경고했다. 이미 잘 나가는 콘텐츠는 다른 데서 쓰고 있고, 새로운 콘텐츠는 위험성이 있다.

어떻게든 자본금을 구하고 아이템이 정해졌다면 이제는 사업을 시작하기 직전이랄 수 있다. 이제는 창업을 하면 되는 것 뿐. 그녀는 크게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가 있지만, 계속 혼자서 할 게 아니라면 법인사업자로 하라고 말했다.

"법인은 아기와 같다. 아이가 탄생하고 책임을 지는 것처럼, 법인사업자로 등록하고 창업하면 회사가 죽을 때까지 신경 써야 한다. 물론, 사업을 키우는 데 있어 법인이 자금 확보라던가 여러 측면에서 좋다. 신용도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법인으로 사업체가 하나 생기게 된다. 이제는 본격적인 사업에 필요한 일들이다. 이 과정에서 김미선 대표는 "감히 추천하자면 공동대표를 하라고 말하고 싶다. 대표가 신경 써야 하는 건 한두 개가 아니다. 엄청난 부담이 된다. 각각 잘하는 걸 맡아서 분담하는 게 여러모로 효율이 좋다"고 말했다.

▲ "공동대표가 실력이 좋은데 대표하랴, 개발하랴 혼자 다 하다가 3억을 날렸어요"

창업을 하게 되면 이제는 개발 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바로 스톡옵션이었다. 김미선 대표는 스톡옵션을 남발하지 말라고 권했다. 스톡옵션은 회사의 지분이다. 회사의 지분은 회사와 끝까지 가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져야 그 가치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고액연봉을 줄 수 없는 스타트업이라는 이름만으로 스톡옵션이란 것에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주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신중하게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직원이 늘고 번듯한 회사의 모습을 갖추게 되면 이제는 본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앞서 투자는 어렵다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프로토타입이었다.

"간혹 프로토타입도 없이 PPT 한 장만 갖고 투자사를 찾는 경우가 있다더라. 이건 투자사도, 그 본인한테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투자를 받는 입장에서도 그에 합당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게 바로 프로토타입이다."

그러면서 김미선 대표는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는 유니티 엔진을 쓰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신도 언리얼 엔진을 몇 년간 써온 개발자지만,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는 유니티가 더 빠르고 편하게 쓸 수 있단 거였다. 프로토타입에는 게임의 콘셉트만 보여주면 되며, 이후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면 언리얼 엔진 등 원하는 엔진을 써서 퀄리티를 높이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프로토타입이 있다면 그래도 투자사와 좀 더 원활히 얘기할 수 있다. 보통 투자의 경우 펀드를 받게 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LP(Limited Partners)와 GP(General Partners)다. GP는 쉽게 말하자면 펀딩을 진행하는 과정과 그 추후의 과정이 자기 책임하에 주도적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성향이 있고, LP의 경우는 펀드를 조성해서 펀드를 운용하고 그에 따른 운용 수익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GP 보다는 좀 덜 공격적인 성향이 있다.

그래서 투자를 받고자 한다면 벤처캐피탈들이 운용하는 펀드의 성향과 그 벤처캐피탈의 성향에 대해서 사전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목적성에 따른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에 어플라이를 하는 것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이제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명심해야 할 게 있다. 투자를 받을 때 투자자들에게 Cash Out을 할 수 있는 구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IPO 등을 통해서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거나 M&A를 통해서 Exit를 할 수 있도록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전략을 잘 구상해야 한다. 넥슨과 넷마블게임즈에 편입된 많은 회사들을 그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때도 중요한 게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이 바로 기업 가치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밸류에이션(valuation, 기업가치평가) 관리다. 회사에 대한 가치를 잘 정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김미선 대표는 "대한민국에서는 기업의 가치에 시세라는 게 존재한다. 캐럿게임즈가 투자받을 당시 시세가 최소 20억에서 50억 정도로 얘기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혹 기업의 가치를 모르고 너무 낮게 부르는 경우도 있다며, 기업에 가치를 모르는 건 대표의 잘못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는 것이 힘이다. 기업 관리


최종 목표는 기업을 성장시키는 거지만 그러기 위해선 대표로서 알아야 하는 것도 있다. 바로 재무제표다. 재무제표는 법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외부에서 확인할 요구하는 자료다. 보통은 기장 대리를 할 경우 세무사무실에 요청해서 전달한다. 한편, 스스로가 경영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는 중이라는 김미선 대표는 "CEO(대표이사)가 뭔가? 경영의 책임자라는 의미다. 대충 경리에 맡긴다는 건 안일한 생각이다. 원론에 충실해야 한다. 우선 대표가 경영에 대해 알고 그다음에 경리에게 맡겨야 회사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라며 뭐든지 원론에 충실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무사, 회계사, 법무사 등과 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돈을 어떻게 썼는지, 법원 등기와 관련해서 뭘 해야 하는지 등 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수적인 일을 관리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회사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 이를 위해선 시장조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다행히도 모바일 게임은 시장조사를 하기 매우 쉽기도 하다. 대표적인 시장 분석 기관으로는 앱애니와 모바일 인덱스가 있으므로 편히 트렌드의 흐름을 조사할 수 있다.


허세를 빼라. 현실을 추구해라

강연을 끝마치며 김미선 대표는 대표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얘기했다.

"기업을 이끄는 대표는 여러 사람의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코 휘둘려선 안 된다. 모든 책임은 결국 대표가 지기 때문이다. 그들의 얘기를 듣되, 결정은 스스로가 해라."

그녀 스스로가 그러했다. 창업을 할 때도 게임을 개발해 돈을 벌기 위해 창업했다고 말했다. 허세가 아닌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지는 모르지만 캐럿게임즈는 성공적으로 투자받고 한창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끝으로 김미선 대표는 예비 창업인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창업을 하면서, 왜 시작했는지 절대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게 창업의, 그 과정의 무엇보다 큰 원동력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