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버스는 1:1 대결을 기반으로 하는 TCG 카드 게임이다. 대결에서는 역시 이겨야 제 맛이지만, 매번 비슷비슷한 덱으로 승부하는 것에 지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평이한 덱들에 질린 당신을 위해 준비한 '비주류 덱 연구소'에서는 참신한 비주류 덱을 직접 만들어보고 유저 여러분의 덱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번에 준비한 덱은 중립 드래곤 덱이다. 원래도 드래곤은 중립 카드를 많이 사용하는 캐릭터였다. 신들의 폭풍 확장팩 이전까지 등장한 드래곤 전설 카드들의 성능이 상당히 미묘한 편이었고, 드래곤에게는 PP 부스팅이 있어 고코스트의 중립 추종자를 사용하기에 가장 적절했다.

이번 확장팩에서 등장한 카드들의 성능이 강력하다보니 드래곤이 단연 1티어 캐릭터로 부상했지만, 이번에 소개할 중립덱은 기존의 드래곤과는 또 다른 맛이 있는 덱이다. 기본 베이스는 드래곤의 PP 부스팅이지만, PP부스팅이 손패에 잡히지 않았을 때도 초중반을 나름 매끄럽게 풀어나갈 수 있어 기대 이상으로 강력하다. 중립 (Neutral) + 드래곤 (Dragon) 을 합쳐 뉴트래곤 (Neutragon)이라고 명명해본 덱의 매력을 지금부터 파헤쳐보자.

※ 주의 : 구성에 따라 예상 밖의 고비용 덱이 됩니다.



▣ 중립 드래곤 덱이란?


▲ 중립 드래곤 덱 기본 예시 (카드 수량 및 종류는 변동 가능)
※ 클릭시 확대됩니다


중립 드래곤 덱의 기본 콘셉트는 중립 추종자를 최대한 많이 활용하는 것이다. 중립 카드는 모든 캐릭터가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다른 캐릭터가 아닌 드래곤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PP 부스팅 때문이다. 중립 카드가 가지고 있는 불리함을 빠른 PP 부스팅으로 만회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덱이 마냥 PP부스팅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PP 부스팅이 핵심이라면 굳이 중립 덱이 아닌 램프 드래곤을 하는 편이 훨씬 이득이다. 이 덱의 가장 강점은 바로 4~5코스트의 진화 타이밍 싸움에 매우 강력하다는 것이다. 그 원동력은 바로 중립 추종자 균형의 부엉이와 마수를 탄 고블린에서 나온다.

균형의 부엉이는 4코스트 3/3의 평범한 능력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덱에 중립 카드가 20장 이상 남아있다면 +2/+2 가 적용되어 4코스트 5/5라는 특급 카드로 변신한다. 거기에 더해 진화 사용 시 4코스트 7/7이라는 괴물같은 성능으로 필드에 등장한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이 카드를 제압하기 위해 진화 포인트를 교환하거나 제압기를 소모할 수 밖에 없는데, 7/7이라는 능력치는 어지간한 추종자를 진화해도 해결이 불가능하다. 즉, 제압기 소모를 강제하는 셈이다. 만약 제압기가 없을 경우 7이라는 공격이 고스란히 캐릭터나 추종자에게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또 무서운 점은 이 균형의 부엉이가 3장이나 나올 수 있어 제압을 못하고 필드 장악을 허용한 경우 계속해서 대미지가 누적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수를 탄 고블린 역시 예전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온 추종자로, 비록 페널티가 있긴 하지만 그만큼 든든한 수호 장벽이 깔리기 때문에 중립 드래곤의 힘싸움에 큰 도움이 된다.

운영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초반에 용의 신탁이 잡혔다면 빠른 부스팅 후 추종자 전개를 진행하면 되고, 없다면 저코스트 추종자부터 차근차근 전개하면서 힘싸움을 끌고가면 된다. 주의할 점은 균형의 부엉이가 멀리건에 잡혔을 경우 꼭 들고 가야 한다는 점이다.

혹자는 왜 4코스트 추종자를 멀리건으로 잡고 가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이는 균형의 부엉이의 특수 효과 때문인데, 균형의 부엉이는 에 중립 카드가 20장 있어야 능력치 상승 효과를 받을 수 있다. 즉, 초중반에 칼같이 나가지 않으면 위력이 반감되는 카드이므로 멀리건에 잡혔다면 한 장 정도는 꼭 챙기도록 하자.

중립 드래곤 덱은 구성에 따라 천차만별로 갈리는 편이다. 예시로 든 덱은 기자가 보유 중인 전설로만 구성했지만, 사하퀴엘이나 루시퍼를 혼합해 후반에 힘을 주는 구성도 가능하다. 대신 제작 비용이 더욱 상승하니 에테르 잔고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각자 조정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 진정한 버드 미사일이 여기 있다!


▣ 중립 드래곤 덱 키카드 소개

■ 균형의 부엉이

'균형의 부엉이'는 실버 등급 중립 추종자 카드로 중립덱 힘 싸움의 원동력이다. 기본 성능은 3/3으로 다소 미묘하지만, 특수 효과로 덱에 중립 카드가 20장 이상 남아있을 경우 능력치에 +2/+2가 추가된다. 중립 카드 중심의 덱만 구성되면 4코스트 5/5라는 강력한 추종자가 필드에 나올 수 있게 된다.

진화 포인트까지 사용하면 4코스트에 7/7로 필드를 장악할 수 있어 제압기나 진화 포인트 교환을 강제할 수 있다. 특별한 효과가 없는 대신 강력한 능력치로 중반 우위를 강력하게 점할 수 있고, 상대방이 처리를 하건 못하건 충분한 반사 이익을 노릴 수 있는 카드다.

신들의 폭풍 확장팩 이후 죽음의 무도를 채용하는 유저가 줄어들었다. 실제로 플레이해보면서 균형의 부엉이 역시 상대적으로 잘 살아남는 편이었다. 만약 상대방에게 제압기가 없어 균형의 부엉이를 살려두는 순간,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광경이 펼쳐진다.

p.s) 조금만 커버리면 게임의 균형을 파괴하는 것이 일상이던 어떤 캐릭터가 이런 말을 했다. '힘의 균형은 유지되어야 한다! (나만 빼고)' 균형의 부엉이를 보면서 새삼 그 말이 떠오르는건 기분 탓은 아닐 것이다.


■ 바람의 군신 그림니르

'바람의 군신 그림니르'는 중립 덱, 아니 드래곤을 비롯한 각종 컨트롤 덱의 핵심 추종자로 떠오른 카드다. 일단 기본 성능이 3코스트 2/3의 수호 추종자로, 초반 어그로 덱을 상대하는 데 특화되어있다. '위니 덱'이라고 부르는 저코스트 추종자 중심의 어그로 덱 입장에서 3코스트에 칼같이 등장하는 그림니르는 악몽과 같다. (드래곤에게는 거기에 더해 라합까지 존재한다.)

기본 성능만으로도 상당히 탁월한데, 강화 효과를 받고 10코스트에 사용하면 적 리더와 추종자 모두에게 4의 피해를 주기 때문에 피니시 카드로도 쓸 수 있다. 물론 이 카드로 피니시를 보려고 하기보다는 필드 정리를 주 목적으로 사용하는 편이고, 굳이 강화 효과에 집착할 필요없이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사용해야한다.

■ 고블린 공주

'고블린 공주' 역시 경기 중반 필드 싸움에 특화된 카드다. 기본 능력치가 2/1로 굉장히 낮은 축에 속하지만 대신 출격 시 고블린 2기를 전장에 소환해 단숨에 필드 전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순 합산으로 따지자면 2/1 + 1/2 + 1/2 = 4/5 인셈이다. 거기에 유언 효과로 얻는 고블린 군주는 4코스트 5/5 수호 추종자로 탁월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고블린 공주만 사용하는 것은 사실 이전 카드 소개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광역기로 정리해달라는 얘기와 동일하다. 체력이 모두 2 미만이라 손쉽게 정리되고 유언 효과 역시 필드 소환이 아닌 핸드 생성이라 다음 턴에 추가로 PP를 소모해야한다.

그러나 중립 드래곤 덱에는 균형의 부엉이가 있다. 상대방은 균형의 부엉이를 제압하기 위해 진화 포인트, 제압 주문을 이미 소모했을 가능성이 많다. 자연스럽게 고블린 공주는 비교적 안전한 필드 출격이 가능해진다. 또한 중립 마법진 발키리의 창과의 연계도 고려해볼 수 있다. 발키리의 창을 활용하면 3/1, 2/2, 2/2 의 필드 전개가 가능해진다.

물론 고블린 공주를 무작정 사용하는 것은 좋은 플레이가 아니다. 광역 제압기는 보통 6코스트 이후에 나오기 때문에 5코스트에 칼같이 냈다가 소멸 혹은 파괴 당하기 일쑤다. 자신이 PP 부스팅이 초반부터 잘 되서 고블린 공주가 쉽게 정리되지 않을 때, 혹은 상대의 광역기가 없거나 다 소모된 상황을 계산하면서 사용하도록 하자.



▣ 중립 드래곤 덱의 장점과 단점

- 중립 드래곤 덱의 장점은?

중립 드래곤 덱의 장점은 4~5코스트 진화 힘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PP부스팅이 잘됐을 경우 후반도 도모해볼 수 있어 유동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덱 구성과 멀리건에 따라 초반부터 추종자를 빠르게 전개하면서 어그로 성향으로 운영해볼 수도 있고, 후반부에 힘을 실어 빅덱으로 운영해볼 수도 있다.

초반에 가장 강력한 전개는 1턴 고블린 출격 - 2턴 용의 신탁 - 3턴 균형의 부엉이 출격 순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상대방이 초반부터 추종자를 전개하는 어그로 덱일 경우 균형의 부엉이 하나로 다수 교환을 하면서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초반에 추종자가 없는 컨트롤 덱이라면 리더를 공격해서 체력 소모를 유도함과 동시에 제압기를 강제하게끔 만들어 준다.

저렇게 딱 맞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더라도 대안은 다양하다. 덱 구성 예시에서도 볼 수 있지만, 유니코와 리리엘 등 어그로 끌기 좋은 추종자도 포함되어있어 상대방에게 강제 교환을 유도 할 수도 있고, 그림니르나 마수를 탄 고블린과 같이 든든한 수호 추종자가 중반을 무사히 넘어가게끔 도와준다. 후반까지 넘어가면 바하무트나 제우스와 같이 강력한 피니셔들로 경기를 마무리하게 된다.

후반 대형 추종자들의 선택도 비교적 자유롭다. 만약 본인이 사하퀴엘을 보유하고 있다면 사하퀴엘을 활용하거나 루시퍼를 넣고 안정성을 높일 수도 있다. 덱 구성이 자유롭기 때문에 예시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대신 이 덱은 어디까지나 중립 덱이니 포르테와 같은 추종자를 활용할거라면 램프 혹은 질주 램프 드래곤 덱을 맞추는 편이 낫다.

▲ 중립 카드로 드래곤 승수를 올리는 기묘한 게임

- 중립 드래곤 덱의 단점이 있다면?

신들의 폭풍 이후 드래곤의 입지는 완벽하게 반전되었다. 단연 1티어로 꼽히고 있으며, 수룡신의 무녀나 우로보로스 라합 등 강력한 추종자들도 추가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중립 덱을 구성할 필요는 없다. 승률을 욕심낸다면 조금 더 가루를 투자해서 안정적인 램프 드래곤 덱을 짜는 편을 추천한다.

플레이 면에서 약점을 꼽자면 어느 쪽이건 범용성이 높은 대신 하나에 특화된 덱이 아니라는 점이 있다. 초반 추종자들이 다수 포함되어있지만 어그로 덱을 할거라면 어그로 네크로맨서라는 강력한 대안이 존재하며, 컨트롤 덱 싸움에서는 뒷심이 딸리는 편이기도 하다.

즉, 올라운더로 팔방미인이긴 하지만, 어느 한 곳에 특화된 덱은 아니라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또한 중립 카드 중심으로 덱을 구성하다보니 광역 제압기와 같은 주문이 부족한 편이다. 필드 추종자 힘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할 경우 이를 뒤집을 방도가 부족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 그래서 하라는 건가? 말라는 건가?

처음 동료 기자가 중립 덱을 추천했을 때는 '비주류 덱이니 강해봐야 얼마나 강하겠어'라는 생각이 앞섰다. 그러나 막상 덱을 구성, 조정하면서 플레이해본 결과 예상 밖으로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지난 사룡 군주 소개 기사를 작성하면서 돌린 결과는 5.5 : 4.5 정도로 낮은 승률을 기록했는데 중립 드래곤 덱은 표본 수가 적긴 해도 20판 중에 15승을 거두며 75%의 승률을 달성했다.

A랭크에서 돌려본 결과기 때문에 이 결과가 확실한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드래곤 미러 매치에서도 심심찮게 이겼고, 엘프와 로얄 그리고 네크로맨서를 상대로는 전승을 기록했다.

이 결과만 놓고 중립 드래곤 덱을 1티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램프 드래곤이나 질주 램프 드래곤 덱, 너무 평범하지 않나? 신선한 시도를 즐겨보는 유저거나 혹은 드래곤 덱을 만들기 위해 테마 팩을 구매할까 고민해보던 유저라면 충분히 시도해볼만 하다.

▲ 중립 드래곤을 사용한 10경기 결과


※ 주의 : 기자는 절대 랭크 포인트를 책임지지 않습니다.



▣ 중립 드래곤 덱 플레이 영상

▲ 중립 드래곤 덱 플레이 영상 (vs 비숍)


▲ 중립 드래곤 덱 플레이 영상 (vs 로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