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y-Use, OSMU)는 IP 사업의 핵심이자 근본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의 미디어에서 탄생한 좋은 IP는, 애니메이션이나 무비, 게임, 머천다이징, 테마파크까지 여러 사례로 유저들을 행복하게 해준다. 전 세계에는 디즈니 등 수많은 IP 홀더들이 있고, 이들은 지금까지도 잘 해왔기 때문에 하나의 '길'이 되었다. "IP 사업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로드맵.

IP 사업 등 콘텐츠 사업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사업자들이 늘어날 것이고, 우리가 접할 수 있는 IP들은 더욱 많아지게 된다. 넥슨도 이를 놓치지 않고 IP 사업을 꾸준히 실행해오고 있다.

▲ 넥슨 콘텐츠사업팀의 조정현 팀장

그러나 오늘 강연자로 선 넥슨 콘텐츠 사업팀의 조정현 팀장은 '핑크빈'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 방향이 맞는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넥슨은 그동안 OSMU활동을 많이 해 왔다. OST 제작이라던가 뮤지컬, 코믹스 사업 등 많은 사업을 진행하거나, 진행을 도왔다. 대부분의 IP 홀더들이 한 것처럼. 그렇게 해서 잘 될 거라고 믿었지만 상황은 달랐다.

'핑크빈'은 메이플스토리를 플레이 한 사람들은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일종의 '마스코트'다. 그러나 게임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메이플스토리'는 들어봤을지언정 '핑크빈'은 잘 알지 못한다.

이 캐릭터가 '핑크빈'이다.

물론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일단 IP 사업이 정말 효과를 봤다면 '핑크빈'을 아는 사람이 늘어났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메이플스토리'는 들어보고 알지언정 '핑크빈'은 여전히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생긴 질문이 "게임 IP는 기존 IP 사업과 다른 방향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하는 것.

게임 IP 사업은 특수성이 있다는 점을 깨닫고,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그동안 IP 홀더들이 해 온 방향이 틀렸다는 게 아니고, 게임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방향을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바로 유저들이 직접 생산하는 콘텐츠에 주목하는 것.

게임IP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그러나, 각 유저들에게 최적화된 경험, '로열티'는 탁월하다.


그동안 넥슨 게임에서 많은 2차 창작물들이 생산되었고, 이 퀄리티는 결코 무시할 부분이 아니었다. 비단 '퀄리티'만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모든 측면에서 탁월하기에 '좋다 나쁘다'로 평가하기가 좀 애매하다. 왜냐하면 유저들의 2차 창작물에는 "유저들이 직접 겪은 이야기"라는 의미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누구나 가질수 있는 경험이지만, 누구나 다를 수 있는 경험. 그렇기 때문에 2차 창작물들이 더 유니크하고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 방향에서 넥슨은 IP 사업을 진행하기로 방향을 전환한다.

2014년 지스타에서 '넥슨 팬 파크'로 시작한 '네코제'가 대표적인 예시다. 유저들이 직접 창작도 하고, 소비도 하는 부분을 활용해서 유저들과 만나는 장소로 '네코제'를 선택했다. 굿즈 판매 뿐 아니라 코스튬 플레이도 포함하면서 더불어 외부에서 유저들을 만나는 행사로서 총 3회에 걸쳐 시행을 했고, 점차 성장을 했다.


지스타에서는 최초로 IP 홀더가 아닌, 유저가 굿즈 판매를 하는 의미가 있었고, 아레나에서는 유저 경매로 생긴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기도 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어떻게 보면 대중문화와 대중 예술이 의미가 있고 상징성이 있는 공간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도 아티스트를 지원하고 장을 만드는 취지가 부합해 함께 네코제를 개최하기도 했고, 이는 외연 확대와 더불어 새로운 게임 IP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만들게 하는 효과도 얻었다.

2016년 지스타에서 열린 네코제와 '네코제의 밤'은 약 3만여 명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정도로, 사회 유명인들의 관심보다 높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오프라인 행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진행했던 온라인 네코제 역시 총 12개의 프로젝트 중 10개의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뤄냈다.


"네코제가 유저분들의 축제고, 유저들이 행복해하는 축제에요. 거의 넥슨이 하는 행사 중에 유일하게 욕을 안 먹는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그리고 제작과 판매를 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죠.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다 보니 공간적인 한계가 매우 명확했어요. 두 번의 행사를 진행하면서도 판매하거나 소비하는 분들이 장을 늘렸으면 좋겠다는 니즈가 분명히 있었거든요.

이 부분을 해소해드리면 더 편하게 제품 판매의 장이 늘어날 수 있겠죠. 어떤 경우에는 생업으로 삼으실 수도 있고요. 다른 의미의 공간으로서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장이 생기는 건데, 그걸 해소할 부분이 없을까 해서 온라인 네코제를 진행해봤던 겁니다. 그게 나름 잘 돼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017년 '네코제'의 개선 방향

이렇게 그동안 실행해왔던 네코제를 경험 삼아, 올해의 네코제의 방향은 조금 달라질 전망이다. 조정현 팀장은 네코제의 방향을 네 부분으로 나눠서 설명했다. 첫 번째는 '네코랩(Lab)'. 간단히 말해 이 부분은 육성과 멘토링이라고 할 수 있다. 네코제에 참여하는 선발된 아티스트들에게 멘토를 배치해서 앞으로의 방향성도 고민하고 조언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한층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퀄리티도 상승시킬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일종의 '콘텐츠 연구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네코장'. 네코장은 온라인 네코제의 새로운 네이밍으로, 아마추어는 프로가 되고 프로는 장인까지 가는 길을 지원할 수 있도록 재고 부담 없이 Pre-Order와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는 것. 이는 넥슨의 아티스트부터 공식 굿즈들까지 섭렵하여 진행될 예정이다.

기존의 '네코제' 홈페이지도 한차례 개선을 맞이하게 된다. 그동안 네코제 홈페이지는 일방향적이고, 정보를 전달하고 아티스트를 선발하기 위한 기능이 강했다. 이제는 네코제 홈페이지를 오픈형 페이지로 개선해 유저 창작물들을 직접 게시할 수 있고, 서로 경쟁이나 의견을 교환하거나 재미있는 아이템을 구경할 수 있는 사이트로 개선하겠다는 계획. 추가로, 제작에 관심 있는 유저들이 가장 니즈가 큰 '리소스'를 어느 정도 지원받아 업로드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세가지 안을 바탕으로, 네코제는 넥슨 아티스트 상점을 기반으로 한 종합 게임 엔터테인먼트 페스티벌로 거듭나게 만든다는 것이다. 네코랩과 네코장, 팝업 스토어와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섭렵하고 한 해동안 이뤄진 다양한 소통을 오프라인으로 풀어낼 수 있는 '장'으로서의 만드는 게 2017년 네코제의 목표다.


"넥슨이 하고 있는, 앞으로 해나갈 IP 사업은 유저의 경험과 참여가 핵심이에요. 그분들이 참여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네코제가 넥슨 IP 사업이 중심이라고 하면, 결국 네코제의 중심은 넥슨의 게임을 즐겨주시는 유저분들입니다. 아직 유저들의 시선이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는 차갑습니다.

그래도 좀 더 가보려고요. 네코제를 사랑해주시고, 참여해주시고 넥슨의 게임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아직 많습니다. '넥슨의 IP 사업을 재미있게 만들어봅시다'고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네코제는 결국 유저들과 같이 전개하는 행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