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가 밸브의 게임 플랫폼 스팀을 공식 차단했다. 발단은 종교와 신화 속 존재들의 대전 게임, '신들의 격투(Fight of Gods)' 공개다.

말레이시아 정부 통신-멀티미디어 위원회(Malaysian Communications Multimedia Commission: MCMC)는 지난 7일, 스팀에서 얼리 액세스를 시작한 게임 '신들의 격투'의 말레이시아 내 판매를 금지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MCMC의 장관인 살레 사이드 케루아크는 성명문을 통해 '24시간 이내에 스팀이 해당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 밝혔다.

이후 MCMC는 스팀이 해당 게임을 차단하지 않자 하루 뒤인 8일, 말레이시아 내에 스팀 접속을 차단했다. 현재 DNS가 차단된 말레이시아 이용자는 가지고 있는 게임을 즐길 수는 있으나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게임을 추가로 구매할 수 없는 상태다.

▲ 말레이시아 내 접속이 차단된 스팀 상점

살레 사이드 케루아크 장관은 "다민족, 다종교 간의 화합과 단결을 추구하는 것은 말레이시아 연방의 목표다."라며 "이런 목표를 위태롭게 하는 어떤 행동과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유통사인 PQube는 사이트를 통해 "'신들의 격투'는 어떠한 종교적인 문제를 담지 않고 불쾌감이 없도록 설계되었다. 사람들이 플레이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도록 게임 설명과 콘텐츠 설명 등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선택의 자유와 상관없이 게임을 강제로 제거하려는 시도에 낙담했다."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특정 지역의 법과 검열을 존중한다. 스팀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정상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Digital Crafter가 개발한 '신들의 격투'는 예수, 부처, 아누비스, 오딘, 아마테라스 등 종교와 세계 각지의 신화 속 인물들이 주인공이 되어 격투를 펼치는 인디 대전 게임으로 지난 4일 얼리 액세스를 시작했다. 한편 말레이시아는 연방법으로 이슬람을 국교로 정했지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어 게임 속 캐릭터인 예수, 부처가 신으로 여겨지는 개신교와 불교 신자가 국민의 약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