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랭크와 빠따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배를 채울 때 나는 잠시동안 제멋대로가 되고 자유로워진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누구도 신경쓰지 않으며 음식을 먹는 고독한 행위 이 행위야말로 

소환사들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치유활동이라 할 수 있다. 


- 큐 베 -








어쨌든 배가 고프다.

리프트 라이벌즈를 치르기 위해 대만까지 왔지만 상금은 턱없이 적었다. 게다가 대회 결승전까지 계속 승리했지만, 결승전에서 패배하며 망신을 당했다. 덤으로 난 또다시 길을 잃었다.




난감하군... 대체 어디로 해매서 들어온거지.








야시장인가? 당황하지 말자. 나는 배가 고플 뿐이야.




어디든 좋아. 일단 들어가보자.












야시장 초입에 위치한 노점포. 국수 가게다.




면인가? 면은 위에 부담을 주지 않기에 첫 끼로 안성맞춤이다.





간이 잘 베도록 졸인 고기. 아침부터 졸여졌기에 분명 진한 맛을 낼거야.



음.. 간 돼지고기에 돼지고기 육편으로 돼지고기가 겹쳐버렸다.




돼지고기가 두 개면 두 배로 맛있지.




하후. 하후.. 후루룩.




음 맛있다. 양은 좀 적지만 괜찮은 선택이었다.




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묘한 만족감을 맛보고 있었다. 국수집을 나온 나의 발목을 잡은 건 해산물 가게. 대만은 섬나라이기에 싱싱한 해산물을 값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좋아. 여기면 되겠어.


후다닥 먹고 날름 나가자.




옆 테이블들을 보니 거의 모두 랍스타와 맥주를 중심으로 먹고 있다.




다들 주문한 게 이건가? 랍스타를 통째로 구웠군. 그 위에 후추로 버무린 간 마늘, 색감과 향을 주기 위한 파가 올라가 있다.




이 랍스타와 대만 대표 맥주인 타이완 비어를 함께 먹을 수 있다니.










양은 적었지만 훌륭한 선택이었다.




가시지 않은 허기 덕분에 아직 신경이 예민한데, 어디선가 고약한 냄새가 났다.



튀긴 초두부인가? 중국풍의 길거리 음식은..

어느샌가 내 발은 자연스레 냄새를 따라 빠르게 걸어가고 있었다.

다음 음식점을 찾아 걸어가는 동안 요기하기 좋은 먹거리다.




요란한 냄새에 비해 작은 가게구만. 아니 오히려 이런 가게가 좋은 곳이겠지. "한 모 주세요"




적당히 튀겨진 초두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신다. 튀겼기에 냄새는 확실히 덜하다.




여기에 향긋한 홍고추와 초에 절인 양배추는 내 입맛을 돋구울 것이다.




킁카. 킁카.




쿰. 컥!




초두부는 지나치게 강력했다. 뭔가 좀 더 평범한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싶다.

맞은 편에 위치한 철판 불고기집으로 달려가자.




육질의 빨간색은 고기가 얼마나 싱싱한지를 보여준다.

살긋살긋하게 끼어있는 하얀색 지방들.

이 고기는 지방이 적은 편이라 무척 담백한 맛을 낼 것 같다.




약간 매콤하게 조리된 소고기. 적당히 볶아진 양파까지.






양은 좀 적었지만, 초두부의 강력한 냄새를 잊기에는 충분했다.




대만에 와서 한 가지 해산물만 맛 볼 순 없지.




주문을 하니 옆에 손님처럼 있던 사람이 갑자기 갑자기 칼을 잡고 음식을 썰었다.


불안하다.


하지만 괜찮다. 언제 어떻게 먹어도 충분히 맛을 보장하는 음식을 시켰으니까.




데친 문어.

살짝 데쳐 표면의 탱글탱글함이 눈으로도 느껴진다. 소스는 와사비 간장과, 간 무가 들어간 간장.






흐음. 소스를 찍지 않았을 땐, 약간의 비릿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와사비와 간 무가 들어간 간장을 찍어먹으니 롤드컵 앞둔 라이엇 패치마냥 밸런스가 오묘하게 맞는다.




하지만 원하던 만큼의 양은 아니었어.




뱀 모양? 무언가 특별한 먹거리를 만난 듯 하다.

뱀고기는 인체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과 뇌세포를 강화시켜주는 글루탐산, 인체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영양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고 네이버가 알려줬다.




정규 리그와 리프트 라이벌즈로 지친 내 몸을 위한 선물이 될 수 있을까?




이것이 뱀고기인가?

생전 처음 보는 모양새다. 거기에 말린 고추를 넣고 특유의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고수로 볶아냈다.

가격은 한국돈으로 30,000원 정도. 매우 비싼 편이다.






조금 성급했어... 밸런스가 엉망이다. 고기에 잔 뼈가 많고, 고수의 향 때문에 목젖부터 거부감이 든다.

아무리 몸을 위한거라지만, 이건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양도 적었다.


고수의 향을 지워줄 무언가 마실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만은 더운 열대 기후의 나라답게 달고 맛있는 마실 거리가 많은 나라다.

우리가 많이 마시는 밀크티는 대만이 그 기원인 건 많이 아는 사실이다.

고수의 향을 지우고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음료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파파야를 넣은 우유.

생각보다 가벼우면서도 복잡한 단맛이다.

어째서 이곳에 사람들이 줄을 서가며 파파야 주스를 먹는지 이해된다.

양은 좀 적었어.




여기인가.





마지막으로 가보라고 추천받은 국수집.

하지만 비주얼은 그리 달갑지 않았다.

간 소고기와 무 국 베이스. 어느 정도 예상되는 맛이다.




왠지 손놀림이 조금 느려진 것 같다.








배 부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