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브캣 스튜디오 듀얼라이브팀 모광택 팀장

게임의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정말 다양하다. 장르에 따라, 서비스되는 플랫폼에 따라 문제의 종류와 적절한 대응책이 모두 천차만별이다. 특히, 새로운 카드가 출시될 때마다 밸런스 문제가 발생하는 모바일 TCG의 경우, 기존의 다른 장르 게임과는 다른 차별화된 대응이 요구되는 편이다.

과거 인쇄된 카드를 사용하던 보드게임에서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을 만나 그 규모를 키운 TCG는 수집의 재미를 극대화하여 현재도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4일, NDC에서 강연을 진행한 데브캣 스튜디오의 모광택 팀장은 '마비노기 듀얼'의 라이브 서비스 경험에서 직면했던 다양한 문제점을 공유하며 '모바일 TCG' 장르에 적합한 서비스 노하우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먼저 TCG와 라이브 서비스의 특징을 소개했다. TCG는 Trading card game의 약자로, 자신이 원하는 카드를 직접 선택하여 덱을 구성하고, 다른 유저와 카드를 교환하며 즐기는 형태의 게임을 말한다. 모바일 게임에 적용된 TCG는 종이에 인쇄된 실물 카드를 다른 유저와 교환할 수 없는 대신 다양한 카드를 수집하는 재미에 집중한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TCG가 아닌 '카드 수집 게임(Collectible card game, CCG)' 장르라고 표현한다. 결국 하스스톤이나 섀도우버스의 경우 TCG가 아닌 CCG라고 할 수 있으며, 다른 유저와의 거래 기능이 포함된 '마비노기 듀얼'은 TCG라고 할 수 있다.


처음 라이브 서비스를 담당할 때 떠오르는 질문은 '언제, 무엇을 패치해야 할까?'라는 내용이다. 보통 모바일 TCG 장르에서는 유저들이 일찍 지치는 것을 막고, 계속해서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짧은 주기의 이벤트 진행과 긴 주기의 신규 카드 추가를 병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카드 게임에는 '랭킹전'과 같은 순위 경쟁 콘텐츠를 통해 더 강한 덱을 가지고 싶다는 유저들의 욕망을 자극하는데, 가장 강한 평가를 받는 덱이 등장한 순간 대전 환경이 빠르게 획일화되어 지루함을 느끼기 쉽다. 때문에 가장 강한 덱을 찾기 어렵게 한 번에 충분한 양의 새 카드를 추가하고, 어떤 카드가 강한지 유저들이 직접 찾을 수 있도록 충분한 기간을 두는 것이다. 이때 개발자도 각종 밸런싱과 Q&A, 동작, 사운드 등 다양한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짧은 주기의 이벤트와 긴 주기의 카드 발매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기념일과 인력, 시간을 고려한 일정에 작업량을 맞추는 작업은 항상 고단하지만, 어느 정도 틀을 세운 이후에는 훨씬 수월하게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 같은 카드라도 새로운 일러스트를 추가하면 유저들의 수집욕을 자극할 수 있다

'마비노기 듀얼'의 경우 매 시즌 약 100장에 달하는 신규 카드가 추가되어 현재는 1,300장 정도에 이르렀는데, 이때 복잡도의 문제가 새롭게 대두한다. 새로운 카드가 등장할 때마다 관련 규칙이 늘어나고, 기존 카드와의 상호작용도 함께 고려하다 보면 카드 기획 난이도가 점점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간혹 규칙의 충돌이 발생하여 버그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문제가 발생하면 버그 수정과 카드 사양 변경이 불가피하다. 일반적으로 카드 변경은 버그 수정 이외에도 밸런스를 잡기 위한 리워크 때 진행되는데, 리워크를 진행하는 경우엔 어떤 방식으로 기존 유저들에게 보상을 제공할지 관련 정책을 미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애초에 카드 기획 단계부터 동작이나 텍스트를 더욱 직관적으로 표기하는 것도 불필요한 수고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 죽으면 부활하는 카드와 부활한 카드를 파괴하는 카드가 만나면?

유저들이 서로 카드를 교환할 수 있는 '마비노기 듀얼'에서는 인 게임 내에서 제공되는 기준 골드 보상에 비해 카드가 너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문제도 나타났다. 이는 게임 진행에 필수적인 카드가 낮은 거래량을 보이고, 결국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거래량 증가라는 선순환을 기대하며 재화보상을 늘리는 단기 대응을 진행했으나, 스팀 마켓 출시라는 피할 수 없는 일정 변경과 겹쳐지며 카드의 거래 가격은 더욱 상승했고,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졌다. 결국 '마비노기 듀얼'에서는 일정 등급 이하의 카드를 시스템에서 직접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개편을 진행하게 됐다. 그는 큰 틀에서 보면 유저들 간의 거래의 재미를 헤칠 수 있는 방식이지만, 신규 유저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 라이브 서비스에서 일정 변경은 피할 수 없다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방식은 크게 '점진적 대응'과 '시나리오 대응'으로 나뉜다. 점진적 대응은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패치마다 차근차근 대응하는 방식으로, 단기적인 일정 변경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스스톤'의 야생과 명예의 전장 시스템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시나리오 대응'은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는 폭이 크지만, 패치의 방향이 일정하지 않다. 일정 변경에 대응하기 힘들지만, 빠른 변화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모광택 팀장은 각자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선택해야 하며, 어떤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자신의 프로젝트에 적합할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일정 변경과 마주할 지 알 수 없는 모바일 TCG의 라이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문제들에 대한 인식이 꼭 필요하다. 그는 모바일 TCG의 라이브 서비스에서 만나게되는 여러 과정들을 다시 정리하며 서비스 초기부터 복잡도와 진입장벽 문제에 대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