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I(Mid Season invitational)가 벌써 네 번째 해를 맞이했다. 매년 이 시기에 등장하는 대회지만, 매년 새로운 구도로 볼거리를 제공했던 대회다. 한 해를 대표하는 최강자가 나오는 롤드컵과 또 다른 의의가 있는 게 MSI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롤드컵이 한국팀 간 결승전이 나왔다면, MSI는 한국과 세계 최강팀 간 결승을 볼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 팬들에게도 이번 MSI가 이전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작년까지 SKT T1이 3년 연속 결승 진출에 빛나는 기록을 보여줬다면, 올해는 킹존 드래곤X가 새롭게 출격한다. 새로운 팀이 대표로 출전하는 만큼 어떤 양상이 펼쳐질지 기대해볼 만하다.

스프링 세계 최정상들의 대결인 MSI. 그만큼 엄청난 기록을 보유한, 지역 내 경기로는 그 한계를 알 수 없는 대표팀들이 맞붙는 자리다. 새로워진 MSI를 주목할 만한 기록을 살펴보자.



킹존 드래곤X의 새로운 이야기는?
기존 '터줏대감' SKT T1 없는 MSI


■ MSI - 롤드컵 대표 세계 대회 우승 기록

2015 MSI 중국 EDG 우승 (SKT T1 상대) - 롤드컵 SKT T1 우승
2016 MSI SKT T1 우승 (북미 CLG 상대) - 롤드컵 SKT T1 우승
2017 MSI SKT T1 우승 (유럽 G2 상대) - 롤드컵 삼성 갤럭시 우승
2018 MSI 킹존 드래곤X 출전


LoL 세계 대회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는 MSI와 롤드컵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해를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기록이다. 한 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두 대회에서 거둔 성적을 빼놓을 수 없을 정도다.

지난 3년 동안 SKT T1의 스토리 역시 MSI와 관련이 깊다. MSI 2회 연속 우승, 3년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보유한 팀이다. 첫 해인 2015년에는 중국의 EDG에게 패배하면서 한국이 최강이 아니라는 말들이 나왔다. 이후,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불안했던 우려를 한 번에 불식시켰다. 2016년에는 SKT T1이 MSI와 롤드컵을 모두 석권하면서 명실상부 최강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SKT는 2016 MSI 우승으로 IEM-롤드컵-MSI-롤챔스를 우승해 '인피니티 스톤'을 모두 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강했다. 반대로, 2017년은 2015년과 달리 MSI 우승 후 롤드컵 준우승을 기록하면서 SKT T1이 또 다른 흐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킹존 드래곤X는 이번 MSI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지금까지 SKT T1이 중국(EDG)-북미(CLG)-유럽(G2)과 결승을 치르면서 '한국 대 세계'의 대결 구도를 이어왔다. 작년 롤드컵에서 한국팀을 만나 아쉽게 탈락했던 킹존 드래곤X가 한국팀이 없는 MSI에서 더 높은 곳을 향해 갈 수 있을지 역시 관심사다.

현 킹존 드래곤X의 기세는 MSI-롤드컵을 모두 섭렵했던 2016 SKT T1 이상이다. 당시 SKT T1은 롤챔스 스프링 플레이오프 1R부터 올라오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도장 깨기'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위기를 맞이하고 잘 극복하는 모습이었다. 킹존 드래곤X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국내 대회에서 절대 강자의 포스로 2연속 정규 스플릿 1위에 이어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제 킹존 드래곤X가 세계 대회 기록을 쌓아갈 기회다. 세계 최고의 리그로 평가받는 롤챔스, 그중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킹존 드래곤X가 세계 대회까지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 2016 MSI 우승한 SKT T1


전투력 측정 불가
지금도 기록 갱신 중, 그들의 한계는 어디?


▲ KDA 89 트리스타나 보유한 2018 '레클레스'


MSI는 지역 최강팀들이 모여 대결한다. 자국 리그에서 한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 출격한다. 홀로 캐리했을 법한 KDA와 연승 기록으로 어떤 팀도 방심할 수 없는 기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유럽 프나틱의 '레클레스'는 LCS EU 정규 스플릿에서 트리스타나로 KDA 65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결승전 역시 몸을 사리지 않는 트리스타나 플레이를 펼치면서 KDA를 89까지 끌어올렸다. 팀까지 우승으로 이끌었기에 MSI에서 나올 결과가 더욱 궁금할 수밖에 없다. 유럽을 대표하는 원거리 딜러로 '레클레스'가 있다면, 북미에는 역시 '더블리프트'다. '더블리프트'의 진은 KDA 58, 5전 전승으로 스프링을 마무리했다. 과거의 전설로 남기보단 현재의 최강자가 되고 싶은 두 원거리 딜러의 기대치가 KDA에 잘 드러나는 듯 하다.

올해 MSI에 다시 참가하는 '피넛' 한왕호의 기록이 눈에 띈다. 작년에는 SKT T1으로 이적 후 리 신으로 총 17연승을 내달리면서 매섭게 질주했다. 특히, MSI 무대에서 리 신으로 전 세계 팀들을 압도하면서 6연승을 기록했다. '피넛'의 리 신은 전 세계에 자신의 강력함을 확실히 알리는 무기였다. 올해 역시 킹존 드래곤X로 이적해 세주아니로 6연승 총 8승 1패(KDA 30.33)라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던 올라프로는 5전 전승(KDA 59)을 기록하고 있다. 두 챔피언의 기록이 작년 MSI 리 신처럼 연승을 이어갈지 역시 흥미롭다.

▲ 다시 한번 MSI 출전한 '피넛'의 기록은?


그 외에 킹존 드래곤X 뛰어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작년부터 높은 KDA를 자랑했던 '비디디' 곽보성은 올해 역시 챔피언 KDA 10을 넘는 기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 스프링에서도 자신을 대표하는 챔피언인 탈리야(KDA 13.48)와 갈리오(KDA 10.3)의 기록은 여전하다. 갈리오는 너프를 체감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구사했기에 가능한 수치다. 게다가, 스프링 2라운드부터 활용한 사이온은 더욱 놀랍다. 한 번 쓰고 마는 '조커 카드' 정도인 줄 알았지만, 미드 사이온을 다섯 번이나 활용해 KDA 11.4를 기록 중이다. 이제는 거의 주류 카드가 됐을 정도로 위력적인 미드 사이온으로 정평이 나있는 선수가 '비디디'라고 할 수 있다.

'칸' 김동하 역시 만만치 않다. 시대와 메타가 바뀐 듯하지만, '칸'을 상징하는 '힘'은 여전하다. 스플릿 푸쉬를 담당하는 카밀과 제이스가 스프링 정규 스플릿에서 모두 6전 전승, 총 KDA는 7점대를 기록한 것이다. 모든 경기에서 흥한 것은 아니지만, 팀적인 도움까지 더 해지면서 100% 승률이 깨지지 않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도 롤챔스 전승 카드의 힘이 발휘될 것인가.

'프레이' 김종인 역시 의외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전승 카드인 칼리스타와 케이틀린이 각각 KDA 47, 30이라는 높은 수치를 자랑한다. 바루스와 이즈리얼 플레이의 인상이 뚜렷했지만, 다른 카드들 역시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했다. 특히, 결승전에서는 모든 경기를 카이사로 임하면서 우승을 이끈 만큼 그 폭을 쉽게 알 수 없는 선수다.

'고릴라' 강범현은 쓰레쉬와 레오나가 각각 KDA 25, 15를 기록했다. 비록 두 챔피언 모두 2게임에 출전했지만, 한 번 등장했을 때 게임에 미치는 '고릴라'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 팀 리퀴드 역시 만만치 않은 KDA 보유하고 있다


그 밖에도 팀 리퀴드에는 미드 라이너 '포벨터' 카시오페아가 4전 전승 KDA 22, '임팩트' 정언영이 쉔으로 2전 전승 KDA 31을 기록하는 중이다. 대만 플래시 울브즈의 '베티'가 칼리스타로 KDA 38라는 눈에 띄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MSI에서 기존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선수가 등장할 것인가. 수치로만 알 수 없었던 그들의 강력함을 MSI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년 MSI에는 세계적인 축구스타 호나우두가 나와 결승전 시상식을 진행한 바 있다.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는 대회라는 것을 입증했고, 올 해 역시 많은 기대 속에 진행될 예정이다. MSI를 우승한 팀 역시 2018 LoL 역사에 빠질 수 없는 팀으로 남을 것이다. 한동안 지역 최강자를 넘어 세계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팀이 5월 20일까지 진행되는 일정 속에서 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