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개월 간 KSV의 광폭적인 행보는 화젯거리였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포함해 다양한 종목의 팀을 인수 및 창단 했으니까요. 그럼에도 아놀드 허 CGO(Chief Growth Officer, 최고 성장 책임자)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했고, 팬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습니다.

그 첫 번째로 중국에 클래시 로얄 팀을 새롭게 꾸렸으며, 팀명을 KSV에서 Gen.G(Generation Gaming, 이하 젠지) e스포츠로 변경했습니다. 또한, 국내 팀들이 모일 수 있도록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는데요. 상당한 변화지만, 아놀드 허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아놀드 허는 젠지 e스포츠의 슬로건을 골든 스탠다드라 명했습니다. 프리미엄 팀이 되고자 하는 목표와 e스포츠의 중심이자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인데요. 이를 보고 뒤따르는 많은 팀의 표본이 되겠다는 뜻에서 '골든 스탠다드'를 슬로건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아놀드 허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뚜렷한 철학과 지금까지의 성과를 팬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Q. 팀을 인수한 지 수개월이 지났어요. 그동안의 성과를 듣고 싶네요.

말 그대로 신나는 성장 과정을 겪었어요. 그리고 정말 저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요. 7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마음은 5년이 지난 기분이에요. 하지만, 여전히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요. 원래는 저희가 항상 먼저 나아가는 기분이었거든요. 그런데 새로운 대회가 생기고, e스포츠와 관련해 많은 것들에 변화가 있었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완전히 앞서간다는 마음보다 늘 열심히 배우고, 따라가는 중이에요.


Q. 구체적으로는 팀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활동 영역을 넓혔다고 들었어요.

말 그대로 활동 영역을 넓혔어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LA, 한국 서울, 중국 상해까지 총 네 개 지역에 기반을 마련했어요. 그리고 전에 공개했던 것처럼 e스포츠 센터를 운영하고 싶다고 했는데, 드디어 준비가 끝났습니다. 아직 세부적인 부분이 더 남았지만, 곧 완공된 모습을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네요.

LA 같은 경우는 오버워치 팀 서울 다이너스티의 지원을 위해 준비했고요. 서울은 저희 사업의 중심, 상해는 새로운 팀을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하나의 팀이기 때문에 이들의 스트리밍을 여러 언어로 서비스 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Q. 확실히 최근에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하더라고요.

맞아요. 얼마 전에 '큐베' 이성진 선수의 '먹방'을 촬영했는데요. 정말 많이 먹더라고요(웃음). 그걸 보고 저도 짜장면을 시켜 먹었는데, 도저히 많이는 못 먹겠던데요. 대단해요 정말. 하지만, 이런 콘텐츠는 시작에 불과해요. 계속해서 선수들의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거예요.




Q. 해외 팬이 많이 늘었다고 했잖아요. 무엇으로 팬심을 공략했나요?

어떤 팀도 매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잖아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중요해요. 그러면서도 우승까지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만요. 성적이 안 좋다고 해서 저희가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팬을 만들 수 없어요.

잘하는 팀이 팬을 만들기는 무척 쉽잖아요. 성적이 받쳐주고, 그만큼 많은 대회에 노출되니까요. 그런데, 저는 당장은 성적이 나쁘더라도 팀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팬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팬들이 성적에 불만족스럽더라도 저희는 그만큼 팀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많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Q. 동영상 종류의 콘텐츠 말고,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잖아요. 팀과 관련된 상품이나 그런 종류의 것들요.

당연히 준비된 게 있습니다. 새로운 팀명을 준비했는데요. 바로 Gen.G(Generation Gaming) e스포츠입니다. 현세대를 게임. 즉, e스포츠로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고민 끝에 정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여러 지역에 팀을 만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코리아 실리콘 밸리(KSV)라 할 수 없어서 바꿔야 한다고 느꼈어요. 로고를 설명해 드리면 젠지의 GG가 서로 마주 보고 있고, 가운데가 창 모양으로 공격 포지션, 겉에는 방패이기 때문에 탱커, 로고의 기본 틀인 하트는 서포터를 상징합니다. 팀 컬러는 골드와 블랙을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에요. 이 로고를 가지고 굿즈를 만들어 팬들에게 판매할 예정입니다.


Q. 변화를 예고하긴 했지만, 상당히 빠른 것 같아요. 추진력이 좋다고 봐야겠죠?

저희의 슬로건이 골든 스탠다드입니다. 전 세계가 한국을 e스포츠의 중심으로 보고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한국에 e스포츠 센터를 세우고, 새로운 로고처럼 다양한 변화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었어요. 그에 맞춰 저희는 앞으로 계속해서 최고의 스태프와 환경을 갖춰 모두가 우러러보는 팀이 되고 싶어요.



Q. 늘 '팬 베이스'를 강조한 만큼, 준비가 잘 된 느낌이에요. 그렇다면 돈과 연관된 사업적인 부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정통 스포츠를 보고 많이 배웠어요. 특히 한국에는 레알 마드리드 팬이 정말 많더라고요. 저희 역시 티켓 판매, 중계권 등 여러 부분에서 수익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에요. 사실 이런 부분들은 기존 모델을 참고하면 크게 문제 될 게 없어요. 하지만, e스포츠의 발전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여러 언어의 콘텐츠를 팬들에게 제공하려고 준비하는 거예요.

또한,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소수의 스폰서에게 확신을 주면서 좋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만들고 싶어요. 여러 회사의 후원을 받으면 좋지만, 저희는 핵심 후원사들이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더 큰 금액으로 지원하고 싶어 하는 팀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그래야 이런 것들을 토대로 다시 팬들에게 돌려줄 수 있고요.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통해 팬들에게 우리 팀이 나아가는 방향, 그동안의 결과물을 계속 공유할 거고, 그래야 팬들이 진정으로 저희를 믿고 사랑해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그럼 그동안 시행착오라거나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걱정이었던 게 저희 소속 선수들이 팬들의 반응이 두려워 SNS조차 제대로 하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젠지의 브랜드뿐만 아니라 선수 개인의 브랜드가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히 회사에서 시켜서 하는 소통은 좋지 않다고 봐요. 사회적으로 문제 되는 게 아니라면 최대한 많은 부분을 팬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충분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이유 중 하나가 '항상 일한다'에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저희가 새로운 공간을 마련한 이유는 선수들에게도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서예요. 당장은 출퇴근을 한다는 게 익숙하지 않겠지만, 이런 방식이 선수 생명이나 경력에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그리고 건물 내부에 본인들이 일로 하는 게임 외에 다양한 오락거리를 준비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성할 계획이에요.



Q. 중국에 클래시 로얄 팀을 창단했잖아요. 그런데 모바일 게임이 e스포츠 종목으로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잖아요.

모바일 게임 쪽에는 저희가 정말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요. 현제 모바일 게임 시장이 매우 커지고 있잖아요. 그리고 저희의 많은 팬이 중국에 있기 때문에 클래시 로얄 팀을 창단하게 됐어요. 팬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야 하니까요.

질문대로 정말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몰라요. 그래도 방향 설정이 매우 중요해요. 어떤 모바일 게임이 e스포츠 종목이 될지 예측하기란 어렵죠. 그럼에도 잠재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했고,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고, 무엇을 할지에 대한 방향이 뚜렷하다면 이런 결정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저희는 그만큼 최고의 인재들이 있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고요.


Q. 과거 인터뷰에는 젠지에 소속된 모든 선수를 한곳에 모으고 싶다고 했잖아요. 이렇게 팀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가능할까요?

물론 쉽지는 않죠. 심지어 서울 다이너스티의 팬들이 저희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도 거리 때문에 어려워하더라고요. 그래서 서울 다이너스티의 성적과 상관없이 한국에서 오프라인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여러 선물도 드릴 예정이고, 팀에 소속된 모든 선수가 모일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Q. 지금까지는 충분히 안정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 같아요. '골든 스탠다드'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팀과는 빠르고, 달라야 할 텐데요. 마지막으로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마디 더 한다면요?

로고나 팀명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면 팬들과의 약속이에요. 서로의 신뢰이기도 하고요. 저희가 지금까지 걸어온 과정은 누구도 쉽게 모방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국에 본사를 두고, 세계적인 입지를 가지기 위해 다들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지속해서 챔피언을 만들 수 있는 구조를 갖출 예정이기 때문에 많은 곳에서 저희를 바라보고 배우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그리고 저희는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e스포츠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