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5일 강남 넥슨아레나에서 빅매치가 성사됐다.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킹존 드래곤X를 꺾고 무서운 상승기류를 타고있는 Gen.G(이하 젠지)와 아프리카 프릭스에 패배한 SKT T1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메타가 엄청나게 변했다. 지금 무슨 조합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많은 팀들은 메타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는데, 젠지와 SKT T1은 서로 다른 해답을 내놓고 채점을 기다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방향이 다른 해답이지만, 문제를 푸는 양 팀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젠지에는 '룰러' 박재혁, SKT T1은 '뱅' 배준식이 지난 시즌부터 팀의 가장 날카로운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젠지는 '룰러' 박재혁을 살리는 쪽으로 조합을 만들었다. 격변하는 메타에서 그나마 브루저들을 요리조리 피하며 싸울 수 있는 이즈리얼을 두 번 선택했고, 아예 브루저들을 압도적인 화력으로 찍어 누를 수 있는 코그모도 꺼냈다. '룰러' 박재혁은 원거리 딜러를 선택하지 않았던 킹존을 2, 3세트 완벽하게 격파했다. 두 세트 포함해서 단 3킬만을 허용하고 무려 50킬을 내며 원거리 딜러를 잘 사용했을 때 여전히 강력하다는 것을 알렸다.

'룰러' 박재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를 통해 다른 팀에게 교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원거리 딜러를 하지 않는 조합도 준비하고 있다는 암시도 흘렸다. 이어 "브루저들의 싹을 자르겠다"고 웃으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반면 SKT T1은 변화한 메타의 파도를 타는 선택을 했다. 팀의 주포인 '뱅' 배준식이 룰루를 고르며 팀을 철저히 서포팅했다. 플레이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팀이 빠르게 무너졌다. 탑 라이너 '트할' 박권혁은 국가대표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의 아트록스에 압도당했고, '블랭크' 강선구의 스카너도 경기 초반 정글러가 가장 중요한 메타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바뀐 메타로 플레이하는 솔로 랭크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최근 폼이 좋은 '페이커' 이상혁과 '뱅' 배준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너무나도 무기력한 패배였다. 팬들은 '차라리 젠지처럼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많이 표현했다.

젠지와 SKT T1은 서로 개막전에서 공개한 답안지를 누가 수정하느냐를 주목하면 더욱 재밌게 시청할 수 있다. 원거리 딜러를 선택했던 젠지가 전략을 한번 꼬아서 메타픽을 선택할 것이냐, 메타픽으로 패배했던 SKT T1이 메타에 역행하는 조합을 꺼낼 것이냐가 매우 흥미롭다.

섬머 스플릿은 일정이 매우 빡빡하고 중간 쉬는 날이 길지 않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차분히 전략을 수정할 시간이 없다. 경기를 하면서 조금씩 교정해나가야 한다. 분위기가 좋은 젠지와 교정이 필요해 보이는 SKT T1의 1번 답안은 정말 젠지가 정답이고, SKT T1이 오답이었을까? 그 결과는 6월 15일 오후 8시부터 펼쳐지는 빅매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스플릿 4일 차

1경기 킹존 드래곤X vs 진에어 그린윙스
2경기 젠지 e스포츠 vs SKT T1 - (강남 넥슨 아레나, 오후 8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