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이면 날마다 오는 '꿀'이 아닙니다. 따라오세요!

꾸준한 변화로 LoL은 어느새 '장수 게임'이 됐다. 새로운 패치로 게임 양상이 바뀌면서 오랫동안 LoL을 해온 유저들도 새로운 게임을 하는 것처럼 즐길 수 있다. 최근까지도 쉬지 않고 게임 내의 패치는 이어지면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잦은 패치가 좋기만 한 걸까? 9.1 버전부터 이어져 온 패치의 결과를 보면 급하게 이뤄졌다. 패치를 할 때마다 새로운 버그가 등장했고, 오랫동안 유저들 사이에서 말이 나왔던 버그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새로운 패치로 등장한 특성인 정복자는 단 하루 만에 핫픽스로 수정됐을 정도로 사기적인 능력치를 자랑했다. 1월 9일부터 약 15일 만에 한 번씩 진행해 2월 21일까지 이어진 패치. 시기를 맞추기에 급급했던 것일까. 다급하게 진행한 패치로 인한 변화를 한 번쯤 돌아볼 때가 왔다.



■ LoL 잘하려면? '뜨거운 꿀', 모르면 도태된다

LoL이 새로운 변화가 반가운 이유는 특성과 패시브, 챔피언에 맞게 자신만의 빌드를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만이 발견한 아이템 트리나 조합으로 올라가는 유저들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장인' 유저가 나오고, 많은 이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자신만의 빌드를 만들어가기보다 OP 챔피언, OP 특성을 먼저 찾는 유저가 승리하는 게임이 돼 가고 있다. 리메이크된 챔피언과 특성이 지나칠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고 있다. 확실한 딜러로 탈바꿈하면서 한 방에 상대를 보내는 갈리오부터, 수많은 너프를 거친 아트록스-아칼리-이렐리아까지. 핫픽스와 후속 패치가 이뤄지긴 하지만, 그전까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유저들은 바로 도태되고 예상하지 못한 패배에 직면해야 한다.


▲ 핫픽스된 특성 정복자, 9.5 패치 너프 예고까지?

이번 9.4 패치로 이뤄졌던 정복자 특성도 그렇다. 정복자를 활용할 수 있는 챔피언의 승률이 급격하게 올라갔다. 대처 방안을 떠올릴 시간에 정복자 특성을 활용하는 챔피언 한 번 연습하는 게 나을 정도로 그 위력이 강력했다. 유저들에게 선택의 폭은 극히 좁아졌다고 할 수 있다. 핫픽스로 정복자의 능력치가 줄어들긴 했지만, 본질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풀 스택 상태에서 광역기의 힐량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많았고, 여전히 탑-정글 라인에 정복자를 든 챔피언이 최상위 티어를 확실히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엇 게임즈 역시 이런 상황을 인지했는지 9.5 패치에 다시 한번 정복자 너프를 예고했다. 다시 수차례 너프를 할 특성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빨리 나와야만 했을까. 새로운 변화에 앞서 성급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나아가, 이번 패치로 최고의 혜택을 받은 렉사이가 챌린저스 코리아부터 1픽이나 밴의 자리를 차지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당장 전 세계의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 역시 진행을 앞뒀기에 패치의 여파가 어디까지 갈지 모른다.

가장 큰 문제는 OP 챔피언-특성의 등장과 너프의 '굴레'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것. 너프해야만 하는 챔피언과 특성을 출시전 단계에서 가려내지 못하고 있다. PBE 서버를 비롯해 라이엇게임즈 내부에서도 밸런스를 잡을 만한 마땅한 방법 없이 출시 후 결과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새로운 패치를 하지만, 새 패치 사항이 자리 잡기까지 겪어야 하는 진통이 더 큰 모순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9.5 패치 예고(출처 : Richard Henkel 라이엇 밸런스팀 리더 공식 트위터)




■ 기본 공격도 소중한데... '버그' 피해다녀야 하는 유저들

▲ 기본 공격 버그 역시 핫픽스...

9.2패치로 탑에서 주로 나오는 챔피언인 제이스의 티어가 급격히 올랐다. 패치 내역은 '제이스의 원거리 기본 공격 애니메이션이 실제 준비 및 발사 동작과 일치되도록 조정'으로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기본 공격에 힘이 실린 제이스에겐 중요한 변화였다. 단숨에 최상위 티어로 떠올랐고, 대회에서도 프로들이 선택해 한동안 보여주지 못한 제이스 기량을 마음껏 뽐내기도 했다. 한동안 고쳐지지 않은 버그 수정 하나로 말이다.

제이스 외에도 LoL에는 기본 공격 한 방이 중요한 챔피언이 많다. 추가 마법 피해를 입히는 '마법공학 리볼버'를 쓰는 블라디미르, '불의 심판'이라는 패시브에 추가 대미지가 붙은 갱플랭크를 비롯해 3타-4타에 패시브와 특성을 활성화하는 많은 챔피언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 최근 패치로 인한 기본 공격 버그가 붙은 것이다.

분명, 패치 내역에 포함되지 않은 챔피언들이었는데, 아무도 모르게 새로운 버그를 달고 게임에 임해야 했다. 이에 불편을 호소하는 유저들의 말들이 쏟아졌고, 패치 후 약 5일 만에 핫픽스가 이뤄졌다. 하지만 여전히 탈론-신짜오 등의 버그는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더 무서운 점은 버그들이 이번 패치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는 거다. 이전부터 기본 공격을 비롯한 버그들은 끊임없이 문제가 나왔다. 그런데, 새로운 패치를 할 때마다 또다시 버그가 생겨나고 있다. 당장 새로운 패치로 새 것들이 꾸준히 나왔지만, 예전부터 겪어온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뒷전이었다. 새로운 패치로 생기는 버그들을 출시 전 미리 수정할 수 없는 걸까. 계속 쌓여가는 버그에 유저들에게 새 패치가 반갑지 않다.

LoL은 앞으로도 더 발전하고 많은 이들이 접하게 될 게임이다. 작년 아시안 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고, 세계 많은 곳에서 대회를 열 전망이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여전히 퍼즈를 일으키는 버그가 남아있었다. 옵저빙과 관련한 관전 버그부터 프로 경기를 지연하는 게임 내 버그까지. 모든 출발의 시작 점은 게임 내 사소한 버그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새로운 것을 출시해 성과를 올리기에 앞서 뒤를 돌아봐야 하는 시기다. 이미 장수 게임의 반열에 얼굴을 올린 LoL이 더 오래가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