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2 패치를 통해 드디어 사일러스의 기세가 크게 꺾였다. 사일러스의 너프는 처음이 아니다. 9.2 패치에서 등장한 사일러스는 최근까지 총 8번이나 패치 노트에 이름을 올렸다. 버그 수정부터 너프까지, 지속적인 조정을 받은 사일러스는 이러한 조정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각종 대회와 랭크 게임에서 활약을 이어갔다.

출시 초기의 사일러스는 OP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했다. 라인전 능력부터 끈질긴 전투 지속력, 여기에 상대의 궁극기를 활용해 만드는 엄청난 변수까지. 여러 조정에도 이러한 사일러스의 활약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9.12 패치에선 사일러스가 받은 너프는 영향이 큰듯하다. 그간 축전된 너프와 확실한 한방으로 사일러스의 승률 그래프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추락'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성적 하락이다. 각종 대회부터 랭크 게임까지 승승장구하던 사일러스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


▲ 승률, 밴픽률 모두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사일러스
(자료 출처 : lolalytics)


▲ 9.12 패치 이후 큰 폭으로 떨어진 사일러스의 승률 그래프
(자료 출처 : fow.kr)


9.12 패치에서 사일러스의 변경으로 받은 영향은 간단하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패시브 '페트리사이트 폭발'의 미니언 피해량 감소로 인한 라인 푸쉬력 저하다. 변경된 사일러스의 패시브는 기본 피해량 소폭 상승과 2회 충전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미니언에게 입히는 피해량이 70% 감소했다.

사일러스의 패시브 평타는 광역으로 피해를 입힐 수 있던 만큼, 라인전 단계에서의 핵심 스킬이었다. 적이 미니언 가까이에 있다면, 미니언 어그로를 피하면서 딜 교환이 가능했다. 또한, 재사용 대기시간이 없어, 스킬을 섞어서 사용하면 빠른 라인 클리어가 가능했다. 라인 관리는 주도권에 직결된 만큼, 패시브의 미니언 피해량 감소는 큰 영향을 끼쳤다.


▲ 떨어진 라인 클리어 능력은 확실히 체감이 크다


두 번째는 E스킬 '도주/억압'의 변경으로 인한 운용 난이도 증가다. 기존에 E스킬은 첫 번째 사용 시, 보호막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두 번째 사용 시, 챔피언이나 몬스터에게 적중해야만 보호막을 얻을 수 있게 변경되었다. 한 가지 조건이 부여된 셈이다.

또한, 미니언에는 적용되지 않기에, 라인전 단계에서 보호막 효과를 내기 위해선 꼭 챔피언에게 적중시켜야 한다. 이처럼 E스킬은 조건을 맞춰야만 제 성능을 끌어낼 수 있는 스킬로 바뀌었다. 여기에 재사용 대기시간까지 다시 한 번 크게 증가했기에, 운용 난이도가 크게 올랐다고 볼 수 있다.


▲ E스킬 '도주/억압'은 재사용 대기시간 너프 2회와 보호막 조건까지 변경됐다


사일러스의 승률 변동은 라인 클리어 능력의 저하와 E스킬의 조건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사일러스는 라인 클리어 능력이 크게 떨어진 만큼, 더이상 미드에서 활용하긴 어려운 챔피언으로 바뀌었다. 또한, W스킬을 우선순위로 둔 탑에서도 크게 활약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꾸준히 패치 노트에 이름을 올리며 밸런스가 조정되기를 반복하던 사일러스의 종착점은 승률 40% 초반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9.12 패치 한 번으로 크게 떨어진 사일러스의 승률은 다른 포지션이나, 운용법 등으로도 쉽게 활로를 찾는 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9.11 패치 버전으로 진행되고 있는 2019 롤챔스 섬머 스플릿에서는 라이즈와 사일러스를 중심으로 한 밴픽 구도가 유지되고 있다. 두 카드 모두 밴 하던지, 나눠 먹던지, 뻔한 밴픽 전계가 이어지고 있는데, 9.12 패치 버전으로 진행된다면 이처럼 뻔한 밴픽 구도에도 큰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