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객원 필진으로 활동 중인 nasiat님의 투고기사로, 본 글의 내용은 인벤의 논조 및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09년도 어느새 세월이 흘러 7월이 되었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간 것이다. 시기에 맞춰 각종 게임 언론매체에서는 상반기를 정리하는 결산 기사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 천국인 대한민국에서 비디오게임 상반기를 정리해주는 결산 기사는, 라면에 따라오는 김치처럼 스테이크에 따라오는 감자튀김처럼 온라인 게임이란 메인 메뉴에 붙은 사이드 메뉴일 뿐이다. 그래서 필자는 부족하나마 우리나라의 비디오게임 상반기 결산이란 걸 해볼까 한다.



▣ 양날의 검, 대한민국 DS


비디오게임 3대 퍼블리셔 중에서 국내에 가장 늦게 들어온 곳은 바로 닌텐도다. 닌텐도가 들어와서 대한민국에서 처음 시작한 것은 ‘판을 다시 짜는’ 일이었다.


비디오게임은 매니아만 산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판매루트를 용산이나 국전이 아닌 마트로 잡고, 웹진이나 잡지를 버리고 철저한 매스미디어 광고를 지향했다. 마치 초기의 SCEK를 방불케 하는 철저한 ‘비게임인구’를 노리는 전략이다. 그리고 SCEK 때와 달리 DS란 하드웨어가 이러한 전략과 부합하는 기기였기에 DS는 국내에 200만대란 유래 없는 하드웨어 보급률을 이룩했다.


같은 전략으로 시장에 진입한 Wii 또한, 거치형이란 한계 때문에 DS 만큼 폭발력을 보이지 못했지만, 국내 차세대 게임기 시장에서 보급률로는 선두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 철저하게 비게임인구를 노리는 정책은 기존 유통업자나 매체들을 적으로 돌리는 모험이었지만 지금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DS가 국내에 완전히 정착하면서 생긴 변화 중 하나는, 국내에 DS 제작사와 퍼블리셔가 대거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로, 온라인 게임 일색이던 국내 시장에서 비디오게임의 숨통이 트인 것이라 자평하고 싶다. 그리고 2009년을 맞았다.



▲ 한 때 N모사도 참여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뭐 하는지 모르겠다



2009년의 한국 DS 시장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양날의 검’이 아닐까 한다. 2008년까지 DS 게임을 시장에 출시한 퍼블리셔들은 극명하게 대비되는 판매량 덕분에 희비가 교차했다. 생각하지도 못한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덕분에 다른 곳에서 입은 손해를 만회한 곳이 있는가 하면, 앞으로는 DS의 시대라 생각하고 비게임인구들이 즐길만한 가벼운 게임들을 집중투자한 회사 중에선 판매량이 처참하여 큰 손해를 입은 곳도 있다.


이처럼 잘 되면 좋지만, 안 되면 큰 손해를 입는 ‘양날의 검’이 된 DS를 본 퍼블리셔들은 DS의 비중을 줄이거나 아니면 시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소프트맥스와 엔트리브. 두 회사는 사내에 DS 게임을 개발하거나 해외 DS 게임을 유통하는 전담팀을 구성했지만 DS의 실적악화와 시장전망이 낮다고 판단, 현재 팀은 거의 와해 상태고 판권을 사서 판매준비를 마친 게임도 발매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 참고로 소프트맥스는 작년에 DS 게임을 두 타이틀 유통한 바 있다



반면에, ‘위기는 기회’란 말을 실천하는 퍼블리셔도 있다.


DS로 ‘매직큐(개발 : (구)스튜디오나인)’란 게임을 발매한 YTmedia는 DS의 가능성을 믿고 어린이용 교육서적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불러모으고 있는 전설적인 베스트셀러 ‘마법천자문’의 게임판권을 산 뒤 이를 닌텐도코리아에 팔아 넘긴다. 닌텐도코리아는 DS 게임 개발로는 국내에서 견줄 곳이 없는 스코넥에게 제작을 의뢰, DS판 ‘마법한자문’이란 게임을 발매하기에 이른다.


마법천자문의 브랜드 파워를 입고, 어린이층을 공략하기엔 최적의 시기인 어린이날에 발매한 DS판 ‘마법천자문’은 10만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국산 게임 최대판매량을 갱신했다. 하지만 이런 엄청난 사실은 크게 뉴스화되거나 공론화되지 않았다. 닌텐도코리아와 게임언론 관계에 미묘하게 성립된 어른들의 사정 때문일까.



▲ 상반기 최고의 이슈를 꼽으라 한다면 필자는 ‘마법천자문’의 손을 주저 없이 들어줄 것이다. 멀티플랫폼이 아닌 비디오게임이 국내에 10만장이 넘게 나간 사례는 없었다


감히 ‘마법천자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DS’에도 주목할 만 하다.


‘라그나로크 DS’는 원래 일본에서 제작하여 현지에서는 작년에 나온 타이틀로, 라그나로크 팬들에게도 호응을 받지 못할 정도로 완성도가 낮다는 평을 들은 바 있다. 하지만 그라비티는 자사의 온라인 게임인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연계시켜서, ‘라그나로크 DS’를 발매한다. 이 타이틀에 거는 그라비티의 기대는 커서, 닌텐도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전방위적인 홍보와 마케팅이 이뤄졌고 기존 라그나로크 온라인 팬층을 토대로 착실하게 판매되고 있다.



▲ 온라인 게임과 패키지 게임의 결합을 시도한 라그나로크 DS. 나중에 메이플스토리 DS나 던전앤파이터 DS 같은 게임이 나오게 되면 라그나로크 DS와 같은 방법으로 마케팅을 벌이지 않을까 싶다


국산 DS 게임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포착되었다. 블루사이드의 ‘프린세스앤드나잇’과 바른손인터랙티브((구)스튜디오나인)의 ‘아이언마스터’가 그것이다. DS로 게임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은데, 왜냐하면 닌텐도의 체크가 통과되지 않으면 게임을 발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많은 제작사들이 DS 게임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래서 더욱 자부심을 갖던 차에, 두 회사에서 공개한 게임 화면을 보고 필자는 크게 실망했다. 왜냐하면,

한국어가 아닌 영어 버전이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제작사가 만들고 대한민국에서 발매하는 게임이 영어라니.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지만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영어였다. 어떻게 보면 이해할 수도 있는 거다. 국내의 좁은 내수시장은 힘드니 해외시장도 같이 보고 만드는 것일 테니까. 그래서 아예 시작부터 영어로 제작을 하는 거구나 그렇게 이해는 할 수 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슬프지 않은가.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보도자료로 보내는 화면사진만큼은 한국어를 덧씌워서라도 내보낼 수 있는 거 아닌가? 온몸으로 발매도 되기 전에 “난 해외로 나갈 몸이라구.”라고 선전하지 않아도 되지 않은가? 가뜩이나 내수시장 불안으로 한글화되는 타이틀도 적은 시장에 대놓고 대못을 박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이 화면사진을 보면서 국내 비디오게임 내수시장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눈물이 앞을 가렸다.



▲ ‘프린세스앤드나잇’과 ‘아이언마스터’의 개발중인 화면사진



긴 글이 싫은 독자들을 위해 정리하자면, 양날의 검 현상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DS 시장은 작년에 비해 썰렁한 편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란 걸 보여준 시기였다.



▣ 대한민국 Wii 이대로 좋은가


작년 4월 말에 Wii가 발매된 뒤로 어느새 1년이 지났다. DS 때와 마찬가지로 Wii도 철저하게 닌텐도 주도로 한 해를 끌어온 플랫폼이었고 닌텐도 타이틀만 팔리는 시장이란 평가를 받은 2008년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상반기였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발매 타이틀 수가 많이 줄었다는 점이다.


2008년에는 4월 런칭 이후에 닌텐도 타이틀 7개, 서드파티 타이틀이 26개가 발매되었지만, 2009년에는 7월까지 닌텐도 타이틀 4개, 서드파티 타이틀이 9개 나왔다. 대충 닌텐도 타이틀은 작년과 비슷한 페이스지만, 서드파티 타이틀 쪽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서드파티가 Wii 시장에 매력을 못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며 이러한 현상은 호전될 뭔가가 나오지 않으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냥 타이틀 수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장르 단일화 현상마저 보인다. 2008년에 타이틀을 팔아보고 얻은 경험들이 축적된 것이다. Wii 시장은 철저하게 비게임인구를 노린 타이틀만이 성공을 바라볼 수 있는 시장이 되었다는 걸 반증하는 의미기도 하다. 닌텐도의 기조를 서드파티들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이에 반기를 드는 것이 올해 7월 초에 발매된 ‘노모어히어로즈’라 할 수 있다. 이 타이틀이 얼마나 시장에서 반응을 얻느냐에 따라 올해 하반기나 내년 타이틀의 수나 장르 선정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한다.



▲ 닌텐도코리아 홈페이지에 가면 1년에 얼마나 많은 타이틀이 발매되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 춤추는 환율, 널뛰는 가격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국제 경제가 미궁에 빠지면서 한국은 고환율 정책을 폈고, 이 고환율 정책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비디오게임 쪽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소프트웨어 값이 올랐다. 보통 4만원대 후반으로 책정되던 PS3/Xbox 360용 게임은 5만원대 초반으로 올라갔다. 사실 몇 천원 차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을 체감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그런데 여기서 터진 것이 바로 역수출이다. 고환율 정책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타이틀 값이 싸진 한국 타이틀을 노리고, 해외에서 한국 타이틀을 사서 동남아, 중국, 일본 등으로 넘기는 업체들이 생겨난 것이다.


이게 가장 불거진 때가 바로 ‘스트리트 파이터 4’가 발매된 시기였다.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던 스트리트 파이터 4는 발매일 당일 역수로 상당한 물량이 빠져나가 정작 타이틀 구입을 위해 매장에 들렀던 유저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고, 게임이 추가입고 되어 유통이 원활해질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 시기에 역수출을 진행했던 업체들은 호황을 누렸으나 지금은 환율이 내려가면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 ‘스트리트 파이터 4’를 당일에 구하려 했던 사람들의 체험담을 들어보면, 거짓말 좀 더해 ‘드래곤 퀘스트’ 수준의 모험담이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타이틀을 수출하는 본사나 제작사에서 한국 타이틀의 가격을 올리라는 지시가 내려오고, 덕분에 6만원대 타이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것이 2009년 상반기 비디오게임 시장이었다. 지금은 환율이 어느 정도 내려갔지만 SCEK는 아직도 6만원 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근래 나온 ‘블레이 블루’란 게임이 아주 좋은 예다.



▲ ‘스트리트 파이터 4’ 다음에 나온 ‘바이오 하자드 5’는 가격이 껑충 뛰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블레이 블루’는 PS3판을 SCEK, Xbox360판을 한국MS가 유통을 맡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게임을 PS3판은 64000원, Xbox360판을 48000원에 판매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블루레이 값이 16000원이냐는 유머가 생길 정도.


하지만 블루레이가 들어갔다고 해서 타이틀 가격이 더 오르진 않는다. 그렇다면 왜 이런 가격을 책정할까? 필자는 이것이 SCEK의 마케팅 정책의 일환이라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구매력이 있는 코어게이머는 한정이 되어있고, 이들은 게임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면 적게 판매를 하더라도 가격을 올려서 개당수익을 높게 잡는 것이 이득이란 계산일 것이다. 비단 ‘블레이 블루’ 뿐만 아니라 SCEK의 타이틀은 전체적으로 타사의 게임보다 비싼 것도 아마 이런 정책 때문은 아닐까.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소프트 가격 상승은 환율이 ‘주’된 요인이 아니다



역수출은 소프트웨어에 국한되지 않았다. PS3 / Xbox360 / Wii 같은 하드웨어도 역수출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플랫폼홀더는 공급을 막은 뒤에 나중에는 가격을 올려서 대응했다.


2009년 초반에 PS3와 Xbox360 물량이 거의 없었던 것과 이후 PS3 / PSP / Xbox360 아케이드가 가격이 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PS3는 이전에도 가격을 올렸던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가격에 대한 저항이 우려가 되었겠지만 역수출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 Xbox360의 몰락


작년 하반기부터 몇 가지 요인으로 인해 Xbox360 타이틀의 판매량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공론화되기 시작했고, 실질적으로 Xbox360 타이틀은 특정 몇몇 타이틀을 제외하면 같은 PS3 타이틀에 비해 판매량이 안 나왔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외면을 받는 추세였다. 2009년 상반기에는 아예 멀티플랫폼에서 Xbox360만 빼고 발매하는 타이틀이 늘기 시작하는 현상이 생겼다. 대표적인 것이 아타리코리아, THQ코리아, EA코리아의 타이틀들이 있다.


혹자는 이 현상에 대해 고환율로 인해 타산이 맞지 않아 그런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하는데,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그 시기에도 Xbox360 타이틀이 나왔고 가격도 대체로 저렴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흘러나온 Xbox360 타이틀의 부진이 경제위기랑 맞물려 올해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 멀티플랫폼인데도 불구하고 PS3판만 정식발매된 ‘리딕 연대기 어썰트 온 다크 아테나’가 대표적인 예



▲ 게임매체에 공개된 올해의 EA코리아 발매리스트. 작년에 비해 너무나도 허전한 것이 팔리는 게임만 팔리는 플랫폼에서만 내겠다는 의지를 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다



▣ 새로운 도전자의 출현!


2009년 상반기에는 새로운 퍼블리셔가 한국에 생겼다. ‘GTA’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테이크투아시아의 한국지점이다.


테이크투아시아는 현재 테이크투의 IP를 국내 온라인 게임 회사와 제휴하여 온라인 게임을 제작하려는 사업 외에도, 국내에 테이크투의 콘솔 타이틀을 선보이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한민국의 유일한 게임잡지인 ‘게이머즈’를 통해 발표한 ‘바이오쇼크 2(PS3/Xbox360)’의 한글화 소식이다. 이외에도 테이크투는 좋은 IP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영향력 있는 퍼블리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외에, 반다이코리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원래 적극적으로 타이틀을 내놓던 퍼블리셔였는데, 올 초부터 갑자기 타이틀을 전혀 내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이 현상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반다이남코게임즈 본사 사이트의 IR 정보를 보면, 반다이남코게임즈가 유럽과 아시아 시장 전개를 아타리와 함께 한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두 회사가 지분을 공동출자하여 반다이남코파트너즈란 회사를 만들어 반다이남코 게임과 아타리 게임을 유통한다는 것이 요지다. 이미 아타리의 아시아 HQ인 아타리 싱가폴 사이트는 반다이남코파트너즈로 사명이 바뀐 상태. 한국도 아시아의 일부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어쩌면 국내에도 적용될지도 모른다.



▣ 패키지가 온라인으로, 온라인이 패키지로


PSN / XBLA / 버추얼콘솔 등이 활성화되면서 국내에도 콘솔을 통해 온라인으로 게임을 다운받는 시대가 왔다.


그런데 근래 들어 온라인으로 다운받을 수 있는 게임을 패키지로 내는 성향이 생겼다. SCEK의 ‘픽셀정크’, ‘라스트가이’, ‘랙돌쿵푸’ 등이 바로 그것이다. 원래는 다운로드용 게임이지만 이를 패키지로 내놓은 것이다. 이는 온라인에서 요소별로 따로 다운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주고 게임 판매의 다각화를 모색하는 마케팅 전략이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에서도 ‘GTA4’의 DLC를 묶은 패키지가 발매예정에 있다.


반대로, 해외에서는 패키지로 발매되는 게임이 국내에서는 온라인에서만 받을 수 있는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PSP용 ‘마나케미아’다. 이 게임은 일본에서는 패키지로 발매되었지만, 국내에서는 PSN 다운로드로만 이용할 수 있다.


이제까지 SCEK는 자사의 PSP 패키지 게임의 일부를 다운로드로 서비스하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 패키지로 판매가 된 상품에 한정되어 있었다. 아마도 국내 PSP 게임 시장이 조작된 펌웨어로 망가지면서 재고 문제로 골치 썩지 않을 판로를 모색한 것이라 생각된다.



▲ 근래 들어 PSN 게임이 싼 값에 묶어서 패키지로 나오는 일이 잦아졌다




▣ 퍼블리셔가 리콜을 감행


잘못된 물건은 소비자에게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이 상도덕이지만, 비디오게임 업계에서는 적어도 그런 일이 없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다이야기 사건으로 공중분해된 메가엔터프라이즈의 ‘SVC 카오스’ 버그 사건. 이 게임은 특이하게도 정식발매판은 진 엔딩이 자동스킵 되어 볼 수 없는 치명적인 버그가 있어 리콜감이었는데 사측은 차기작 할인 같은 엉성한 보상책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 비디오게임 업계가 워낙 영세하기 때문에 이해를 못하는 점은 아닌데 이로 인해 메가엔터프라이즈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것과 비슷한 사건이 2009년 상반기에 일어났다. CFK에서 발매하는 ‘프린세스 메이커 5 한글판’에 양육비가 10배나 되는 치명적인 버그가 발견된 것이다.


프린세스 메이커란 게임은 돈 관리가 중요한데 지출이 10배가 되니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능했고, 결국 CFK는 버그 수정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리콜을 결심하고 제품을 회수한다. 버그수정판은 패키지 일러스트가 바뀌어 알아보기 쉽게 나오는 등 고객 배려에도 만전을 기했고, 버그로 이미지를 망칠 뻔한 CFK는 오히려 이 사건으로 이미지가 좋아졌다.



▲ 일부 유저들은 버그가 발생한 초기판을 모으는 사람도 있었다나 어쨌다나. 사진은 초기판 표지




▣ ...해서 대한민국 비디오게임 상반기 결산은?


비디오게임 시장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부단히 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산 비디오게임도 여전히 나오고 있고, 개중에는 잘 팔린 것도 있어 좋은 선례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환율의 여파로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환율이 점차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시장도 안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다만 고환율을 통해서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경제위기 속에서 게이머는 게임을 사는데 더 많은 돈을 들여야 하는 것은 가슴 아프다.


위에서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상반기는 비수기가 끼어있기 때문에 하반기보다는 걸출한 타이틀이 적다. 하반기에 들어가면 소프트 부족 현상은 조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유저가 게임을 사주지 않는 한 소프트 부족 현상은 해소될 수 없다.


인벤 객원 필진 - nasiat (syuo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