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세 번째 도전이다. LCK 승격 후 2연속 준우승을 기록한 그리핀이 대망의 우승을 노린다.

31일(토)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2019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섬머 스플릿 포스트 시즌 결승전이 진행된다. 지난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과 동일한 그리핀과 SKT T1의 재대결이 펼쳐지는 가운데, 3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한 그리핀이 첫 LCK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작년 여름, 그리핀은 LCK에 혜성처럼 나타났다. 다소 생소했던 이름의 다섯 선수는 단단한 라인전과 괴물 같은 한타력을 뽐내며 오랜 시간 변화가 없던 LCK 무대에 거대한 돌풍을 일으켰다. 그리핀은 승격하자마자 SKT T1, 킹존 드래곤X를 포함한 기존 LCK 팀들을 상대로 6연승을 거두며 곧바로 1위에 올랐고, 이후 승패를 반복하며 13승 5패으로 끝내 정규 시즌 2위에 올랐다.

이후 그리핀은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아프리카 프릭스를 꺾으며 그동안 불가능해 보였던 챌린저스 출신 팀의 결승 진출을 승격 시즌에 바로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승까지 해낸다면 승격 시즌 롤드컵 직행이라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결승 상대 kt 롤스터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한 끗 차 패배를 당하며 눈물을 훔쳐야만 했다.

2019년에도 그리핀의 힘은 여전했다. 아니, 더욱 강해졌다. 2019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을 15승 3패, 1위로 마무리한 그리핀은 결승에 안착해 지난 여름의 아쉬움을 달래려 했다. 그러나 이번엔 '드림팀'으로 로스터를 정비한 SKT T1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핀은 결승전에서 SKT T1에게 0:3 완패를 당하며 두 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제 그리핀은 두 번째 섬머 스플릿 결승, LCK 통산 세 번째 결승을 앞두고 있다. 비록 과정의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강팀의 면모는 여전한 상태. 상대는 불과 몇 달 전 뼈아픈 패배를 안긴 SKT T1이며, 더군다나 와일드카드전부터 도장깨기를 이어오는 중이다. 이에 그리핀에게 이번 결승은 첫 우승을 겨냥하는 세 번째 도전이자, 제대로 찾아온 복수의 시간이다.


이번 결승의 0순위 관전 포인트는 그리핀의 상상력이다. 가렌-유미나 AP 쉬바나 등 해외 리그서 각종 뉴메타 조합이 등장하는 가운데, 가장 창의적이고 유연한 밴픽을 자랑하는 그리핀의 선택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심지어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김대호 감독이 "통계를 신경 쓰지 않으며, 좋다는 판단만 있으면 (전략 픽을)사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더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그리핀은 본인들의 전략이 자충수가 되지 않도록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그리핀은 2018 LCK 스프링 정규 시즌서 당시 유행하던 '루시안 몰아주기' 전략을 두 세트 연속 사용해 패배했고, 2018 롤드컵 선발전에서도 젠지를 상대로 두 세트 동안 비슷한 조합을 꺼냈다가 허무하게 무너졌다. 지난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 1, 3세트에선 봇 판테온-탈리야라는 깜짝 카드를 기용했으나 전혀 웃지 못했다.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번 결승에선 가장 현명한 한 수를 둬야 한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그리핀의 새로운 칼 '도란' 최현준의 활약 여부다. '도란'은 지난 7월 20일부터 '소드' 최성원 대신 줄곧 주전으로 출전하며 출중한 기량을 뽐냈다. 전체 챔피언 폭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재 메타에 어울리는 주요 챔피언을 수준급으로 다룬다. 최근 경기에선 모데카이저라는 새로운 파트너를 선보이기도 했다.

물론 부담이 가장 큰 결승 무대이기에 베테랑 '소드'가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도란'이 경기에 나서 분위기 전환에 해낸다면 그리핀의 기세가 크게 올라갈 것이다. 확실한 교체 카드가 없었던 지난 스프링 결승과 달리 '도란'의 합류는 그리핀의 분명한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편, '도란'은 SKT T1전 패배 후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그에게 이번 결승은 지난 아쉬움의 눈물을 기쁨과 환희의 눈물로 바꿀 절호의 기회다.

창단 이래 첫 롤드컵 진출은 일찍이 확정 지은 그리핀이다. 그러나 그들이 원하는 건 더욱 큰 명예일 것이다. 과연 그리핀은 LCK 첫 우승의 영광을 차지할까, 세 번째 준우승으로 '무관의 제왕'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까. 이 모든 과정과 결과는 그리핀, 본인들의 손에 달려 있다.


2019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스플릿 포스트 시즌 결승

그리핀 vs SKT T1 (8월 31일 오후 4시,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