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만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친숙한 분위기와 사람들.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 같고 마시지 않아도 갈증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이가 고향을 그리워한다. 귀향이나 향수란 단어가 괜히 생긴 건 아닐거다.

29일 종각 롤 파크에서 2020 LCK 섬머 스플릿 승강전 2일 차 일정이 진행된다. 1경기 승자전에 나서는 팀 다이나믹스와 서라벌 게이밍에는 귀향을 꿈꾸는 이가 참 많다.

데뷔를 LCK에서 한 '리치' 이재원과 '쿠잔' 이성혁, '구거' 김도엽의 고향은 LCK다. '리치'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세계 최고로 불렸으나 리그가 한순간에 사라져 갈 길을 잃었다. 그러던 '리치'는 젠지 LoL 팀 합류, LCK에서 뛰었다. '쿠잔'은 진에어 그린윙스에서 활동했던 6년 차 베테랑이다. '구거'도 비슷한 이력을 가졌다. 이 둘은 각자 팀을 맴돌다가 다이나믹스에 정착했다.

'비욘드' 김규석에게 LCK는 마음의 고향과 같다. 그는 MVP 시절 챌린저스 코리아 무대부터 밟았다. 목표는 오직 하나, 승격이었다. 2016년 원하는 바를 이뤘고 약 3년 간 LCK에서 활동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MVP는 강등된 이후 팀 해체로 행보를 마쳤지만, '비욘드'는 멈추지 않았다.

솔로랭크 패왕 '트할' 박권혁의 마음의 고향도 LCK다. 해외 팀을 맴돌던 그는 2018년 T1에 전격 입단했다. 쟁쟁한 코치진의 지도 아래 '트할'은 LCK 데뷔 이후 곧장 존재감을 보였다. 하지만 너무 빨리 찾아온 부진과 함께 그는 설 자리를 잃었다. 건장한 몸만큼 실력도 키우기 위해 정진했던 '트할'은 고향인 LCK로 돌아가기 일보 직전이다.

'카카오' 이병권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글러다. kt 애로우즈의 우승을 이끌었던 주인공이었다. 그는 APK 프린스의 승격을 함께 했던 기억을 되짚어 서라벌 게이밍의 승격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상윤' 권상윤은 LCK 1,000킬 기록 보유자다.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다. 그의 칼리스타와 애쉬 플레이는 기억하는 팬이 많다.

'노바' 박찬호의 고향도 LCK라고 할 수 있다. LCK에서 데뷔전을 치르진 않았지만, 팬들에겐 진에어 그린윙스에서의 모습이 더 익숙하다. 하지만 당시 팀의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만큼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그런 기억을 떨치고 LCK에서 그때완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모두 LCK에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이들 중에 절반은 귀향에 성공한다. 훨씬 치열하고 힘든 경쟁의 장인 LCK로의 복귀를 앞두고도 그들은 오히려 들떴다. 이번에 이기면 고향으로 돌아간다.


2020 LCK 섬머 스플릿 승강전 2일 차 일정

승자전 팀 다이나믹스 vs 서라벌 게이밍 - 오후 5시
패자전 샌드박스 게이밍 vs 그리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