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진 2경기는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대결이었다. 1세트는 어김없는 젠지의 완승으로 끝났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이렇다 할 반격조차 못했다.

초반부터 상체를 위주로 소규모 국지전이 쉼 없이 벌어졌다. '비디디' 곽보성의 트위스티드 페이트가 탑에서 만든 퍼블을 시작으로 젠지가 킬을 조금씩 쌓아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드-정글의 차이가 강조되며 젠지가 서서히 스노우볼을 굴렸다.

20분경 한화생명e스포츠가 앞으로 비전 이동을 사용한 '룰러' 박재혁의 이즈리얼을 자르며 오랜만에 웃었다. 하지만, 이후로 젠지가 본색을 드러냈다. 다수의 CC를 앞세운 젠지가 몸을 뭉쳐 돌진하면 한화생명e스포츠는 그저 두들겨 맞는 수밖에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일방적으로 킬을 올린 젠지를 막아낼 수단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별다른 수를 던지지도 못한 채 계속 몸을 웅크렸다.

경기 종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6분경 스플릿 푸시를 시작한 젠지가 세 개의 억제기를 파괴한 후, 수비를 달려나온 한화생명e스포츠의 챔피언들을 잡아먹고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