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에서는 게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꼭 진행하는 것이 있다. 바로 리세마라다. 리세마라는 초반에 지급되는 캐릭터 뽑기권 등을 이용해 원하는 캐릭터가 나올때까지 계정 생성 및 초반 구간 플레이를 반복하는 행동을 칭한다. 이때, 구글이나 네이버 등 연동된 계정으로 접속하는 경우 게임을 삭제해도 해당 데이터가 연동된 계정에 남아있어 리셋이 불가능하지만, 연동없이 게스트 계정으로 접속한 경우에는 기기에서 게임 자체를 삭제하거나 캐시 삭제 등을 통해 플레이 이력을 초기화 할 수 있다.

R2M에도 리세마라를 이용한 이슈가 발생해 많은 유저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소식이 올라온 것은 25일 저녁 6시 50분 경, R2M 공식 홈페이지에는 한 이벤트가 진행될 것임이 알려졌다. 25일 0시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던 R2M이지만 오픈 지연과 잦은 점검으로 인해 불편을 끼쳐드렸다며, 사과의 뜻으로 25일 저녁을 기점으로 30일까지 매일 저녁 변신 및 서번트 뽑기 11회권을 1장씩 번갈아가며 배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유저들 입장에서는 무료로 약 9600 다이아에 해당하는 뽑기권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이기에 환영받을만한 내용이었다.

▲ 9600 다이아 상당의 뽑기권을 무료로 배포하는 이벤트, 뭐가 문제였을까?


다만, 이번 이벤트에 리세마라 방법이 먹혔다. 게스트 계정으로 접속하고 이벤트 보상인 상급 변신 뽑기권을 수령해 오픈한 뒤, 영웅급 변신이 나오지 않으면 데이터를 초기화하고 다시 처음부터 이를 반복하면 됐다.

리세마라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유저들은 하나 둘 게스트 계정을 생성하여 영웅 뽑기에 나섰다. 우편이 지급된 8시를 기점으로 1시간 여 이상, 지금까지는 쉽게 보이지 않던 영웅 변신을 획득했다는 공지가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 게스트 계정으로 접속한 뒤, 우편으로 뽑기권을 열어보고 영웅이 안나오면 처음부터 다시한다


▲ 실제 뽑기 성공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출력되며 리세마라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리세마라는 이미 게이머들에게 있어서는 흔한 플레이 방식이 되었지만, R2M에서 이번 리세마라가 이슈가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오픈 초기에는 리세마라가 존재하지 않았던만큼 강력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영웅 변신에 과금을 쏟아낸 유저들이 다수 존재했는데, 너무 이른 시점에 뽑기권 지급 이벤트가 진행되면서 그 가치가 훼손됐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영웅 변신은 하위 등급의 변신에 비해 공격속도 버프와 추가 스탯, 자체 버프 등 비교도 안되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강력한 성능에 걸맞게 뽑기를 통해 영웅 변신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은 모든 종류를 합쳐 0.088%밖에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유저들이 보다 강력한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큰 비용을 들여 영웅 뽑기에 도전했다.

하지만 금일 이벤트가 진행되면서 리세마라를 통해 수십, 수백장 이상의 영웅 변신이 공급됐다. 비싼 돈을 주고 과금을 한, 특히 과금을 하고도 좋은 변신을 획득하지 못한 유저들 입장에선 입맛이 쓸 수 밖에 없다. 이미 오픈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면 그동안 벌어진 레벨 차이가 존재하기에 '이제와서 1레벨 캐릭터에 영웅 변신이 있어봐야'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R2M은 아직 오픈한지 만 하루가 채 되지 않았다. 영웅급 변신을 획득한 계정으로 하루이틀 달리면 벌어진 격차 정도는 쉽게 따라잡을 수 있다. 영웅 변신은 그만한 힘을 지니고 있고, 그렇기에 이번 뽑기권 배포가 더 큰 이슈로 이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인지한 웹젠에서는 이벤트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25일 저녁 21시 24분을 기점으로 지급되었던 모든 '상급 변신 뽑기권 11회권'이 우편함에서 삭제되었으며, 런칭부터 21시 24분까지 쌓인 마일리지만큼 마일리지가 추가 지급된다. 또한 부주의한 이벤트 진행으로 과금 및 시간을 투자한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점에 대해 사과하며 새로운 이벤트를 준비하여 선보일 것을 약속했다.

다만 유저들의 반응은 차가운 상태다. 이미 풀린 영웅급 변신에 대한 회수를 바라는 이들이 많지만 규정 위반이나 버그 악용 등 어느 사례에도 해당하지 않아 애초에 회수가 불가능하다. 추가로 지급되는 마일리지의 경우, 영웅 확정 변신 뽑기 상품은 계정당 1회만 구입할 수 있는 한정상품의 경우에도 7300마일리지(약 200만원 상당의 과금 필요, 추가 지급분 고려시 약 100만원 상당)가 필요하기 때문에 큰 과금을 한 유저들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추가 지급분의 활용처가 애매하다. 결국 영웅 변신이 지속적으로 풀리는 것은 막았지만, 뽑기를 성공한 유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 0.088%밖에 되지 않는 영웅급 변신 뽑기 확률
여기에 과금을 한 유저들은 결과물의 가치가 떨어지는 현 상황에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 웹젠은 이벤트 진행을 전면 철회하고 뽑기권 회수, 마일리지 추가 지급을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