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금일(10일), 온라인을 통해 MS가 바라보는 게임 시장에 대한 전망을 알 수 있는 'What's Next for Gaming' 브리핑을 진행했다. 브리핑에는 사티아 나델라 CEO를 비롯해 필 스펜서 Xbox 사업 총괄 부사장, 카림 초우드리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 팀 스튜어트 CFO 등이 참여했으며, 게임 패스와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엑스클라우드(xCloud)의 성과와 더불어 앞으로의 비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후발주자로 시작해 이제는 소니, 닌텐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한 MS는 이제 그 다음을 노리고 있다. 콘솔과 독점작을 통해 자신들의 영역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경쟁사와 달리 MS는 게임 패스와 엑스클라우드라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더 많은 유저에게 저렴하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존의 게임 생태계의 틀을 부수려고 하고 있다.

과연, MS의 이러한 행보는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그들의 혁신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까지 결과와 앞으로 그들이 만들 게임의 미래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사티아 나델라 CEO "게임은 MS의 핵심 사업"


본격적인 브리핑에 앞서 사티아 나델라 CEO와 필 스펜서 부사장의 대담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사티아 나델라 CEO는 게임은 MS의 핵심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MS가 게임에 쏟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MS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인 엑스클라우드를 비롯해 게임 패스, 그리고 크리에이터들을 폭넓게 지원함으로써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독점작이 아닌 생태계 자체를 확장시키려고 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통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모든 기기에서 고화질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혁신"이라며, "앞으로도 MS는 다양한 도전을 하는 동시에 이러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임 크리에이터들이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게임 패스 & 엑스클라우드 - 게임의 '방식'을 변화시키다


이날 브리핑에서 필 스펜서는 MS의 혁신으로 게임패스와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게임 패스는 MS의 대표적인 혁신 중 하나다. '누구나 저렴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걸 모토로 한 게임 패스는 처음에는 MS의 무모한 도전으로 여겨지기도 했었다. 필 스펜서조차 이에 대해 "소비자나 다른 퍼블리셔가 어떻게 반응할지 확신하지 못했다"라고 할 정도였으니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더 안 좋으면 안 좋았지 좋았을 리 없다.

인디나 서드 파티 게임에만 국한될 거라고 여겨졌고 유저들은 물론, 게임사의 외면 끝에 실패하리라 여겨졌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오늘날 게임 패스는 게임사와 유저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MS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고, 4년 만에 가입자만 무려 1,800만 명을 돌파할 정도가 됐다.

단순히 이용자만 는 게 아니다. 게임 패스는 그저 저렴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이상의 결과를 낳았다. 비회원과 비교해 게임 패스 가입자가 30% 더 다양한 장르와 40% 더 많은 게임을 접했으며, 게임의 부가 콘텐츠 구매 역시 50%나 높았다.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매출이 따라온 셈이다.


이처럼 게임 패스는 유저에게 새로운 게임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은 물론이고 커뮤니티와 연결하는 플랫폼, 그리고 게임 판매를 촉진하는 중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출시한 '아웃라이더스'는 Xbox 디지털 게임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게임 패스를 통해 수많은 유저가 함께 즐길 수 있었다.

게임 패스는 이제 막 시작이다. MS는 앞으로 게임 패스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고 있다. 현재 게임 패스는 콘솔과 PC라는 플랫폼에서만 동작한다. 더 많은 게이머들을 위해 MS는 이제 그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할 계획이다.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TV에서도 바로 Xbox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게임 패스가 구매에 대한 변화를 이끌었다면 엑스클라우드는 기존의 게임 플랫폼이라는 틀을 부수고자 하는 MS의 도전으로 볼 수 있다. 게임 패스를 통해 저렴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지만, 그럼에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건 수백 달러의 콘솔이나 수천 달러의 고사양 게이밍 PC가 있는 일부에 불과하다. 전 세계를 통틀어 봐야 2억 가구, 많아야 2억 5천만 명 정도만 콘솔에 관심이 있는 셈이다. 더 많은 유저를 유치하기 위해선 콘솔과 PC라는 플랫폼의 틀을 부숴야 한다.

엑스클라우드의 역할이 이것이다.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기기와 무관하게 콘솔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원래부터 게임을 좋아하고 즐겼던 유저만이 아니라 그동안 게임 생태계에서 소외됐던 유저들까지 포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얼핏 엑스클라우드에 집중하고 있는 MS를 보면 콘솔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MS는 콘솔 역시 간과하지 않았다. 이미 새로운 하드웨어와 플랫폼을 준비 중일 뿐 아니라, 엑스클라우드에 적용된 각종 클라우드 기술을 Xbox에 적용함으로써 다시 한번 왜 Xbox Series X|S가 최고의 콘솔인지를 증명할 계획이다.

엑스클라우드와 관련해 MS는 다음과 같은 준비를 하고 있다. 먼저 서비스 지역의 확대다. 호주, 브라질, 멕시코, 일본으로 확대되며, 여기에 PC 버전의 엑스클라우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웹 브라우저 버전과 아이폰 버전 역시 함께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카림 초우드리 부사장은 전 세계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핸드폰, 태블릿, PC, Xbox 앱과 브라우저를 통해 엑스클라우드를 즐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외에도 MS는 엑스클라우드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TV 제조사들과 협력해 게임 패스-엑스클라우드를 스마트 TV에 넣는 작업을 비롯해 자체 스트리밍 콘솔 역시 준비 중이다.

▲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MS는 PC-콘솔-클라우드를 동시에 서비스하는 환경을 구축해냈다

MS는 혁신에만 몰입하지 않았다. 그간 소외됐던 게이머들을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였다. 엑스클라우드의 얘기가 아니다. 접근성에 대한 얘기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장애인은 4억 명 정도로 추산된다. 아쉬운 점은 지금까지는 이들을 위한 부분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장애인을 위한 각종 게임 내 옵션은 거의 없었고 컨트롤러는 쓰기 힘들었다.

이를 위해 MS가 나섰다. 적응형 컨트롤러는 장애인 커뮤니티와 공동으로 설계해 움직임이 제한적인 사람도 플레이할 수 있게 했고 또한 산업 전반의 발전에 영감을 주었다.

앞으로도 MS는 접근성이 좋은 기능을 계속 추가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기능은 음성<->텍스트 변환 기능으로 이를 통해 듣기 장애가 있거나 단체 채팅에 참가하길 꺼리는 플레이어에게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이외에도 유저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유저가 유해한 콘텐츠를 접하기 전 사전 예방으로 걸러낼 수 있는 기술들을 추가하는 등 Xbox를 즐기는 모든 유저에게 쾌적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하고 있다.


핵심인 게임에 대한 노력 역시 간과하지 않고 있다. 헤일로를 비롯해 기어스 오브 워, 포르자 호라이즌 등 자사의 콘솔 독점작들을 PC로 냈을 때만 해도 많은 유저들이 의아해했다. 콘솔을 견인하는 독점작들을 PC로 내면 누가 콘솔을 사느냐는 거였다. 그러나 MS의 선택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기존의 콘솔 유저에 더해 콘솔이 없던 유저를 포용하는 이러한 행보는 결과적으로 더 많은 유저를 Xbox 게임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요인이 됐다. PC 판매량만 놓고 보면 2배나 늘었을 정도다.

▲ 베데스다의 합류로 더 많은 양질의 게임의 Xbox 통해 출시될 전망이다

MS는 앞으로도 더 많은 게임을 콘솔과 PC로 출시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23개가 넘는 스튜디오가 Xbox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최근에 MS가 인수한 베데스다도 있다. 양질의 다양한 게임들이 출격을 앞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MS는 게임을 비롯해 게임 생태계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필 스펜서는 "현재 콘솔과 PC, 클라우드를 동시에 서비스하는 플랫폼은 전 세계에서 우리가 유일하다"라며, "게임 패스는 현재의 부분 유료화나 광고 기반 게임 모델처럼 대규모 사업 모델이 될 것이고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통해서는 사업 모델과 게임 장르의 깊이를 다양하게 넓혀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도 MS는 지상 모든 이에게 신나고 역동적이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게임을 서비스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앞으로 더욱 성장할 MS의 비전을 전하며, 브리핑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