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라이프? 느긋한 귀농 생활? 절대 아니다. 마이 리틀 포레스트는 그런 단순하고 간단한 게임이 아니다. 그래, 마치 귀농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알려주는 듯 하다.

솔직히 말해서 캐릭터를 만드는 그 순간까지도 그냥 흔하고 뻔한 밭 갈고 마을 꾸미는 소셜 게임일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진짜 아니다. '숲 속 생활', 그 캐치프레이즈가 100%, 아니 200% 맞아떨어진다. 퇴근 후 다시 숲 속 마을로 출근하는 기분이랄까.

정말 일 년에 몇 개씩 '뭔가를 꾸며보아요'라는 문구 아래 출시되곤 한다. 하지만 정작 플레이해보면 대부분 다 똑같은 방식과 똑같은 게임에 스킨만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 가운데 마이 리틀 포레스트는 확실히 눈에 띄는, 아니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호불호가 갈릴 그래픽과 꽤 많은 버그에도 불구하고, 분명 게임 자체는 독특하고 재밌다.


게임명 : 마이 리틀 포레스트
장르명 : 어드벤처
출시일 : 2021.06.17.
개발사 : ZORRO
서비스 : 게임펍
플랫폼 : 모바일(iOS / And)



'혼자'와 '함께' 사이의 밸런스


마이 리틀 포레스트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던 보통의 모바일 소셜 시뮬레이션 장르와는 조금 많이 다르다. 차라리 어드벤처 쪽에 가깝다. 텅 비어있는 대지 위에 생산하거나 꾸미는 건물을 세우고, 뭔가를 생산하고, 기다리고, 그 원재료를 사용해 2차 생산물을 만들고, 또 기다리는 게임이 아니다.

직접 캐릭터를 움직여 모든 것을 진행한다. 나무와 광석을 캐고, 토끼와 암탉, 양을 포획해 목장에서 키우며 물자를 공급받고, 그 물자들로 옷을 만들고, 가구를 제작하고, 돌담을 고치며 심지어 요리까지 '직접'한다. 확실히 어드벤처 게임에 가깝다.

이런 방식 자체가 특별한 건 아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에서는 쉽사리 만나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여튼, 보통 패키지 게임류에서 자주 볼 수 있던 어드벤처 장르를 모바일로 가져왔다고 보면 가장 좋을 듯하다. 재미있는 건 그걸 싱글플레이와 소셜플레이의 중간 어디쯤에 잘 자리 잡게 했다는 거다.



집을 꾸미고, 밭을 일구고, NPC들과 소통하는 부분은 분명 싱글플레이적인 느낌에 매우 가깝다. 하지만 마을에 나가고, 재료를 얻기 위해 숲이나 광산 등 맵으로 나가는 순간 게임은 온라인 멀티 플레이로 변경된다.

마을에는 빨간 자전거를 탄 다른 유저들이, 숲 속에는 새총을 들고 토끼를 잡거나, 여유롭게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보인다. 다른 사람이 베어낸 나무는 내 시선에서도 똑같이 사라지며, 누군가 포획 중인 뿔양은 내가 선택할 수 없다.

즉, '집'은 개인의 공간이지만 그 외의 장소는 소셜 공간이 되는 것이다. 물론 주인의 선택에 따라 집에 방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실과 똑같다고 보면 될 듯 하다. 집에서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밖으로 나오면 다른 이들과 마주해야하지 않나.

결국 적절한 멀티 요소를 넣음으로써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뭐랄까, 부담스럽지 않을 수준의 소셜 기능을 통해 싱글 플레이를 하면서 멀티플레이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정도라고 생각하면 딱이지 않을까.


단지 이 과정에서 자원의 희소성이 너무 강하기에 파티 플레이 요소가 강제되는 부분이 생긴다는 건 아쉽게 느껴진다. 자원의 재생성이 빠르지 않음에도 정작 그 수량 자체도 워낙 적기에 원활한 채집과 플레이를 위해서는 타 유저와 파티를 맺는 것이 훨씬 이득인 상황이 생긴다.

물론 파티를 맺기만 하고 서로 할일 을 하더라도 생산량이 증가하는 효과는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소셜 상황이 강제되는 것 자체가 솔로 플레이를 즐기는 유저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차라리 생산량 증가라는 너무나 큰 이득 대신 자원의 재생성을 빠르게 해 유저에게 선택지를 주는 편이 낫지 않았나 싶다. 좀 더 '빠른' 플레이를 위해서는 파티를 맺되, 혼자서 플레이하더라도 크게 손해 없이 할 수 있었다면 솔로 유저도, 파티 유저도 모두 만족할 수 있지 않았을까.




게임 전체를 어우르는 기획

마이 리틀 포레스트는 생각보다 탄탄하고 치밀한 게임이다. 아니, 그냥 자유로운듯하면서도 잘 짜여진 느낌이다. 분명히 내 마음대로 플레이해도 될 것 같지만, 또 가만 생각해보면 게임의 흐름에 따라가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 같달까.

이런 부분은 바로 완성도 높은 게임의 짜임에서 온다. 단순히 가서 나무를 베고, 광석을 캐고, 동물을 포획하고, 농사를 짓는 식의 초반 플레이를 지나면 날씨의 변화에 익숙해지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결국에는 원하는 대로 어느 지역이든 가서 원하는 만큼의 플레이를 하게 되기까지 이 모든 흐름이 정말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쉽게 말해 게임 전체가 튜토리얼이 되어 유저의 '힐링 라이프'를 도와준다고 보면 된다. 기초적인 부분에서 다음 심화된 내용이 이어지기에 게임 내에서 알려주는 모든 내용은 어디 하나 허투루 지나갈 것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게임 전체의 흐름은 게임의 시스템과 합쳐져 매우 독특한 방식을 완성해냈다. 바로 할 것이 너무나 많은 게임. 유저의 조작에 모든 것이 달린 게임.


최근 자동 시스템이 거의 99%를 차지하는 보통의 모바일 게임과 반대로 마이 리틀 포레스트는 99%를 직접 조작해야 한다. 게임 내에서 자동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은 오직 이동뿐, 그것조차도 퀘스트를 제외하면 목적지를 직접 체크해야 한다.

이는 유저에게 다양한 선택지와 다양한 플레이 방식을 제공한다. 동시에 기본적인 목표를 통해 길을 잃는 것을 방지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메인 퀘스트 진행을 위해 농사와 낚시 중 어떤 기술의 레벨을 위주로 올릴지는 유저의 마음에 달렸다. 둘 다 골고루 올릴지, 하나만 올인할지. 만약 농사를 선택한다면,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씨앗을 뿌리고 농작물을 키워서 수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건 모두에게 동일하게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또 정작 다 자란 농작물을 수확하는 방법은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는 바로 '조작해야 하기에' 등장하는 갈림길이다. 클릭 한 번으로 수확하는 것 대신, 직접 낫으로 베어야 하기에 생겨나는 선택지다. 누군가는 한 번의 낫질에 한 칸의 농작물만 수확하겠지만, 누군가는 캐릭터를 잘 이동해 한 번의 낫질로 네 칸의 농작물을 수확할 수도 있다.

즉, 같은 '레벨업'이라는 결과를 두고서도 그 과정은 유저마다 갈릴 수 있고, 그 과정의 흐름 자체는 모든 유저에게 동일하지만 또 그 과정으로 가는 선택은 유저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레벨업'이라는 최종의 목표는 게임 자체에서 퀘스트로 제시하고 있다.




현실과 게임을 결합한 '날씨' 시스템

기획력이 눈에 띄는 부분은 또 있다. 바로 날씨와 시간에 관련된 부분이다. 리얼 타임을 따르는 게임은 많다. 하지만 마이 리틀 포레스트는 리얼 타임에 게임의 수집 요소를 잘 섞어냈다. 단순히 낮과 밤이 현실 시간에 맞춰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간에만, 특정 날씨에만 등장하는 수집품을 배치해 게임적 요소와 현실의 요소를 결합했다.

게임 속에서 낮과 밤은 현실에 맞춰 지나가고, 30분마다 각 맵들의 날씨가 바뀐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비주얼적인 변화에서 그치지 않는다. 비가 오면 우비를 입고 장화를 신어야 하며, 안개가 가득한 지역에서는 바람을 쏘는 장비를 활용해 눈앞을 가리는 안개를 밀어내야 한다. 눈보라가 치는 곳에서는 따뜻한 옷을 입어야 하고, 바람이 마구 부는 고원에서는 추위와 함께 바람까지 막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옷과 장비와 음식은 유저가 직접 제작해야 한다. 게임 속 다이나믹한 날씨 변화를 비주얼로 구현하면서 이를 게임의 '콘텐츠' 측면과도 결합한 것이다. 심지어 이 구간을 통해 게임 내 콘텐츠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모든 것들이 버려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대부분의 중후반부 재료 아이템은 날씨가 변동되는 지역에서만 얻을 수 있기에 결국 유저는 반드시 '날씨에 저항하는 뭔가'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저항 아이템은 만들기는 쉽지만 효과가 짧은 요리와 만들기는 어렵지만 영구 효과를 지닌 의상으로 나뉜다.

재밌는 점은 이 부분에서 등장한다. 결과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것은 '의상'이다. 그런데 이 의상을 제작하려면 특정 맵들을 열기 위해 레벨업을 진행해야 하고, 그 레벨업을 진행하려면 정작 날씨 저항이 필요한 특정 맵으로 가서 '재료'를 모아야 한다.

그렇다면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뭘까. 바로 요리다. 그리고 이 요리를 만들기 위해 유저는 농사를 짓고 포획한 동물을 길러 '요리 재료'를 얻어내야 한다.


즉, 날씨 변화를 단지 비주얼적으로 보여주는데서 그치지 않았기에 게임 전체가 정말 '자연스럽게' 유기적으로 흘러가게 된 것이다. 억지로 농사를 짓고 억지로 축산을 하고 억지로 광물을 캐고 이런 것이 아니라, 게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날씨라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그 모든 콘텐츠를 진행하도록 만들어 냈달까.

게임 내에 있는 다양한 목적과 수단 그 자체가 모두 게임의 목표가 된 것이다.

아 물론 그냥 그러한 날씨들을 맨몸으로 막아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을 너무나 잘 반영한 나머지, 날씨 저항을 맞추지 않으면 꼼짝없이 체력이 마구 깎여 나간다. 실제로도 눈이 가득 쌓인 장소에 방한 장비 없이 나가면, 감기 정도에서 그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강한 호불호의 투박하지만 섬세한 그래픽

날씨의 변화는 자연스레 그래픽적인 섬세함과도 연결된다.

사실 마이 리틀 포레스트의 가장 큰 불호 포인트는 다른 게 아니다. 바로 그래픽이다. 심지어 구글 리뷰 중에서는 그래픽만 빼면 동물의 숲 수준인데 라는 아쉬움이 보일 정도.

물론 그래픽의 퀄리티가 별로라는 건 아니다. 실제로 만족하는 유저들도 많은 편이고. 다만 사실적인 그래픽, 그리고 광고에서 꾸준히 보여줬던 애니메이션 풍을 기대한 유저에게는 실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그래픽이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절대 부족하지는 않다 생각한다.


마이 리틀 포레스트의 경우 게임의 콘텐츠, 특히 조작해야 하는 부분이 매우 많기에 필연적으로 유저가 게임에 접속해서 화면을 직접 바라보고 플레이하는 시간이 매우 긴 편이다. 그렇기에 아기자기하며 조금은 투박한듯한 현재의 그래픽은 게임 자체를 부담스럽지 않게 해주고, 오랜 조작에도 피로도가 크게 쌓이지 않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섬세함이다. 각 맵별로 계속 바뀌는 날씨를 마이 리틀 포레스트는 아주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그래픽 자체가 '사실적인 퀄리티'를 가졌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표현'을 사실적으로 했다는 것이지.

이는 캐릭터와 배경적 측면에서 모두 확연하게 드러난다. 굳이 캐릭터 상태창에 뜬 날씨 부분을 보지 않더라도,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배경 이펙트만 보더라도 충분히 날씨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게 표현된다.

당장 캐릭터는 날씨 저항이 부족할 경우 비가 오는 지역에서는 팔을 올려 내리는 비를 막으면서 어찌할 줄 모르며 발을 동동거린다거나, 안개가 낀 곳에서 두 눈을 비비며 더듬더듬 걸어간다거나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현실적이면서 직관적인 표현은 게임에 유저가 빠르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조금 감성적인 부분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날씨 표현을 통해 어드벤처 게임의 '낭만'도 잡았다고 생각한다. 우거진 나무 숲 속 사이에서 내리는 비를 맞으며 가만히 낚시를 즐기고 있자면 정말 실제로 힐링하는 기분과 함께 우수에 젖게 된달까.

비록 겉으로 보이는 비주얼은 조금 투박해 보일지언정, 섬세함은 놓치지 않았다. 찬찬히 지는 해, 은은하게 빛나는 노을, 까만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 그리고 새벽 6시 즈음 하늘을 밝히며 떠오르는 해까지 뭐하나 부족하지 않게 잘 표현해냈다.

확실히 생활과 힐링이라는 두 가지 문구에 적당히 잘 맞아떨어지는 그런 그래픽이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적당한 양의 콘텐츠와 제작 요소

분명 마이 리틀 포레스트는 할 게 많은 게임인 건 확실하다. 붙잡고 앉으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제작과 수집 요소가 많다.

하지만 이 부분이 게임이 제공하는 절대적 콘텐츠가 많다는 말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농사, 축산, 채광, 임업, 요리, 낚시가 게임 전체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의 전부다. 즉, 콘텐츠 자체는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게 잘못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애초에 이런 크래프팅 요소가 들어간 게임의 경우, 뭔가를 제작하는 것 자체가 목표이자 주요 콘텐츠가 된다. 자신의 집을 꾸미기 위해, 캐릭터를 꾸미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마이 리틀 포레스트의 '콘텐츠'는 절대 적지 않다. 제공하고 있는 제작 품목과 컨셉은 꽤 많고, 유저 마음대로 주어진 집과 부지를 제작품으로 꾸밀 수 있다. 몇몇 아이템을 제외하고는 실내외의 제한이 없기에 그야말로 유저 마음대로 자신의 '집'을 만들어낼 수 있다.



크래프팅 외에 마을에 존재하는 NPC들과의 교류나 이야기 등 스토리적인 요소 역시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한 것도 아니다.

초반부에야 퀘스트가 그야말로 몰아치는 느낌이지만, 어느 정도 레벨대가 안정화되는 순간부터는 가장 기본적인 메인 퀘스트 하나만이 남게 된다. 뭐랄까, 마치 시골 마을에 처음 이사 와서 정신없이 적응해나가는 과정을 마치 게임으로 느끼는 기분이랄까. 한창 반겨주며 이리저리 알려주던 어른들이 이제 훌륭한 마을 사람이라며 더 이상 찾아오시지 않는 그런 기분이다.

여튼, 전체적인 스토리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각각 단편화시켜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회차처럼 만들었다. 가장 큰 흐름을 따라가는 메인 이야기가 있으며, 거기서 뻗어 나가는 또 다른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부분을 정말 잘 살렸다. 도시에서 온 주인공, 즉 내가 산골 마을에 적응하는 과정을 한 편의 애니메이션으로 본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잘 살렸다. 마치 잔잔한 일상 애니메이션 한가운데에 직접 들어가 있는 기분이랄까.

서브 퀘스트들, 즉 곁가지로 뻗어 나가는 스토리들 역시 이질적이지 않다. 마을 사람들과 곤충 대전을 한다거나, 어색한 사람들의 사이를 가깝게 만들어 준다거나, 부모님과 아이의 갈등을 풀어준다거나 하는 소소하지만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메인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장점까지 깎아 먹는 부족한 '검수'

물론 아쉬운 부분 역시 꽤 존재한다. 그 중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자잘한 버그들이다. 게임 내에 끼임을 해결하는 버튼이 존재할 정도로 버그가 많다.

게임 자체가 아무리 재미있더라도 이러한 버그들은 게임의 완성도를 떨어트리는 요소다. 심지어 마이 리틀 포레스트는 국내에서 처음 출시되는 신작도 아니고, 이미 다른 나라에서 출시된 적이 있는 게임이다. 그럼에도 버그들을 잡지 못했다는 건 게임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문제는 이런 버그가 단순히 귀찮거나 짜증 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게임 플레이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가축을 포획하는 미니 게임에서 노트 씹힘은 부지기수로 나타나며,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정작 '식사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다른 유저와의 소셜 행동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 약 일주일 정도 플레이하면서 겪은 버그만 해도 꽤 있는 편이니 게임 전체적으로 치면 도대체 얼마나 자잘한 버그가 많은지 감도 오지 않는다.

아쉬운 부분은 또 있다. 바로 현지화와 관련된 부분이다. 번역된 텍스트 자체의 어색함은 생각보다 적다. 문제는 중간중간 보여지는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검수와 관련된 쪽에서 많이 나타난다. UI를 뚫고 나오는 글씨나 아이콘을 삐져나오는 글씨 등 기본 정렬조차 안 된 부분이나, 분명 NPC 이름으로 표시되던 퀘스트 내의 문구가 갑자기 '재봉'에게 물어보자 라는 식으로 수정이 덜된 부분 등이 게임 내내 등장한다.

▲ 시스템창 밖으로 삐져나가는 폰트

도대체 얼마나 급하게 출시한 건지 모르겠으나, 최소한 유저라는 고객에게 게임이라는 제품을 선보일 거라면 이러한 '검수'는 완벽하게 해야 했지 않나 싶다. 이 역시 아무리 게임 콘텐츠가 재미있고 잘 만들어졌더라도 결국 게임의 퀄리티나 이미지를 깎아 먹는 요소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요즘 타 국가의 게임들이 국내에 출시될 때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현지화하는 것에 비교하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 미완성된 텍스트




마이 리틀 포레스트는 정말 평화로운 전원생활, 숲 속 마을, 자신의 집을 꾸미고 마을에 녹아들어 가는 그 느낌을 정말 게임 속에 잘 살려냈다.

거기다 싱글과 멀티 플레이를 적절하게 잘 드나듦으로써 게임을 지루하지 않게 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소셜'을 제공한다. 뭐랄까, 이런 류의 게임이 대부분 부담스러울 정도로 타인과의 소통, 소셜을 강제하는 것에 비하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소셜이랄까.

또한 경쟁 콘텐츠가 아예 존재하지 않기에 딱 하루에 필요한 만큼만, 원하는 만큼만 플레이해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즉, 플레이에 대한 강제성이 딱히 없는 것이다. 그만큼 게임이 주는 부담도 적게 다가온다.


게임을 쭉 플레이하면서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었다. 채팅창에 올라오는 질문의 대부분이 '토끼 어떻게 잡나요', '낚시는 어떻게 하나요', '빨간 자전거는 어떻게 타는 건가요', '밭은 어떻게 일구나요' 이런 기본적인 내용이라는 것이다.

어드벤처 게임 뿐 아니라 일반적인 RPG 류를 자주 했던 사람이라면 금방 알아낼 수 있는 조작일 테지만 보통의 소셜 시뮬레이션, 즉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모바일 꾸미기 장르만 해왔다면 충분히 모를 만한 부분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만큼 튜토리얼이 부실했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그만큼 최근 모바일 게임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게임이라는 말도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고양이'와 함께할 수 있다. 참고로 고양이는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으니 조바심낼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