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이 주축이 되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PC/ 콘솔이라는 남다른 행보를 보이는 스튜디오가 있다. '블레스 언리쉬드'를 필두로 'P의 거짓'과 오픈 월드 생존 게임으로 탈바꿈하는 '아바 신작'을 개발 중인 네오위즈 산하의 라운드8 스튜디오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P의 거짓'은 지난 5월에 시나리오 트레일러를 깜짝 공개해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피노키오를 소재로 한 소울라이크 게임을 개발 중이라는 점에서 놀랐고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게임의 퀄리티에 또 한 번 놀랐으며, 모바일이 아닌 PC/ 콘솔로 개발 중이라는 점에서 억눌렸던 기쁨의 환호를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기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게이머로서 잇따른 PC/ 콘솔 작품을 선보이는 이 스튜디오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모두 PC/ 콘솔로 만들 생각을 했을까?

최근 '블레스 언리쉬드' PC의 파이널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라운드8 스튜디오의 박성준 스튜디오장을 만나 게임 개발에 대한 신념, 그리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들어볼 수 있었다.

▲ 라운드8 스튜디오 박성준 스튜디오장



라운드8 스튜디오는?

Q. 인터뷰에 앞서 라운드8 스튜디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 라운드8 스튜디오는 현재 '블레스 언리쉬드', 'P의 거짓', '아바 신작'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외에 '플레비 퀘스트'를 만든 파이드 파이퍼즈도 우리 소속이다. '플레비 퀘스트'는 규모가 작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어쩌다 보니 총 4개의 프로젝트가 모두 PC/ 콘솔로 진행 중이다.


Q.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게임 모두 PC/ 콘솔 플랫폼인데, 이쪽 플랫폼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면?

= 딱히 모바일 플랫폼이 싫어서라기보단 개발 목표로 하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을 따라왔다고 생각한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면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진지하게 게임을 즐기는 분들과 잠깐 시간을 내서 캐주얼하게 게임을 즐기는 분들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은 진지한 유저가 많은 장르다.

'블레스 언리쉬드'를 개발할 때 2가지의 키워드를 세웠는데 액션과 콘솔이었다. MMORPG 장르로 만드는데 액션이 진지하고 묵직한 게임을 만들 것이며, 이를 콘솔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우리 스튜디오로 오신 분들은 액션과 콘솔에 관심이 많은 편이고 자연스럽게 후속작을 고민할 때도 액션성이 강한 장르를 생각하게 됐다. 그런데 이런 액션성이 강한 장르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조작의 어려움도 있고 모바일에서 액션이 중요한 게임을 만들어도 자동 사냥을 넣어야 하니 괴리감이 있다고 본다.

우리 스튜디오가 추구하는 게임과 모바일 플랫폼이 잘 안 맞는다고 생각했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장르, 액션성을 살릴 수 있는 플랫폼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레 PC와 콘솔을 목표로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

▲ 개발 초기부터 MMORPG를 콘솔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들어갔다고 (이미지 출처 - IGC 2018)


Q. 국내에서 콘솔 게임 개발은 흔치 않은데, 콘솔 게임 개발 노하우는 어떻게 쌓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 '블레스 언리쉬드'를 개발할 때 정말 힘들었다. 콘솔 개발 경험이 있었지만 콘솔 MMORPG를 만드는 것은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정말 모든 게 힘들었다. 그중 제일 힘들었던 것은 콘솔 기기의 한계였다. 콘솔은 로딩 문제와 메모리 제약이 타이트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기의 성능이 뒤처진 것도 있겠지만, 그런 부분이 작업하는 데 정말 힘들었다.

한편으로 기획적인 부분도 있다. 패드로 조작하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더라. PC 게임을 만드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탓에 패드 조작에 대한 아주 사소한 부분부터 스스로 체득해나가야 했다. 가령 PC에서는 마우스를 움직여 장비를 클릭해 장착하고 마우스 커서를 툴팁에 올려 보는 것이 가능하다.

패드는 이런 사소한 부분도 일일이 버튼을 움직여야 했는데 이를 어떻게 조작하고 표현해야 할지 정말 많이 고민했었다. 그래도 이렇게 몸으로 부딪치면서 배운 덕분에 '블레스 언리쉬드' 이후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비교적 수월하고 편해졌던 것 같다.

'블레스 언리쉬드'의 개발 초창기에는 언리얼 엔진4에 대한 경험도 거의 없던 시기라서 엔진도 공부하면서 배웠고 UI도 기획하는 걸 떠나 콘텐츠의 고민도 해야 했다. UI에서 PC의 경우 스킬창을 띄우면 끝이지만 콘솔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스타일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러면서 게임을 보는 자세도 많이 달라졌는데, 과거에는 MMORPG 시스템에 정답이 나와 있고 이걸 그대로 답습하기만 했다면 '블레스 언리쉬드'를 만들면서 모든 것을 하나씩 바꿔야만 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게임을 보는 태도도 달라졌고 단순히 과거에 만들었던 것을 그대로 옮기기보단 유저와 우리가 만족할 수 있는 개발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Q. 국내에서 콘솔 게임을 개발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운가?

= PC와 달리 콘솔은 하드웨어적으로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하드웨어의 한계를 이해하고 이에 맞는 솔루션을 찾는 것들이 어려웠다. '블레스 언리쉬드'의 경우엔 MMORPG라서 더욱더 힘든 부분도 있었다. 싱글 게임과 달리 온라인 게임은 변수가 아주 많다.

가령, 게임 내에서 필드 보스를 사냥할 때는 사람이 수백 명이 몰려 잡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이렇게 사람이 순간적으로 몰리는 것을 조절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그래도 이렇게 어려운 것을 한 번 겪고 나니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언리얼 엔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스튜디오라 이번 5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Q. 라운드8은 언리얼 엔진을 굉장히 잘 다루지 않나. 최근 언리얼 엔진5에 대한 소식이 들리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안 그래도 최근 언리얼 엔진5 프리뷰를 봤다.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좋은 기능이 많으니 바로 엔진을 옮기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하지만, 아직 정식 버전으로 출시한 것도 아니고 하니 조금 기다려보자는 주의다.

기술적으로 이전보다 진보한 점이 많아서 기대되기도 한다. 현재 개발 중인 신작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 이후의 차기작은 언리얼 엔진5로 개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국내 PC/ 콘솔 시장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 국내 PC/ 콘솔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다. 지금까지도 계속 그래왔다. 1인당 타이틀 구매량도 그렇고 스팀을 필두로 한 PC게임 시장 역시 커지고 있다. 여기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것이 게임 패스와 클라우드 시스템의 등장이라고 본다.

영화 산업에 빗대서 보면 넷플릭스의 등장 이후 영화 보는 방식이 달라졌다. 넷플릭스가 등장하기 전만 해도 월정액을 내면서 영화를 본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넷플릭스가 당연하고 여기에 왓챠와 디즈니 등의 서비스를 추가해서 보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꼭 수입사가 배급한 영화만 봐야 했지만, 넷플릭스 이후에는 즐길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 셈이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현재 엑스박스에서 제공하는 게임 패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여기에 엑스박스 클라우드까지 PC에서 본격화된다면 예전에 유명했던 게임들을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바뀌는 것이다. 갓 오브 워 같은 게임이 재미있는 것은 다들 알지 않나. 해보지 않았으니 몰랐던 거지 유명한 게임들을 해보면 모두가 재미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점차 이런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테고 결국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다.


Q. 그렇다면 라운드8의 차기작을 게임 패스로 만날 수도 있는 건가?

= 충분히 가능성을 두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비즈니스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조건이 맞아야 하겠지만, 굉장히 매력적인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P의 거짓은?

Q. 개발 중인 게임 이야기를 빼놓을 순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P의 거짓'을 기대하고 있는데 현재 개발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 유동적이긴 한데 40명 정도가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Q. 공개한 트레일러의 퀄리티가 엄청나다. 실제 인게임 그래픽도 그 정도의 퀄리티인가?

= 실제 인게임도 같은 엔진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똑같은 퀄리티로 선보인다. 콘솔 MMORPG를 만들다가 싱글 패키지 게임을 만드니 여러 가지로 작업이 편했던 것 같다.

트레일러도 사실은 이미 작년에 만들었던 거다. 게임의 아트적인 부분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만들었었는데 우리 프로젝트의 정체성과 세계관, 이야기를 담아내고 알리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해서 그걸로 공개했다. 지금 와서는 아트적인 부분에서 더 잘만들 수 있었을 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 트레일러 자체는 이미 작년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Q. 피노키오의 어떤 점이 잔혹 동화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지, 또 소울라이크로 재탄생시킬 생각을 했는지 기획 의도가 궁금하다.

= 'P의 거짓' 프로젝트에 대해 처음 고민을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로 굉장히 오래됐다. 그때 개발을 시작한 것은 아니고 컨셉에 대한 구상이었는데 담당 PD가 소울라이크의 광팬이라 꼭 소울라이크를 해보고 싶어했고 프롬소프트 특유의 내러티브 진행 방식에 관심이 많기도 했다.

당시 모티브로 삼았던 게임이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와 앨리스: 매드니스 리턴즈였는데 그것도 마찬가지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대중적인 소재를 각색해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었다. 거기서 아이디어를 따서 피노키오라는 익숙한 동화 소재를 모티브로 이야기를 만들었을 때 유저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 피노키오가 단순한 어린이용 동화처럼 보이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굉장히 많다. 인형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재는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채용된 설정이기도 하니 말이다. 이처럼 동화라서가 아니라 성인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뤄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Q. 유명한 소재인 피노키오로 게임을 만드는 만큼 게임 내에서 오마주가 등장하기도 하는지? 가령 피노키오하면 푸른 요정을 빼놓을 수 없는데 지난 트레일러에서는 요정으로 추정되는 캐릭터가 안 보인 것 같다.

= 'P의 거짓' 이야기가 피노키오 원작을 따라가는 스토리는 아니지만, 원작의 오마주 형식으로 따온 이야기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가령, 피노키오 원작에서 관을 매는 4마리의 토끼들이 등장한다. 예전에 유행했던 관짝 소년단과 비슷한 느낌인데 피노키오가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토끼들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이 토끼들은 실제 인게임에서 등장한다.

푸른 요정도 트레일러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게임에 중요한 역할로 등장하고 추가로 상어 배 속에 갇힌 제페토를 찾아가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 에피소드 역시 각색돼서 게임 내에 등장할 예정이다. 'P의 거짓'을 만드는 과정에서 피노키오를 다시 한번 읽어봤었는데 고래인 줄 알았던 배 속 장면이 알고 보니 상어 배였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 소울라이크 속 푸른 요정은 어떤 존재로 등장할까? (이미지 출처 - Youtube Disney Movies)


Q. 담당 PD가 프롬소프트의 팬이라서 그런지 게임 곳곳에서 오마주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다. 기차역에서 깨어난 피노키오에게 주어진 단서 '제페토 영감을 찾아라.' 부분은 블러드본에서 "'창백한 피'를 구해라. 사냥을 완수하기 위해"가 떠오르고 왼손의 의수는 세키로가 떠오른다. 개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고 봐도 될지?

= 당연히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프롬소프트는 소울라이크라는 장르를 창조했다고 봐도 될 정도라 이를 오마주했다고 봐도 된다. 그렇지만 'P의 거짓'은 새로운 게임으로서 기존에 없던 다른 게임을 만들고자 열심히 집중하고 있다. 현재 소울라이크라는 장르를 제대로 이해하고 기본기를 갖춰서 만드는 데 노력 중이다.

제일 신경 쓰는 세 가지 중 첫 번째는 액션이다. 소울라이크 장르인 만큼 그에 맞는 뛰어난 액션성을 선보이고자 한다. 두 번째는 레벨 디자인이다. 프롬소프트가 뛰어난 레벨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우리도 창의적인 측면에서 고민하고 이를 게임 속에 잘 구현하고자 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내러티브다. 우리가 만드는 몬스터 하나하나에 담긴 내러티브를 유저에게 제대로 전달하고자 한다.


Q. 거짓말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기로 이어진다고 하는데 잘 이해가 안 된다. 거짓말을 수행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NPC를 속인다던가 그런 걸 의미하는 건가.

= NPC와 대화하고 주어지는 선택지에 따라 거짓말을 하는 방식이 맞다. 이런 방식이 흥미롭다기보단 게임의 배경을 흥미롭게 봐줬으면 좋겠다. 'P의 거짓'의 배경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자동인형들이 매우 많은 시대다. 그런 인형들의 특징은 거짓말을 할 수 없다. 사람처럼 보이는 인형이라 할지라도 "사람이니?"라고 물어보면 인형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게임 내 어떤 사건에 의해 사람과 자동인형 간에 분쟁이 발생하게 되고 사람과 인형을 구분할 수 있는 수단으로 거짓말을 든다. 여기서 우리의 주인공 피노키오는 유일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자동인형으로 제페토가 만들어낸 역작이다.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는 이야기도 물론 존재한다.

아무튼 게임 내에서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선택지를 가지고 거짓말을 하면 할수록 인간성을 얻어 인간에 더욱 가까워진다. 어찌 보면 은유적이다. 거짓말을 한다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시스템과 뒷배경이 맞물려 게임 플레이에서 유저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자세히 보면 날과 손잡이가 분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Q. P의 거짓 전투의 핵심은 신체 개조와 무기조합 시스템으로 보인다. 무기조합은 칼과 도끼를 합치거나 칼에 총을 다는 등 1차원적인 의미 그대로인지, 혹은 P의 거짓만의 특별한 무기조합이 있는 건지 궁금하다.

= 시네마틱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피노키오가 무기 거치대에 걸어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상을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검의 날과 손잡이가 떨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 트레일러를 공개한 이후 많은 분이 트레일러를 심층 분석해주시는 것을 봤는데 그중 어떤 분이 이 부분을 정확히 지목해주셔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분의 말이 거의 맞다.

날과 손잡이를 조합하는 시스템이고 어떤 날과 손잡이를 조합했느냐에 따라서 공격 모션과 속도가 달라지고 액션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나만의 조합 스타일을 찾아내고 보스 특징에 맞춰 조합을 바꿔나가는 시스템이 게임 내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사실 조합에 따라서 모션이 달라지다 보니 만드는데 애니메이션 팀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있는 작업이지만 내부적으로 테스트했을 때 만족도가 높았다.


Q. 신체를 개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의수 부분에 국한되는 건가. 아니면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다른 파츠(팔이나 다리)도 바꿀 수 있는 건가.

= 의수를 통해서 완전히 다른 스킬을 선보이는 걸 생각하고 있다.




오픈 월드 아바 신작은?

Q.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서 '아바 신작'은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개발 중인가?

= '아바 신작'은 레드덕에서 아바를 만들던 팀이 그대로 옮겨서 계속 개발 중으로 개발자 대부분이 10년 이상 아바를 개발하던 사람들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아바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아바라는 게임이 워낙 오래되다 보니 이전부터 새로운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지 고민을 할 때 아바의 정체성을 그대로 갖춘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과거, 아바의 정체성은 크게 세 가지였다. 뛰어난 그래픽, 병과 시스템, 아바만의 교전 감각이다.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뛰어난 그래픽은 조금 그렇고 병과 시스템은 너무 흔해졌다. 마지막 세 번째인 아바만의 교전 감각은 오직 아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하고 이 느낌을 잘 살린다면 어떤 슈터 게임을 만든다고 해도 아바의 후속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아바의 정체성이라 볼 수 있는 특유의 교전 리듬, 방식 등은 그대로 가져간다. 이 부분이 달라지진 않는다. PVE를 구현해야 하므로 기존에 없던 시스템이 들어가지만 아바의 정체성을 살리는 게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Q. 오픈 월드로서 현재 구상 중인 맵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 계획하고 있는 것은 8km 정도로 작업하고 있다. 맵이 넓은 만큼 탈것도 존재한다.


Q. 아바 신작은 전통 밀리터리 FPS인 원작과 달리 오픈 월드 생존 슈터로 장르가 달라졌다. 장르를 바꾼 이유가 있는지?

= 현재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는데 잘 만드는 게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만들었던 진검승부를 벌이는 슈터 게임은 마이너 장르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전통 FPS의 느낌을 버리는 것은 아니다. 우리 계획 중에 오픈 월드 생존 슈터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모드를 추가해서 PVE 뿐만 아니라 PVP 플레이도 느껴볼 수 있다. 다만, 이를 중심으로 가져가는 것은 대중적인 유저들이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 스팀웍스에서 제공하는 주요 기능 중에는 창작마당도 존재한다


Q. 크로스미션과 UCG가 아바 신작의 차별 포인트로 보인다. 어떤 방식으로 재미와 생명력을 더해 나갈 생각인가.

= UCG는 스팀웍스를 생각하면 된다. 유저들이 직접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게임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관련 기능을 만들어서 테스트 중이다. 물론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게임이라 밸런스를 감안해서 모든 기능을 다 넣을 수는 없고 제한된 상황에서 이뤄지겠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많이 활용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

크로스 미션은 우리가 만들어 낸 오픈 월드 생존이 있는데 거기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게임 혹은 미션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같은 월드에 서로 다른 미션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고 그러면서 생기는 협력이나 경쟁들을 통해 전에 없던 재미를 만들어가려고 한다.




블레스 언리쉬드는?

Q. 마지막으로 최근 파이널 테스트를 끝낸 '블레스 언리쉬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블레스 언리쉬드'는 기존 MMORPG 게임과 많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이렇게 기획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 '블레스 언리쉬드'를 개발할 때 내세운 키워드는 콘솔과 액션, 그리고 오픈 월드였다. 그중 오픈 월드는 레벨업을 하고 지역을 떠나도 다시 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도록, 탐험하는 경험을 강조하고 싶었고 그런 콘텐츠를 넣는 데 집중을 했다.

또 하나는 액션이다. MMORPG에서 추구할 수 있는 액션 중에서도 우리만 선보일 수 있는 액션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파이널 테스트에서 몬스터를 잡는 속도에 대해서 많은 의견이 나왔었는데, 내부적으로도 이 부분에 대해서 정말 많이 고민했다. 관련해서 노력했던 것 중의 하나가 '블레스 언리쉬드'에서는 체력이 자동으로 재생되지 않는다.

우리가 추구하는 액션은 몬스터의 공격을 맞아가면서 싸우고 손쉽게 체력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피하고 때리는 게임을 원했다. 그러기 위해선 체력의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해야 했으며, 모닥불에 앉아 체력을 서서히 회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넣어 전투 중에서 잠깐 여유를 갖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끔 했다.

단순히 기존의 MMORPG와 같은 공식을 따라가기보단 우리만의 게임 플레이를 선보이기 위해 사소한 것부터 정말 많이 고민했고 바꿔나갔다.


Q. '블레스 언리쉬드'의 파이널 테스트 이후 나라별 유저들의 반응은 어떠했나.

= 일단 게임이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기존 MMORPG와 다른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다 보니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고 그래서 호불호가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콘솔 기반 게임에 익숙한 북미와 유럽에서는 비교적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대로 아시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았다. 게임의 전체적인 난이도와 액션의 템포에서 어려움을 느꼈는데 근본 설계부터 기존 게임들과 다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액션의 핵심인 블레싱 시스템은 더욱 개선될 예정이다


Q. 여전히 전투 템포가 무겁고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정식 출시에서 또 한 번 전투가 개선되는지 궁금하다.

= 정말 많은 부분이 개선될 것이다. 파이널 테스트에서 선보였던 블레싱 시스템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이 부분을 더욱 개선해 등장할 예정이다. 블레싱 시스템은 앞서 말했듯 많은 부분에서 고민하며 탄생한 시스템이다. MMORPG는 누적을 통해서 성장하고 재미를 느끼는 장르로써 누적 단계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 점 때문에 새로 시작한 유저와 오랜 시간을 들인 유저의 격차는 서비스할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이 한편으로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갭 차이가 너무 커져 버리면 새로운 유저가 게임에 쉽게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블레싱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에 탄생한 것이다.

한 번에 하나의 블레싱만 장착할 수 있으니 투자할 수 있는 스킬 포인트는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유저들은 다양한 블레싱을 얻어가며 계속 성장을 해야 하고 이 부분이 새로운 유저와의 격차를 어느 정도 해소해줄 수 있다. 한편, 누적 성장에 따른 유저들의 즐거움과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서 블레싱을 성장할 때마다 소소한 능력치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다. 이런 기획은 하루아침으로 탄생한 시스템은 아니고 오랫동안 기획을 준비하면서 만들어졌다.

그 외에는 UI에 대한 말도 많이 나왔다. 패드로 우리 게임을 플레이하면 정말 편한데 키보드, 마우스는 여전히 어색한 부분이 있다. 정식 출시는 이 부분에 확실한 개선이 이뤄질 예정이다. 아트적인 부분에서도 그동안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로 손을 못 댔었는데 이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진다. 표정도 훨씬 자연스러워지고 빠진 부분을 채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Q. 라운드8이 게이머들에게 어떤 개발사로 기억되길 바라나.

= '블레스 언리쉬드'로 콘솔 개발을 경험하고 'P의 거짓'과 '아바 신작'까지 만들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고 더 성장해야 하는 스튜디오라고 생각한다. 특히, 준비 중인 'P의 거짓'의 경우, 워낙 쟁쟁한 개발사들이 많이 시도했던 장르인지라 정면 승부 말고는 답이 없다고 본다.

이전에는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면서 여러 핑곗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소울라이크는 그런 게 없다. 못 만들면 핑곗거리가 없고 그냥 못 만든 것이다. 정면 승부를 겨뤄야 하는 장르인 만큼 마음가짐도 남다르고 정말 진지하고 임하고 있다. 진지하고 열심히 개발하면서 성장하는 스튜디오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우리가 다음에 어떤 게임을 개발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스튜디오 게임은 꼭 해봐야 하는 게임이 됐으면 싶다.

사실 그런 스튜디오로 남기 위해서는 좋은 분들이 스튜디오로 많이 와야 한다고 본다. 아직 라운드8이라는 스튜디오의 인지도가 높지 않다 보니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스튜디오의 특징이라면 오시는 분들의 이력서에 빠지지 않는 요소가 있다. 콘솔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 PC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원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분들이 모여서 진지하게 게임을 만들고 있는 스튜디오다. 우리와 같이 이런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이 꼭 많이 찾아와줬으면 좋겠다.

※ 라운드8 스튜디오에 관심이 있다면 네오위즈 채용 페이지에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진지하고 열심히 게임을 개발하는 스튜디오로 남길 바란다는 박성준 스튜디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