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가 국내에서만 미성년자가 이용할 수 없는, 성인용 게임이 될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0월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의 보안 개선을 목표로 하는 계정 마이그레이션을 발표했다. 이는 기존에 게임 플레이를 위해 사용됐던 모장 계정을 MS 계정으로 이주, 전환하는 일이다. 공식 사이트를 통한 게임 구매의 경우 지난해 이미 MS 계정으로 변경됐지만, 기존 서비스의 계정 이주는 일정 유예 기간을 두고 있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지 시각으로 30일부터 1일에 걸쳐 마이그레이션 관련 과정과 자주 묻는 질문 등을 업데이트했다. 본격적인 계정 이주를 알린 셈이다.

하지만 기존 계정을 MS 계정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상황이 펼쳐졌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온라인 서비스인 Xbox Live의 이용을 성인 인증 이후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현재 18세 미만이 이용할 수 없는 Xbox 계정이 MS 계정을 함께 사용하는 만큼, 성인 인증을 하지 않았다면 MS 계정을 사용하는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 역시 이용할 수 없는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민국 플레이어의 경우 게임을 구매하고 플레이하려면 19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안내 문구를 고지해오기도 했다.

다만, 모장 계정을 사용하던 자바 에디션의 계정 변경으로 청소년 이용 문제가 대두됐지만, 꾸준히 MS 계정을 사용해오던 마인크래프트 통합 버전의 경우에는 이미 같은 문제를 겪어왔다. 이에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MS 계정 국가를 연령 변경이 자유로운 해외로 설정하는 등 한국 MS 계정의 연령 제한을 우회하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앞서 2011년 청소년 보호법의 개정법률안을 통해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시간 인터넷 게임 제공을 금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2012년 Xbox Live 서비스를 18세 미만 청소년의 이용을 막았다. 또한, MS 계정을 통한 게임 생태계를 Xbox와 통합하며 18세 미만 사용자를 위한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꾸준히 고지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콘솔기기를 '심야시간대 인터넷게임의 제공시간 제한 대상'의 제외 기기로 적용하고 있다. 다만, 콘솔기기의 경우 추가적인 비용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하고 있으며 MS는 Xbox의 일부 무료 게임을 제외하고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멤버쉽을 필요로 한다.

이에 현재 진행형인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눈길이 쏠린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이 위원회에 회부되었고 같은당의 강훈식 의원 역시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강제적 셧다운제를 남기고 친권자의 허락을 단서로 남긴 강훈식 의원의 개정안과 달리 전용기 의원은 강제적 셧다운제 조항으로 불리는 제26조 삭제를 담았다. 또한,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역시 앞서 강제적 셧다운제를 비판하며 셧다운제 폐지 개정안 발의를 예고한 바 있다.


한편, 앞서 청와대는 지난해 5월 매년 진행됐던 어린이날 청와대 초청 행사를 마인크래프트를 통한 랜선 콘텐츠로 대체한 바 있다. MS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자 게임 내 다수의 교육용 콘텐츠를 추가하고 코딩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청소년을 위한 콘텐츠 강화에 힘썼다.

아이들과 청소년을 위해 만들어진 다양한 마인크래프트 프로그램이 성인만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벽으로 막혀버린 셈이다. 과도한 규제 해소를 예고하며 셧다운제를 지목한 행정부의 규제챌린지와 입법 과정의 시급한 논의가 필요한 실정이다.